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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디온
작가 : 염적
작품등록일 : 2017.11.7

과거 중간계를 휩쓸었던 원인모를 악마들의 습격이 일단락 된지도 어느새 20년, 전쟁을 종식시키는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세 명의 인간영웅 에디온 중 가장 강력한 자인 에르세데스 메데스의 아들인 에르세데스 이안은 평화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며 20살의 성인으로 거듭난다. 처음으로 맞는 방학에 떠난 첫번째 여행. 하지만 여행도중 대륙 곳곳에서 이상현상들이 발견되고, 이안과 일행의 앞에 다시 한 번 악마들의 위협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 2장 : 전조 (6)
작성일 : 17-12-13 21:20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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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우리는 여관 밖에서 밀레와 조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쨍쨍한 햇볕 대신 우중충한 구름들이 하늘을 가득 매운 날이다. 어제 밤의 그 잔뜩 몰려왔던 기대감에 날씨는 맞장구를 쳐주지를 않는군. 약간은 쳐진 시작이지만, 뭐 아무렴 어때. 부디 비행선을 탈 때 즈음엔 날씨가 개기를 바랄 뿐이다. 난생 처음 올라가는 하늘 위에서까지 주욱 깔린 회색빛 구름들을 구경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자, 출발하자.”

 밀레와 조나단이 각각 수납을 마치자 우리는 곧장 발걸음을 옮겨 비행장으로 향했다. 비행장으로 가기 이전에 먼저 들른 곳은 마구간이었다. 에온의 늦잠으로 인해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져 (절대, 절대 내가 늦잠을 잔 것이 아니다. 뭐 나도 제시간에 일어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나보다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일행에 있다는 것은 참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일이다. )우리는 거의 말 한 마디도 섞지 않은 채 마치 정해진 동작을 치르듯이 말을 돌려 받고 빠른 속도로 비행장을 향했다.

 중심가를 벗어나 샛길을 통해 말을 몰자 우중충한 구름 아래에서도 시원한 바람은 불어왔다. 비행장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멀리서 보이는 페랄 산맥에 속한 수십개의 산등성이들이 점점 뚜렷해져 온다. 여전히 잔상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주변을 전부 둘러싸고 있는 요새와도 같은 그 산맥에서 풍겨오는 풀내음은 그나마 주눅드는 이 날씨를 조금은 북돋고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함선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타원형이었고, 바닥부분에는 이 먼거리에서도 확연하게 빛나는 거대한 크기의 푸른색 광석을 탑재하고 있었다. 저것이 배를 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부유석이라는 광석이군.

 “함선이 돌아오고 있군. 서둘러가자.”

 밀레의 말에 우리는 서둘러 속도를 높였다. 젠장, 조나단이 저렇게 말을 잘 탈 줄이야. 그나마 사제님이 추가되어서 말을 못 탄다고 맘상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더니만, 이건 반칙이라고. 맹인이 저렇게 말을 잘 타는게 어디있어! 심지어 밀레만큼 잘 타잖아!

 그렇게 나는 앞 사람들의 말을 쫓아가느라 온 몸이 툭 치면 부서질 정도의 경직을 유지하며 달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장에 도착한 나는 입을 떡 벌린 채 주변을 둘러볼 수 밖에는 없었다.

 뭘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는 거대한 거치대(?)와 같은 장치 위에는 족히 수백명도 거뜬히 태울 만한 크기의 배들이 걸쳐져 있었다. 그 중에는 정말 커 한 눈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것도 있었고, 몇가지는 비교적 조그만해 백여명정도가 타면 만석이 될 만한 것들이었다.

 조금 전 하늘에서 내려오던 거대한 함선이 굉음을 내며 선착장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귀를 때리는 거대한 소리에 나는 멍하니 시선을 두고는 말 고삐를 붙잡은 채 가만히 안장 위에 앉아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뭐하고 있니? 얼른 안 가면 배 놓친다.”

 “네? 아, 예!”

 레이널의 따끔한 한 마디에 나는 서둘러 우리가 탈 배가 위치한 곳으로 말을 몰았다.

 (말들의 걸음으로)약 서른 걸음을 가니 우리가 탈 배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크기는 약 30미터 정도 되어보이는 그 배에는 쉴 새 없이 출항 준비를 위해 무언가를 들고 나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 가자.”

 앞에서 무언가를 손에 쥔 채로 밀레가 말했다. 보아하니 탑승 표인 듯 한데. 보아하니 내가 비행장의 풍경에 넋을 잠시 잃고 있던 그 짧은 순간에 전부 뽑은 듯 하군. 밀레가 참 일 처리 하나 만큼은 부정할 수 없이 빠릿빠릿하단 말야.

 “말들은 어떻게 하고요?”

 내가 물었다. 대답한 것은 에온이었다.

 “그냥 몰고 들어가도 되고, 타고 들어가도 된다. 들어가면 알아서 선원들이 선채 내에 있는 마구간으로 말들을 이동시킬거야.”

 오, 그렇군. 저 커다란 배 안에는 마구간까지 있다는 말이지? 또 뭐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

 “그럼 서둘러 이동하지.”

 밀레의 말에 우리는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말을 몰아 우리가 탑승할 배 안으로 이동했다.

 “표 주시오.”

 입구에 서있는 험상궂게 생긴 한 선원이 우리를 가로막으며 이야기했다. 목소리에는 무료함과 귀찮음이 잔뜩 묻어있군. 마치 에스일라에서의 여관에서 그 여자분을 다시 만나는 듯한 기분이다.

 “여깃소. 성인남자 다섯이오.”

 그는 밀레가 건낸 표 다섯장을 받더니 우리를 향해 한 번 곁눈질을 던졌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는 않은 걸. 이 와중에도 조나단은 옅은 미소를 입가에 유지하고 있군. 이쯤 되면 거의 안면 근육이 저렇게 굳어버렸다고해도 빈말은 아니겠다.

 “좋소, 들어가시오.”

 남자는 우리를 가로막은 팔을 다시 내리고는 우리 뒤의 사람들에게 주의를 돌렸다. 우리는 다그닥거리는 말발굽과 나무선반의 인사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선내로 이동했다.

 선내는 아주 컸다. 우리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안을 채우고 있었다. 몇몇은 우리처럼 말을 타고, 누군가는 그저 걸어서, 또 누군가는 괴상하게 생긴 마차(우리가 아는 평범한 마차의 모습은 아니었다.)같은 것을 타고는 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난생 처음 보는 그렇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또 다시 넋을 잃고는 주위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평소보다 사람이 적군요.”

 에온이 나지막히 말했다. 사람이 적은거라고? 이게? 대학에서의 방학식에서 보았던 인원보다도 많은 인원이 적은 편이라니. 평소의 모습이 정말 상상이 되지를 않는다.

 점점 들어가면 갈 수록 선채 내부는 넓어져갔다.

 “마구간이다.”

 조금 더 들어가니 익숙한 형태의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말을 탄 사람들이 잔뜩 붐비는 탓에 어떻게 생겼는지 모양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들려오는 말들의 푸르릉 소리에 그곳이 마구간이라는 것은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말을 몰고 앞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상당히 몰려있었기 때문에 말을 맡기는 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말을 맡기고 난 후 곧장 위층에 위치한 여객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랄까, 배 안이 건물처럼 층층이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이 참 여러모로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까지 티를 내지는 않을 거다. 촌놈 취급을 받는 건 질색이니까.

 위 층의 여객실에 향하니 또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연회장과 같은 모습이다. 양 옆에 샹들리에는 쭉 나열해 있고 찰랑거리면서 반짝이는 그 모습이 마치 별빛을 걸어 놓은 것만 같은 모습이다. 또 정중앙에 위치해있는 수많은 좌석들, 그리고 그 앞을 마주보고 있는 커다란 바(bar)와 식당가의 모습. 정말 장관이다.

 우리는 한 층 더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이번에 나타난 것은 마치 여관의 복도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만 같은 장소였다. 복도 양 옆으로는 객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문짝에 붙은 호수를 보면서 천천히 우리 방을 찾아 앞으로 걸어갔다.

 “여기군, 307호.”

 307호? 아, 배 안에서는 이곳이 3층인 셈이로군.

 밀레는 열쇠구멍에 선착장에서 받았던 키를 밀어넣었다.

 찰칵! 열쇠를 돌리자 경쾌한 소리가 옅게 터져나왔다. 문을 열자 보인 것은 꽤나 널찍한 크기의 객실이었다. 세개의 방이 있었고, 그 안에는 각각 두 개, 두 개, 한 개씩의 침대가 들어있었다. 인원수에 딱 맞는군. 부대끼면서 잘 필요는 없겠어.

 우리는 짐을 내려놓고 방에서 나왔다. 곧 이륙이 시작되기 때문에 방안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는 내 의견 때문이었다. 다들 지친 눈치였지만(사실 레이널과 에온은 나처럼 바깥 구경을 하고 싶은 눈치도 있었지만.)고맙게도 내 부탁에 따라주었다.

 다시 연회장(?)으로 가니 아까보다 곱절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우리는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비행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비행선이 아까 전 보다 훨씬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곧 비행합니다.”

 옆에 서 있는 승무원이 승객들을 향해 말했다. 정작 자신들은 서있으면서 승객들에게 앉으라고 말하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다.

 곧 비행선은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발끝에서 전해져오는 진동때문에 이가 부딪힐 정도로 강하게 울리던 선내는 어느 순간 갑자기 떨림을 멈추었다. 나는 창문을 내다 보았다. 음? 방금 전과는 뭔가 확연하게 다른 듯한 모습인데? 그때 갑자기 몸이 어딘가로 휩쓸리는 듯한 느낌이 아주 잠깐 동안 들더니 창문밖의 풍경이 마치 책장을 넘기듯 급작스레 전환되었다. 훤히 보이던 선착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멀리 솟아있던 높은 건물들의 모습이 보여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점점 솟아 오르던 바깥의 풍경은 이제 곧게 뻗은 건물들 조차도 지나쳐 올라갔고, 어느새 푸르게 수놓인 하늘의 색채가 벽을따라 배치된 창문들을 가득 채워 내눈을 어루만졌다. 선내는 아주 고요했다.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는 옅은 소음들과 약하게나마 들려오는 사람들의 속삭임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그 침묵에는 나도 한 몫했다. 나는 입을 떡벌린 채 멀리 창문 너머에서 보이는 하늘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아름다운 여인과의 만남과도 같은 느낌이다. 지금 저 멀리 보여오는 하늘빛의 선명한 하늘. 아까 우중충하던 날씨 때문에 걱정하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먹구름을 걷어주신 것에 대해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할까. 아니, 우선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자. 다른 것을 생각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히기에 저 창문에서 보여오는 하얀 솜덩어리들과 푸른 물감의 향연은 너무나도 아름다우니까. 지금 우리는 하늘 위에 떠있었다. 어느새 나는 한 명의 여행자가 되어버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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