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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달빛이 내리면 피는 꽃
작가 : 꿍아
작품등록일 : 2017.12.11

조선의 신데렐라. 25대 지존 강화도령 이원범

강화도 촌부에서 한 나라의 지존이 되기까지 그리고..

그가 사랑한 단 한명의 정인 봉이.

차마 이루지 못한 그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지금 이뤄집니다.

“내 너를 비춰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전하가 내리면 소녀는 피어날 것입니다. 저를 지킬 힘을 가지세요.”


-달빛이 내리면 피는 꽃-

 
시간아 멈춰라.
작성일 : 17-12-12 12:13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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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그날 이후 원범은 봉식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살게 되었다.

 

 봉식과 봉이 만석은 언제나 셋이 함께 다녔다.

 

 봉식보다 세 살이나 어린 봉이지만 시골의 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봉식이기에 항상 봉이가 알려주겠다는 명목으로 쫓아다니고 있었다.

 

 모든 게 서툰 봉식의 모습이 봉이는 마냥 재밌었다.

 

 그리고 그런 봉이 곁엔 항상 만석이 있었다.

 

 

 “야! 그렇게 젖은 나무는 줍지 말라니까”

 

 만석이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

 

 봉이가 봉식과 친하게 지낼수록 부쩍 봉식에게 구박이 심해진 만석이다.

 

 봉식과 만석은 동갑내기인데 자신에게만 반말을 하고 봉식에게는 살갑게 구는 봉이가 만석은 야속했다.

 

 “미안 깜빡했다.”

 

 봉식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멍청이 지금 몇 달째인데 그게 헷갈려”

 

 봉식이 만석의 눈치를 보며 들고 있던 나무를 내려놓았다.

 

 그때 그림을 그리고 있던 봉이가 나뭇가지를 집어던지며 득달같이 달려왔다.

 

 

 “ 너는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지금 네가 들고 있는 것도 젖은 나무거든?”

 

 

 “이게 또 오라버니한테 너래! 얘랑 나랑 동갑인데 왜 차별해”

 

 만석이 발끈한다.

 

 “내가 언제? 너야말로 이제 나랑 산에 다신 안 오겠다더니 왜 자꾸 따라다녀 집에 가서 그 책이나 읽어!”

 

 

 투닥거리는 만석과 봉이 사이에서 봉식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서있다.

 

 

 “맨날 같이 산에 가자고 조르던 게 누군데 그림도 이제 나는 안 그려주잖아 만날 봉식이만 그리고”

 

 만석의 말에 오동통한 봉이의 볼이 사과처럼 붉어졌다.

 

 

 “그리지 말라고 난리친 건 너면서”

 

 

 봉이가 또 만석의 허리춤에 있던 책을 내동댕이쳤다.

 

 만석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다.

 

 만석은 봉식과 봉이를 차례로 보더니 나뒹굴고 있는 책을 주워 더 세게 바닥에 내리쳤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봉이가 그린 그림을 발로 비벼 지워버렸다.

 

 불게 물든 봉이의 얼굴이 더 울그락 불그락 해졌다.

 

 옆에 있던 봉식도 그런 만석에 행동에 깜짝 놀랐다.

 

 

 “이놈의 그림 백날 천 날 그려봐라 어진화사인지 어화사인지 절대 할 수 없을걸!

 계집애는 아무리 뛰어나도 출세도 못하고 과거도 못 본다고 우리 엄니가 그러셨어.

 두고 봐라 내가 과거 시험 붙어서 출세하는 게 빠른지 니 그 그림으로 뭐라도 하는 게 빠른지”

 

 

 만석이 단단히 화가 났는지 생전 안하던 악다구니를 쓴다.

 

 만석이 화가 난 것은 결코 책을 집어던진 것 때문은 아니다.

 

 봉이는 종종 만석의 책을 집어던지곤 했으니까.

 

 만석은 갑자기 나타난 봉식의 존재에 화가 났다.

 

 매일 자신만을 쫓아다니던 봉이가 이젠 봉식 옆에 찰싹 붙어 다니고 봉식을 볼 때마다 반짝반짝 빛나는 봉이의 두 눈도 몹시 거슬렸다.

 

 만석이 한참을 씩씩거리더니 쿵쾅거리며 산을 내려갔다.

 

 봉식은 만석의 책을 주워 흙을 털어냈다.

 

 군데군데 찢어진 부부의 조각들도 모아서 책갈피 사이게 가지런히 정리해 놨다.

 

 그때 그려진 그림 앞에서 울상을 짓고 있던 봉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봉식은 봉이 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다시 그리면 되지. 만석이가 괜히 그러는 거야. 울지 마”

 

 

 “오라버니 얼굴 그리려고 한 건데 다 지워졌어.. 만석이놈이랑 다신 안 놀 거야.”

 

 

 “만석이 가장 아끼는 게 책이잖아. 만석이 어머니가 어럽게 사시면서도 만석이는 공부 시키시겠다고 삯바느질해서 사다주는 책이라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알면서”

 

 

 “그건 알지만 ..”

 

 봉이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한다. 봉식은 어떻게 해서든 봉이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난 만날 네 옆에서 너 그림 그림도 같이 봐주고 나중엔 내가 제일로 좋은 화선지도 사줄 거야!”

 

 

 화선지 얘기에 봉이가 눈물을 그치고 봉식을 올려본다.

 

 

 “화선지..?”

 

 

 “그럼. 화선지 알지? 그림 그리는 종이 말이야. 내가 이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화선지도 사주고 붓도 제일 좋은 걸로 사줄 거야.”

 

 “노비 살이 했다는 사람이 그건 어떻게 안대?”

 

 “응?”

 

 “나무하는 것도 모르고, 물 길어 오는 것도 모르고, 밭도 못 갈면서 화선지는 어떻게 아냐고..”

 

 

 봉이가 옅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

 

 봉식은 아차 싶었다.

 

 “그게.. 어디서 주어들은 적이 있어서.. 아 내려가자 춥다.”

 

 “원범오라버니..”

 

 봉이가 나지막이 이름을 불렀다. 봉식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봉이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어?”

 

 

 “놀라는 거 보니까 맞구나”

 

 

 “봉이 너 어떻게 알았어?”

 

 

 “그냥 오라버니 깨우러 들어갔다가 잠꼬대 하는거 들었어. 원범입니다. 저 혼자 두고 가지 마세요.. 이렇게 말하는 거”

 

 봉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봉이가 놀라서 손 사레를 친다.

 

 

 “아니 아니.. 놀라지마 그저 한번 불러보고 싶었을 뿐이야 오라버니 진짜 이름”

 

 

 “미안해 거짓말해서..”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봉이가 말하며 봉식을 올려본다. 봉이의 눈빛은 ‘그럴만한 사정’ 이라는 것을 말해주길 바라는 듯 했다. 하지만 봉식의 입술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말 못해주지?”

 

 

 “내가 봉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면.. 날 보는 네 눈빛이 달라지겠지?

 

 봉이가 고개를 젓는다.

 

 

 “아냐. 전에 오라버니의 과거가 어땠든 그건 원범이고 지금 오라버니는 봉식이잖아..”

 

 

 봉식이 힘겹게 말을 떼 보려 하지만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자 봉이가 먼저 말했다.

 

 

 “아냐. 나중에 오빠 준비 되고 말해주고 싶을 때 그때 해줘! 그리고 지금은 만석이놈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서 우울한 얘기 듣고 싶지 않아.”

 

 

 “고마워. 이해해줘서..”

 

 

 “나중에 화선지 그거 꼭 사줘 알겠지?”

 

 

 “응. 제일로 좋은 종이로 사줄게. 꼭 네 옆에서 만날 너 그림도 그리게 해줄거야. 그럼 거기 우리 시간을 잡아두자.”

 

 

 봉이가 갸웃거린다.

 

 

 “응? 시간을 잡아둔다고?”

 

 

 “그래 행복한 시간을 그림으로 남겨 놓으면 너는 그 시간을 멈춰서 영원히 가지게 되는 거야.

 언제든 그 그림을 꺼내보면 그때가 생각나는 거지! 그건 만석이도 절대 못 지울 거야! 그때까진 땅이랑 벽에다 열심히 연습해야해? 그리고 앞으론 만석이 책도 던지지 말고.”

 

 

 봉식이 봉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따뜻하게 말한다. 그런 봉식의 마음을 느낀 봉이도 눈가에 남은 눈물을 닦고 웃어 보인다.

 

 

 “그럼 그 종이 생기면 내가 오라버니 얼굴 제일 먼저 그려 줄 거야.”

 

 

 봉이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은범의 팔을 내리고 은범의 어깨에 살포시 기댄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지만 전혀 춥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선가 봉이가 제일 좋아하는 뻐꾹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봉이는 화선지라는 종이가 생기면 반드시 이 순간을 그려놓아야지 다짐 하였다.

 

 봉식이 역시 그런 봉이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가만히 기대어 눈을 감았다.

 

 봉이에게도 봉식에게도 지금 순간을 멈춰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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