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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Shine 샤인
작가 : 처음부터
작품등록일 : 2017.11.12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최시후'. 그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다?
그의 아들 '현재'는 19년동안 비밀을 간직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나타난 기획사 신인개발팀의 팀장, '선영'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우연한 기회로 현재의 재능을 알아본 선영.

"내가 찾던 별, 그게 바로 너야."

끊임없이 숨고 도망치는 남자와 그를 쫓는 여자.
그들의 꿈과 사랑 이야기.

 
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성일 : 17-12-13 20:38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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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암.”

 

 선영은 절로 벌어지는 입을 억지로 닫았다. 자꾸만 하품이 나왔다. 며칠째 일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지만,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기대했던 공연은 기대 이하였다. 물론 장시욱의 연기는 정말이지, 썩 괜찮은 편이었다. 이대로 경험을 쌓고 잘 성장하면 더 크고 복잡한 캐릭터도 충분히 소화할 만한 인재였다.

 

 “어때? 장시욱? 네 아버지- 아니, 대표님도 내년에 새롭게 크랭크인될 영화에 저 친구를 캐스팅할까 고민 많이 하시더라. 화제성 하나는 충분히 몰고 올 것 같다고. 저 정도면 괜찮지 않아?”

 

 혹시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귓가에 속삭이는 지훈의 질문에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응. 생각보다 괜찮네.”

 

 선영의 아버지도 간간히 다른 제작사와 협업을 진행할 때 시욱의 이름을 오르내릴 정도로, 그는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 인물이었다. 아마 이번 공연 끝나고 아이돌 장시욱은 검색사이트에 실시간으로 오르내릴 것이다. 그는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굳이 저렇게 과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성, 모션이 모두 거칠었다. 마치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만을 중요시하는, 속이 텅 비어버린 화려한 껍데기만 보는 느낌이었다.

 

 장시욱이 맡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에 괴로워해야만 했다. 인간의 호기심으로 만들어낸 괴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쳐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멋있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타인에게 끝없이 사랑 받아야만 하는 위치여서일까. 고통에 휩싸인 모습을 연기할 때조차 유리병 속에 갇힌 인형처럼 예쁘기만 했다.

 

 도무지 그의 연기를 통해 인간 본연의 공포와 불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사랑하는 동생과 여인을 잃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광기에 휩싸여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살갗을 뚫을 것처럼, 가슴에서 솟구쳐 오르는 묘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줄 수 있기에.

 

 하지만 그보다 더 선영을 불편하게 만든 배우가 있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몬스터역을 맡은 배우.

 

 정말이지, 한숨, 그 자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연기는 불안했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다. 보고 있는 그녀의 손발에 식은땀이 나며 떨릴 정도였으니까.

 

 선영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문질렀다.

 

 8년 전, 20살의 선영. 그녀에게 처음으로 감동을 주었던 공연 <프랑켄슈타인>.

 

 하지만 창조예고의 졸업발표 공연은 원래 공연의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도 쫓아오지 못했다. 커다란 공연장이 갑갑했다. 공연이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됐는데, 어서 끝나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선영은 슬쩍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몇 분이나 남았더라. 보는 눈이 있으니 손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었다. 단순한 행사 참여가 아니라, 이것 또한 회사의 앞날을 위한 비즈니스였다.

 

 그때, 옆 자리의 지훈의 몸이 부스럭거렸다.

 

 “어? 뭐지?”

 

 “왜?

 

 피곤한 눈을 깜빡이던 그녀는 당황한 지훈의 작은 목소리에 반응했다.

 

 “이상하네. 저 친구는 황재민인데. 아역배우였던.”

 

 “몬스터역?”

 

 “어…… 바뀐 건가?

 

 “원래 배우는? 최현재라고 했던가? 그럼 저 친구가 최현재가 아닌 거야?”

 

 “응. 황재민이 스탠바이였나보네. 원래 배역 맡은 배우가 아프거나 특별한 사정이 생기면 올라오는 배우들 있잖아. 최현재라는 학생한테 문제가 생겼나 봐…… 이런 중요한 공연에 못 올라올 만큼.”

 

 “……최현재?”

 

 그의 말끝에 선영의 지루했던 표정이 사라졌다. 흐릿했던 눈빛에, 흥미가 피어 올랐다.

 

 

 ***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정남은 당황했다. 마치 악몽을 꾼 것처럼 땀까지 흘렸다. 공연 전반부가 모두 끝날 때까지 현재는 무대 그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네 놈이 감히 날 속였어? 잘 나가는 후배나 소개시켜 줄려고 내 귀한 시간을 앗았단 말이지?”

 

 “아, 아니야. 그, 그럴 리가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인상을 잔뜩 쓴 시후는 머리 끝까지 올라온 짜증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간만에 좋은 아빠 노릇하며 생색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았다. 이 모든 짜증의 화살은 오로지 한 사람에게 향했다.

 

 “감히 날 가지고 놀아?”

 

 노려보는 시후의 시선을 피하며 정남은 황급히 말했다.

 

 “아니야. 정말 그건 아니야. 여기 팜플렛, 이거 봐봐. 최현재. 이름도 있잖아! 오늘 현재도 나오는 거 맞아. 무려 주연이었다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해. 그러지 않고서야 그 녀석이 무대에 안 올라올 리 없잖아!”

 

 “좀 조용히 하세요. 우리 아들 목소리가 잘 안 들리잖아요!”

 

 귀부인 같은, 옆에 앉은 여자가 소란스러운 그들에게 주의를 줬다. 곱상하게 생긴 중년의 여인은 묘하게 누군가를 닮았다. 자세히 보니, 무대 위의 장시욱과 닮았다. 아, 시욱이 어머님이구나. 자신이 언제 떠들었냐며 반박하려던 정남은 스르륵 꼬리를 내렸다. 재벌 가의 금수저 연예인이라고 하더니만, 그의 어머니를 보니 시욱은 소문 그대로 재벌 가의 아들이었나 보다. 그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정남의 머리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고가의 제품들로 휘감고 있었다.

 

 “정남아. 난, 간다. 이제 여기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시, 시후야. 자, 잠깐만.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게.”

 

 “됐어. 정말 현재가 없는 거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잖아. 일단 여기 나갈게. 그리고 나서 네 얘기를 들어보든가 할거니까.”

 

 그를 가로막는 정남의 손이 무색할 만큼 시후는 단호했다. 나지막이 던지는 그의 말에 정남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알아와.”

 

 

 ***

 

 

 “공연 잘 봤습니다. 오늘 무대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저희 <먼데이엔터테인먼트>와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시간되시면 꼭 회사로 연락 한번 주세요.”

 

 상대배우는 말끔하고 산뜻한 지훈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하긴, 지훈는 간혹 회사근처를 배회할 때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신인배우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들을 지켜보던 선영은 흘긋 옆 눈으로 지훈의 모습을 훑었다. 그리고 쓴맛이 나는 침을 삼켰다.

 

 역시. 내 눈에만 멋있는 게 아니었구나.

 

 게다가 그 유명한 <먼데이엔터테인먼트>라니.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배우를 꿈꾼다면 당연히 그가 내민 명함을 아무렇지 않게 받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작고 하얀 종이에 불과한 명함을 받은 소녀의 두 손은 벌벌 떨렸다. 아직 때가 덜 탄, 풋풋함이 느껴지는 반응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벼, 별말씀을요. 아직 부족한 저를 좋게 봐주셔서 제가 다 부끄럽네요……”

 

 아역배우였던 전미희라고 했던 가.

 

 지훈의 옆에 서있던 선영은 기억을 더듬었다. 프랑켄슈타인박사의 여인, 앨리자베스역을 맡았던 소녀는 가까이서 보니 나이에 걸맞게 작고 귀엽고 상큼했다. 뒤에서 잘 받쳐준다면 꽤나 인기 있을 스타일의 배우였다.

 

 지훈은 미희의 연기를 꽤나 인상 깊게 봤다. 게다가 겸손하고 수줍은 성격까지. 또래의 건방진 배우들보다 훨씬 사고도 덜 치고 묵묵하고 소신 있게 일만 할 사람처럼 보였다.

 

 오케이.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첫인상은 마음에 들었다.

 

 공연이 끝난 무대 뒤는 공연 전보다 더욱 혼잡하고 시끄러웠다. 단순히 성공적으로 끝난 공연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비즈니스의 시작. 창조예고의 졸업발표회가 유명한 이유.

 

 해마다 수많은 기획사의 대표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참석해 빛을 내주었다. 그만큼 선영과 지훈은 그들과 인사를 하고 명함을 나누기 바빴다. 손목이 뻐근하고 목이 다 쉴 정도였다.

 

 돈 많기로 유명한 학교인 덕에 공연장 근처의 강당에서 성대한 뒤풀이 파티도 있었다. 창조예고의 이사장부터 학부모들까지, 모든 사람들은 빠짐없이 참석했다. 쉽사리 빠질 수 없는, 빠진다면 손해가 막심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강당은 특급호텔의 뺨을 후려칠 정도의 화려한 실내장식과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그 휘황찬란한 풍경을 실감하지 못한 듯 선영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곳에 저 몰래 매년 지훈만 왔다니,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엄청 화려하네. 이래서 그리 바쁜 오빠가 빠지지 않고 여길 왔구만. 나만 쏙 빼놓고?”

 

 “하하하. 들켰네.”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빈정거리는 선영이 툭 내뱉자, 그가 그녀의 가느다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리 선영이, 피곤하지? 괜히 기운 빼지 말고, 이사장님께 인사 드리러 가자~. 일해야지~.”

 

 아무렇지 않게 올린 손이지만, 그가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그녀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그와 함께 있으면서도 좀처럼 그의 행동에 그녀의 심장은 무뎌지지 않았다. 거리낌없이 손도 잡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를 안고 토닥였다. 정말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기쁜 일, 슬픈 일, 각종 행사나 휴가, 기념일까지도 함께 했는데. 나는 오빠한테 무슨 존재일까. 왜 우리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붉어진 두 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중요한 자리에서 잡생각 따위를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눈앞엔 이번 졸업발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창조예고의 임원진들이 서있으니까.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먼데이엔터테인먼트>의 신인개발팀 팀장, 강선영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특별히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어요.”

 

 “아, 자네가 바로 강대표 딸이구먼. 나도 강대표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네. 듣던 것보다 아주 예쁘구나. 나야말로 오늘 이렇게 참석해 자리를 빛내줘 뿌듯하고 고맙네. 허허허.”

 

 그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간혹 사적인 자리에서 본 적이 있다. 작고 귀여웠던 소녀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제법 성숙미가 넘치는 여자가 되었다. 시간이 빠르긴 하구나, 그는 새삼 지나간 세월을 깨달았다.

 

 “별말씀을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민망해지려고 하네요. 아참, 그리고 이쪽은 저와 함께 온 권지훈 대리예요.”

 

 선영은 옆으로 비켜서면서 이사장에게 지훈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도 이런 귀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벌써 5년 째인데, 참석할 때마다 늘 새롭게 감명받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지훈은 서둘러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런 어려운 자리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는 지훈의 모습이 새삼 든든했다. 어딜 가도 오빠는 매번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구나. 그녀의 미소가 더욱 밝게 빛났다.

 

 “허허허. 나도 잘 부탁하네. 자네도 참 듬직하니, 내 젊을 때 모습 보는 거 같구먼.”

 

 이사장은 지훈의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그리고 눈길을 돌려 선영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사회생활을 오래한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경험에서 우러나는 눈치로 그녀의 표정을 알아차렸다. 누군가에게 빠져버린, 따듯한 표정. 어쩌면 지훈을 보는 그녀의 감정은 숨겨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녀석, 이 남자를 좋아하는 구나.

 

 이사장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말했다.

 

 “이런, 내가 시간을 너무 뺏는 건 아닌지 모르겠구먼. 어서 가서 음식 좀 들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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