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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며칠간 어린 공주의 부모노릇을 하고 있던 마왕.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생기자 마왕은 공주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7년 후 공주는 당당하게 마왕을 향해 8서클 마법을 날려 죽이려 하고 공주가 내뱉는 상큼한 말 한마디.
“뮤트라! 나랑 결혼하자!”
“....야. 꼬맹이. 장난하냐!?”
마왕의 공주님 길들이기? 공주님의 마왕 길들이기?
어느 쪽이든 이들의 미래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신을 위한 복수를 목표로 두고 오늘도 마왕은 공주에게 시달리고 자유를.....얻을 시간도 없이 시달린다.

 
에피소드2-그레이스라는 이름
작성일 : 17-12-12 21:11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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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2-그레이스라는 이름

 

 “시....트라.”

 “미안, 베리나......다시는.....”

 

 뭐라고 하는 거야......

 내 배에 꽂혀있는 이 칼 때문인가?

 뭐야, 죽기 직전이라 잘 안 들리는 거였네.

 대체 어쩌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서로 대판 싸운 적도 많지만 이렇게 틀어지는 일은 없었던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도 나름 남자는 잘 만났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

 “베리나.”

 

 서서히 눈을 감아 시체가 싸늘하게 식어가기를 기다리는 나였다.

 하지만 싸늘한 느낌이 일순 사라짐과 동시에 무언가 느껴져왔다.

 그래, 마치 살아있는 온도를 느꼈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그곳에서 나를 부르는 누군가.

 

 “누군데 내 안식을 귀찮게 하는 거야?”

 “벌써 잊었나. 어리석군, 베류나.”

 “뭐야, 그레이스였잖아.”

 “그럼 나 이외에 누가 있겠나?”

 

 성도 없이 이름만 홀로 알려준 그레이스.

 그는 혈마 중에서도 최상위에 손꼽히는 혈마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에 걸맞게 계약으로 나에게 엄청난 힘을 주기도 했었다.

 신의 왼팔도 잘라버릴 정도였으니.....

 

 “그런데 왜? 이제 내가 죽으니까 아쉬워?”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라. 네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냐.”

 “하하하, 혈마도 죽기는 무서운 모양이지? 그야 그럴게 가족 같은 구조도 없으니까.”

 “그래서 말이다. 혹시 너에게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기회라니? 난 이렇게 죽어서 곧 소멸할 예정인데?”

 “넌 죽었지만 난 아직 살아있다. 즉, 너를 살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럼 대신 너는 죽을 거고. 맞지?”

 “............”

 

 그레이스가 나를 살리게 되면 반대로 그레이스는 죽게 된다.

 그레이스의 혈마로서의 능력은 전부 나에게 흘러들어오고 그레이스는 내 안에서 숨조차 쉬지 못한 채 죽어있을 뿐.....

 

 “날 살리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건 뭔데?”

 

 혈마들의 성격은 잘 안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며 득이 되지 않는 일도 전혀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득만을 위해서 탐욕적으로 움직이는 혈마가 내게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혈마의 왕이 되어 신을.....죽여라.”

 “그레이스? 지금 말이 되는 소리를.....”

 “나의 힘과 너의 힘이라면 신을 죽일 수 있다. 우리는 제 3자의 입장에 있는 종족이니.”

 “제 3자라.....표현 한 번 기막히네.”

 

 이 세계의 모든 것은 천계와 마계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계는 천계와 마계의 피조물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주신이 만든 인간과 마신이 만든 몬스터가 존재한다.

 하지만 주신과 마신, 양쪽 모두 해당되지 않는 특이한 생물체.

 인간으로 치면 돌연변이 같은 느낌일 것이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나타나 전혀 다른 느낌을 지닌 존재이니....

 

 “나는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죽은 네 딸이 인계에 있는데도 말인가?”

 “그게 무슨 소리야, 그레이스.”

 “말 그대로다. 얼마 전에 얻은 정보지만 정확할거다.”

 “웃기지 마. 인간으로 살아나려면 주신의 힘이 있어야해. 주신이 그걸 허락했을 것 같아!?”

 “뭐, 정확한 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네 딸이 인간계에서 환생했다고 하는군.”

 

 지금 상황에서 의미 없이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정말 벨리이르가 환생을 한 것이라면......

 

 “신을.....죽이면 되는 건가?”

 “크큭, 그래. 우선 널 혈마의 왕으로 만들어주지.”

 “별로 좋지는 않은 기분일 것 같은데?”

 “모든 건 너에게 맞기겠다. 계약자여.”

 “그런 칭호, 부담된다고 했잖아.”

 

 그레이스는 내 몸에서 빠져나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계약하여 내 안에 들어가기 전의 형태.

 마치 인간과 흡사하게 생겼으며 꽤나 단발이 예뻤었다.

 

 “너에게 나의 모든 것을 맡기겠다. 너의 이름을 내가 먹어치우는 대신 너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전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이름이라.....꽤 대가가 싸네?”

 “그리 값싸다고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잘 할게.”

 “......농땡이는 피우지 마라.”

 “알았어, 알았어.”

 

 그레이스가 왼쪽 팔을 나에게 뻗더니 내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옅은 흰색을 띄며 동시에 노란색도 띄고 있는 불빛.

 점차 그게 그레이스에게 빨려 들어가더니 그레이스의 몸은 순식간에 노화가 이루어져 얼굴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며 늙어가기 시작하였다.

 

 “뭐야, 그거?”

 “네 이름이다.”

 “내 이름이 그렇게 늙었나......?”

 “이름이라는 것은 본래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상관없지. 모든 건 이름으로부터 시작되는 인생이니.....”

 “너 지금 은근슬쩍 나이 많다고 욕하는 거야?”

 “많긴 하잖나, 400살이나 넘었으니.....”

 

 나는 그레이스의 머리를 한 대 내려찍었다.

 그레이스는 아프다는 듯이 머리를 움켜잡았고 흑발로 빛나던 그레이스의 머리색은 하얀색으로 탈색되어 버렸다.

 

 “늙었네.”“이제 난 소멸할 것이다. 내가 영원히 소멸함과 동시에 내 힘은 고스란히 너에게 양도될 것이고 너는 대의를 이루는 것이다.”

 “그렇게 들으니 막상 엄청난 책임인 것 같네.”

 “넌 천족이지만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레이스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은 채 그레이스만 보일 정도로 어두웠던 공간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갔고 내 몸은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옅어지고 옅어져서 아래 발판까지 보일 정도로 희미해진 내 몸은 금세 사라질 듯이 위태위태하였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일순에 눈부신 곳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곳은?”

 

 인간들이 이곳에 있는 것을 보아 이곳은 인간계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인간계와는 사뭇 달랐고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 집처럼 보이는 건물은 높이를 잴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쌓여 있었고 밤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빛이 주변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인간계 맞아?”

 

 정말 인간계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인간들은 이렇게 발전하지도 못하였지만 마법을 사용하여 다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는데 이곳에는 마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빠아앙!!

 

 “야, 이 미친년아!! 뒤지려고 환장했어?!”

 “뭐지, 이 몬스터는?”

 

 몬스터 안에 사람이 들어있었고 아마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몬스터를 조종하는 것처럼 보였다.

 앞쪽에 랜턴과 같이 빛이 밝혀져 있었고 내부는 인간이 앉기 쉽게 의자처럼 생겼었다.

 

 “몬스터와 인간이 공존하다니......참으로 대단한 곳이군.”

 “빨리 안 꺼져!!”

 “호오, 감히 짐에게.....”

 

 뭐지, 마력이 반응하지 않는다.

 체내에 마력은 충분할 터인데......마력이 하나도 없군.

 심지어 혈마의 힘까지 없어졌다.

 이래서는 인간과 다른 게 없지 않는가.....

 

 “그레이스님.”

 “누구냐, 누군데 감히 날 부르는 거지?”

 

 본명은 그레이스가 아니지만 그냥 그레이스라고 하자.

 별 상관은 없겠지.

 

 “당신을 안내하러 나온 잭이라고 합니다.”

 “야!! 그 여자 대리고 빨리 꺼져!!”

 “죄송합니다, 지인이 한국은 처음이라 생소했나 보네요.”

 “에이, 시X. 재수가 없으려니.”

 

 몬스터 안에 있는 남자는 다시 몬스터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마력도 없는 그들이 어떻게 몬스터를 타고 다니는지......정말 궁금하다.

 

 “저대로 두어도 되는 건가?”

 “설마요. 그레이스님을 보좌할 제가 감히 저런 것을 놔두겠습니까?”

 

 순간 터지는 폭발음이 들리더니 그곳에는 아까 몬스터를 타고 다니던 남자가 불길에 휩싸이고 있었다.

 

 “호오.....너는 마력이 있나 보구나.”

 “그레이스님이 마력을 보충하지 않으신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계약하지 않은 혈마는 마력을 흡수하기 위해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양식으로 먹고 살아갑니다. 아마 방금 전의 폭발이 일어난 곳에 무언가 보이지 않으십니까?”

 

 잭의 말대로 폭발이 일어난 곳을 보니 검은색의 오로라가 불타고 있는 몬스터를 감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되게 기분 나쁘게 보이는군.”

 “이제 저 오로라를 향해 마력을 사용하듯이 컨트롤을 해 보십시오.”

 

 마력을 사용하듯이 힘을 주자 검은색의 오로라가 나를 덮쳐오기 시작하였다.

 순식간에 없어진 오로라가 내 안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마력이 조금씩 차는 것을 느꼈다.

 

 “이거 은근 편리하군.”

 “반대로 약점일 때도 있지만요.”

 “그건 그렇고 이곳은 어디지?”

 “292차원의 인간계 중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입니다.”

 “아아, 뷰레스가 관리하던 그곳이군. 그곳이 이렇게까지 변하다니.....”

 “그레이스님은 앞으로 이렇게 혈마의 힘을 모아서 평균치까지 올리셔야합니다.”

 “그레이스 본인에게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을 건데.”

 

 나는 눈을 부릅뜨며 잭에게 말을 걸었다.

 분명 그레이스의 힘은 고스란히 나에게 건내져 온다고 하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혈마의 힘은커녕 내 힘까지도 느껴지지 않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원래라면 나흘 전에 눈을 떴어야만 하는 그레이스님이 지금 눈을 뜨셨습니다.”

 “뭐라고?”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단지 그레이스님의 힘이 당신에게 양도되어 재탄생하는 순간 그레이스님의 힘이 두 개로 나뉘는 걸 느꼈죠.”

 “부작용인가.......”

 

 “하나는 원래 있던 세계인 322세계로, 다른 하나는 이곳 292차원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럼 다른 힘이 있는 곳에는 누가 가 있는 거지?”

 “걱정 마십시오. 그곳에는 따로 다른 혈마를 파견하였습니다. 그레이스님은 여기서 차원의 문을 열 정도로의 힘을 얻으시면 됩니다.”

 “하하.....이거 생각보다 더 귀찮은 일이 벌어진 것 같네.”

 

 잭이 차원의 문을 열어도 나는 그 문에 들어가지 못한다.

 차원의 문에 들어가기 위한 힘이 내게 없기 때문에 차원의 문에서 나를 거절해 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에서 파티를 맺고 포탈을 타려는데 입장권이 없는 상황이네요.”

 “그게 무슨 말이지?”

 “한마디로 개 노답이라는 말입니다.”

 “이곳의 언어인가? 참으로 특이한 언어를 구사해 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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