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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착한 놈은 없다
작가 : 하노리
작품등록일 : 2017.12.11

※ 한줄 요약: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이 현실과 신세계(인공지능이 만든 가상현실)에서 벌이는 생존 투쟁기입니다.

※ 소개:
“만약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한다면, 간디처럼 행동할 것인가 히틀러처럼 행동할 것인가.”
GTA5를 하던 중 심심풀이로 NPC들을 차로 깔아뭉개는 제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러한 물음이 떠올라 끄적이기 시작한 소설입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배경, 지명, 이름 등은 모두 제멋대로 차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8화 선지몽(先知夢)
작성일 : 17-12-11 19:40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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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선지몽(先知夢)

 

 선지몽이란 신께서 꿈을 통해 선지자에게 앞일을 미리 계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신이자, 신의 아들이자, 신의 말씀 그 자체인 포르투나님의 강림을 예언한 3명의 위대한 선지자들도 선지몽을 꾸었다.

 위대한 선지자란 신의 강림을 예언하고 준비하는 빛의 전령이다.

 선지몽은 처음에는 선지자 개인의 미래를 보여준다. 그러다가 점점 그 범위가 확대되어 국가의 앞날을 보여준다. 종국적으로는 신의 말씀을 들려준다.

 우리는 포르투나님이 재림을 말씀하시고 이 땅을 떠난 지 어언 천년동안 위대한 선지자를 맞이하지 못했다. 망령된 자들이 선지자를 칭하며 “때가 왔노라”라고 외쳤지만, 모두 악마의 세치 혀로 내뱉은 거짓말이었다.

 언제쯤 위대한 선지자가 나타나 신의 재림을 예언하며 절망에 빠진 백성들을 구원할 것인가. 오늘도 위대한 선지자를 찾아 헤맸지만 찾을 수가 없다. 로구인이 다시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미친 자들만 있을 뿐이다.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

 신이시여 부디 저희를 구원하소서.

 - 신성의 사탑 제 20대 탑주, 추기경 고아르노의 ‘제 20대 빛의 파수꾼 일지’ 중에서 -

 

 

 

 *** < 신세계 > 부르봉 왕국 서북부 푸르밀 마을 ***

 

 푸르른 밀밭을 뚫고 어디론가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지만 방향을 바꿀 수 없다. 결말도 바꿀 수 없다.

 또 그 꿈이다.

 이 길의 끝에 이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가고 싶지 않지만 말의 시선을 빌려 꿈을 꾸는 것이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다. 그저 연극을 보는 관객처럼 지켜만 봐야 한다. 꿈을 꾸는 주체임에도 그 꿈을 의지대로 바꿀 수가 없다.

 

 “다니엘은 나와라!”

 

 푸른 밀밭을 뚫고 도착한 곳은 밀밭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집이었다. 이 집은 나의 집이다. 그리고 말을 타고 온 전령이 외친 다니엘이란 사람은 내 아버지 다니엘 케루스다. 꿈속의 내 시선은 전령이 타고 왔던 갈색 말에서 크리스토퍼 케루스, 나로 옮겨갔다.

 

 “어쩐 일로...”

 

 아버지는 알고 있었다. 전령이 왜 왔는지.

 지금도 그렇지만, 1년 전에도 갈리안의 침공은 잦았다. 신성의 사탑에는 병사가 부족했다. 교황은 부르봉 왕에게 신성의 사탑 방어에 힘써달라는 칙서를 보냈다. 시대가 아버지를 부르고 있었다.

 

 “어명이다! 다니엘은 무릎을 꿇고 전하의 어명을 받들라!”

 

 아버지의 눈빛이 흔들린다. 아버지는 장군이었다. 강직하고 전략전술에 능했다. 그러나 정치를 할 줄 몰랐다. 정치를 할 줄 모르니 왕과 대신들에게 이용만 당하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파직됐다. 하지만 파직됐으면서도 단 한 번 부르봉 왕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들어내지 않았다. 오직 나라에 대한 걱정과 왕에 대한 충성심으로 꽉 차 있었다.

 

 “다니엘, 짐은 그동안 그대의 노고와 충성심에 깊은 ……”

 

 왕이 보낸 개소리를 왕의 개가 짖기 시작했다. 저 개소리의 끝에 아버지가 지휘관으로 임명됐다는 말이 나온다. 뻔하다. 더 이상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반복되는 꿈이자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이로써 아버지는 신성의 사탑으로 파병되는 군대의 지휘관이 됐다. 이교도 갈리안들에게 둘러싸여 외따로이 있는 포르투나교 최북단 최후의 보루, 신성의 사탑. 그곳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말이 좋아 지키라는 거지 가서 죽으라는 소리다. 신성의 사탑은 전쟁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곳이다. 태어나는 숫자보다 죽는 숫자가 더 많은 곳. 신성한 사제의 탑이라는 이름과 달리 전혀 신성하지 않은 곳. 바로 그곳이 신성의 사탑이다.

 

 “전하의 어명을 받들겠나이다. 하오나 제 자식들이 아직 어려서 어찌해야 할지...”

 

 어명을 받들지 않으면 반역죄로 아버지는 물론 나와 누나까지 죽는다.

 

 “전하께서 친히 보살펴주시겠다고 했다. 그러니 자식 걱정은 그만하고, 어서 준비해라. 신성의 사탑으로 가야하는 시급한 일이니 준비되는 대로 우리와 바로 길을 떠나야 한다.”

 

 거짓말이다. 우리는 고아가 된다.

 

 “신 다니엘 어명을 받잡겠나이다.”

 

 아버지에게 거짓말이니 도망가자고 말하고 싶지만 꿈이라 지켜만 봐야한다. 그 당시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바보같이 지켜본 것처럼.

 아버지는 간단히 짐을 꾸렸다. 그러고는 울고 있는 누나에게 나를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크리스 너도 누나와 싸우지 말고 아빠 돌아올 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야 한다.”

 

 아버지는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누나에게 했던 말을 내게도 했다. 내 볼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빠 금방 돌아오니까 울지 말고.”

 

 아버지가 애써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빠 없는 동안 크리스 네가 누나를 지켜줘야 한다. 우리 크리스는 늠름한 사내대장부니까.”

 

 그 당시 나는 울고만 있었지만, 꿈을 꾸고 있는 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아버지와의 이 약속은 아버지가 돌아오는 날까지 반드시 지킬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버지는 그렇게 사지로 끌려갔다.

 꿈이 여기서 끝났다면 그나마 나았으련만, 야속한 꿈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것도 마치 앞으로 일어날 것만 같은 비극의 현장으로...

 

 

 

 *** < 현실과 신세계의 중간지점 > 선택의 방 ***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직업은.”

 

 토군이 카드 하나를 들고 직업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토군이 들고 있는 카드에는 기사가 무릎을 꿇고 교황에게 검을 수여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성기사였다.

 

 “포르투나교를 수호하는 성기사입니다. 성기사는 MP가 신성력으로 변하게 되며......”

 

 토군이 성기사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지만, 태조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태조는 토군이 맨 처음 설명해 줬던 카드에 계속 끌렸다. 그 카드는 드묾 등급의 직업이었다. 카드에는 독특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뒤집어진 오각별 안에 염소가 그려져 있는 문양이었다.

 

 ‘이 그림, 토군의 방에서 봤던 문양인데.’

 

 칵테일바 후문과 연결되어 있던 토군의 방, 그 방에서 첫 번째 복도로 통하는 문을 열 때 생겼던 문양하고 일치했다.

 

 ‘왜 이 직업은 자세히 설명 안 해주고 넘어갔지. 다른 직업들은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토군은 맨 처음 이 카드를 보여주며 그냥 드묾 등급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뒤에 보여줄 직업들에 비하면 적합도도 낮으니 신경 쓰지 말라며 얼렁뚱땅 넘어갔다. 모든 직업에 대해 상세히 알려줄 것처럼 말했으면서 이 직업에 한해서는 대충 넘어가는 토군의 태도가 의심스러웠다.

 

 “게다가 성기사는 포르투나교를 믿는 바티움 신국, 부르봉 왕국, 남부 동맹의 주민들이 우러러 보는 직업입니다. 따라서 이 국가들 내에서 발생하는 퀘스트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대표적인 성기사단으로 교황 직속의 교황청 기사단, 즉 교기단과 각 사탑 소속의 사탑 수호 기사단인 사수단, 남부동맹 귀족 자제들이 구성원의 대다수를 이루는 튤립 기사단이 있습니다. 튤립은 포르투나교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이 세 기사단은 포르투나교의 검이자 방패입니다. 이교도로부터 교단을 수호하고 교단의 확장에 앞장서는 세 개의 중심 기둥......”

 

 토군이 아무리 다른 직업들에 대해 꿀 바른 말을 늘어놓아도 혹하지 않았다. 카드에 그려진 염소의 성난 얼굴과 매서운 눈매가 태조를 노려보고 있는 한 미혹될 겨를이 없었다.

 

 ‘자꾸 신경 쓰이네.’

 

 카드가 태조에게 불그레한 기운을 내뿜으며 나를 선택하라고 말을 걸어왔다.

 

 “태조님?”

 “......”

 “태조님?”

 “어? 왜?”

 

 태조가 흠칫했다. 딴생각을 하느라 토군이 자신을 부르는 걸 못 들은 것이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생각은 무슨.”

 “태조님, 직업 설명을 잘 들으셔야지 마음에 드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승을 향해 나아감에 있어 직업은 결정적인 요소다 뭐 이런 말씀을 재차 드립니다. 집중하셔야 합니다.”

 “알고 있어. 그래서 성기사 설명 잘 듣고 있는 중이잖아.”

 

 토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기사 설명은 이미 끝나고 지금 드루이드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었습니다만. 갈리안들의 성직자 말입니다.”

 “조금 전에 성기사 설명하던 거 아니었어? 포르투나교의 성기사들. 그 3대 기사단인가 뭔가...”

 

 태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제가 성기사 다 설명 드리고 마음에 드냐고 물었을 때, 마음에 안 든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지 않으셨습니까?”

 “그랬나...”

 

 그 카드에 정신이 팔려있다 보니 토군의 말을 흘려듣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조차 깜빡할 정도로.

 

 “제 설명이 어렵습니까?”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냥?”

 

 토군이 태조의 눈을 바라보았다. 태조는 관심법에 당하기 싫어 눈을 돌렸다.

 

 “다른 직업에 꽂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봤자 궁예 손바닥 안이었다.

 

 “제길... 너 내 눈 바라보지 마. 속마음 읽히는 거 기분 더럽네.”

 “그럼 어디를 봅니까? 고추?”

 “아니!”

 “안타깝습니다.”

 “안타깝긴. 변태새끼.”

 “흐흐흐. 태조님 제가 어디를 보고 말하길 원하십니까?”

 

 토군이 음흉하게 웃었다.

 

 “고추하고 눈 빼고 아무데나.”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른 직업 설명은 그만하고, 맨 처음에 보여줬던 직업이나 자세히 알려줘 봐. 여기 이 직업 카드.”

 

 태조가 탁자 위에 놓여있는 카드를 손으로 가리켰다. 태조의 마음을 잡아끌고 있는 그 직업 카드였다.

 

 “이 직업 말입니까?”

 

 토군이 미간을 찡그렸다.

 

 “어. 그 직업.”

 “태조님한테는 별로일 텐데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고추 크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미친 놈.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설명해.”

 

 토군은 망설였다. 누가 봐도 그 직업에 대해 설명해 주기 싫어하는 표정까지 지었다.

 

 “빨리.”

 “정말이십니까?”

 “어.”

 “그 직업은 드묾 등급이지만 희귀 등급에 맞먹는 커다란 대가를 바랍니다. 탐욕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커다란 대가를 바란다고?”

 “그렇습니다. 커다란 대가를 주고도 얻게 되는 능력이 불확실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설명을 유야무야 건너뛴 겁니다. 도우미는 테스터가 우승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엉뚱한 길로 들어서는 걸 막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테스터가......”

 “야, 도대체 무슨 직업인데 이렇게 말을 질질 끌어?”

 

 토군이 또다시 직업 설명은 안 해주고 말을 빙빙 돌리다가 넘어갈 것 같았다.

 

 “이 직업 제대로 설명 안 해주면 다른 직업은 듣지도 않을 거니까 알아서 해.”

 

 태조가 단도직입적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후~. 태조님이 그렇게까지 나오신다면야....”

 

 토군이 한숨을 쉬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드묾 등급의 직업, 72악마의 지배자 ‘레메게톤’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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