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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심령사진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1.2

어느날 할아버지에게서 도착한 의문의 택배.
그것은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카메라였다!
신이 나서 자랑하려는데 이건..
사람이 안 찍혀?!

사람이 찍히 않는 기묘한 카메라.
사람이 찍히지 않지만 누군가는 사진에 찍힌다.
카메라에 찍히는 누군가는?

 
/16 - 필레마포비아:키스 공포증(마무리)
작성일 : 17-12-13 11:19     조회 : 305     추천 : 3     분량 : 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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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맨날 가던 정원에 있을 건가요?'

 '어? 왜요?'

 '그럼 근처 카페에라도 있어요. 오늘은 진짜 오래 안 걸릴 거예요.'

 

 청랑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터덜터덜 걸음을 내디디는 솔의 얼굴은 시큰둥했다.

 일전에 마음에 들어 하는 그 조용한 정원에서 동화와 여우가 있는 모습을 발견한 후로 솔은 그곳에 가지 않았다.

 

 

 터벅터벅 지루한 얼굴을 한 솔이 막 학교 근처의 카페로 들어서려던 찰나, 카페 한구석에 함께 앉아있는 동화와 여우가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두사람을 발견하고 멈칫한 솔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이정도면 그냥 약을 올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벌써 몇 번째 두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목격했다. 정원에서, 저녁을 먹으러 청랑과 들어갔던 식당에서.

 기분이 상한 솔이 다른 식당으로 부득불 데려가 저녁을 먹고 나왔는데, 그 앞에 마련된 인형 뽑는 기계가 있는 곳에서 함께 있는 두사람을 또 보았다.

 그리고 지금 또 이렇듯 솔이 가려는 카페에도.

 

 처음 정원에서 보았을 때엔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두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이쯤 보자, 솔은 그냥 저 여우가 눈에 띄는 것이 싫은 건가.. 하고 깊은 고민을 했다.

 

 시시콜콜 말이 많은 동화의 얘기를 듣는 것은 나쁘지 않았는데..

 그 시시콜콜 대화를 저 여우와 하는 것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오동화가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살갑게 대했다고 그가 다른 이에게는 그러면 안되는 것도 아닌데.

 

 

 미간을 좁히던 솔은 이내 머리를 헝클어트리고는 짧은 한숨과 함께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곧장 동화가 있는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다녀올게!"

 

 솔이 테이블에 다가왔을 즈음, 우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페 밖으로 뛰쳐나갔다.

 

 

 "....."

 "....."

 

 우로에게 손을 흔들려던 동화는 바로 앞까지 다가온 솔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솔님..?"

 

 솔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 우로 때문에 당황하여 우물쭈물하다가 이내 '큼..'하고 목을 가다듬으며 성큼성큼 걸어가 동화의 맞은 편에 앉았다.

 

 어쩐지 어색한 공기에 동화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솔님 오랜만이네요?"

 "그다지."

 

 시큰둥한 솔의 태도에 동화는 더 쩔쩔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다지 오랜만이 아닌 것은 사실이었다. 몇 번이나 우로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으니.

 다만 동화는 보지 못하였을 뿐.

 

 

 "근데 웬 여우야?"

 "예?"

 

 난데없는 솔의 물음에 당황한 동화가 조금전까지 그 자리에 있다가 뛰쳐나간 우로를 떠올렸다.

 

 

 "아, 그냥 어쩌다 알게 됐는데..."

 

 말끝을 흐리던 동화는 픽 웃더니 덧붙였다.

 

 "친구요."

 

 돌아온 그의 말에 이번엔 솔이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사람이 아니어도 꺼리지 않았다.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물론 솔이 지금껏 관여했던 사람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곁에서 지켜본 바,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는 없었다.

 

 그러니 여우와도 친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기분이 상한 솔은 끝내 못 참고 물었다.

 

 

 "그럼 나는?"

 

 나도 사람이 아닌데. 나랑도 친구가 되는 거야?

 

 뒷말은 삼켰다.

 곁에서 지켜본 바, 지금껏 인간에게 관여하고 싶었던 적이 없던 건 아니다.

 물론 그녀에게 접근하는 이는 많았다. 특히 청랑을 기다리며 대학이란 곳에 가면 말을 걸어오는 이가 너무 많아서 아예 모습을 감추고 있었을 정도니까. 덕분에 동화는 그녀를 귀신으로 착각했지만.

 

 자꾸만 눈에 보이고, 눈에 보이면 신경이 쓰인다.

 

 

 동화는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물었다.

 

 "어? 친구 해도 돼요?"

 

 그 질문이 어쩐지 바보 같아서 동화는 묻고 나서 스스로를 꾸짖었다.

 

 '좀 더 제대로 된 말 없냐고! 아무말 대잔치네.'

 

 

 오묘한 표정의 솔은 아무 말이 없었다. 기분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 알 수 없는 얼굴.

 그 잠시 사이 동화가 얼마나 안절부절 했는지 그녀는 모를 것이다.

 침묵 끝에 솔은 픽 웃었다.

 

 '이런 기분이구나.'

 

 그리고는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뚜렷한 미소로 동화를 바라봤다.

 

 '이래서 청랑님도 놓지 못하는 거야.'

 

 붉게 물든 입술이 곡선을 그리며 곱게 휘어지자 동화는 안절부절 하던 것도 잊고 그녀를 바라봤다.

 친구를 해도 되냐고 물었지만 지금 이 얼굴을 보면 다른 질문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넌 친구한테 그렇게 말 불편하게 해?"

 "에?"

 

 놀란 얼굴을 하던 동화는 이내 무슨 말인지를 깨닫고는 살포시 미소를 머금었다.

 기분 좋은 웃음이라 하기보다는 수줍어하는 얼굴에 가까웠다.

 긴장이 되는지 침을 꿀꺽 삼킨 동화는 짧은 심호흡과 함께 솔을 바라봤다.

 

 

 "응. 솔아."

 

 여유로운 얼굴로 미소 짓고 있던 솔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솔은 생각했다. 청랑이 그 인간에게 빠진 것은 어쩌면.. 처음 이름을 불렸을 그 순간이 아닐까.. 하고.

 

 두 볼에 열기가 느껴져 턱을 괴었던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슬쩍 시선을 피한 솔이 투정부리듯 투덜거렸다.

 

 

 "그래서 말인데. 학교의 그 정원엔 다른 사람 데려오지 마. 내 자리야."

 "응? 아, 아.. 응."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던 동화는 우로와 그곳에 있던 것을 봤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화의 짧은 대답에도 금세 마음이 풀어진 솔은 여전히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동화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곳은 너와 나만의 장소였으면 해.

 

 하지만 굳이 입 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

 

 

 

 "어라? 저 아가씨 아직도 저기 있네."

 

 창가 쪽 복도를 걷던 남자가 나지막이 중얼거리자, 그 옆에서 걸음을 옮기던 수혁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

 

 

 햇빛을 머금은 주황색 머리칼. 멀어서 표정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우로였다.

 

 놀란 수혁인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언제부터 저기 있었습니까?"

 "응? 글쎄. 근데 한참전에 봤을 때도 저기 있었는데. 머리색이 예뻐서 기억하지. 게다가 봐,"

 

 그의 손짓을 따라 우로의 주변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녀를 힐끔거리며 서성이는 수많은 남자들이 보였다.

 

 

 "여기서 보니까 저게 다 보이더라고. 얼마나 예쁘길래 저렇게 모여드는 거야? 궁금해서 나도 보고싶네."

 

 창문으로 바짝 다가선 수혁은 저도 모르게 창문을 어루만졌다.

 그녀를 힐끔거리는 주위 남자들이 신경 쓰여서 미칠 것 같았다.

 

 

 "...."

 

 입을 꾹 다물고 그녀를 바라보던 수혁이 결국 방향을 틀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렸다.

 

 

 "선배, 저 잠시, 자리 좀 비우겠습니다!"

 "뭐? 어차피 퇴근 시간이야! 그냥 퇴근해, 이 놈아!"

 

 선배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내달린 수혁은, 퇴근하는 사람들 틈새로 건물 밖으로 나섰다.

 멍하니 입구를 바라보고 서있던 우로는 뛰어나오는 수혁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숙여진 얼굴이 얼핏 붉은 기를 머금은 것만 같아 수혁은 용기내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는 그녀와 조금의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여긴 어쩐 일이야?"

 

 여기까지 단숨에 달려온 사람 치고는 꽤나 무덤덤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수혁은 저도 모르게 차가운 태도가 튀어나와 조금 당황스러워 고개를 홱 돌렸다.

 

 힐끔 그를 올려다본 우로는 고개를 돌린 수혁의 모습에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카페에서 동화의 이야기를 듣고 샘솟은 용기에 이곳까지 찾아오기는 했다.

 물론 찾아온 직후 무서워진 우로는 일하고 있는데 방해될 거라는 핑계로 이곳에 멈춰 서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겁이 나서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다만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건물 밖으로 나왔고, 지금은 수혁마저 눈앞에 있었다.

 

 입술을 벌려 보아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후...."

 

 그리하여 깊은 한숨을 내쉬는 우로. 사실 심호흡에 가까웠지만 한숨을 내쉬는 줄 알고 수혁은 움찔했다.

 

 

 여기까지 와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간다면 동화와 시완이 같이 술잔을 기울여주기는커녕 혼만 낼 것 같았다.

 그래서 우로는 주먹을 꼭 움켜쥐고는 고개를 들었다.

 

 홍조 띈 얼굴. 그를 똑바로 바라보는 올곧은 눈빛.

 그 탐스러운 입술이 벌어져 드디어 목소리를 쏟아냈다.

 

 

 "나는 수혁씨가 좋아."

 

 말했다. 드디어.

 

 

 드디어 말을 뱉어낸 우로는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반대로 수혁은 숨을 멈춰야 했지만.

 

 

 "그래서 더 만나고 싶어. 나 아직 무서운게 많아서.. 또 싫어질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내가 붙잡을게.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지 말자."

 

 사람들로 가득한 퇴근시간 회사 앞.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는 당차게 말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주먹을 움켜쥔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떨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피하지 않아서.

 

 그래서 결국 수혁은 참지 못하고 한걸음에 달려가 우로를 품에 안았다.

 

 

 "미안해요."

 "나도."

 

 우로가 거부하지 않고 품에 폭 안기자 수혁은 그녀의 어깨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줬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연출한 것 같은 두사람의 모습을 주변에 모여 구경하던 사람들 중 몇은 박수를 치기도 해서 꼭 끌어안은 채 우로와 수혁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여야 했다.

 

 그날의 그 사건은 곧 수혁의 회사에 공공연하게 퍼져 수혁은 본의 아니게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후에 동화가 우로에게서 듣기로는 그날 수혁이 안아주었지만 역시 입맞춤은 무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무섭다고 하는 우로에게 수혁은 웃어주었고, 기다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시완과 셋이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들은 동화는 나중에 이렇게 만나는 자리에 솔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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