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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산골짜기 약물가게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2.12

[게임 판타지/라노벨]
이곳은 없는 거 빼고 다 파는 산골짜기 약물가게입니다.

 
5화. 첫 번째 손님 (5)
작성일 : 17-12-12 20:43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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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류엔은 조심스럽게 가게의 문을 열었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 범행 현장을 포착하면 범인은 찍-소리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최대한 줄인 류엔은 한 걸음, 한 걸음을 주의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가게의 불을 키는 곳에 거의 도착했을 때 류엔의 발 밑에서 끼이익-, 하고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진작 고쳐 놓을걸! 얼마 없는 돈을 아끼기 위해 고치지 않은 게 후회됐다. 가게 바닥을 고치는 데 보태라고 엘씨가 줬던 용돈은 이미 류엔의 뱃속에 들어가고 없었다.

 

  "꼼짝도 하지 마세요!"

 

  범인이 화들짝 놀랄 것을 상상하며 류엔은 가게의 불을 켰다.

 

  "어라?"

 

  류엔의 눈앞에 있는 건 가게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괴도®이 아니었다. 그녀는 류엔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마을에서 류엔과 친하게 지내기론 둘째라면 서러운 이였다.

 

  "엘씨? 엘씨가 왜 여기 있어요!"

 

  류엔이 너저분하게 어지르고 간 물건들을 품에 가득 안고 있는 엘씨는 깜짝 놀라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서, 설마 엘씨가 범인이에요?”

 

  류엔은 놀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엘씨가 팔을 허우적거리며 류엔의 말에 무언가 반박하려 했다.

 

  “류엔 잠깐만. 네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망이에요, 엘씨! 혹시 내가 엘씨한테 하는 말을 들으면서 비웃고 있던 거 아니에요? 맞죠? 그렇죠?”

 

  하지만 류엔은 엘씨의 말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상상의 날개를 한없이 높게 펼쳐 오른 류엔이 엘씨의 말을 끊었다.

 

  “내가 무궁화양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엘씨도 알면서!”

 

  엘씨는 ‘그래, 잘 알지. 너무 잘 알아서 문제야!’ 하고 류엔에게 외치고 싶은 마음을 속으로 숨겼다. 지금 이 상황에 류엔에게 외쳐봤자 역효과만 날 뿐이었다. 엘씨는 자신에게 이것저것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내는 류엔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저렇게 납두면 할 말이 떨어진 류엔이 말을 멈출 것이 뻔했다. 그리고 아마 그 시간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 엘씨는 생각했다.

 

  “내, 내가. 얼마나…….”

 

  엘씨의 생각은 적중했다. 금방이라도 엘씨에게 덤벼들 것처럼 말하던 류엔은 점점 말의 속도가 줄어들더니 결국 입을 다물었다. 입만 뻐끔거리며 아무 말도 못하는 류엔을 보고 나서야 엘씨는 드디어 말을 시작했다.

 

  “진정해, 류엔. 내가 언제 네 물건 몰래 가져가는 거 봤어?”

 

  “……못 봤어요.”

 

  “난 네 물건을 합법적으로 강탈해가면 강탈해가지, 훔쳐가진 않는다고.”

 

  류엔이 듣기에 엘씨의 말은 그럴 듯 했다. 류엔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탈해가는 것도 훔쳐가는 거랑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엘씨에게 본심을 말하면 어떻게 당할지 후환이 두려웠다. 류엔은 결국 엘씨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럼 도대체 누가 가져갔단 거예요.”

 

  류엔은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은 결국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눈물이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대충 누구인지 예상은 되지만.’

 

  류엔이 눈물을 하얀 코트의 소매에 닦고 있을 동안 엘씨는 짧게 생각을 정리했다. 엘씨는 품에 넣고 온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좀 더 깊은 곳에 숨겼다.

 

  원래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류엔에게 돌려주기 위해 가져온 것이지만. 류엔이 저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만 한다면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

 

  “우, 울고 있는 표정은 좀 귀여웠지만.”

 

  “울고 있는 표정이 귀엽다니 그게 무슨 생각이에요! 엘씨는 지금 절 놀리려는 건가요? 진지하게 생각해주세요!”

 

  류엔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엘씨가 류엔의 소매를 붙잡았다. 소매를 붙잡힌 류엔은 멍하니 엘씨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았다.

 

  “난 류엔의 일이라면 언제나 진지하다고.”

 

  “또 놀리는 말! 엘씨는 매일매일 놀리는 말만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진지하게 생각해달라고요. 저는 혹시나 범인이 돌아왔을까, 해서 가게로 돌아온 건데!”

 

  이러다간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평생 찾지 못할 지도 몰라요, 하고 말을 덧붙인 류엔은 또 다시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보였다.

 

  “범인이 가게로 돌아와? 그런 어이없는 말은 또 누가 가르쳐 준거야?”

 

  “어이없는 말이라니요! 이건 무궁화양이 했던 명대사에서도 나오는 말이에요.”

 

  “그래서 그 무궁화양의 말을 누가 가르쳐준 거야? 네가 흥분해있는 상황에서 바로 생각해냈을 리가 없잖아.”

 

  날 무시하다니, 너무해요! 하고 엘씨의 말에 곧바로 대답을 하려던 류엔이 입을 다물었다. 엘씨가 하고 있는 말은 정답이었다. 소중한 보물을 어이없게 잃었단 것에만 집중하고 있던 류엔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무궁화양이 한 말에 대해서도 잊고 있었다.

 

  “흐, 흥! 모르는 말 하지 마세요!”

 

  “정말로 혼자 알아낸 거야?”

 

  류엔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노라 스스로 생각하며 실제로도 그럴지도 모르는 엘씨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류엔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겠단 표정으로 엘씨가 팔짱을 꼈다.

 

  “뭐 그걸 대답하는 게 어려워? 얼른 말해봐! 나 외에 류엔을 놀리는 사람이 있단 걸 용서할 수 없으니까!”

 

  “하, 한스가 말해줬어요.”

 

  엘씨의 몰아붙이는 말에 류엔은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엘씨에게는 육식 동물에게 몰린 초식 동물마냥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류엔이 보였다.

 

  “뭐, 어쩔 수 없지.”

 

  엘씨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품 안에 숨기고 있던 동인지를 꺼냈다. 전체적으론 분홍색. 그 책의 가운데에는 윙크를 하고 있는 무궁화양이 그려져 있었다.

 

  “저, 저건! 제가 그렇게 찾고 있던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 어떻게 얻었어요, 엘씨? 정말 엘씨가 가져간 건 아니죠?”

 

  “뭐, 그럼 내가 증거라도 보여줘야 돼?”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다. 엘씨가 어깨를 으쓱이며 하는 말에 류엔은 꼬리를 말았다.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의 오른쪽 위에는 빨간색의 원 안에 19라고 적혀 있는 문양이 있었다. 과연 류엔이 저 문양의 의미를 알고 동인지를 산 것일까. 엘씨는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해 책을 가져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제게 돌려주려고 가져온 거예요, 엘씨? 어디서 얻어낸 거예요, 엘씨? 감동이에요, 엘씨!”

 

  류엔이 두 눈을 반짝이며 엘씨의 손을 바라보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엘씨의 손에 쥐어져 있는 자신의 보물을 봤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책인가! 저 책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놨는가!

 

  류엔의 행동을 바라보던 엘씨는 지금이 바로 그에게 질문을 할 타이밍이란 것을 알았다. 엘씨는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응. 너한테 돌려주려고 내가 힘들게 되찾아왔어.”

 

  “에, 엘씨! 내가 완전 좋아하는 거 알죠?”

 

  류엔이 자신의 팔보다 긴 하얀 코트 소매를 퍼덕이며 엘씨에게 달려들었다. 엘씨는 품 안에 들어온 류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원래의 목적은 이것이 아니었지만. 부수적으로 얻은 것치곤 지금 이 자세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알지, 알지. 류엔이 날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있단 것도 너무 잘 알지!”

 

  “그건 좀 아닌 것 같은…….”

 

  “너 몰래 원래 자리에 가져다놓으려고 했더니만.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는지. 평소처럼 늦게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엘씨는 류엔의 말을 잘랐다. 이렇게 좋은 자세로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고 싶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류엔의 눈치를 한 번 더 살핀 엘씨가 류엔에게 진짜로 묻고 싶던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류엔, 혹시 여기에 적혀 있는 19의 의미를 알고 구한 거야?”

 

  “십구요?”

 

  류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흔들린 류엔의 머리카락이 엘씨의 품을 간지럽게 했다. 엘씨는 그 느낌조차도 좋았는지 류엔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응, 이 위에 있는 붉은 숫자.”

 

  “에이, 엘씨. 내가 그것도 몰라요? 19세 이상만 읽으란 거잖아요! 그리고 제 나이는 오래 전에 한참 전에 저 숫자를 지났답니다.”

 

  어깨를 으쓱이는 류엔은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왜 19세 이상만 읽으란 건지 알았냐고.”

 

  “어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류엔은 크고 둥근 두 눈을 멍하니 깜빡거렸다. 엘씨가 저렇게까지 물어봤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걸 텐데. 설마 그 의미를 내고 모르고 있으면 저 책을 돌려주지 않을 생각인가! 머리를 양 팔로 싸매고 고민을 해 보아도 류엔은 결국 답까지 도달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류엔은 즉석에서 그 의미를 지어냈다. 그럴 듯하게 들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음, 그렇고말고! 혹시 누가 알아, 그러다가 우연히 맞을지?

 

  “무궁화양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19세 이후이기 때문이겠죠. 무궁화양이 겉모습만 보면 어려보인다고 하지만 실제 나이는 보이는 것보다 많으니까요! 무궁화양을 어린 사람에게 넘길 순 없어! 무궁화양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피도 안 마른 녀석한테 넘길 순 없다!”

 

  여기까지 빠르게 말을 한 류엔은 잠시 숨을 헐떡였다. 그리곤 천천히 말을 이었다.

 

  “……같은 건 혹시 아닐까요?”

 

  마지막까지 말을 마친 류엔이 고개를 들어 엘씨의 표정을 살폈다. 엘씨는 무표정하게 류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류엔은 엘씨의 그 표정에 담긴 의미를 읽을 수 있었다.

 

  “얘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

 

  그래, 바로 저 의미!

 

  “틀렸나요?”

 

  “엄청! 완전히 벗어났어!”

 

  엘씨는 류엔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했다.

 

  “그럼 그 숫자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그 어디에도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적혀 있는 곳이 없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요. 엘씨는 내가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은근히 천재라고 말해주길 바라며 류엔이 엘씨에게 또 다시 물었다. 지금 류엔이 하는 말이 엘씨를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을 파악한 엘씨는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뭐, 모르면 됐어.”

 

  ‘이미 19금이 붙을 만한 장면이 들어간 페이지는 찢어서 내가 보관하고 있으니까.’

 

  엘씨는 앞에 한 말보다 더 중요한 뒷말을 속으로 삼켰다.

 

  류엔에게서 마음에 드는 대답을 얻어낸 엘씨는 돌려주기 위해 가져온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류엔에게 넘겼다. 책을 건네받고 헤실헤실 웃고 있는 류엔을 보는 건 생각보다 괜찮았다.

 

  “엘씨가 이 책을 힘들게 찾아다 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값비싼 보물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은 류엔이 말했다. 류엔은 책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가게 한구석에 보관하고 있던 도서 겉표지를 꺼냈다. 그것은 책에 손상을 적게 가도록 도와주지만 겉표지까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투명색 비닐이었다.

 

  “엘씨한테 제가 해줄 수 있는 보답이 있을 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거라곤 약물밖에 없어서.”

 

  무엇보다 여기는 약물가게니까요! 하고 당당하게 말을 덧붙인 류엔은 여전히 손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스럽지만 전문가답게 책을 싸는 속도는 빨랐다.

 

  “난 네가 만든 약물이면 충분해. 꽤 성능이 좋기도 하고.”

 

  “엘씨, 오늘 혹시 뭐 잘못 드셨어요?”

 

  “왜?”

 

  류엔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엘씨가 되물었다.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작업을 끝낸 류엔은 돌아온 자신의 보물을 비밀장소에 숨기면서 대답했다.

 

  “평소랑 다르게 너무 다정한 것 같아서요. 제가 잃어버린 물건도 찾아다주고 제가 만든 약물도 칭찬해주고.”

 

  “……그게 이상한 거야?”

 

  “평소에 엘씨가 하는 행동을 생각하면요.”

 

  류엔은 첫 번째 비밀장소에서 무궁화양 동인지를 다시 꺼냈다. 이곳은 너무 찾기 쉬운 것 같아. 다른 비밀장소에 숨겨야 좋을 것 같은데. 류엔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보물을 어디에 숨겨야 가장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탓에 류엔은 자신의 말을 들은 엘씨의 표정이 점점 좋지 않아지고 있단 사실을 몰랐다.

 

  “평소엔 내가 어떤데?”

 

  엘씨의 말엔 가시가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도 되요? 엘씨 내가 솔직하게 말해도 안 때릴 거예요?”

 

  “응.”

 

  류엔의 질문에 엘씨가 짧게 대답했다. 그 짧은 대답이 화가 났기 때문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한 류엔은 그녀의 대답을 말 그대로 이해했다.

 

  “엘씨는 매일 나 놀리고 괴롭히고. 힘든 일이 있으면 나한테 화풀이하고…….”

 

  “그게 다야?”

 

  엘씨가 류엔의 긴 말을 끊었다. 류엔은 여전히 동인지를 숨길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에이, 설마 이게 전부겠어요?”

 

  “류엔.”

 

  엘씨가 이를 악문 채 말했다. 이제야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낀 류엔이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팔짱을 끼고 있는 엘씨가 있었다. 엘씨는 이글거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눈빛으로 류엔을 내려다봤다.

 

  “너 그냥 죽어.”

 

  엘씨가 품에서 조심스럽게 칼을 꺼냈다. 그것은 일반적인 여성이 들고 다니기엔 너무 큰 칼이었다. 대도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엘씨의 주무기를 보고 나서야 류엔은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도망칠까? 아님 무릎을 꿇고 빌까?

 

  “에, 엘씨. 내가 지금 무릎 꿇고 빌면 용서해줄 거예요?”

 

  엘씨가 류엔의 질문에 방긋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들어올렸다. 용서해주려나? 류엔이 아주 잠깐 동안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엘씨가 들어 올린 엄지를 바닥 쪽을 향해 돌리는 것을 확인한 류엔에겐 더 이상 희망이란 없었다.

 

  “죄, 죄송해요 엘씨!”

 

  “사죄로 모든 게 용서가 되면 경찰은 왜 있냐!”

 

  엘씨를 피해 류엔은 가게 밖으로 달아났다. 엘씨는 류엔의 뒤를 따랐다.

 

  “엘씨 용서해주세요!”

 

  “용서를 빌기 전에 우선 멈춰, 류엔!”

 

  엘씨와 류엔은 해가 질 때까지 [산골짜기 약물가게] 앞을 뱅뱅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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