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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산골짜기 약물가게
작가 : 인구수낭비
작품등록일 : 2017.12.12

[게임 판타지/라노벨]
이곳은 없는 거 빼고 다 파는 산골짜기 약물가게입니다.

 
프롤로그
작성일 : 17-12-12 20:39     조회 : 410     추천 : 0     분량 : 3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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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불공평하다. 이것은 류엔이 꽤나 긴 세월동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유일하게 배운 교훈이었다. 세상이 불공평한 것은 맨처음 엄마 뱃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특히 우연히 부잣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기의 가게를 여러 나라에 차릴 수 있었던 무기점 엘씨가 그랬다. 엘씨는 아무 노력 없이 타고난 재산으로 지금까지도 먹고 즐기기에 바빴다.

 

  엘씨에 비하면 류엔의 인생은 고난 그 자체였다. 가게에서 많이 팔릴 법한 약물의 재료를 구하러 가서 죽을 뻔 한 고비를 겨우 넘기질 않나. 재료에 이상한 것이 잘못 섞여 들어가 처음부터 다시 구하게 되질 않나. 힘들게 얻은 재료로 약물을 만들었을 때 소매치기한테 뺏긴 일도 적지 않았다.

 

  이런 슬픈 현실이 불변의 법칙이라니. 류엔은 한숨을 내쉬며 삶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메뉴판을 노려봤다.

 

  일주일 동안 노리고 있던 메뉴. 부드러운 두 개의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적절히 넣어 만든 환상의 메뉴. 어제 무기점 엘씨가 먹으면서 약올렸던 그 메뉴.

 

  류엔은 음식의 사진과 그 사진 옆에 적혀 있는 햄버거라는 단어. 그리고 이 단어 밑에 나열되어 있는 숫자들의 배열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제야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돈을 모아왔더니 가격이 올랐어!

 

  "그렇게 노려봐도 가격은 바뀌지 않아요, 손님. 주문하실 메뉴를 정해주시길 바랍니다."

 

  메뉴판을 정독하는 것만 5분 째인 류엔에게 메이드복을 입은 알바생이 말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모았는데 맛있는 간식을 사먹을 수 없다니."

 

  "죄송합니다, 손님. 일주일 동안 열심히 모았는데 맛있는 간식을 사먹을 수 업다니, 라는 메뉴는 없습니다. 메뉴판에 있는 메뉴 중에 골라주세요."

 

  알바생은 어조의 변화 없이 딱딱한 말투로 류엔의 말에 대답했다.

 

  류엔은 크게 울리려는 배를 움켜잡았다. 이제와서 가게 햄버거 가게 밖으로 나가자니 햄버거 사진이 계속해서 눈 앞에 아른거렸다. 역시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류엔이 주머니에 들어있는 돈을 전부 꺼냈다. 빛바랜 동화가 7개. 금화는커녕 은화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류엔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눈물을 숨겼다.

 

  류엔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햄버거 가게 알바생의 자비였다. 류엔은 알바생이 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길 바라며 가지고 있던 동전을 전부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우선 이것만 내고 나머지는 외상으로 달아놓으면 안 될까요. 이게 제가 가진 전부에요."

 

  "돈이 부족합니다. 주문하시려는 메뉴를 골라 말씀해주세요."

 

  이번에도 역시 변화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말투를 유지하는 알바생이 보였다.

 

  류엔은 최대한 불쌍해 보일 수 있도록 고개를 푹 숙였다. 눈을 살짝 감은 상태로 몇 번 눈을 깜빡이던 그는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자 고개를 들어 알바생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사실 집에 몸이 아프신 어머니가 계세요. 여기에 햄버거 가게가 생겼을 때부터 얼마나 드시고 싶어 하셨는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햄버거를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류엔의 기나긴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불쌍한 소년1' 작전이 끝났다. 류엔은 말을 마치고 알바생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햄버거 가게 알바생은 말 그대로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든 눈동자를 한 바퀴 돌린 알바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작전이 통했나? 류엔은 아직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것이 통하지 않으면 다음 작전인 '무작정 바닥에 앉아 햄버거 줄 때까지 버티기'를 실행할 생각이었다.

 

  고민을 마쳤는지 얼굴에 미소를 지은 알바생이 류엔을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사실 집에 몸이 아프신 어머니가 계세요- 여기에 햄버거 가게가 생겼을 때부터 얼마나 드시고 싶어 하셨는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햄버거를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라는 메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메뉴판에서 원하시는 메뉴를 골라주시길 바랍니다."

 

  "아예 말이 안 통해!"

 

  류엔은 7번까지 미리 정해뒀던 모든 작전들을 포기한 채 가게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주민들은 역시 말이 안 통해. 류엔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한숨을 숨기지 않았다.

 

  마을에 이상한 가게들과 이상한 사람들이 들어선 건은 정말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햄버거, 피자, 돈까스 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음식들을 파는 가게들은 마을에 생기자마자 많은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가게들은 한 번도 음식을 사먹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먹는 사람은 없단 말이 있을 정도로 단숨에 유명해졌다. 무기점 엘씨도 이주민들의 음식에 빠져 한 동안 이것들만 먹었다고 했다.

 

  맛도 맛이지만 새로 생긴 이 가게들이 유명한 건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알바생들 때문이었다.

 

  하얀 원피스에 검은 앞치마. 머리는 하나로 높게 묶고 있는 그녀들은 전부 쌍둥이인 것 마냥 똑같은 복장과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하는 말은 항상 똑같았다.

 

  메뉴를 골라주세요, 돈이 부족합니다, 그런 메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매정한 것도 이 알바생들의 특징이었다. 류엔은 이번에도 역시 먹지 못한 햄버거를 뒤로 하고 시장을 가로질러 걸었다.

 

  시장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여행가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장비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래, 저 이상한 가게들이 들어왔을 때 여행자들도 함께 흘러 들어왔다.

 

  류엔의 가게는 마을에서도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여행자 손님이 온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마을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시장에 가게를 차리고 있는 엘씨나 한스의 경우에는 가게에서 여행자들을 꽤나 많이 만났다고 했다.

 

  여행자들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평가는 뭐, 다들 비슷했다.

 

  "여행자? 그것들이 무슨 여행자여! 뭐라더라. 유, 유저? 자신들을 그렇게 부르더만."

 

  호탕한 여관 주인 한스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가게로 돌아갔다. 주머니 속에서 돈이 부딪히는 소리가 꽤나 크게 들리는 것에 여행자들이 주는 여관비가 짭짤한 것으로 보였다.

 

  아, 여행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한스의 귀가 붉었던 것 같기도. 류엔은 재수없는 모습이 떠올랐단 생각에 바닥에 침을 뱉었다.

 

  "여행자라. 여행자는 어차피 마을에 잠깐 들렸다 가는 사람들이니까 별 관심은 없어. 왜 그래, 혹시 네 눈에 차는 여행자라도 본 거야? 누구야? 남자야, 여자야?"

 

  엘씨는 오히려 류엔에게 질문을 쏟아 부었다. 류엔이 여행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나열하고 나서야 진정하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보고 뭐 엔피씨라고 부르더구만. 근데 엔피씨가 도대체 뭐야? 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궁금하지도 않지만. 난 우리 가게 물건을 사가는 호갱님들만 많으면 그게 누구든 상관없어."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대부분 자신의 가게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여행자들이 돈을 많이 쓰기만 하면 아무 상관없단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류엔의 가게에도 여행자들이 손님으로 찾아왔다면. 어쩌면 그도 다른 마을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류엔의 가게엔 한 번도 여행자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류엔에게 있어서 여행자란 단순히 불공평하게 운을 타고난 사람들로 보였다.

 

  "빌어먹을 정도로 불공평한 세상."

 

  지나가면서 본 나무를 치고 있는 여행자의 모습에 류엔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행자는 나무만 하루 종일 쳐도 돈을 얻고 좋은 약물 재료를 얻는다고 하던데.

 

  돈은 무슨, 약물 재료는 무슨. 직접 나무를 손으로 쳐본 류엔은 3일 동안 일을 할 수 없는 심힌 상처만 얻었다.

 

  류엔은 이제 여행자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불공평한 세상 혼자 살아가야지.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면 슬프기만 하고 얻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시장을 지나고 얕은 시냇물을 건너 자신의 가게 앞에 도착한 류엔은 이제야 걸음을 멈추었다.

 

  '산골짜기 약물가게'

 

  너무 오래 되서 글씨가 너덜너덜해진 팻말에는 류엔이 어릴 때 지은 가게 이름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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