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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3 장: 천율기 (1)
작성일 : 17-12-12 01:45     조회 : 268     추천 : 1     분량 : 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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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와는 밀려오는 하품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옆에 아이들은 입을 한 껏 벌리다 장난삼아 넣은 옆 사람 손가락을 씹기도 하였고, 그러다가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와의 눈엔 죄다 한심스럽게 보인다. 철없는 아이들에겐 자부심이란 없는 모양이다.

 

  유와는 정청부의 제일부장이자, 능천사당주를 겸임하시는 천율기 공(公)의 자랑스러운 시동이다. 자신의 추레함은 천공을 욕보이는 것이기에, 그는 언제나 정갈하며, 단정해야만 한다. 물론 천공께서는 아이의 하품 정도로 나무라시지는 아니하시지만 이루 다할 수 없는 은혜를 입어 성실함으로 갚으려는 것이다.

 

  유와는 젖도 때지 못한 체 부모님을 여의었다. 그 핏덩이를 거두어 먹고 가르쳐 준 것이 천공이시다. 거진 20년을 천공 밑에서 후광을 받고 커왔다. 천공께서는 어찌 그리 대단하실 수 있는지. 유와는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하다. 자신도 모자라 다른 고아들을 거두시고, 그들이 많아지다 보니 특별법을 제정하여 진천부에 따로 기관도 만드셨다. 예천당이라는 이름으로, 뭇 사람들은 고아원이라 부르는 곳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시는 분도 천공이다.

 

  유와는 근래에 기분이 참 좋았다. 천부를 돌아다니며 알음알음 염방 일가의 소식을 들었을 때 어찌나 뿌듯한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잡놈이 나타나 천공 나아가시는 길에 걸림돌이 되나 싶더만, 하늘도 그 잘못을 아는지 이리 벌을 내리신다. 물론 너그럽기 그지없는 천공께선 몹시 안타까워하시면서 백방으로 도울 길이 없나 알아보고 계신다.

 

  유와가 아침 댓바람, 찬 공기에 나와 있는 이유도 그런 너그러움에 기인된 것이다. 천공께서는 가끔 예천당으로 도움을 요청하시곤 하는데, 대게 일손이 부족하여, 자잘한 심부름들을 맡기시곤 하고. 가끔 아주 중한 서찰을 예천당원 손에 맡겨 필히 직접 전달 하도록 하셨다.

 

  그것도 다 천공께서 큰 뜻을 가지고 있어 그러시는 것이다. 딱히 가욋돈을 벌 수 없는 예천당원들을 위해 굳이 시동을 배속 받지 않으시고, 고아들에게 일을 맡겨 몇 환이라도 쥐어 줄 수 있을까 하는 천공의 배려가 느껴진다. 어린 아이들은 이런 일이 있으면, 몇 환에 혹하여 방실거리곤 하였으나. 유와는 언제나 어떻게 하면 천공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심하곤 한다.

 

  유와는 개중 가장 나이가 많아서 인지 천공의 신뢰를 받고 있었다. 그는 꼭 인지일부장께 가는 서신을 맡곤 했는데, 평공은 깐깐하시고 곱지마는 않은 분이시라, 혹 어린 아이들이 실수를 하면 사달이 나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야 혹여 어른들께 누라도 될까 제가 직접하고 싶기도 하나, 홀로 발품을 팔기엔 천부는 너무 넓었다.

 

  천율기는 한 아름도 모자라, 큰 딸아이에게도 봉투를 안겨 밖으로 나왔다. 유와나 머리 큰 아이 몇이 대뜸 튀어나와 대신 받는다. 율기는 고맙다고 유와의 툭 튀어나온 뒤통수를 토닥인다. 다 커버려 머리 하나 더 있는 놈이 부끄러운지 몸을 배배 꼬고 있는게 꼭 묘(猫)같다. 유와는 거둬 올 때 이름조차 없어 율기가 붙여준 이름이다. 얼굴도 주먹만 한 놈이 눈이 삼 분지 이 만큼 커서 생긴 게 개구리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어렸을 때부터 봐와 어미처럼 따르는 게 귀여워 다른 아이보다 가까이 하기도 하여, 남편과 딸들에게도 친숙한 이다.

 

  천율기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서신을 넘겨 주었다. 전달하는 일이야 시동을 시켜도 될 일인데, 이리 복잡하게 예천당에서 아이들을 불러오는 수고를 하는 이유는 맡은 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눈이 큰 유와는 세수개혁 때 평합문의 사주에 의하여 부모가 죽었다. 몸집이 작은 당여의 부모는 요설백각주의 비리에 연루되어 유명을 달리했고, 똑 닮은 쌍둥이 일소와 이대는 명우당주의 혼외 자식이다. 정천회원 뿐이 아니다. 저기 어울리지 못하고 외떨어져 있는 여아는, 인지이부장 조한이 직접 죽인 남영교도의 자식이다.

 

  천율기가 예천당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는 ‘궁휼이 여김을 실천하라’하신 성현의 말씀을 따르려는 것도 있으나, 그보다 실리적인 이유가 있다. 예천당에서 수학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적 혹은 동료들의 약점을 상징하고 있었다. 천율기가 유와에게 ‘人地一部長 萍蛤雯 前’이라 적힌 봉투를 건넨다. 조심이 전달하겠다 하는 목소리에 빙긋 웃어주었다.

 

  “정청일부장께서 보내신 서찰입니다.”

 

  그러나 처음이후로 평공의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평공은 제를 보고 못 보던 시동이라며, 의심부터 대뜸 하셨다. 유와는 바짝 긴장한체 천공께서 보내셨다면 그때도 봉투를 건넸다. 평공은 봉투를 뜯어 살피시더니 안색이 질리시면서 대뜸 나가라며 화를 내셨다. 그때 이후로 찾아와도 아랫사람을 불러 대신 받으시고, 들이시지 않았다. 냉기에 자꾸 콧물이 나와 소매로 쓱쓱 닦아낼 뿐이다.

 

  “가증스러운 년.”

 

  평합문은 유와의 목소리를 들을 때 마다 목에 줄이 채인 기분이다. 합문이 유와를 처음 보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그때 천율기라는 젊은 여자가 가주의 신임을 받으며 천부로 입성하였다. 인정하기는 싫어도 능력만큼은 출중하여 당시 정청일부장이었던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을 무에 견제한다고 안일했던 게 잘못이다.

 

  천율기는 정천회의 젊은 인사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대듬 능천사당주 자리를 두고 자신과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어린 치기라고 생각하였으나, 평상의 행실을 두고 볼 때, 자신의 능력을 알리려고 하는 모양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여, 크게 견제하지 않았다. 그만큼 천율기는 어렸고, 경력 또한 부족했다.

 

  날이 지날수록 믿음은 확고해져만 갔는데, 천율기는 이렇다할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때, 툭 치면 눈알이 빠질 것 같이 생긴 아이가 천공의 서찰이라며 찾아왔다. 신기하게도 생겼고, 귀엽기도 하여 먹을거리나 챙겨줄 요량으로 기다리라 하고 봉투를 열었다.

 

  ‘정청일부장 평합문 보시오. 평공께서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으나, 서찰을 전달한 아이는 평공과 인연이 깊습니다. 참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아이지요. 지금으로부터 십 몇 년 전, 아이의 부모는 불의의 손에 유명을 달리합니다. 아이는 운이 좋게 살아남아 제 손에 구출될 수 있었지요. 이름도 없어 유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만. 알아본 바, 부모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평공께서는 제천골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하물며, 평공께서 소유하고 계신 땅인데 모르실 수 있겠습니다마는. 유와의 부모가 그 땅의 대지주였던 모양입니다. 이런 인연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앞으로 평공을 도우라 자주 보낼 터이니, 가엽게 여겨 주십시오.”

 

  평합문은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었다. 제천골. 세수 개혁당시 그가 수집한 땅 중 하나였다. 그때 제천골의 토지 대부분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유일막이라는 사람이었는데, 평합문이 몇 번을 찾아가도 결단코 땅을 넘기지 않은 반골들이었다. 제천골에선 철이 많이 나 합문에게는 꼭 필요한 곳이었기에 알음알음 알던 칼잡이 몇 명을 보내 처리하고 자연스레 공지를 먹었다.

 

  증좌없이 잘 처리했다 생각했건만, 염방이란 놈도 그렇고, 유와도 그렇고 망령이 끓는 것 같다. 평합문은 종이를 잘게 찢어 발기며, 유와에게 썩 꺼지라 소리를 질렀다. 유와는 하얗게 질려 뛰쳐나갔다. 때가 좋지 않았다. 가주가 새로 등극하여 청천회를 등용한 마당에, 과거의 일이 까발려지면 자신은 천부에 생매장 당하고 만다. 평합문은 천율기를 만나 인지일부장의 자리에 만족하기로 약속을 맺었다.

 

  평합문은 오늘 유와가 가지고 온 서찰을 열어 보았다. 천율기의 어제 일에 대한 사과로 시작한 글은 어른인 합문의 의견이 없이 어찌 중한일을 결정 하냐며 온통 달래는 말로 가득했다. 이건 화를 더 돋우는 말이다.

 

  ‘……평공께서 그리 반대하신다면 벽아련과의 중혼 진행은 당연 불가합니다. 그러나, 딱히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막막함을 느껴, 오늘 오후 진행될 중앙회의 이전 고견을 듣고자 하니, 잠시 시간을 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낸 아이가 길을 잘 아니 안내 할 겁니다.’

 

  침착함을 유지해야만 한다. 한 치의 실수라도 생기면,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죽을 날 기다리는 죄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평합문은 밑사람을 시켜 차를 들이게 했다. 연초에 불이 붙고 곧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다. 다 타 들어갈 때쯤 합문은 종지에 꽁초를 비비고 밖으로 나섰다. 눈 큰 아이가 서있다. 유와라고 했던가?

 

  “네 주인에게 가자. 안내하라.”

 

  평합문의 말에 유와는 벌떡 일어나 허리를 푹 숙인다. 두번째 보는 얼굴도 깐깐하기만 하다. 큰 어른이라 잘 모셔야 한다는 천공의 말이 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유와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고, 보폭을 줄여 합문과 맞추었다.

 

  같은 시간, 천율기는 천율방과 마주하고 있다. 땀을 흘리고 씻지 않고 온 모습에 순간 인상을 찡그리기는 사였으나, 율기는 약간의 불쾌함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농으로 아침에 무리를 하셨나 보오 하면서. 율방은 따뜻한 찻잔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율기에게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물음만 던졌다.

 

  “순조롭습니다. 염방 측에서도, 중혼을 제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벽아련을 밀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치 못하겠지요. 정천회 내에서도 후보로 언급 되었습니다. 제 사람이 여론을 잘 만들어 주었지요. 허나,”

 

  “평합문. 인지제일부장이 문제겠지.”

 

  천율방은 탁자를 툭툭 두드렸다. 천율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율기는 평합문이 의견을 철회하고, 벽아련을 추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라 말했다.

 

  “그렇겠지. 인지일부장이야. 철저한 분리주의자 아닌가? 지금껏 그것으로 버텨왔는데 포기할 수가 없겠지.”

 

  처음 벽아련과 성혼설이 돌 때도 그러했다. 천목십약으로 가장 이익을 많이 보는 대상인들을 기반으로 한 평합문이 극심한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 천부에서 실질적 권력이 가장 강한 사람은 천율기라 할지라도 합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자금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굳건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율방은 합문의 뜻을 어떻게 꺾을 것인가 물었다. 율기는 어깨를 들썩거리고 딱히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하였다. 율방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가주는 중앙회의를 미뤄 주시면 됩니다.”

 

  “중앙회의를 연기하라니? 그게 무슨 소리이며, 어찌 그리 할 수 있는가?”

 

  천율기는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하늘이 우중충한 것이 곧 비가 내릴 것 같다. 한 겨울이니 눈이 와도 나쁠 것은 없었다.

 

  “모든 건 가주의 뜻대로 펼쳐질 겁니다. 이 율기가 보증하지요.”

 

  천율방은 나지막한 분위기에 반론조차 제기하지 못하고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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