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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봉주르 주피터(Bonjour Jupiter.)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7

한류에 빠진 프랑스국적의 저승사자(주피터)가 죽어야하는 사람을 잘못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14.
작성일 : 17-12-13 16:57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2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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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마. 내가 왜 미나랑 사귀는데?”

 “왜? 사귈 수도 있잖아. 둘이 잘 어울리니까.”

 “공부 하는 걸로도 벅차거든? 그러니까 괜히 이상한 행동하지 말고, 다시 몸이 바뀔 때까진 서로 조심하자. 우리.”

 

 세은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한결은 짜증과 회유를 같이 넣어 대답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주목받던 엄친아에서 팬티도 입지 못한 채 체육복 바지만 입고 있는 한결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있던 세영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세은은 한결이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즐겁게 지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결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성적을 유지해야 했던 한결은 세은처럼 딴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선생님들조차 관심을 가질 정도로 인기인이었지만, 한결의 관심은 공부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왜 한결이 매 시험마다 압도적인 성적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너, 모의고사는 몇 등급 나와?”

 “어?”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한 세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한결은 뒤늦게 모의고사 성적을 물어본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갑자기 니 성적이 너무 많이 오르면 사람들이 의심할 거 아니야? 그거 때문에 물어본 거니까 괜한 상상하지말고 솔직히 말해줘.”

 

 한결의 설명을 들은 뒤에야 세은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6등급........”

 

 세은의 대답에 한결은 새삼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시험에서 1개 이상 틀려본 적이 없던 한결에게 6등급이란 구간은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지 감조차 오지 않는 미지의 구간이었다.

 

 “시험에서 몇 개 정도 틀려야 그 점수 나와?”

 “100점 만점에 40점 정도.........”

 “일부러 틀리는 거야? 6등급 하려고?”

 “아니........ 몰라서 틀리는 거야.”

 

 세은의 대답에 한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학생은 공부를 본분으로 하는 신분이었다. 학생인데 공부를 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나 마찬가지였다. 어렸을 때부터 권리와 함께 권리를 누리기 위해 짊어져야 하는 책임에 대해 숱하게 듣던 한결에게 세은의 말과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70억명이 넘게 사는 지구에, 한결과 같은 사람만 있으란 법은 없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세은이 사는 방식을 존중해주기로 한 한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머릿속이 까매지면서 그동안 자신이 간과하고 있었던, 아니 간과하고 싶었던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너! 1등급 받을 수 있겠어?”

 “아니.”

 

 세은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러면서 한결은 하마터면 세은은 1등급을 받을 수 없는 학생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하지만 한결이나 세은이나 다를 것 없는 학생이었다. 한결은 노력여하에 따라 세은도 충분히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으로 가던 길에 발걸음을 돌려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적당히 어려운 문제를 고른 뒤, 세은에게 건넸다.

 

 “이거 한 번 풀어봐.”

 “몰라.”

 “야, 문제는 보고 나서 모른다고 해. 너 아직 문제도 안 봤잖아.”

 “수학은 공통수학에서 접었어.”

 “너 이과잖아.”

 “이과여도 어려운 걸 어떻게 해...”

 

 세은의 대답에 한결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잠시 후 모의고사를 치르고 난 뒤 닥칠 미래가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섭게 느껴졌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단 하루도 맘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던 한결에게 세은은 전혀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포기한다면 편해지겠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 한결은 설득에 나섰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성적 올릴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한 번 해보자. 우리.”

 “공부하기 싫은데........”

 

 한결의 설득에도 세은은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화낼 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 놀라거나 화낼 기력이 없었던 한결은 애원하기 시작했다.

 

 “세은아, 나 알잖아. 못해도 한국대는 가야 돼. 거기도 못 가면 진짜 죽을지도 몰라.”

 

 서울에 있는 대학에만 입학해도 잔치를 벌일 판에,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인 한국대를 ‘못해도.’라고 설명하는 한결에게 세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공부를 한다는 건, 그리고 한국대에 입학할 수 있는 성적을 얻게 된다는 건 한결한테 좋은 일이 아니었다. 공부해서 얻게 되는 혜택은 오로지 세은의 몫이었다. 생각해보면 세은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가정환경이 아니었다. 교육이 아닌 재개발 때문에 이사를 다녀야했으며, 교육이 아닌 가계를 위해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가게를 봐야했다. 하지만 껍데기가 바뀐 지금, 세은은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새삼 자신의 잠재된 능력이 궁금해진 세은은 장고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한 번 해볼게!!!”

 

 세은의 대답이 그 어떤 것보다 고마웠던 한결은 덥썩 손을 잡았다. 뜬금없는 스킨쉽에 떨린 법도 했지만 영혼만 한결일 뿐, 한결의 껍데기는 지겹도록 봐왔던 자기 자신이었다. 한결과의 스킨쉽이 실감나지 않았던 세은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뺐다. 그리고 한결이 읊기 시작하는 스케쥴표에 집중했다.

 

 “오늘은 목요일이니까 수학선생님이 5시 30분에 오실 거야.”

 “그럼 그 전까진 쉬는 거야?”

 “쉬긴 뭘 쉬어? 선생님이 내준 과제해야지. 내 책상보면 왼쪽 상단에 투명파일첩으로 정리된 종이가 있을 거야. 그게 선생님이 내준 과제 모아놓은 거야. 어제 38번까지 풀고, 12문제 남았으니까 그거만 풀면 돼.”

 “밥은 언제 먹어?”

 “7시에 수업 끝나면 제레미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럼 제레미랑 같이 밥 먹으면 돼.”

 “제레미가 누구야?”

 “뉴욕대학교 다니다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친구야. 나이는 나보다 3살 많은데, 그냥 이름으로 부르면 돼. 제레미랑은 수업하는 게 아니라 사회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니까 수학선생님보단 편할 거야.”

 “사회이슈는 한국어로 말하는 거지?”

 “그럴거면 제레미가 왜 오겠어? 당연히 영어로 하지.”

 

 제레미까지 이야기한 한결은 그 뒤 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하지만 제레미에서 온 몸에 힘이 쫙 빠져버린 세은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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