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산골짜기 약물가게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2.12

[게임 판타지/라노벨]
이곳은 없는 거 빼고 다 파는 산골짜기 약물가게입니다.

 
1화. 첫 번째 손님 (1)
작성일 : 17-12-12 20:40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40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따스한 보금자리~ 날 위한 집이 있어, 나 행복하리~"

 

  류엔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약물가게의 문을 열었다. 낡고 오래된 오두막집인 탓에 문이 열릴 때 끼이익-,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났다. 아, 이 익숙한 소리.

 

  "다녀왔습니다!"

 

  가게의 문이 열리자 안에서 익숙한 냄새가 퍼져 나왔다. 듣는 사람 없고 대답할 사람이 없는 인사를 마친 류엔은 버릇처럼 가게를 한 번 눈으로 훑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약물들. 너저분하게 놓여 있는 약물 배합표. 열려있는 금고.

 

  방금 뭔가 이상한 게 있었는데. 열려있는 금고?

 

  류엔은 귀중한 물건을 담아 놓던 금고를 향해 달렸다. 비밀번호를 10자리까지 입력할 수 있어서 절대 도둑맞을 일이 없으니 안심하라던 방문 판매자의 말이 순식간에 우스워졌다.

 

  "내 보물!"

 

  아예 금고에 들어가서 살펴보아도 넣어 놓았던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구할 수도 없는 한정판을 구했다고 좋아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물건을 얻은지 이틀 만에 도둑이 들었다.

 

  가게의 이리저리를 번갈아 바라보았지만 상황은 변하는 것이 없었다. 텅 빈 금고는 그대로를 유지했다.

 

  "도둑, 도둑!"

 

  류엔은 사막에 버려져 물을 애타게 찾는 사람 마냥 도둑을 울부짖었다. 도둑이 들었을 땐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금고 판매자가 했던 여러 가지 말들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정판이니까 반드시 찾아야 돼! 다리에 힘이 풀린 류엔이 제자리에 주저앉으면서 금고 판매자가 했던 말들을 떠올려 보았다. 판매자가 뭐라고 했더라.

 

  류엔은 판매자를 만나러 갔을 때부터 회상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래. 금고 판매를 하는 사람을 만난 건 아마 류엔이 한정판 물품을 얻게 된 직후 엘씨에게 자랑을 하러 가던 때였다.

 

  '안녕하세요, 호갱...... 아니 고객님. 서큐리티 24시입니다.'

 

  금고 판매자는 혜성과 같이 갑자기 나타났다. 처음 판매를 해서 긴장을 했는지 한쪽 입꼬리만 올린 그는 계속해서 길을 걸으려는 류엔의 앞을 막았다.

 

  류엔이 왼쪽으로 비키면 그도 왼쪽으로 오고, 류엔이 오른쪽으로 비키면 그도 오른쪽으로 왔다. 그날은 류엔의 기분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엘씨에게 한바탕 자랑을 듣고 난 이후였으면 벌써 판매자와 싸우고 남았을 것이었다.

 

  '저한테 무슨 볼 일이 있나요?'

 

  '네, 호......고객님. 우리 서큐리티 24시에서는 최근 제작한 금고를 고객님들께 무료로 증정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무료! 류엔이 좋아하는 단어들의 퍼레이드였다. 류엔은 눈을 반짝이며 판매자의 말에 집중했다. 금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간 판매자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덧붙였다.

 

  '손에 들고 있는 그 물건은 혹시.'

 

  금고 판매자가 눈을 크게 뜬 상태로 류엔의 손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류엔이 힘들게 얻은 한정판 물품이 들려 있었다. 물건을 합법적으로 얻어낸 류엔은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인데요.'

 

  '내 무궁화양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금고 판매자는 거친 호흡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류엔의 보물 1호인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애타게 바라봤다.

 

  제목까지 알고 있다니. 무궁화양을 혼자만 알고 있던 일이 어제 같은데. 류엔은 감격하며 금고 판매자의 양손을 붙잡았다. 지금의 류엔에게 있어서 판매자는 같은 취향을 가진 동지처럼 보였다.

 

  '그 귀중한 물건을 넣어둘 금고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금고 판매자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다. 원래 류엔에게 있어서 금고 따위는 가게의 자리를 차지하기만 할 뿐인 애물단지였다. 류엔은 판매자의 말을 무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끌리는 마음까진 숨길 수 없었다.

 

  '가치가 있는 물건은 그만큼 가치가 있는 금고 속에 넣어서 보관을 해야죠. 오늘은 무료로 나눠주고 있지만 나중 되면 이 금고도 비싼 값에 팔릴 예정입니다.'

 

  이 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류엔은 자기도 모르게 계약서에 손을 뻗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무궁화양을 사랑하는 류엔의 본능은 결국 금고를 선택했다.

 

  계약서에는 뭔가 말들이 많이 적혀 있었다. 그 내용을 류엔이 하나하나 꼼꼼히 읽으려고 하자 금고 판매자가 재빨리 계약서를 가져갔다.

 

  '원하시는 비밀번호를 여기에 적어 주시면 됩니다, 고객님.'

 

  류엔이 생각해내야 되는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였다. 그 때 금고 판매자는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는 류엔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금고에 관련되어 무슨 문제가 생기게 된다면 이 계약서를 이용해 연락을 해주시면 됩니다. 계약서에 적힌 아이디로 귓속말 해주세요.'

 

  '아이디?'

 

  류엔이 의문을 표하자 금고 판매자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이디가 이름을 말하는 것이라 대답했다. 류엔은 떨떠름한 감정을 뒤로 하고 계약서에 이름을 적었다.

 

  "계약서!"

 

  그래, 계약서가 있었지. 치, 침착하자! 류엔이 심호흡을 하며 금고를 살 때 작성했던 계약서를 옷소매 속에서 꺼냈다.

 

  [구매자: 산골짜기 약물가게 - 류엔

  판매자: 무궁화짱 하악하악®

  거래 물건: 보통 안전한 금고]

 

  그 때는 보지 못했던 금고 판매자의 이름. 이건 대놓고 익명이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저 뭐라고 발음하기도 애매한 ®은 뭐라고 읽어야 되는가. 동그라미 알? 알 동그라미? 왈?

 

  속, 속았다! 류엔은 이제야 금고 판매자가 마지막에 보여준 미소의 의미를 알았다.

 

  "서, 설마. 사기 당한 거야?"

 

  류엔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았는지 약물가게 바닥에서 굴렀다. 문제가 생기면 귓속말을 하라 했는데 도대체 귓속말은 뭐란 말인가.

 

  자기 자신에게 귓속말을 할 순 없으니 다른 사람을 불러와 귓가에 속삭이면 되나? 그런 걸로 어떻게 의사소통이 가능해. 될 리가 없잖아!

 

  "으갸!"

 

  막무가내였다. 류엔은 소리를 지르며 가게 안의 이곳저곳을 뒤졌다. 류엔의 보물 1호,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를 가져간 범인이 누구인지 예상은 가지만 확신을 가지기 위한 증거가 필요했다.

 

  이건 뭐지? 용의 침. 며칠 전에 얻은 잠자는 약의 재료였다. 류엔은 용의 침이 담긴 유리병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럼 이건? 엘프의 눈물. 지금 필요한 건 이게 아니야! 류엔은 이번에도 재료가 들어 있는 유리병을 던졌다.

 

  류엔에게 지금 필요한 건 보물 1호를 되찾을 수 있는 단서였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단서면 더 좋았다. 그게 어떻게 얻은 물건인데. 햄버거 두 개를 사먹을 수 있는 돈을 아껴서 산 물건이 아니던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방금 전까지 전쟁이라도 치룬 것처럼 가게 안이 어질러지고 나서야 류엔은 탐색을 멈췄다. 안을 전부 헤쳐 놓은 류엔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작은 종이를 발견했다.

 

  바닥에 좌절하는 자세로 엎드려 있던 류엔은 그 자세 그대로 종이를 향해 기어갔다. 누렇게 색이 바랜 종이에는 자를 대고 쓴 것 마냥 깔끔한 글씨가 보였다.

 

  [나는 괴도 ®. 너의 무궁화양 한정판 동인지는 내가 가져간다. 이 물건을 되찾고 싶으면 또 다른 한정판 물품을 가져와라. 그렇지 않으면 이 물건은 내가 갖겠다.]

 

  류엔은 쪽지를 읽고 허탈해졌다. 이를 꽉 문 류엔의 입에서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괴도 ®. 무궁화짱 하악하악®. 범인이 눈앞에 뻔히 보였다.

 

  무궁화양과 관련된 또 다른 한정판 물품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그렇게 귀중한 물건이 류엔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 류엔이 차린 이 약물가게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간 도둑놈이라면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 뻔했다.

 

  마을 구석진 곳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낡은 가게가 산골짜기 약물가게니까. 류엔은 자신이 힘들게 차린 가게까지 범인에게 조롱받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

 

  류엔의 보물 1호를 빼앗기고, 류엔의 가보 1호를 조롱받은 충격은 컸다. 류엔은 실성한 사람처럼 끝없이 웃었다.

 

  "하하하! 실타텐 마을의 전설인 이 류엔님을 우습게 본단 말이죠?"

 

  류엔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강하게 쥐어 전부 구겨져 버린 종이는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는 곧바로 가게의 찬장에 들어 있는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유리병 속에는 보라색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득한 액체가 들어 있었다. 류엔은 이 액체를 보며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

 

  류엔이 유리병의 코르크 마개를 땄다. 뻥-, 하고 마개가 따지는 경쾌한 소리가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류엔은 눈을 감고 유리병 안에 있는 모든 액체를 마셨다.

 

  유리병에 붙어 있던 [죽기 직전까진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약] 이라 적혀 있는 메모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0화. 아이돌은 환상 속에 있기 때문에 아이돌… 2017 / 12 / 12 264 0 5336   
20 19화. 아이돌은 환상 속에 있기 때문에 아이돌… 2017 / 12 / 12 281 0 5484   
19 18화. 아이돌은 환상 속에 있기 때문에 아이돌… 2017 / 12 / 12 274 0 5627   
18 17화. 파란만장 달리기 시합 (5) 2017 / 12 / 12 273 0 5651   
17 16화. 파란만장 달리기 시합 (4) 2017 / 12 / 12 269 0 5244   
16 15화. 파란만장 달리기 시합 (3) 2017 / 12 / 12 262 0 5663   
15 14화. 파란만장 달리기 시합 (2) 2017 / 12 / 12 273 0 4814   
14 13화. 파란만장 달리기 시합 (1) 2017 / 12 / 12 254 0 5054   
13 12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7) 2017 / 12 / 12 255 0 5201   
12 11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6) 2017 / 12 / 12 261 0 4399   
11 10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5) 2017 / 12 / 12 254 0 5054   
10 9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4) 2017 / 12 / 12 244 0 5508   
9 8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3) 2017 / 12 / 12 264 0 5084   
8 7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2) 2017 / 12 / 12 246 0 4932   
7 6화. 이번에는 진짜로 첫 번째 손님! (1) 2017 / 12 / 12 263 0 5140   
6 5화. 첫 번째 손님 (5) 2017 / 12 / 12 275 0 6457   
5 4화. 첫 번째 손님 (4) 2017 / 12 / 12 242 0 4123   
4 3화. 첫 번째 손님 (3) 2017 / 12 / 12 259 0 4025   
3 2화. 첫 번째 손님 (2) 2017 / 12 / 12 268 0 3897   
2 1화. 첫 번째 손님 (1) 2017 / 12 / 12 243 0 4086   
1 프롤로그 2017 / 12 / 12 411 0 38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납치 되었습니다
인구수낭비
검은 장미의 유
인구수낭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