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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활력고교
작가 : 리리박스
작품등록일 : 2017.12.13

특별할 것 없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2학년 해인. 성적경쟁에 지친 주인공의 정신상태와 처절한 말로를 볼 수 있는 일기형식의 창작소설입니다.

 
18. 보통의 나날
작성일 : 17-12-13 21:57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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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3일(금)

 

 1. 3학년들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400명이 넘는 3학년 들이 2시간 동안 땡볕아래서 춘추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최악이었다.

 

 2. 피부 트러블이 장난이 아니다. 너무 서럽다. 나도 머리를 묶고 다니고 싶다. 울고 싶다.

 

 3. 내일도 학교. 진짜 진짜 가기 싫다.

 

 9월 24일(토)

 

 오늘 토요일 자습은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애들이 열 명도 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도망을 가서 5명만 교실에 남아있었다. 다른 애들은 2학년 교실에 가서 떠들었다. 강다희는 벌써 사흘째 떠들고 있다.

 

  뭐, 잘하니까 자신이 있는 거겠지만. 나는 점심시간 전까지 국어 공부를 했다. 하지만 밥을 먹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2시 15분부터 잠만 잤다. 중간에 잠이 깨면 그냥 엎드려 있었다.

 

 지원이도 비슷한 상태였고, 최정아는 나보다 더하게 잠만 잤다. 거의 2시간을 넘게 자고 있었다.

 

 수린이는 소설책을 다 읽더니 이젠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다.

 

  아예 야자시간을 전부 그거 보는데 쓴다.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9월 30일(금)

 

 오늘은 체력장이 있었다. 키와 몸무게를 재고, 오래달리기를 하고, 악력을 재고, 제자리멀리뛰기를 했다. 그건 진짜 하기도 싫고 무지막지하게 못해서(진짜 기록이 100cm도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뛰는 건지 아예 모르겠다) 남들 앞에서 뛰는 건 죽어도 싫은데 황상지가 보고 말았다. 내가 뛰는 걸 보고 웃었는데 진짜 꼴 보기 싫다. 완전히 날 비웃고 있길래 걔가 할 때는 반대로 내가 걔가 서있던 자리에서 쳐다봤다.

 

 재수 없게 잘 뛰긴 하더라. 내가 위아래로 훑어보니까 멋쩍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10월 1일(토)

 

 1. 오늘은 정말 공부하기가 싫었다. 비단 오늘 일 만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오늘처럼 공부하기가 싫었던 날은 없었다. 밥맛도 없었다. 연지는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채희랑 둘이 먹었다.

 

 평소 같았으면 10분만에 다 먹었겠지만 오늘은 20분이 넘도록 먹었다. 게다가 밥도 남겼다. 채희하고는 반이 갈려서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을 했다. 요즘 성현이가 통 웃지를 않는다는 얘기가 주였다.

 

 내가 먼저 그 얘기 꺼냈다. 정말로 요즘 성현이는 웃지 않는다. 그래서 어저께부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지금도 분명 컴백준비를 하느라 연습을 24시간 하고 있을거다.

 

  컨셉도 계속 우울하고. 웃는 게 너무 보고 싶다.

 

 2. 점심을 먹고 나서도 기운이 없었다. 2시 15분까지 공부를 하고, 휴대폰을 하다 연희한테 뭐하냐고 문자를 보내봤다. 그랬더니 자기는 도청이라고 집에 가는 길에 우리학교에서 내려서 잠깐 보자고 했다.

 

 연희를 만나는 건 좋았지만 내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싫어서 연희를 만났을 때도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햇다. 제대로 대면한건......2분정도. 인형 뽑기를 해서 6개나 뽑았다며 하나 고르라고 했다.

 

  나는 파란색 고양이를 골랐다. 연희는 남자친구랑 있었던 터라 걔는 안 보이는데서 잠깐 기다렸다. 나름의 대화를 일찍 끝낼 구실이 되어 준 것 같았다.

 

 물론 내 합리화지만. 연희는 말한다. 내가 항상 뭐만하면 철벽을 쳐서 남자가 없는 거라고.

 ‘철벽까지는 아닌데.

 우선 남자가 있어야 철벽을 치든가 하지’ 라고 하니 애초에 내가 철벽을 쳐서 그럴 수가 없댄다.

 

 나는 솔직히 수긍이 잘 안 간다. 아무한테나 잘 해 주다니. 게다가 난 어찌 보면 남성 혐오에 가깝다고.

 

 아, 블랙시티는 예외. 하여튼 되게, 불편하다고 해야 되나? 여고에 오고 나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런 게 별로 재미없다. 나도 가끔은 외롭다. 근데 그걸 사랑으로 채우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는 생기겠지. 안 생겨도 상관없어. 연애에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보다는 나 자신을 가꾸고 연마하는 것이 아직은 더 좋다.

 

 

 10월 3일(월)

 

 오늘도 역시 학교. 공휴일이지만 학교.

 

  고3에게 휴일이란 일요일과 추석밖에 없다.

 

 슬프다. 아무튼 오늘도 가기 싫은 몸을 억지로 이끌고 학교로 갔다.

 

 애들은 열 명 남짓. 오늘은 강다희와 최정아도 나오지 않았다. 강다희는 토요일부터 공부하기 싫다고 그랬으니 안 나올만 하지만 최정아까지? 보기 싫은 황상지나 안 나올 것이지 매일 딴 짓만 하는데 뭐 하러 나오는 거야.

 

 

 10월 4일

 

 자습시간에 4월에 왔던 강사분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다. 안경을 가져가지 않아서 처음에는 누군지 몰랐는데 목소리를 듣고 알았다. 강의 내용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확실하게 든 건 사실이다.

 

  이제 D-44.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그분이 말씀하시길,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또 자주 웃으라고 하셨다. 긍정적인 생각. 맞아. 난 참 잘 될 거야. 난 재능이 아주 많잖아. 천재라고 천재. 다 잘 될거야. 꼭.

 

 

 10월 5일(수)

 

 두 달 전부터 내 머리는 완전히 맛이 갔다. 전화선처럼 꼬불거리고 끝머리는 갈라지고 얇아지고 제멋대로이고 손으로 머리를 빗으면 툭툭 끊겨나간다.

 

 그래서 내 자리 밑에는 빠진 머리카락이 수북하다. 청소하는 애들한테 미안할 정도이다.

 

 

 10월 8일(토)

 

 아침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근데 점심을 먹을 때쯤에는 날이 개서 정말 좋았다. 바람도 시원했고 햇빛도 따뜻했다. 아스팔트 위든 흙 위든 그냥 누워있고 싶게 만드는 날씨였다.

 

 -

 

 D-40. 실감이 약간 나기 시작했다.

 

 시간은 참 빠르다는 걸 중학교 때부터 깨닫고 있었지만 오늘 또 깨닫는다. 수시를 넣었지만 안심할 수가 없다. 안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고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부정적인 생각은 하는 게 아니지만 긍정적인 생각이 잘 되지 않는다. 그냥 될 꺼야. 괜찮다고 마구 스스로의 등을 두드린다. 다음 주 화요일에는 모의고사가 있다.

 

  기말고사는 그 다음날 시작. 기말고사 공부는 많이 안 하지만(거의 안하지만. 아니, 아예 안하지만) 계속 선생님들은 마지막, 마지막 거리며 은근히 강조한다. 어차피 난 빨리 풀고 잘 거야.

 

 그 때처럼 편하게 잘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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