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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착한 놈은 없다
작가 : 하노리
작품등록일 : 2017.12.11

※ 한줄 요약: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이 현실과 신세계(인공지능이 만든 가상현실)에서 벌이는 생존 투쟁기입니다.

※ 소개:
“만약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한다면, 간디처럼 행동할 것인가 히틀러처럼 행동할 것인가.”
GTA5를 하던 중 심심풀이로 NPC들을 차로 깔아뭉개는 제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러한 물음이 떠올라 끄적이기 시작한 소설입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배경, 지명, 이름 등은 모두 제멋대로 차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11화 거짓말 + 거짓말 = 진실
작성일 : 17-12-11 19:45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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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거짓말 + 거짓말 = 진실

 

 *** < 현실 > 낙원동, 무릉 원룸 303호 ***

 

 - 일단은 두 분 다 정신병에 걸리신 건 사실입니다. -

 

 화장실이 딸려있는 5평 남짓한 자그마한 원룸에서 Mr. I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Mr. I의 목소리는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민태식의 스마트폰이었다.

 

 - 저런~. -

 

 민태식이 스마트폰의 볼륨을 높였다.

 

 - 다만, 저희 테스트 때문이 아니라 그분들이 평소 가지고 있던 지병으로 인해서였습니다. 발병 시점도 테스트가 끝나고 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전문가분들의 소견입니다. -

 - 대한병원 정신과 전문의분들의 소견이라고 들었는데요. -

 - 그렇습니다. 대한병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정신과 전문의 질슈타인 박사님도 같은 의견이셨습니다. -

 

 문석준 앵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음~. 그렇다면 정신병에 걸리신 테스터 분들께 일정 금액을 보상했다고 하던데, 그건 피해보상차원에서 한 게 아니었군요. -

 - 예. 비록 저희 SNR의 책임은 없지만, 테스트에 참여해주신 고마움과 더불어 평소 저희 게임을 열성적으로 즐기셨던 유저분들인지라 그분들에게 도리 상 무언가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을 약소하나마 전달해드린 겁니다. 저희 SNR의 가상현실 게임으로 인해 정신병에 걸린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

 

 Mr. I가 이렇게 말하자 민태식의 스마트폰 화면 오른쪽 댓글 창에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

 [오늘도 팬티 버린다]: 지렸다. 역시 SNR! 테스터 챙겨주는 거 보소. 머박!

 [음모 없는 음모론자]: 거봐 내가 뭐랬어. 정신병 신세계 게임 때문 아니라고 했잖아. 다 괴소문이야. 북조선에서 퍼트린.

 [국어쌤]: 아직도 급식체 쓰는 닌겐들 보면 야마 이빠이 돈다. 씨발. 국어 파괴 야메로!

 [임본은 사랑입니다]: 임본 너무 멋져~. 내 스타일이야~.

 [30년 귀두컷 외길인생]: 고조 아새끼래 어디서 신성하고 위대한 신세계 이야기 하는데 북조선 드립을 치네. 국정원 댓글부대네? 간나쉐끼, 날래날래 올라 오라우!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갔어!

 [오직 그대만]: 후광작렬! 내 사랑 종현이~♥♥

 [신타쿠]: 신세계 혁명의 시작 존나 기다려진다. 존나 언제 출시 되냐. 존나 하고 싶네.

 ......

 

 댓글 창에 기다렸다는 듯이 SNR에 대한 선플이 우수수 달렸다.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육시랄 놈들, 지랄하고 자빠졌네.”

 

 민태식은 Mr. I와 댓글 창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보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

 

 - 역시 SNR입니다. 유저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기업답군요. -

 

 문석준 앵커와 Mr. I의 대화는 이어졌다.

 

 - 아닙니다. 응당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유저분들은 저희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

 - 그렇군요. 솔직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하시기 바랍니다. -

 

 민태식은 Mr. I가 마지막 멘트를 하는 모습을 보며 오른쪽 콧방울에 있는 거무스름한 점으로 손을 뻗었다.

 

 - 예. 저희 SNR은 시청자 분들과 유저분들의 사랑과 성원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 중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SNR은 꿋꿋이 이겨냈습니다. 또한 유저분들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SNR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리며, 여러분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예. 지금까지 SNR 가상현실 개발 본부의 임종현 본부장이었습니다. -

 

 민태식은 콧방울에 있던 점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곧 점이 코에서 분리되었다.

 

 “개새끼들. 한 놈만 걸려봐.”

 

 민태식은 점, 아니 점처럼 생긴 초소형 카메라를 고이 카메라 보관함에 넣으며 말을 이었다.

 

 “SNR인지 SNL인지 니미 홀딱 벗겨 먹어줄 테니까. 흐흐흐.”

 

 민태식은 자신이 세운 계획을 떠올리며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 민태식의 모습을 누군가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

 

 

 

 *** < 현실과 신세계의 중간지점 > 선택의 방 *****

 

 “토군, 잘 어울리냐?”

 “예. 환타스틱합니다.”

 

 토군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런가... 정장을 입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네.”

 

 태조는 토군이 들고 있는 전신 거울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솔직히 정장이 어색하다기 보다는 정장을 입고 있는 잘생긴 자신의 모습이 어색한 태조였다.

 

 “더 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옷도 멋질뿐더러, 패션의 완성인 얼굴도 끝내줍니다. 지금 태조님은 더 없이 완벽합니다. 고추만 빼면.”

 

 토군이 전신 거울을 치웠다.

 

 “쳇. 그놈의 고추는. 근데 진짜 잘 어울리는 거 맞나.”

 

 정장을 계속 만지작대고 있는 태조에게 토군이 다가왔다. 토군은 태조의 정장 윗도리 단추를 풀었다.

 

 “단추를 굳이 채우실 필요 없습니다. 풀고 계시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어, 그래...”

 

 태조의 단추를 풀어준 토군은 곧 벽난로로 갔다.

 

 “옷도 멋지게 차려 입었으니 이제 만찬장으로 가는 문을 열겠습니다.”

 

 벽난로에 도착한 토군은 벽난로 테두리에 있는 검붉은 벽돌로 두루뭉술한 손가락을 뻗었다. 다른 벽돌들과 달리 유독 검붉은 색을 많이 머금고 있는 벽돌이었다.

 

 “태조님 마음의 준비는 다 되셨습니까?”

 “어.”

 

 토군이 벽돌을 눌렀다. 벽돌을 누르자 벽난로에서 사그라져가던 불이 어마어마한 불길을 뿜어내며 벽난로 안을 가득 채웠다. 네모난 벽난로 안을 불길이 꽉 채우자 마치 문처럼 보였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의 문처럼.

 

 “저기로 가라는 거야?”

 

 토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지나가도 괜찮은 거지?”

 

 살짝만 데여도 살이 바싹 익을 것만 같은지라 태조가 걱정스레 물었다.

 

 “예. 설마 도우미인 제가 태조님께 해가 되는 일을 권하겠습니까?”

 “그야 그렇지. 내 도우미인데.”

 

 태조가 토군의 옆으로 다가와 벽난로 앞에 섰다.

 

 “태조님, 저는 만찬장과 게임의 방 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도우미가 그렇습니다.”

 

 태조가 불길 속으로 들어가기 전 토군이 마지막 당부를 했다.

 

 “어. 가이드북에서 봐서 알아.”

 “저 안에서 진행되는 테스터들 간의 게임에 제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없지만, 들어가시기에 앞서 미약하나마 조언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뭔데?”

 “태조님이 만나는 테스터들은 100억이 걸린 상금을 두고 벌이는 게임의 경쟁자들입니다.”

 

 토군은 조끼 주머니에서 가면을 꺼내며 말을 덧붙였다.

 

 “돈 앞에서는 그 누구도 믿으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항상 진실과 거짓을 섞어 말하셔야 합니다. 되도록 거짓을 많이 섞으면 좋습니다.”

 

 태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토군은 노파심에 조언을 덧붙였다.

 

 “제가 알기로 태조님은 착하게만 사신 분이라 아직 거짓말에 익숙지 못합니다. 그러니 먼저 뻔뻔해지셔야 합니다. 거짓말을 처음 하는 분들은 앞에 한 거짓말을 기억하지 못해 상반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럼 금방 들통 납니다. 그럴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또 다른 거짓말로 덮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거짓말의 홍수 속에 빠져 그 순간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알았어. 기억해 둘게.”

 

 토군이 태조에게 가면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만찬장에서는 이 가면을 쓰셔야 합니다.”

 “이 가면은 뭔데?”

 

 태조가 가면을 받았다. 가면은 눈만 가리는 형태의 검은색 가면이었다.

 

 “태조님의 모습을 바꿔주는 위장 가면입니다.”

 “가상현실의 내 모습을 한 번 더 바꾸는 가면이네.”

 “예. 태조님의 이 모습을 테스터들에게 보여줘서 좋을 게 없습니다.”

 

 토군이 검지로 태조를 가리키며 말했다.

 

 “신세계에서는 이 모습으로 플레이할 수밖에 없지만 만찬장과 게임의 방에서 만큼은 이 모습을 숨기는 게 좋습니다.”

 “알았어.”

 “그러면 이제...”

 

 토군이 말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쿵!”

 

 소리가 났다. 토군 근처 벽에서 나는 소리였다.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 같았다.

 

 “무슨 소리지?”

 

 태조가 소리가 들려온 벽으로 다가갔다. 토군은 태조가 벽으로 다가가자 별일 아니라는 투로 손을 회회 저었다.

 

 “태조님 많이 늦었습니다.”

 “방금 벽에서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소리보다도 이제 만찬장으로 가셔야할 시간입니다.”

 

 토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또다시,

 

 “쿵! 쿵! 쿵!”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무언가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 같았다. 이에 토군은 황급히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보았다. 시계를 본 그는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토군! 벽에 뭔가 있나봐.”

 “크게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태조님이 만찬장으로 가시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소리입ㄴㅣ...”

 “쿵! 쿵! 쿵! 쿵! 쿵!”

 

 벽이 격렬하게 울렸다. 토군은 쿵쿵 대는 소리에 머뭇거리는 태조의 등을 떠밀었다.

 

 “자 어서 안으로.”

 “어, 어, 야 왜 이렇게 서둘러. 소리가 왜 나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선택의 방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시간이 다 돼간다고?”

 “쿵! 쿵! 쿵!”

 “예. 태조님은 이제 만찬장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쿵쿵 소리가 나는 건 시간이 다 됐다는 것을 알리며 태조님을 재촉하는 겁니다.”

 “그래?”

 “예.”

 

 태조는 토군에게 떠밀려 도로 불길 앞에 섰다. 도우미인 토군이 선택의 방에 대해 더 잘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설마 도우미가 테스터에게 거짓말을 할리도 없을 테니까.

 

 [‘만찬장으로 가라’ 퀘스트 발생! 직업을 선택했으므로 선택의 방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끝났습니다. 제한시간 안에 만찬장으로 가세요. 제한시간은 3분입니다. 제한시간 안에 만찬장으로 못가면 게임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보상: 블러드 포인트 +10]

 

 때마침 퀘스트도 생겼다.

 

 “태조님 ‘테스터 그 누구도 믿지 마라.’ 이 말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 누구도 믿지 마라...”

 

 태조가 토군의 말을 곱씹으며 가면을 썼다.

 

 “그럼 신세계에서 뵙겠습니다.”

 

 토군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래. 신세계에서 보자.”

 

 토군의 등 뒤 벽에서는 쿵쿵 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태조는 불길 속으로 향했다. 선택의 방에서 머물 시간이 다됐다는 걸 알리는 소리라고 했으니, 불의 문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다. 또한 지금은 경쟁자 32명에게 신경을 집중할 때였다.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어라...’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태조의 머릿속에 토군의 조언이 또렷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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