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3 장: 천율기 (2)
작성일 : 17-12-13 03:04     조회 : 291     추천 : 1     분량 : 507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곳이 맞느냐?”

 

  유와가 안내한 곳은 외진 곳에 있었다. 목조 건물인데 창고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다. 평합문에게는 꽤나 익숙한 공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그의 소유였다. 유와는 천공께서 비밀리에 모시라고 하였다며, 부득이 하게 이곳을 사용 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인적이란 그림자조차 없었다. 합문은 네 주인은 어디 있냐 물었다. 유와가 큰 눈을 깜박거리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천공께서는 가주님을 뵙고 있습니다만?”

 

  그의 답에 평합문은 얼굴을 구기며, 지금 자신과 장난 하는 것이냐며 소리를 질러 대었다. 유와의 반응이 가관이다. 유와는 영문을 모르겠다며, 자신은 천공의 명만 따를 뿐이라 하였다. 평합문은 네 주인이 나를 보자고 하였다면서 이곳이 아니라, 천율기 년이 있는 곳으로 다시 향하라 난리를 쳤다. 그러더니 순간 배에서 뜨겁기도 하고 차갑기도 한 낯선 감각이 밀려온다. 배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진동은 발끝에서 힘이 풀려 쓰러진다. 목까지 올라온 이질감이 폐부를 치어 억소리가 튀어나온다.

 

  아이의 커다란 눈에 놀란 평합문의 얼굴이 보인다. 평합문은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야를 아래로 내리니 손잡이만 남은 칼이 몸에 달라붙어 있다. 섣불리 그걸 잡지도 못하고 평합문은 유와에게 의아함만 표했다. 유와가 배시시 웃었다.

 

  “안된다. 안된다. 하셔도 장공께서 힘을 쓰셨습니다. 제 옷을 벗기려고 하시고. 가만 있어보자.”

 

  뭐라 중얼거리더니 생각이 나지 않는 듯 눈동자를 위로 올린다. 손바닥을 마주치며, 유와가 갑자기 제 옷을 마구 찢는다. 평합문은 웬 정신병자를 만나 이렇게 가는 구나 생각했다. 이건 조금 억울하지 않은가? 백 번 양보해서 자신이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렇게 갈 인물은 아니지 않는가?

 

  “이 정신나간 놈이 뭣 하는 것이냐!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평합문이 발버둥을 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유와는 당황한 기색으로 합문의 입을 봉하고, 눈을 찡긋거리며 조용히 하시라 소곤거렸다. 지금 이러시면 천공께서 매우 당황하신다며, 조금만 참으시면 금방 사람들이 오고, 다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한다. 유와는 칼자루를 세게 쥐었다. 입이 막힌 평합문은 비명도 내지르지 못했다. 평합문이 바르르 떨면서 정신을 놓자, 그제야 일어서며 흘러나온 콧물을 훔쳤다.

 

  “그 다음에……. 제가 반항을 하자, 옷을 마구잡이로 찢으시더니. 여기서 울고. 저는 어쩔 수 없이 손에 잡히는 게 칼이어서, 민다는 생각에 그만. 정말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득해 지는 정신 사이로 주문을 외우는 것인가, 계속 중얼거리는 유와의 모습이 언뜻언뜻 사라진다. 움켜쥔 배에서 꿈틀거리며 따뜻한 것이 세어 나오기도 했다. 말캉한 것이 빠져나오려는 듯 하다. 합문은 죽음을 직감하며, 발버둥치고 싶었다.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삐져 나온 것들을 다시 집어넣으려 애를 쓴다. 손끝이 느껴지지 않는다. 껄떡이는 숨은 더 이상 제 것이 아니었다. 결국 호흡만 멈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와가 악을 쓰기 시작했다. 초라한 묫자리다 생각하며 합문의 의식이 멀어지고 있었다.

 

  눈이 온다. 지붕 틈새로 흘러 내린 물방울은 고인 붉은 웅덩이에 섞여 있다. 빨갛게 물든 손이 꽃잎에 물든 것인지, 한 소년은 쓰러진 남자의 배를 붙잡으며 떨고 있다. 소리에 놀라 들이닥친 여성은 그 광경에 다리에 힘이 풀린다. 도와 달라는 아이의 말에 기다시피 다가가 널부러진 사람의 코에 손을 데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여인은 시체의 배에 손을 대고 있는 유와의 어깨를 잡고 떼어 낸다. 사람을 불러올 테니 눈을 감고 있어라. 괜찮으니, 가만히 있어라. 다독였다.

 

  천율기는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유와를 불렀다. 아닌 밤 중이라도 천공께서 찾으시면 가야한다며, 유와는 율기보다 먼저 집무실 앞에 와 있었다. 율기는 꼬박 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뭣 한다고 벌써 왔냐며, 추우니 얼른 들어가자 하신다. 천공이 자리를 건네고 따뜻한 차를 내려 주신다.

 

  “힘든 것은 없느냐?”

 

  유와는 천공께서 평안하신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고개를 가로 젓고 방긋 웃는데, 그 모습이 귀여운지 천공께서 다과를 건네신다. 천공도 참.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어, 한 사람 몫은 하는데 아직 아이로 보시는 가 보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천공께서는 가끔 이리 따로 부르시곤 한다. 그것이 유와에겐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천공께서 한참을 바라보시더니, 돌돌 말린 천을 건네셨다. 그 안에 작은 검 하나가 들어있었다. 유와는 차마 묻지는 못하고, 눈만 굴린다. 천율기가 숨을 내쉬며 유와에게 어려운 부탁이 있다 하였다. 유와는 무엇이든 명하기만 하신다면 반드시 이행하겠다 다짐한다. 율기가 씁쓸한 미소를 띠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유와야. 정치라는 것을 하다 보면, 원치 않은 걸림돌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그것에 채이면 오도가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머물게 되지. 이 돌을 어찌 빼내야 할까? 고민하면서 말이다. 때론 그것이 부당한 듯도 하여, 하늘에 원망을 늘어놓기도 하지. 허나, 하늘에겐 눈이 없어 살피지 아니한다. 연약한 인간은 버티지 못하고 곧잘 쓰러지곤 한다.”

 

  유와에게는 어려운 소리였다. 그럼에도 유와는 끝까지 천공의 말을 경청하고자 한다.

 

  “때로는 인간이 하늘을 이길 수가 있다. 그건 인간이라는 존재가 유일하게 서있지 아니하고, 서로 맞물려서, 기대서, 의지하며 살아가기 때문이지.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이루어 나간다.”

 

  유와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천공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베풀어 주신 은혜가 하늘에 닿아, 어찌 갚아야 할 방도를 모르겠는데,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해내겠습니다. 가슴을 두드린다. 천율기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유와야. 그것이 아니다. 나는 너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사람이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행한 것이다. 너는 그것에 대해 어떤 의무감도 가져서는 안된다. 마음 내키지 않는 것을 하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유와는 눈치가 빠른 편이다. 비록 공부 쪽에는 전혀 재능이 없어 상급학교 진학에는 실패하였으나, 어려서 홀로 된 탓인지 윗사람들의 언어엔 숨겨진 뜻이 있고, 유와는 그걸 잘 잡아내는 편이라 생각한다. 유와가 가만히 천공이 원하는 답이 무얼까 고민했다.

 

  “천공. 그저 궁금해서 여쭙는 것인데, 천공께도 그 걸림돌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천율기가 미소를 짓는다. 정확한 답을 맞추었다.

 

  이른 시각의 소란에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불쑥 내미는 이들이 비명인지 탄식인지를 지른다. 허나, 도망치지 않고 곁눈으로 살피고 있다.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비록 참상이나, 좀처럼 볼 수 없는 흥미거리기도 하다. 유와는 얇은 시선을 느끼면서 다리 사이로 고개를 파묻고 있었다. 군이 몰려와 현장을 정리하며, 범인으로 짐작되는 유와를 연행하려고 한다. 유와는 발버둥을 마구 치며, 정신이 나간 듯 같은 말만 반복한다.

 

  “안된다. 안된다. 하였는데. 평공께서 억지로 그러셨습니다. 저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정말 안된다. 그래도 힘을 쓰시고 그랬습니다. 옷을 마구 잡아당겼습니다. 정말 저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살려주세요. 저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결국 장정 두 명이 억지로 일으켜야 겨우 끌렸다. 소리소리를 지르는 유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 조사하여 한 치의 어긋남도 없게 하겠다는 말 뿐이다. 통솔자가 싸늘한 육신을 바라본다. 얼굴만 보아도 누군지 알 만큼 유명한 인사다. 아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말년에 욕망으로 모든 걸 잃게 생겼으니. 혀를 찰 뿐이다.

 

  천율방은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본당 의석이 하나 둘 차고 있는데, 회의를 미루라던 천율기는 태평하기만 하다. 머릿속엔 마땅한 핑계거리도 떠오르지 않아 발만 구르고 있었다. 시작 전 염방이 다가와 걱정스레 무슨 일이냐 묻는다. 천율방은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 손 짓으로 물러가라고만 하였다.

 

  “당최 무슨 일인지.”

 

  염방은 머쓱한 표정으로 지정석에 돌아왔다. 능천사당 시동 하나가 헐레벌떡 들이닥친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얼굴에 이 무슨 난리이냐 다그치지 못했다. 시동은 천율기에게로 직진하여 귀에 무슨 말을 건넨다. 율기는 귀를 의심하며 크게 참말이냐? 하였다. 시동이 몸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율기는 아이를 토닥거리며 진정하라 하고는 가주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평합문이 사망하였다 합니다.”

 

  천율방은 기대도 않던 소식에 잠이 확 달아난다. 이것인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천율기의 표정이 두렵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율방은 중앙회의의 연기를 선언하였다. 양회 인사를 가릴 것 없이 의문을 표하는데, 율방이 눈을 감으며 말한다.

 

  “인지일부장 평합문 공이 운명했다는 소식이요.”

 

  회의장이 충격으로 술렁인다. 염방은 갑작스런 죽음이 어이가 없었다. 사태가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가주가 전한 소식은 끝나지 않았다.

 

  “사인은 타살이라 하오. 이에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전까지 중앙회의의 연기를 선포하는 바. 당 가신들은 사태의 자중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축해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시오.”

 

  천율방이 해산을 명했다. 양회 간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었다. 염방은 평합문의 죽음이 반갑지마는 않았으나, 호재에 가깝다 생각하며, 청천회 긴급 소집을 명하고 있었다. 운연이 뛰듯이 나간다. 천율기의 시선과 마주친다. 염방은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하고 뒤를 돌아 침을 탁 뱉을 뿐이다. 어쩌면 기회일 수도 있다. 청천당으로 향하는 길이 길기만 하다.

 

  “이게 무슨 낭보요! 평공께서 돌아 가시다니. 이런 시국에.”

 

  일찍이 평합문의 휘하에서 세를 불려온 팽우덕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우덕에게 합문은 정치적 스승이자, 아버지와 같은 분이다. 우덕은 어떤 씹어 먹을 놈이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냐 하면서 오열을 참지 못한다. 주변에서 진정하라고 그를 달래는 이들은 한결같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으니 진정하라 하였다. 중혼 후보자는 아주 뒷전이다. 누군가 굳은 얼굴로 정천당에 들어온다.

 

  “회주. 이 어떻게 된 것이요?”

 

  팽우덕과 동기인 기비조이 천율기 앞으로 가 탁자를 내리친다. 비조는 예천당원이 장공을 살해했다며, 회주의 짓인가 물었다. 그 말을 들은 팽우덕이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온다. 눈이 뒤집혀 흰자만을 띄우고, 별 욕을 다 하면서, 금방이라도 칼을 꺼내 벨 기세다. 그럼에도 천율기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청천무가!

 

 지금 Facebook 및 Instagram에서 Team.Variation을 팔로우 하시면 더욱 다양한 소식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작품 설정 변경으로 인한 내용 변경 2017 / 12 / 8 637 1 -
공지 Variation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안내! 2017 / 12 / 4 648 1 -
공지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신비한 발타사전… 2017 / 12 / 4 626 1 -
공지 청천무가와 묵일영 2017 / 11 / 30 780 4 -
20 제 3 장: 천율기 (End) 2017 / 12 / 17 342 0 5188   
19 제 3 장: 천율기 (8) 2017 / 12 / 17 289 0 5005   
18 제 3 장: 천율기 (7) 2017 / 12 / 17 277 0 5057   
17 제 3 장: 천율기 (6) 2017 / 12 / 17 305 0 4726   
16 제 3 장: 천율기 (5) 2017 / 12 / 17 261 0 4894   
15 제 3 장: 천율기 (4) 2017 / 12 / 14 287 1 5205   
14 제 3 장: 천율기 (3) 2017 / 12 / 14 277 0 5124   
13 제 3 장: 천율기 (2) 2017 / 12 / 13 292 1 5073   
12 제 3 장: 천율기 (1) 2017 / 12 / 12 269 1 5099   
11 제 2 장: 벽아련 (End) 2017 / 12 / 11 290 1 5003   
10 제 2 장: 벽아련 (5) 2017 / 12 / 10 287 1 5010   
9 제 2 장: 벽아련 (4) 2017 / 12 / 10 282 1 5055   
8 제 2 장: 벽아련 (3) 2017 / 12 / 8 287 4 5028   
7 제 2 장: 벽아련 (2) 2017 / 12 / 6 270 5 5033   
6 제 2 장: 벽아련 (1) 2017 / 12 / 6 279 5 5029   
5 제 1 장: 염방 (End) 2017 / 12 / 4 306 4 5033   
4 제 1 장: 염방 (4) 2017 / 12 / 3 316 4 5079   
3 제 1 장: 염방 (3) 2017 / 12 / 2 329 4 5129   
2 제 1 장: 염방 (2) 2017 / 12 / 2 353 4 5047   
1 제 1 장: 염방 (1) 2017 / 11 / 30 623 4 502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