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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천사가 떨어졌다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12.7

[빙의물]
의료봉사 중 갑자기 사고를 당해, 이상한 세상에서 눈을 뜬 세진.
다짜고짜 자신을 덮치려는 남자에게서 무작정 도망쳐 나와 숲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는 도중 수상한 사람들에게 쫓기던 남자를 구해주게 되는데.......
점차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무도회(2)
작성일 : 17-12-12 00:44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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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연습 많이 안했는데.”

  “상관없어.”

  불안하여 얘기했지만 렌케는 단칼에 대답했다.

  “으응.”

  대답은 했으나 막상 렌케에게 밀착하여 어깨에 손을 올리려니 민망했다. 벤자민과 연습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딱히 신경도 안 쓰였던 부분이었는데... 생각보다 왈츠는 상대방과 가까이 붙어야 하고 접촉이 큰 춤인 것 같았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으니 렌케가 내 손을 방향을 바꿔 잡고 먼저 다가왔다. 그가 내 허리에 손을 올렸다.

  큼지막한 손이 닿은 자리가 뜨거웠다. 아니, 뜨거운 정도가 아니라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천천히 렌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서로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웠다. 고개를 조금만 들어도 렌케의 검붉은 눈동자와 시선이 부딪혔다.

  이상하게, 너무 너무 민망했다. 그러나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음악이 부드럽게 시작되고 렌케가 날 자연스럽게 리드했다.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과 부딪힐 때마다가 또각 또각 소리가 났다.

  아까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걸 슬쩍 봤을 때는 서로 이야기도 하고 하던데, 난 이상하게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렌케 역시 말이 없었다. 누가 우리의 발아래에만 불을 지펴 놓은 것처럼 열기가 훅훅 올라왔고 그 열기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오직 서로의 호흡에 맞춰 춤추는 것에만 집중하여 그렇게 한 곡을 마쳤다.

  “하아.......”

  렌케가 내게서 손을 떼고 떨어지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여전히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렌케의 눈이 유난히 짙어 보였다.

  “가지.”

  “응.”

  이제는 렌케의 손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렌케에게 몸을 맡긴 채 걸음을 옮겼다.

  “발이 아픈가?”

  “응?”

  “절뚝거리는데.”

  “아.”

  신발을 몇 번 탁탁 굴렀다. 앞꿈치와 새끼발가락이 무척 아팠다. 힐을 안 신다가 신어서 물집이 제대로 잡힌 것 같았다.

  “물집 잡혔나봐. 신발이 불편해서.”

  “돌아가지.”

  렌케는 망설임 없이 나를 이끌고 입구 쪽으로 향했다.

  “어, 하지만 폐하보다 먼저 나가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뒤를 돌아보며 황제가 있던 곳을 살폈다. 그러나 황제는 어딜 봐도 없었다.

  “아까 가셨다.”

  “그랬구나. 그래도 이렇게 빨리 가도 돼?”

  “상관없어.”

  “으응.”

  렌케는 모든 생각과 행동에 확신 있게 행동해서, 정말 렌케의 말대로 아무것도 상관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마차를 타고 렌케의 궁에 도착할 때까지도 아까의 열기가 남아 있어서 꼭 한바탕 꿈이라도 꾼 느낌이었다.

  “빨리 오셨네요??”

  소냐가 옷 벗는 것을 도와주며 물어왔다.

  “네.”

  “사람들이 라일라님께 춤 신청을 하지는 않던가요?”

  “네.”

  “으음....... 헤케이온의 실세이신 각하께서 후원하시고 있는 분이신데 왜 신청을 하지 않았지? 설마 라일라님이 평민이라고 무시한 걸까요?!”

  소냐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올라갔다.

  평민이라고 무시를 한다니. 평민인 게 이상한 건가? “그곳에는 귀족밖에 없나요?”

  렌케가 나는 평민이라고 말했으니까, 귀족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네.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라일라님은 각하께서 보증하고 계신 분이니 평민이든 귀족이든 전혀 상관이 없으시답니다.”

  “그렇군요.”

  렌케가 이 나라의 실세라니. 금시초문이었다.

  내가 우연히 목숨을 살린 사람이 그렇게 높은 사람이라고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황제가 친우라고 하고 은인인 나까지 챙길 정도로 렌케를 총애한다는 데서 상당히 직위가 높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하긴 했지만, 이 나라의 실세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춤은 아예 추지 않고 오신 거예요?”

  렌케에 대한 생각은 소냐가 다시 질문을 함으로써 끊겼다.

  “아니요. 한 번 췄어요.”

  “어떤 분과요?”

  “그야. 렌케...님과요.”

  다른 사람에게 렌케에 대해 얘기할 때 아직도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애매하게 얘기했다.

  “네?? 각하요??”

  그러나 소냐는 호칭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각하와 춤을 추는 게 혹시 잘못된 건가요?”

  소냐 몰래 렌케의 호칭을 각하로 정정하며 물었다.

  “아뇨! 그럴 리가요!”

  소냐가 연신 ‘세상에!’를 연발하며 다시 말했다.

  “각하께선 춤추는 걸 좋아하지 않으세요. 최근 3년간은 아예 춤을 추지 않으셨어요.”

  “왜요?”

  “그야 귀족 영애들이 각하를 계속 귀찮게 하니까요!”

  “아.”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심정이 순간 이해가 되었다. 렌케가 매력적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남자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조차도 렌케와 한 번 춤을 추고 나니, 계속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각하께서 라일라님과 춤을 췄다니!”

  소냐가 흥분을 감추지 않은 채 다시 말했다.

  “내일 아마 바쁘실 거예요. 예상하고 계시는 게 좋아요. 편지나 선물, 초대장 같은 게 많이 날아올 거니까요.”

  “네에.......”

  사실 소냐가 하는 말에 공감이 잘 안됐다. 이곳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모르니, 내가 오늘 한 건 그저 불편한 옷을 입고 가서 얼굴을 비추고 렌케와 춤 한 번 추고 온 게 다였던 지라 그렇게 큰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난 다음날이 되어 소냐가 했던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

  “이것 좀 보세요! 이분도 예전에 각하를 귀찮게 하셨던 분 중 하나인데 라일라님께 살롱 초대장을 보냈네요.”

  편지가 한가득, 꽃다발이 한가득 쌓였다.

  “이거 꼭 가야 되는 거 아니죠?”

  “그럼요. 각하께 함부로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나라에 몇 명 되지 않는 답니다.”

  “혹시 그 몇 명에 이분도 포함 되는 건 아니죠?”

  편지가 너무 한꺼번에 많이 와서 소냐가 다 살펴보지 않은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내가 집었다.

  한눈에 봐도 다른 편지지와는 확연히 재질이 달라 보이는 것이었다.

  “보낸 분이 누구신데요?”

  소냐가 편지 재질을 확인하고는 약간 심각해진 표정으로 물었다.

  “엘리아... 소레이어 헤케이온이요.”

  “!!”

  소냐의 눈이 못 볼 거라도 본 사람처럼 휘둥그레 해졌다.

  “제가 확인해 봐도 될까요?”

  “네.”

  소냐에게 편지를 건넸다.

  “세상에.”

  소냐가 편지를 확인하곤 멍한 목소리로 말했다.

  “엘리아 씨가 누군데요?”

  성이 ‘헤케이온’이라는 게 누구인지는 몰라도 황실 쪽 사람인 듯 했다.

  “그러니까 현... 현 황제폐하의 여동생분이세요.”

  소냐 역시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황제폐하의 여동생이요?”

  그럼 공주란 소리잖아??

  “네.”

  “그런 분이 왜 절 초대했을까요? 만난 적도 없는데?”

  “글쎄요....... 라일라님 이 초대는 가셔야 할 거에요.”

  소냐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럴 것 같았어요. 날짜는 언제로 되어 있나요?”

  “일주일 후네요.”

  “.......”

  일주일 후면 무도회가 끝나는 일정이었다. 무도회가 끝나면 렌케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누군지도 모르는 공주를 만나러 가야한다는 것이다.

  왜 날 만나고 싶다는 거지?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황궁은 음식도 맛있고, 구경할 데도 많아서 좋긴 하지만 지나치게 넓어서 누구랑 같이 다니지 않으면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아침에 운동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취미생활을 찾기도 힘들어서 꽤 답답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참. 이럴 때가 아니세요. 라일라님! 오늘도 무도회 가셔야죠.”

  “네?? 오늘도 가야 돼요??”

  한번만 가면 되는 건줄 알았는데, 청천 벽력같은 소리였다.

  그 답답한 속옷을 또 겹겹이 껴입고 높은 신발을 신고 걸어 다녀야 된다고?? 또??

  물집 잡힌 데가 다 낫지도 않았는데!

  “황제폐하께서 각하와 라일라님을 위해서 여신 무도회잖아요. 당사자들은 매일 참여해야 한답니다.”

  내 얼굴에 무도회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이 너무 대놓고 드러났는지 소냐가 싱긋 웃으며 대번에 쐐기를 박듯 이야기했다.

  “.......”

  “자. 그럼 식사마저 하세요. 준비하셔야죠.”

  “.......네.”

  황제.......

  이런 생각을 하면 불경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갑자기 황제를 한 대만 때렸으면 좋겠다는 충동이 이글이글 올라왔다. 맷집도 좋게 생겼던데.

  “후.......”

  그래도 오늘은 소냐가 점심은 먹게 해주니, 그걸로 참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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