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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며칠간 어린 공주의 부모노릇을 하고 있던 마왕.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생기자 마왕은 공주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7년 후 공주는 당당하게 마왕을 향해 8서클 마법을 날려 죽이려 하고 공주가 내뱉는 상큼한 말 한마디.
“뮤트라! 나랑 결혼하자!”
“....야. 꼬맹이. 장난하냐!?”
마왕의 공주님 길들이기? 공주님의 마왕 길들이기?
어느 쪽이든 이들의 미래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신을 위한 복수를 목표로 두고 오늘도 마왕은 공주에게 시달리고 자유를.....얻을 시간도 없이 시달린다.

 
[19.금지된 계약의 힘]
작성일 : 17-12-12 21:08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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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금지된 계약의 힘]

 “마족과 계약을 한 건가. 인간주제 그 정도면 꽤 괜찮은 계약이군. 몸이 얼마 못 버티겠지만.”

 

 내 외형은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정작 나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눈을 위로 올렸을 때 보이는 뿔밖에 눈치를 못 채겠지만 눈은 확연히 다르다.

 이전과는 다르게 동체시력이 매우 뛰어나게 되고 새로운 두 가지 능력을 얻게 된다.

 그중 하나가 자신의 마력을 엄청나게 재생시키는 것.

 

 “일시재생.”

 

 레스토레이션(Restoration)으로 잘린 팔을 회복시키기엔 너무 늦는다.

 마력을 덩어리로 만들어 팔의 형태로 만든 다음 일회용 팔로 만들고 그걸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레스토레이션: 몸이 절단 되어도 재생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치유력마법

 

 “미리 말해두지. 흔해빠진 마족이 아니다.”

 “그럼 마왕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고작 인간의 몸으로?”

 

 혈마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그 뒤에는 내가 서 있었고 가고일의 몸은 두 갈래로 찢어지고 있었다.

 

 “오, 꽤나 대단한 능력이군. 마왕의 계약자는 뭔가 달라도 달라.”

 

 찢긴 몸에서 실 같이 얇은 줄이 나오며 서로를 엮고 있다.

 두 갈래로 찢어도 다시 붙는 재생능력이라.....

 다행이군, 마음대로 찢어버릴 수 있어서.

 

 “그럼 이제 나도 공격하면 되는 건가?”

 

 -카앙!!

 

 혈마는 내 머리를 노리며 자신의 손을 찔렀다.

 나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롱소드로 그 손을 막아내었고 그 여파로 주변의 땅이 갈라지며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오.....대단해, 대단해, 대단하다고!!”

 “시끄러워.”

 

 혈마와 나는 계속해서 서로를 물어뜯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단지, 희미하게 보이는 잔상과 휘둘러지는 검기, 파괴되는 지형만이 눈에 보이겠지.

 

 “어이, 어이. 왼쪽이 자꾸 비고 있다고.”

 “크윽....!!”

 

 왼팔을 긴급히 만들어낸 탓에 제대로 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막을 때도 왼쪽을 맞으면 다음 공격을 방어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팔의 균형감이 맞지 않는다.

 

 “끝이다, 인간!!”

 “바인드(Bind)”

 

 바인드: 적의 몸을 묶음(단, 적과 닿고 있어야 한다.)

 

 “허억.....허억.....”

 “인간, 이걸 위해....서....!!”

 

 내 왼팔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혈마.

 왼팔에 틈을 주면 저 녀석은 그곳을 공략할 것이라는 도박에 나는 성공하였다.

 왼쪽에서 오는 혈마의 공격을 내가 잘 방어하지 못하는 사실을 알고 저 녀석은 왼쪽에서 있는 힘껏 공격을 하였다. 방어에는 성공하였지만 다음 방어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혈마는 결국 자신의 꾀에 넘어간 꼴이다.

 

 “분명 이 패턴대로면 왼팔로 방어를 못 했을 건데.... 어째서....!!”

 “확실히 왼팔은 못 움직이겠더라.”

 “그럼 어떻게....”

 “내가 왼팔 하나 불편하다고 왼팔을 버릴 사람 같냐?”

 

 왼팔이 불편하면 그 왼팔에 맞추면 되는 일이다.

 양손의 비중에서 왼손의 비중이 줄어들면 오른손의 비중을 늘리면 그만이다.

 아까의 공격도 한 번 막아낸 다음 바로 왼쪽으로 다시 들어오는 혈마의 공격을 오른손에 힘을 힘껏 주어 롱소드를 휘둘렀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힘은 몸을 가누기 어렵게 만들게 되어 있다. 롱소드를 휘두른 반동으로 내 몸은 왼쪽으로 꺽이게 되었고 나는 왼손으로 혈마에게 바인드를 걸었다.

 

 “슬슬 끝내자.”“흥, 네놈은 어차피 날 끝내는 방법 따위.....그, 그건!!”

 “왜? 더 말해봐. 들어는 줄게.”

 “마, 마신의 스크롤....!! 그걸 어떻게 네놈이!!”

 “혹시 모르니까 받아왔지. 내 계약자가 마신이거든.”

 

 마신의 스크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봉인시킬 수 있고 시전자가 원하지 않는 이상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봉인의 서.

 하지만 이걸 사용하면.....베류나도 죽게 될 것이다.

 

 “시....베르토 씨.....”

 “베류나?”“당신을 만나 겨우 저를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정신 차려, 베류나!”

 “죗값을 치루기 위해서라도.....”

 “너.....”

 “저를 죽여주세요.”

 

 베류나는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혈마 사이의 관계가 너무 짙어진 나머지 혈마가 죽거나 베류나가 죽으면 둘 중 한 명은 무조건 죽는다는 것을.

 

 “마신이여.....”

 “아, 안 돼!! 잘 생각해, 내가 죽으면 베류나도 죽는다는 사실을!!”

 “그대의 권능을 이용하여 이루고자 하는 바를 얻는 바이다.”

 

 그래, 이게 베류나를 위해서도 알맞은 일이다.

 내 감정으로 인해 베류나를 살려주었다가 혈마가 그녀의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힘의 대가는 나의 생명, 생명을 매개체로 적을 삼키노라!”

 

 마신의 스크롤에서 게이트가 열렸다.

 끝없는 어둠만이 잠식하고 있는 게이트.

 그리고 엄청난 흡입력으로 베류나를 빨아들이고 있다.

 

 “크윽.....!! 이렇게 갈 수 없다!!”

 “소용없어. 이 게이트는 네가 들어갈 때까지 없어지지 않는다.”

 “내가 너 따위 놈한테!!”

 “전직 지천사, 시베르토 케인 뮤트라라고 한다.”

 “그.....투신 뮤트라!? 넌 분명히 죽은 걸로.....!! 으아악!!!”

 

 베류나의 몸은 그대로 남은 채 혈마는 베류나에게서 떨어져나가 게이트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게이트가 닫히자 게이트는 다시 크스롤로 변해버렸다.

 

 “베류나, 정신이 들어?”

 “시베....르토 씨.”

 “그래, 나 여기 있어.”

 “아...쉽네요. 기껏 시베르토 씨가 저를 눈뜨게 해주었는데.”

 “늦지 않았어, 네 안의 혈마는 이미 없어졌고 너는 이렇게 죄를 뉘우치게 되었는걸....”

 “저....사실은 조금 더 살고 싶어요, 그래서 시베르토 씨랑 아샤님이랑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많은 걸 보고 싶었는데.....”

 “그래.”

 “시베르토 씨. 원래 제 이름.....----이라고.....불러요.”

 “..............”

 

 베류나가 밝힌 본명.

 난 그 본명을 듣지 못하였다.

 듣지 못한 것인지, 듣지 않은 것인지.....모르겠지만 그 이름을 들으려는 순간 베류나의 입은 막혀있던 것처럼 이상한 소리만 났다.

 

 “아까 옥상에서 얘기했던 거 잊지 마시고.....상처받지 않기를 바....랄게.....”

 

 제길, 이번에도 난 누구하나 구하지 못하였다.

 베리네처럼 이번에도 누군가를 희생시켜 일을 끝내는 결말을 맞았다.

 베류나, 난 네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인간도 아니고 죗값을 덜어내는 인간도 아니야.

 그럼에도 누군가의 죄를 뉘우치게 만드는 건 너무 이기적인 일이었을까?

 그리고 베류나의 본명.

 난 확실히 그 본명을 듣지 못하였다.

 

 

 

 “정말, 언제 쯤이면 일어나는 건데?!”

 “그건 저도 잘.....외관상으로는 전혀 상처가 없기 때문에.....”

 

 시끄러워......

 

 “내가 이런 대답이나 들으려고 그쪽을 데려왔는지 알아? 제대로 된 답을 내 놓으라고.”

 “죄송합니다, 다시 검사를.....”

 

 아, 짜증나기 시작한다.....

 

 “잘못 검진하거나 이번에도 이상이 없다는 말이 나오면 넌 앞으로 의사생활에 명함 못 내밀 줄 알아!!”

 “며, 명심하겠습니다!!”

 

 제발.....누가 저 꼬맹이의 입을 막아줘.

 시끄러워, 제발, 제발!!

 

 “결과 나왔어?!”

 “아, 아뇨. 그것이.....”

 “아, 좀! 시끄러워!!”

 “뮤트라!!”

 

 어떻게 눈을 뜨자마자 짜증날 뿐이냐.

 

 “정신이 들어?”

 “어, 그러니까 조용히 좀 해.”

 “알았어, 다물고 있을게!!”

 “뭔 웃으면서 그런 말을.....”

 

 입을 닫는 것도 기뻐 보이는 건 기분 탓이냐.

 왜 아샤는 아무 말도 안하고 웃기만 하는 건데?

 

 “그냥 말 해라.....”

 “응, 뮤트라!”

 “다친 곳은.”

 “조금 긁힌 곳은 있는데 전부 치료했어!!”

 

 보니까 내 왼팔도 다시 붙어있군.....

 어째 팔목이 조금 얇아진 기분이지만.

 

 “뮤트라, 그런데 그 모습은 뭐야?”

 “........? 무슨 모습.”

 “작은 악마 같이 생긴 그 모습. 뮤트라가 쓰러지고 나서 갑자기 빛나더니 그 모습으로 변했던데?”

 “.....잠깐 거울 좀 가지고 와봐.”

 

 작은 악마?

 그럼 이 팔뚝이 얇아진 게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얇아졌다는 말이야!?

 

 “여기, 거울.”

 

 나는 아샤에게 거울을 낚아채듯 집어갔고 경악하였다.

 영락없는 마족의 모습, 거기에 어려진 외형......

 

 “아아아악!!”

 “뮤, 뮤트라?!”

 “내가 이래서 마신의 힘을 쓰기 싫어했다고!!”

 

 리바운드가 적용되는 시점에서 다시 마신의 힘을 사용하게 되면 나타나는 증상.

 어려지는데다 마족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천계에서도 이런 경우가 딱 한 번 존재해서 일주일 간 집밖으로 안 나갔던 걸로.....

 

 “괜찮아, 뮤트라. 충분히 귀여워.”

 “귀엽긴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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