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화)
1. 아직 10시에 집에 오는 게 익숙하지 않다. 집에 와서 머리를 감고 나오면 11시 즈음인게 신기하다. 전혀 방학 같지가 않다.
2. 효진이-해인과 같은 동네에 살고 집이 가까운 중학교 동창. 상업고에 진학했다-한테 그냥 보고싶어서 문자를 보내봤더니 도서관이라고 했다.
좀 씁쓸했다.(무슨 기분인지 알지?)
그냥 별 시시한 얘기를 하다가 효진이가 공무원 시험을 본다고 그거 준비중이라고 그랬다. 근데 자신에 차 있는 것도 아니었고 기쁜 목소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8월 27에 시험이라고 한다. 난 진심으로 90%는 효진이가 붙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나머지 10%는? 잘 모르겠다. 약간의 부러움, 질투, 불안. 그런 감정들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 느낌이다.
3. 수능이 113일 남았다.
8월 9일이면 수능 100일이다.
진짜 미친 것 같다. 휴대폰 배경화면에 제발 그 D-DAY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4. 효진이가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것,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전문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미래가 너무나도 두렵다. 너무 두렵다. 살려주세요.
8월 5일(금)
시험 D-19. 2학기라 이제 내신 반영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한가한 생각인 건가? 에휴. 다 팽개치고 싶다.
8월 9일(화)
D-100. 평생 오지 않을 것 같던 날이었는데 오고 말았다.
8월 11일(목)
D-98.
효진이는 D-16이라고 문자가 왔다. 진짜 잘 됐으면.
8월 14일(일)
D-95. 죽고싶다. 인생에 D-DAY 라는 것 이 있다는게 얼마나 쓰라린지 다들 알고 있을까.
그렇겠지, 다들 알고 있겠지?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니까.
우리 다 같이 힘들고 하기 싫으니까. 다 똑같이 아프고 괴로운데 창칼을 맞대로 서로 울고 있지만 웃는 척 하고 있는걸까?
그 창칼을 내려놓게 되면 서로를 안아줄 수 있을까?
몰래 단도를 등 뒤에 쥐고 있으면서 타이밍을 재는 건 아닐까
. 내 생각에 어른이 된다는 건 남몰래 우는 일이 많아지고 남의 눈치를 더 보게 된다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