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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산골짜기 약물가게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2.12

[게임 판타지/라노벨]
이곳은 없는 거 빼고 다 파는 산골짜기 약물가게입니다.

 
4화. 첫 번째 손님 (4)
작성일 : 17-12-12 20:42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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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엘씨와 가볍게 인사를 한 뒤 헤어진 류엔은 마을을 이리저리 맴돌았다. 시장 입구 쪽에서 보이는 유저들의 표정이 류엔에겐 슬퍼보였다.

 

  시장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행자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원래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을 주민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길을 지나가는 길에 눈에 띄는 한 여행자 무리가 있었다. 가운데에 서 있는 여행자는 한 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무기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A급 장인이 만든 상급 무기 팔아요."

 

  "님 제가 그 무기 살께염."

 

  "얼마? 제시요."

 

  "십골드?"

 

  저건 분명 판매자가 사기 치는 거겠지. 설마 이 세상에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겠어?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류엔은 점점 현실 도피에 가까워지는 자신의 생각이 안쓰러웠다.

 

  무사히 거래를 마치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자 류엔의 기분은 한결 더 찝찝해졌다.

 

  류엔은 집으로 돌아가서 [죽기 직전까진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약]을 하나 더 마실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이내 그 생각을 그만뒀다. 만약 지금 먹어버리면 다음 무궁화양 한정판 피규어가 나왔을 때 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 되지? 류엔은 길을 잃은 어린 양 마냥 시장을 헤맸다.

 

  "오, 자네 오늘 벌써 두 번째로군!"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여관주인 한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류엔이 살짝 고개를 들어 보자 금화 묶음을 손에 들고 있는 한스가 보였다.

 

  아무리 약의 효과라고 하지만 진짜로 물건을 얻어다준 사람은 한스였다.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잃어버린 지금 한스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았다. 류엔은 한스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류엔의 마음을 알고 있을 리가 없는 한스는 눈으로 금화의 개수를 빠르게 세더니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하루는 어떤가. 자네 가게에 손님은 많이 왔나?"

 

  류엔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길을 나아갔다. 그 걸음에는 힘이 없었다.

 

  "흐음."

 

  한스가 짧은 신음소리를 냈다. 한스는 자신의 턱에 난 짧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자네의 표정을 보니 분명 그때 얻어다준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잃어 버렸나보군."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표정에 다 들어나. 에이, 쯧쯧. 방금 전에는 엘씨도 만난 것 같아. 그런 기분으로 엘씨를 만났다니 최악이었구만."

 

  한스는 금화 묶음을 무거워 보이는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괜히 덩치만 큰 게 아니란 걸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방은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래서. 이제 포기하려고?"

 

  "으으."

 

  류엔은 말을 못 이었다.

 

  "내가 그 동인지에 대해 어디서 들은바가 있는데. 이 정보가 자네한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

 

  "알려주세요!"

 

  한스가 하는 말은 류엔에게 있어서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 그것이 옳지 못한 길로 인도하는 빛일지라도 류엔은 그 빛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스는 손바닥을 이마에 올린 채 고개를 좌우로 젔더니 말을 이었다.

 

  "자네가 그렇게 애원을 하니 어쩔 수가 없군."

 

  류엔에게 무언가 말해줄 것처럼 한스가 류엔의 귀에 가까이 다가왔다.

 

  "범인은 내가 아니네."

 

  이럴 수가.

 

  "그걸 모를 리가 없잖아요!"

 

  "어째서?"

 

  한스는 가방을 반대쪽 팔로 옮겨 들며 물었다.

 

  "그 물건은 그 때 분명 한스가 얻어다 줬고."

 

  "만약 범인이 그걸 노렸다면?"

 

  순간 한스의 눈빛이 빛났다. 류엔이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자 한스의 반만 뜬 퀭한 눈빛은 평소와 같았다.

 

  잘못 봤나? 류엔은 한스의 눈빛 변화를 가볍게 넘겼다.

 

  "그렇게 하면 날 의심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 자네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한스가 주머니에서 소설 책을 꺼내보였다. 소설에는 [명탐정, 무궁화양! 드디어 출동?!]이란 제목이 적혀 있었다.

 

  저번 달에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던 무궁화양 스페셜 드라마를 소설판으로 만든 것이었다. 추리 소설 매니아들 사이에선 엄청난 욕을 들었지만 무궁화양 매니아들의 힘은 막강했다. 책은 발매가 되자마자 증쇄되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그런 유명한 소설을 한스가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한스도 무궁화양의 매니아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무궁화양은 말했네. '여기 있는 모두가 범인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이지."

 

  소설책은 돈이 부족해 구하지 못했지만 드라마 내용은 류엔도 잘 알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맡은 무궁화양은 분명 저 말을 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탐정이었던 무궁화양이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에서 범인으로 밝혀졌다. 이때 나온 말이 '무궁화양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진실을 숨길 뿐이지' 였다.

 

  류엔은 생각을 이어나갈수록 앞에서 가방을 흔들며 걸어가고 있는 한스가 의심스러웠다.

 

  "그, 그럼 아무도 범인이 아니라고 했던 한스가!"

 

  "그래서 난 범인이 아니라고 지금 말해주지 않았나. 엘씨가 왜 류엔 자네를 답답하다고 하소연하는지 이제 알겠네."

 

  한스는 세상을 다 산 사람 마냥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방금 내가 해준 말도 기억하지 못해서야. 자네 가게 일은 도대체 어떻게 해나가고 있나?"

 

  류엔이 경영하고 있는 [산골짜기 약물가게]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일이고 뭐고 없었다.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약물의 적당한 가격을 알려주고 돈을 받는 것은 주로 엘씨가 도왔다.

 

  가게에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어떻게 알았는지. 엘씨가 달려왔는데 류엔은 시간이 갈수록 가게를 위해 하는 일이라곤 약을 만드는 일뿐이었다.

 

  한스는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는 류엔을 멍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곤 마치 류엔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정말 이럴 때보면 자네랑 엘씨는 천생연분이야, 천생연분."

 

  한스가 속삭이는 말을 류엔은 듣지 못했다.

 

  "가, 가게는 엘씨도 있고 가끔은 한스도 도와주러 오니까......."

 

  "뭐, 자네를 놀리는 건 여기까지로 하도록 하고."

 

  한스는 류엔의 말을 짧게 끊었다.

 

  "난 요즘 들리는 그 소문이 자네의 소중한 물건을 훔쳐간 범인에 대한 것이라 생각하네."

 

  소문? 류엔은 이내 한스가 말하는 소문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소문이라도 할 것도 없고, 그건 예전부터 내려오던 마을의 전설 같은 것이었다.

 

  "그 소문이 무슨 관련이 있죠?"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좋은 물건을 공짜로 주고, 그 사람의 소중한 것을 가져간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나?"

 

  "그거야 우리 마을에서 유명한 소문이니까......."

 

  말을 하던 류엔은 한스가 의도하는 바를 깨달았다. 소문에 나오는 괴도가 하는 행동은 류엔이 겪은 일과 정말 유사했다.

 

  하지만 소문 속의 괴도는 정말 멋지고 근사하게 묘사 됐었는데. 류엔이 만났던 괴도®은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게 생겼다.

 

  "에이, 에이. 한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일어날 일이 없는 일이야말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것도 무궁화양이 출현한 드라마 속 명대사지."

 

  서, 설마 정말로? 한스가 하는 말은 류엔을 설득시켰다. 다른 이도 아닌 그 무궁화양이 했던 명대사를 근거로 내세우니 류엔은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마, 만약 무궁화양의 말이, 한스의 말이 맞다면 전 어떻게 해야되죠?"

 

  "범인은 반드시 범행 현장에 돌아온다. 흐음, 한 번 자네의 가게로 돌아 가보는 건 어떻겠나."

 

  가게라니. 나의 소중한 [산골짜기 약물가게]라니! 그곳에 범인이 돌아와 있는 모습은 상상하는 것부터 괴로웠다.

 

  류엔은 머릿속을 천천히 정리했다. 지금 당장 가게로 돌아갔을 때의 이득은 뭐가 있을까.

 

  첫째로 범인이 가게 안을 휘젓고 다니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소중한 가게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가게 안에 있는 무궁화양 피규어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를 떠올릴 때까지만 해도 머뭇거리던 류엔이 마음을 가다듬었다. 세 번째 이유는 류엔을 가게로 향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가 사라진 것도 슬픈데. 만약 피규어까지 사라진다면 류엔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하, 한스! 미리 말해줘서 고마워요!"

 

  "뭐, 난 자네 때문에 엘씨한테 구박 받지만 않으면 된다네."

 

  어서 집으로 가야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류엔은 한스의 마지막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류엔은 발을 동동 구르며 한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범인이 돌아왔기만 해봐 당장 멱살을 잡아주겠어!

 

  다급하게 가게를 향해 달려나가던 류엔은 돌부리에 발이 걸려 몸을 비틀거렸다. 그런 류엔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한스가 가볍게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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