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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갈래마을 Pronged Village
작가 : 무아비
작품등록일 : 2016.9.3

아이들끼리 꽁냥대는 판타지 스토리가 써보고 싶었습니다! 대륙 어중간한 위치 여섯갈래길 위에 자리잡은 갈래마을. 갈래마을 아이들의 아련한 판타지 스토리

 
만남은 봄날에 (1)
작성일 : 16-09-04 20:36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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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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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바람.

 늦은 봄.

 한나절을 알리는 해는 머리위에 걸려있고 나무들은 제 손들로 어설픈 그늘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어설픔에, 마음까지 시원하다.

 

 꽃을 꺾으려고 그늘에 들어온 소녀는 그 기분좋은 시원함에 저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저기이 저 하늘 아래 피-어-난"

 

 땋은 금발이 정겹게 흔들리고 소녀의 바구니는 꽃들로 색을 더해간다.

 

 "내 가심기리 가리잊고 저어기 저 위로-"

 

 소녀의 눈에 연분홍 꽃이 들어오고 소녀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저기이 저 수풀 아래 태-어-난"

 

 진달래꽃을 좋아하는 소년.

 늘 보기좋은 갈색머리의 소년.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가지를 꺾는다.

 

 "그대 가심기리 가리잊고 저어기 저 곳에-"

 "우워웍!"

 "꺄아악!!"

 

 분홍빛 가지 저편에서 갑자기 나타난 가면하나.

 소녀는 비명을 지르고 뒤로 넘어지고 만다.

 

 많이 놀랐는지 눈에 눈물을 머금고 딸꾹질하는 소녀.

 그 앞에 가면을 벗고 쿡쿡 웃는 - 흑발의 소녀.

 

 "...히끅....베네스.."

 

 "미안 티나.. 너무 예쁘게 노래부르구 있어서 한번 놀래켜주고 싶었어!"

 

 "노..놀랐단 말야..히끅.."

 

 히히. 웃으며 주저앉은 소녀의 손을 잡아끄는 베네스. 두 소녀는 숲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티나가 아니라 티오나라니까..."

 

 "티오나는 너무 기니까 티나! 훨씬 예쁘지 않아? "

 

 "남의 이름 가지구...그럼 베네스도 베스로.."

 

 "음...그건 너무 미국 농어같은 느낌인데"

 

 "...미국? 농어?"

 

 "...내가 방금 무슨소리를 한거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흑발의 소녀. 티오나는 그런 베네스의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짓고는 가만히 소녀를 바라보았다.

 

 '역시 베네스는 예쁘구나'

 

 밤하늘 처럼 까만 눈. 살짝 들어간 웨이브가 풍성한 느낌을 더하는 아름다운 흑발.

 베네스는 마을에서도 소문난 외모의 소녀였다. 그녀를 보다보면 저절로 스스로와 비교해보게 된다.

 

 양갈래로 땋아내린 금발. 수수한 옷. 꽃바구니

 

 "....하아"

 "....티나?"

 

 '상대가 되질 않아....'

 

 의아하게 쳐다보는 베네스에게 멋쩍게 웃고는 다시금 베네스의 아름다운 흑발을 바라본다. 복슬복슬. 왠지 보고있자면 쓰다듬어주고 싶은 그런 머리를, 티오나는 부럽다는 듯 바라본다.

 

 '역시 저런 머리를 좋아하는걸까'

 

 티오나는 한 소년을 생각한다. 진달래꽃을 좋아하는, 갈색머리가 보기좋은-

 

 "아, 우르!"

 "......!"

 

 옆에서 부르는 이름에 흠칫, 생각을 멈춘다.

 바라보는 눈 앞엔 갈색머리. 갈색눈. 앳된 소년의 얼굴.

 

 "어, 벌써왔네. 한 반나절은 걸릴줄 알았는데."

 

 "저어쪽에 손안댄 꽃무리가 있더라구. 덕분에 빨리왔어."

 

 "저쪽? 어제는 분명히 없었는데?"

 

 "흥흥, 탐색도 제대로 못하시나 보죠?"

 

 "하하...미안 미안"

 

 언제나 처럼 장난치는 베네스, 언제나 처럼 받아넘기는 우르.

 

 언제나 처럼 웃으며 지켜보는 티오나. 갈래마을 세아이들의 언제나 처럼 이어지는 흔한 장면이었다.

 

 "티오나, 내가 들게."

 

 "아, 으, 응. 고마워.."

 

 우르에게 넘겨간 바구니. 티오나의 볼이 조금 붉어진다. 항상 친절한 우르.

 

 살랑이는 봄바람에, 마음까지 간지럽다.

 

 "...래서 이든을 완전 노예처럼 부려먹더라니까?"

 

 "사나래? 그 착한 얘가?"

 

 "응 나도 그럴줄은 몰랐는데..역시 사람속은 모르는 걸까."

 

 "허..그 사나래가... 청순하고 예쁜 사나래가.. 에이 말도 안돼."

 

 "하아...콩깍지가 제대로 씌워버렸네"

 

 나란히 앞서가는 베네스와 우르. 티오나는 둘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윽..그게 아니라, 다른 얘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걸."

 

 "...남자얘들 사이에선 사나래를 어떻게 보는데?"

 

 "그야 청순 글ㄹ...청순하고 예쁜 얘지"

 

 "흐응...."

 

 찌릿. 하고 바라보는 시선에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돌리는 우르.

 

 그 모습에 작게 웃으며 둘을 따라가는 티오나. 언제나 처럼 의 모습이지만-

 

 '왜 이렇게...쓸쓸한 기분이 들까 '

 

 붙임성이 없어 대화를 잘 이끌지 못했던 티오나. 말을 하는것보다는 둘의 재밌는 대화를 듣는게 더 편했던 소녀.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옆자리에 자신을 그려본다.

 

 '혹시...'

 

 "좋아하는게 아닐까?"

 "우아아아!?!!?"

 "에이 말도 안...어? 티오나?"

 

 '으아아 어떡하지. 놀라서 무심코 이상하게...'

 

 "...아, 그래! 티나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어..어? 아! 으응"

 

 "...뭔가 엄청 어색한데...아무튼 티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잖아. '여자의 감'이라니까."

 

 "흠..아무리 그래도 사나래가 그 이든을.."

 

 "응? 이든이 왜? 남자얘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보는데? "

 

 "음.. 약간 겁많은 순둥이?"

 

 "오, 의외인데. 우리들 사이서는 인기가 엄청 좋거든, 그치 티나?"

 

 갑자기 찾아온 질문에 티오나는 당황했다.

 

 "어? ...아, 응! 항상 웃으면서 다니고 성실하게 일하고 항상 친절하다고. 얘들이 자주 말하던걸."

 

 "얼굴도 잘생겼고. 걔한테 푹빠진 얘들이 몇명있을 정도야"

 

 "우와...그건 전혀몰랐어. 이런 천연 제비자식.."

 

 "아무튼! 사나래가 이든을 좋아해서 그래서 그렇게 하는걸까?"

 

 "좋아해서 노예취급이라....거참"

 

 다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둘. 둘을 향해 어쩐지 쓸쓸한 - 조그만 미소를 지으며 티오나는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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