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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레몬 타르트
작가 : 소피아
작품등록일 : 2017.11.19

이제는 배우입니다. 남장여자 배우 데뷔기!

 
14화
작성일 : 17-12-12 09:32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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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컷. 좋아요. 이거 쓰자. 메모해놔. 준모는 진짜 프로필이 그림이네, 그림. 이거 다음에 우리 뭐지?”

 

 연출과 스크립터, 감독급 스태프들이 모니터 스크린 앞에 모였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꼴이 엑스트라들은 또 대기하라는 신호로 보였다.

 

 ‘이대로 또 한참 대기해야 하는 건가?’ 유진이 웨이터 차림의 옷을 벗는 동안 뒤에서 지영이 다가왔다.

 

 “어때? 재밌지?”

 “재미있기는요. 다음에는 절대 안 해요.”

 “아이~. 처음이라 그런 걸 거야. 긴장했구나?”

 

 지영이 유진의 어깨를 토닥였다. 유진은 준모와 같은 학교, 같은 수업, 같은 방을 쓰지만 실제로 이렇게 현장에서 급 차이가 나는 게 실감이 났다. ‘쟤는 그냥 싸가지 없는 놈일 뿐인데… 연기는 잘하는 것 같네.’

 

 유진이 웨이터 복장을 벗어 의상 담당에게 건네고 하염없이 대기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이미 시계는 밤 11시를 훌쩍 넘겼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진은 첫차 시간까지 대기할지도 모르겠다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안대까지 하고 숙면을 취하고 있는 지영을 깨울 수는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베개나 눈가리개를 가져와서 잠이라도 잘걸. 다음에는 적어도 김밥이랑 담요는 가져와야겠다. 아우 추워.’

 

 가만히 있었더라면 배가 고프진 않았을 것을, 연기한다고 긴장한 탓에 유진은 뱃가죽이 등에 붙을 것만 같았다.

 

 지영을 깨워보려 했지만, 또 무슨 질문을 할까 걱정이 앞섰다. 유진은 준모와 자기가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물이라도 마셔야겠다. 아 배고파…’ 그때 촬영장 쪽이 조금 소란스러워졌다. 준모가 두꺼운 점퍼를 입고 한 명 한 명에게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었다.

 

 ‘쟤는 이제 끝난 건가? 원래 촬영 때 배우들은 끝까지 남아있는 게 아니구나. 나도 이렇게 허송세월할 바엔 집에 가고 싶다…’

 

 유진은 이제야 일거리를 소개시켜준 학교 직원이 왜 그렇게 미안한 표정이었나 이해가 되었다. 식수대에서 적당히 물로 배를 채우고 소파에 적당히 걸터앉았다. 아직도 배가 고팠지만 언제 또 집합하라고 할지 몰라 나가서 뭘 사 올 수도 없었다.

 

 ‘운이 좋기는 개뿔, 아니, 좋은 건가? 8만 원이면 할 만하지. 아니... 저도 다음에는 윤준모 같은 인생을 살게 해주세요. 이왕이면 정말 나무늘보면 좋겠네요.’ 라는 쓰잘데기 생각을 이어가며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았다.

 

 “부시럭 부시럭.” 조용한 로비에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뭐지?’ 하면서 유진이 슬며시 눈을 떴다. 준모가 유진 앞에 봉지 여러 개를 들고 서 있었다. ‘뭐지?’ 유진은 준모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힘드시죠? 이거 같이 나눠 드시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로비 여기저기에 널린 소파나 의자에 누워있거나 혹은 엎드려있는 사람들 사이로 준모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용히 자는 줄만 알았던 사람들은 엎드려있을 뿐이었는지 다들 준모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장난하나 이 녀석?’ 준모는 사람 좋은 눈웃음을 짓고 유진의 품에 커다란 봉지를 세, 네 꾸러미를 쥐여주고 유유히 가버렸다. ‘이게 다 뭐야?’ 유진은 아직도 멍한 표정이었다.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머, 어머! 어떡해! 윤준모야!”

 “대박, 이거 주고 간 거야?”

 “와, 도시락이네?”

 

 멍하니 있는 유진 주위에 순식간에 사람들이 와글거렸다. 지영도 제일 먼저 달려와서 호들갑이었다. ‘이게 뭐라고, 다들. 그나저나 윤준모, 쟤 뭐야? 나 놀리는 거야?’ 유진은 어안이 벙벙했다.

 

 “뭐야~ 너무 다정해, 우리 준모!”

 “와, 된장국도 있어. 핫팩도 넣었네?”

 “우리 것까지 샀나 봐. 나 아까 배고파서 김밥으로 때웠는데.”

 “직접 와서 인사까지 하고 간 거야? 보통 매니저 시킬 텐데. 착하네.”

 “어떡해, 나 이거 아까워서 못 먹어.”

 

 그 사이에 사람들은 도시락을 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그 자식, 이렇게 팬 관리를 하는구만? 참나, 이거 다들 모르셔서 하시는 소립니다. 얘가 이렇게 해서 소셜 네트워크 같은 데에 자기 소문 좋게 퍼트리려는 거라구요. 그건 돈을 줘도 제대로 못 할 테니까요?’

 

 유진은 말이 목에 걸렸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괜히 그런 말을 했다간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이상한 애로 찍힐 것이다. ‘윤준모, 이거 고단수네.’

 

 “와, 나 다시 한번 반했어! 게다가 이거 맛있다!”

 “보통 이런 거 안 해줘요?”

 

 사람들이 도시락과 핫팩, 물병을 들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식사를 했다. 지영은 유진 옆에 앉아서 ‘으흥’ 소리를 내며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집어 먹었다.

 

 “해주긴 누가 해줘! 난 몇 년째 이러고 있는데 이번이 처음인데? 엑스트라는 알아서 먹던가 굶던가야. 식수대가 없는 곳은 물도 자판기에서 사 먹어야 된다구. 물론 가끔 밥차가 오거나 김밥을 주기도 하는데, 단무지랑 햄만 들어가는 제일 싼 김밥이거든. 우리는 못 먹는 경우도 많아. 그것도 근데 엄청 잘해주는 거야.”

 

 유진은 지영이 불만을 토로하는 동안 도시락을 깨끗이 비웠다. 속으로 아무리 툴툴거려도 도시락은 유진의 입맛에 딱 맞았다. 돈가스 속이 부드럽고 겉 튀김은 하늘하늘 바삭거린다. 도시락치고는 맛보기 힘든 상급인 도시락이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이런 튀김을 맛보는 게! 역시 밥이 맛있어도 학식에서 대규모로 튀기는 거랑은 차이가 있구나. 아우, 이런 도시락은 가격대가 좀 있을 텐데? 나야 맛있게 잘 먹었으니 잘된 일이지만.’ 유진은 준모가 사준 거라 분명 별로일 거라는 편견을 깨고 입안의 행복을 만끽했다.

 

 ‘센스있는 녀석.’ 유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배가 부르니 슬슬 잠이 오기 시작했다. 밤 촬영이라 그런지 더 졸렸다. 사람 수보다 좀 더 많이 챙겨 넣은 핫팩이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 탓도 있다. 도시락보다 주머니의 핫팩 하나가 더 귀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지영은 도시락을 먹기 전 사진을 잔뜩 찍어 각종 SNS 마다 사진을 올리고, 윤준모를 태그했다. 유진은 그 광경을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었다.

 

 ‘근데 정말 뭐지, 뭐야? 아깐 편하게 하라는 둥 하고, 대체 뭐야? 도시락이랑 핫팩은 고맙긴 한데, 나 때문은 아닐 거고… 뭐지?’ 유진이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아까는 뭐야? 갑자기 단체 도시락을 사 와줄 수 있냐고 하질 않나…”

 “아… 형도 알잖아, 밤 씬 촬영이 좀 힘든가. 다들 식사도 못 하셨을 것 같아서.”

 “참, 너도 알고 보면 괜찮은 놈이야.”

 “당연하지, 나 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네네, 겸손하지 않은 점도 솔직해서 좋네.”

 “하하. 형, 저 도착하기 전까지 조금만 잘게요.”

 “어, 이따 깨워줄게. 얼른 자.”

 

 준모가 의자를 젖히고 몸을 뒤로 뻗었다. 잘 생각은 없었지만, 그 이야기는 피하고 싶었다. ‘좀 어색했나? 추울 것 같은데, 그냥 따로 담요라도 줄 걸 그랬나. 아냐, 괜히 그러면 더 이상해졌을 거야.’

 

 준모도 밤씬 촬영이 처음이었던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몰라서 매니저가 이것저것 챙겨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그대로 유진에게 해주었다.

 

 ‘특별히 걔 때문에 한 건 아닌데… 그냥 다 같이 밥 먹고 따뜻하면 좋으니까. 맞아. 그거지.’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켰지만, 준모도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굳이 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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