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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활력고교
작가 : 리리박스
작품등록일 : 2017.12.13

특별할 것 없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2학년 해인. 성적경쟁에 지친 주인공의 정신상태와 처절한 말로를 볼 수 있는 일기형식의 창작소설입니다.

 
20.
작성일 : 17-12-13 22:02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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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0일(목)

 

 1. 모의고사를 보고 채점을 했다. 국어는 풀면서 되게 쉽다고 느꼈는데 채점을 해보니까 83점 밖에 되지 않았다. 비문학을 그렇게나 많이 틀릴 줄은 몰랐다.

 

 정말 재밌게 읽은 영화의 발전과 관련된 지문, 트랜지스터와 반도체 내용을 총합해서 5문제나 틀렸다. 게다가 이번 국어에서 틀린 문제의 절반은 고쳐서 틀렸다. 정말 다 고쳐서 틀렸다.

 

  꼭 5개 보기 중에 정답은 1개다. 언제나 모의고사는 그랬다. 1993년부터 수능문제의 모든 답 형태는 5개의 보기 중 하나의 보기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아마 우리나라가 망하는 날까지 수능이 있을 테고 그 날까지 쭉 이럴 것이다.

 

 이렇게 한탄하는 건 안 하고 싶지만 오늘 시험은 정말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지문이 많았는데. 순수하게 읽고 순수하게 풀었는데 다 틀려버렸다. 솔직히 틀린 것을 채점하면서 ‘아!’ 할 정도로 딱 맞는 보기는 없었다. 그냥 ‘응, 그렇구나. 내가 틀렸나 보다.’ 하고 으레 넘어간다. 그냥 재밌게 읽고, 지식을 쌓고, 그러면 되는 거 아냐? 하고 출제 위원에게 묻고 싶었다. 그냥 83점 맞은 국어시험지가 초라해 보였다. 반면 영어는 93점을 맞았다. 정말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일 정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3개 틀렸다. 빈칸추론, 어법, 문장삽입. 못하는 것에서 사이좋게 하나씩 틀렸다. 아마 영어는 등급 컷이 하늘을 찌르겠지. 수학? 수학은 늘 그렇듯 47점. 정말 그 점수대에서 오르지가 않는다. 차라리 수학을 할 바에야 다른 과목에 시간을 투자 하는게 훨씬 낫다. 한국사는 1등급이 나왔다. 지리는 37점. 생윤은 44점. 지리는 좀 생소한 얘기가 많이 나와서 좀 껄끄러웠다. 생윤은 내가 공부를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쉽게 나온 건지 저번보다는 올랐다. 2개를 틀렸는데 하나는 정말 아깝게 틀렸다. 등급 컷 높겠지. 에휴...... 그래도 영어 하나 잘 봐서 기분이 좋다.

 

 2. 모의고사 날임에도 3학년은 야자를 했다. 그래도 도망가는 애들은 다 도망갔다. 전문대에 붙은 애들도 갔고, 양치를 하고 나오다가 수지가 바깥에서 공부하는 데에 가서 놀았다. 대학얘기를 하다가 유현이가 왔고 또 대학얘기를 하다가 유현이는 조퇴허락 문자를 받고 좋아하며 집에 갔고. 나는 계속 남아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같은 반이 아니다 보니 못 다한 얘기도 많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다.

 

 수지는 이유정- 수지네 반 반장. 노력하는 것에 비해 머리가 좋아서 성적이 엄청 좋은 편- 얘기를 했는데 걔가 저번에 수지 성적표를 보고서는 4등급이 성적이냐며 놀려댔다고 했다.

 

 수지는 일단 참았지만 기분이 엄청 안 좋았다고 했다. 나라도 그랬을 거다. 우리는 지금 대학이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다. 수지는 논술도 준비한다고 했다. ◎◎대-우리지역 국립대-만 되도 소원이 없겠다고 나, 유현, 수지는 입을 모았다. 정말 힘든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운 애든, 좋은 애든 잘 안되는 게 보이면 괜히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프니까 그냥 우리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호탕하게, 호탕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안 좋은 기억들은 다 털어버리고 우리 앞에 좋은 일들이 많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 말고, 우리.

 

 

 10월 24일(월)

 

 사람은 살아가며 누구나 실수를 한다. 우리들은 19년간 별다른 실수나 역경 없이 자랐다. 이런 얘기를 갑자기 왜 하냐면,

 

 나는 @@대에 떨어졌다.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떨어질 걸 알면서도, 붙었어도 못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대는 등록금이 600만원이 넘는다- 되길 바랐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완전히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것 중......-사학과- 좋아하나? 어쨌든 이미 돌이킬 수 없으니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알고 떨어 뜨린걸까. 경은이도 떨어졌다. 오늘 2시에 결과가 나오자마자 경은이는 확인하러 갔다.

 

 나는 무서워서 집에 와서 확인을 했다. 뜸들이지는 않았다. 이제 서 뭘. 불합격이었다. 빨간 글씨로. D-24. 시간은 참 착실하게도 흘러간다. 야속하다. 나를 떨어뜨린 @@대도, 수능 D-24도.

 

 수능이 끝나면 행복해 질거야. 6년간 못해왔던 걸 할 거야. 마음이 얼마나 가벼울 수 있는지 느껴보고 싶다.

 

 -

 

 어제부터 든 생각인데 막 펑펑 울고 싶다. 뭔가 그냥 그러고 싶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조금 울면 나아지지 않을까? 울고 싶다. 미친 듯이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 싶다. 울고싶다 울고 싶다. D-24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눈이 너무 아파 눈이 너무 아파 눈이 너무 아파 영원히 감고 있었으면 영원히 잠들 수 있다면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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