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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24
작성일 : 17-12-13 14:20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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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너의 입장에 대한?”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지.”

  윤영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줄줄이 늘어놓았다. 윤영과 만나고부터 그녀는 이따금씩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는데 지금은 그 때들에 비하면 더욱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무엇에 대해 말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도 방향성을 도저히 못 잡겠다. 난생 처음 보는 곳에 난데없이 떨어져서 내비게이션은 물론 지도 한 장도 없는 느낌이다. 그래서 뭔 소리냐는 눈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는데 윤영은 그런 내 눈을 받아치지도 않고 햄버거의 포장지를 뜯었다. 일부러 들으라는 뜻으로 한숨을 크게 쉬었는데 윤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자신의 손에 들린 음식물을 베어 물고 씹고 삼키기를 반복했다. 아직은 대답할 마음이나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소리다. 하는 수 없이 시선을 거두고 난 남은 김밥 한 줄을 더 먹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들면 보통은 많이 지났다는 거다. 그리고 나는 그 생각을 했기에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생각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우선 윤영과 내 손엔 더 이상 음식물이 아닌 그것을 감싸고 있던 포장지들만 들려있었고 짙은 푸른색으로 물들어서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했던 주위는 이제 더 이상 분위기 따위 없이 그저 검고 또 검게 색이 바뀌어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자 윤영도 나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이 떴네.”

  그녀가 그렇게 중얼거렸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 곳엔 아주 약하게 빛이 나고 있는 별이 떠있었다. 아마 별이 약하게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도시의 불빛이 너무 밝아서 그런 것이겠지. 그리고 이건 예전부터 신기했던 것인데 별 하나를 보고 나면 그 주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냥 도시의 불을 꺼버리면 그럴 필요도 없이 웬만한 별들은 다 보이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우리 둘은 같은 별을 보고 있었고 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입장이 어떻게 바뀐 건데?”

  내 질문에 윤영은 하늘에서 시선을 거두고 별이라도 담은 것처럼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행동으로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은 듯 입을 열었다.

  “이야기의 시작을 하자면 우리가 처음으로 만났던 것부터 시작해야 돼.”

  굉장히 오래 걸릴 이야기라는 소리다. 그리고 나를 향해 턱을 까딱였다. 아마 저 의미는 ‘오래 걸릴 건데 괜찮겠어?’ 라며 내게 양해를 구하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한순간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이야기를 할 게 있다고 했고 양해까지 구할 정도면 말을 안 하면 안 될 일이라는 소리다. 이런 경우에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심지어 내 병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들어야만 한다는 소리다.

  “일단 그 처음 만난 날. 네 얼굴 정도는 그 때에도 말했듯 알고 있었어. 신경을 안 쓰고 싶은데도 주위에서 그렇게 쫑알거리면서 너를 언급하더라고. 그리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신경을 껐는데 점심시간에 벤치 쪽으로 다가오는 네가 보였지.”

  우리의 첫 만남이다.

  “그리고 그냥 무시하고 내 할 일을 하려고 했어. 그런데 주위에서 나오던 너에 대한 소문들이 생각했을 때 몇 부분이 너무 마음에 걸리는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논리적이지 않았다는 거지. 뭐, 주위에서 말하는 소문들이 대부분은 부풀리고 날조해서 더욱 쓰레기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말이 안 됐어.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명백했고 그래서 연애를 시작한 사람이 일주일 만에 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지. 그래서 거기엔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 거야.”

  “아, 그래서 그 때...”

  “맞아. 그리고 그 때 네가 보인 행동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어이가 없다는 느낌 보단 정곡이 찔려서 급하게 뭘 감추려고 하는 느낌이 더 강했어.”

  그 말 그대로다. 나는 윤영이 건넨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아.” 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조금 나빠졌는데 그 나빠짐의 원인은 꽁꽁 감춰둔 비밀을 들킨 어린아이의 심정일 것이다. 이런 걸 보면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어른이 되진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어. 정말 뭐가 있기는 한가보구나. 그렇다면 그게 뭘까. 그래서 난 그걸 알고 싶어서 급하지 않은 시간대인 방과 후에 보자고 한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도박이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도 이렇게 소문이 나고 불편할 텐데 고치고 싶지 않을까? 나랑 상담을 할 생각을 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있었거든. 그리고 정말로 넌 방과 후에 이 벤치로 나왔지. 그리고 그 때 너에게 들은 얘기들로 네 소문에 대해 납득했어. 생각한대로 소문엔 좀 날조가 들어있더라. 아무튼 그건 그렇고, 네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낸 해결방안을 말해주는 걸 끝으로 이제 안 만날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었지.”

  “맞아. 내가 제시한 해결방안에 넌 많은 어려움을 겪는 눈치였지. 실제로 네가 내게 물어보기도 했었고. 그래서 난 네 모든 고민들을 한 방에 해결할 답안지를 내놨지. 그게 뭔지는 굳이 말하지 않을게.”

  “그래.”

  “그리고 그 후부턴 네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생각하기를 반복했지. 솔직히 좀 힘들긴 했어. 너와 내가 사귄다는 소식이 퍼지고부터 나한테 은은하게 들어오는 욕지거리나 폭력 같은 걸 당할 땐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나, 라는 생각도 했다니깐?”

  “그러니까 힘들면 그만하라고 했잖아, 그 날에...”

  “책임감이란 게 있잖아. 내가 말해준 것에 따라주는데 고작 그것 때문에 그만 둘 순 없었어. 어차피 그런 애들은 졸업하고 나면 날 찾지도 않을 텐데 뭐.”

  “그래서?”

  “그래서라니?”

  “더 없어?”

  “기다려봐. 숨 찬단 말이야.”

  전혀 숨이 차지 않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정말로 숨이라도 고르는 것처럼 숨을 크게 내쉬며 기지개를 켰다. 그러고 하늘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후에 너랑 여러 곳을 다녔잖아. 카페, 노래방, 놀이공원, 영화관, 서점. 내 집도 넣을 거면 내 집도 포함이고. 아무튼 처음엔 보여주기 식의 데이트로 생각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정확히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다니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건 놀이공원에 갈 때까지만 해도 마찬가지였지. 그런데 문제는 서점이었어.”

  어느 부분에서 문제였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아서 나는 잠자코 있기로 했다.

  “그 날, 너와 서점에 가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집에 갈 때. 네 우산 속으로 들어가 보폭을 좁히면서 걸어가는데 갑자기 내 마음이 울렁거렸어. 물론 멀미할 때와 같이 불쾌한 울렁거림이 아니라 좋은 느낌의 울렁거림이었어.”

  어느새 난 다리를 떨던 것을 멈추고 윤영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아니 왠지 알 것 같지만 이 이야기의 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즉, 설렘인 거야. 너와 많이 다니면서 네가 무성한 소문만큼 인성이 바닥을 기어 다니는 쓰레기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함부로 하는 사람도 아니었어.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너를 향한 그런 마음이 쌓였나봐.”

  내가 그저 가만히 앉아있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농담조로 말을 이었다.

  “뭐, 김칫국 한 사발 들이키고 생사람 잡는 게 빠졌다면 퍼펙트였지만 말이지.”

  그러면서 윤영을 처음 본 사람도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큼 어색하게 만든 웃음을 지어보였다. 내가 따라 웃지 않자 그녀도 다시 웃음을 거두고 타인의 일을 말하는 것처럼, 하지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진지함을 담아 막힘없이 자신의 말에 끝을 맺었다.

  “널 좋아하게 됐나봐.”

  그 말로 인해 시간이 멈춘 느낌을 받았고 그 말이 내 귀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렸고 그 말은 우리 둘의 사이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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