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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착한 놈은 없다
작가 : 하노리
작품등록일 : 2017.12.11

※ 한줄 요약: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이 현실과 신세계(인공지능이 만든 가상현실)에서 벌이는 생존 투쟁기입니다.

※ 소개:
“만약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한다면, 간디처럼 행동할 것인가 히틀러처럼 행동할 것인가.”
GTA5를 하던 중 심심풀이로 NPC들을 차로 깔아뭉개는 제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러한 물음이 떠올라 끄적이기 시작한 소설입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배경, 지명, 이름 등은 모두 제멋대로 차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4화. 접속(1)
작성일 : 17-12-11 19:38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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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접속(1)

 

 *** < 현실과 신세계의 중간지점 > 스타팅 포인트 - 칵테일바 ***

 

 “으으으...”

 

 유태조는 머리가 부서질 듯한 두통에 묵직한 신음을 토해냈다.

 

 “태조 오빠 깨어났어?”

 

 유태조가 신음을 토해내자 그것을 알아차린 여인이 말했다.

 

 “으으으흐...”

 

 유태조는 누군가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는 소리에 대자로 뻗어있던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들었다.

 

 ‘누구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두통이 심하게 몰려왔지만 누군지 궁금하기도 하고 독방에 갇혀있던 자신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건지도 궁금해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맙소사!’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오른손으로 받치며 일어선 유태조의 앞에 매혹적인 여성이 앉아 있었다. 여성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어 육감적인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원피스 가슴 부위가 깊게 파여 있어 살굿빛 젖가슴 윗부분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태조 오빠 정신이 좀 들어?”

 

 긴 눈썹에 요염한 눈빛을 가진 여인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물었다.

 

 “네...”

 “어디 아픈 덴 없어? 여기 접속하느라 충격이 컸을 텐데.”

 “아, 아픈 데 없, 없어요.”

 

 아름다운 여인이 안부를 물어오자 유태조는 괜찮아졌다. 오히려 몸이 들떠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럼 여기 와서 같이 한 잔 하자.”

 

 여인이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유태조는 선뜻 다가갈 수 없었다.

 

 “머뭇거리지 말고 어서 와. 오늘은 오빠가 이곳의 주인공이야.”

 

 여인이 아름다운 미소로 재촉했다. 그리고,

 

 [ ‘그녀와 합석’ 퀘스트 발생! 여인의 옆자리에 앉으세요. 보상: 생명 10]

 

 눈앞에 퀘스트도 발생했다. 유태조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춤주춤 그녀의 옆자리로 다가갔다. 여인의 옆자리로 가는 짧은 순간 유태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은한 보랏빛 조명과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향기가 감도는 분위기 좋은 칵테일바였다. 선율이 솜털처럼 보드라운 음악도 어디선가 흘러나왔다.

 칵테일바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오직 그 여인만이 유태조를 바라볼 뿐, 다른 사람들은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여기가 스타팅 포인트인가 보구나. 신세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캐릭터를 만드는 바로 그곳. 근데 퀘스트가 벌써 발생하네.’

 

 유태조는 알약을 먹기 전 독방에서 봤던 <신세계: 혁명의 시작> 가이드북을 떠올렸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이곳은 스타팅 포인트로 신세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캐릭터를 만드는 곳이다.

 

 “정말로, 앉아도 돼요?”

 

 여인의 옆자리에 도착한 유태조가 물었다.

 

 “당연하지. 나 오늘 하루 종일 오빠가 깨어나길 기다렸어. 안 깨어나면 어쩌나 얼마나 걱정했다고.”

 ‘걱정까지!’

 

 유태조는 신세계로 접속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의문의 사내에게 성은이 망극함을 느꼈다. 비록 가상현실일지라도 이런 매혹적인 여인 옆에 앉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다니, 그 잘생긴 사내에게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와 합석’ 퀘스트 성공! 보상으로 생명 10을 받습니다.]

 

 유태조가 여인의 옆자리에 앉자 눈앞에 퀘스트 성공 메시지가 떴다.

 

 “오빠 뭐 마실래? 목마를 텐데 뭐 마셔야지.”

 

 퀘스트창을 보고 있던 유태조는 여인의 물음에 당황했다. 칵테일바에 머리털 나고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 뭐 마실 거냐니... 말문이 막혔다. 칵테일 이름을 알아야지 시킬 게 아닌가. 게다가 여기는 메뉴판이 보물이라도 되는지 어디다가 고이 모셔놓은 바람에 도통 보이질 않았다. 결국 유태조는 무난하면서도 어디에나 있는 걸로 주문했다.

 

 “전 그냥 물, 물이면 되요... 물 500cc?”

 

 여인은 유태조의 말에 피식 웃었다. 웃는 모습마저 고혹적으로 다가왔다.

 

 “에이~. 뭐야~~ 칵테일바에 와서 심심하게 물을 달라니~.”

 

 여인은 바텐더를 손짓으로 불렀다. 고풍스런 은빛 회중시계를 닦고 있던 바텐더가 고개를 돌렸다.

 

 “여기 엔젤스 키스 2잔.”

 “네~~에.”

 

 바텐더는 눈웃음을 지으며 여인의 주문을 받았다.

 

 “오빠 엔젤스 키스 괜찮지?”

 

 주문을 마친 여인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물었다.

 

 “네.”

 

 여인은 팔을 테이블 위에 올린 후 풍만한 가슴을 더욱 그러모으며 턱을 괴었다. 그러고는 유태조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유태조의 심장이 살가죽을 뚫고 나올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부담스러워 미치겠네...’

 

 여인의 부드러운 시선을 처음 느껴보는 유태조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여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마치 뜨거운 태양에 그을리는 듯했다.

 몸 둘 바를 몰라 애꿎은 눈동자만 열심히 이리저리 돌렸다. 그러다가 바텐더가 칵테일 만드는 모습에 멈췄다. 바텐더는 은빛 쉐이커를 현란하게 쉐이키쉐이킹하고 있었다. 유태조 옆에 있는 여인에게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여인은 유태조만 바라보았고 유태조는 바텐더만 바라보았다.

 여인은 보지 않고 엉뚱한 놈이 계속 쳐다보자 바텐더는 흥을 잃었다. 미친 듯이 돌리던 쉐이커도 대충 한 바퀴 돌리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이내 투명한 칵테일 잔에다가 오물 투척하듯 따랐다.

 

 “엔젤스 키스 2잔 나왔습니다.”

 

 바텐더는 두 잔을 여인과 유태조 앞에 성의 없이 내려놓았다.

 

 “고맙습니다.”

 

 유태조는 잔을 들어 칵테일을 마시려고 했다. 여인이 자꾸 바라보니 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라 목이 탔던 것이다.

 

 “오빠 너무한 거 아니야. 신세계에 온 첫 날을 환영하는 첫 잔을 혼자 마시려고 하다니. 그러면 나 섭섭해~.”

 

 여인이 유태조의 손을 감싸 쥐었다. 유태조는 여인의 부드러운 손길에 놀라 하마터면 잔을 떨굴 뻔했다.

 

 “자, 짠~~.”

 

 여인이 자신의 잔을 들어 뻣뻣하게 굳어있는 유태조의 잔에 부딪쳤다. 그러고는 한 모금 마셨다. 유태조도 몸에 윤활유를 들이붓기 위해 벌컥벌컥 마셨다. 그는 원샷을 때렸다. 여인은 유태조의 그런 모습이 재미있는지 함박웃음을 지었다.

 유태조는 어색한 분위기에 다시 시선 둘 곳을 찾아 이리저리 눈을 돌렸다.

 

 [ ‘그녀와 첫 만남’ 퀘스트 발생! 그녀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세요. 보상: 매력 능력치 증가]

 

 새로 생긴 퀘스트마저 유태조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대화를 나누라니.’

 

 유태조는 여인과 대화하는데 익숙지 않은 탓에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눈동자만 살아있는 망부석처럼 멀거니 앉아 있었다. 애꿎은 퀘스트는 그렇게 방치됐다.

 

 ‘뭐야. 옷은 죄수복 그대로네.’

 

 눈을 돌리던 유태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파란색 수감복이라는 것을 보고는 멋쩍었다. 수감복을 입고 있는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도 왠지 모르게 어색했다.

 

 “근데 오빠는 게임 잘해? 신세계에 테스터로 왔으면 게임 잘해야지 우승상금 받잖아?”

 

 유태조가 아무 말 없이 있으니 여인이 먼저 말을 텄다. 의문의 사내가 물었던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물음이었다.

 

 “아, 예. 못, 못하지는 않아요.”

 “우리 사이에 말 편하게 해도 돼~. 앞으로 자주 볼 텐데 뭐.”

 “네...”

 “에이~ 또. 말 편하게 하라니까. ‘어’라고 해봐 ‘어’.”

 “ㅇ어.”

 

 말을 처음 배우는 어린 아기처럼 유태조가 옹알이를 했다.

 

 “그래. 그렇게.”

 “어, 어...”

 “아~이 잘하네.”

 

 여인이 유태조의 볼을 살짝 움켜잡고 귀엽다는 듯 흔들었다. 유태조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처럼 빨개졌다.

 

 [‘그녀와 합석’ 퀘스트 미약한 성공! 보상으로 매력이 +0.2 증가합니다. 아직 퀘스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인과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며 당신의 매력을 한껏 증가시키세요. 남자답게 화이팅!]

 

 이상한 퀘스트도 계속 나와 눈에 거슬렸다.

 여인은 유태조를 그윽한 눈길로 한동안 보다가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녀는 마지막 목 넘김까지 엔젤스 키스의 맛을 깊게 음미했다.

 

 “그거 알아? 태조 오빠가 테스터들 중에 제일 마지막으로 참가했어. 33명의 테스터 중 33번째라 이 말이야.”

 

 여인이 칵테일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

 “나는 뭐든 맨 마지막에 오는 사람이 가장 끌리더라. 마치 주인공이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처럼 뭔가 느낌이 있잖아. 그래서 오빠한테 왠지 모르게 끌려.”

 

 여인이 칵테일 잔에 걸쳐 있던 체리의 꼭지를 집었다.

 

 ‘나한테 끌린다고?!?’

 

 유태조는 심쿵했다.

 

 “태조 오빠는 과묵한 편이네. 처음 온 신세계에 대해서나 나에 대해서 질문 하나 없고. 뭐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

 “응?”

 “나에 대해 궁금한 거 있냐고. 뭐든 물어봐도 돼. 이상형이라든지 잠버릇이라든지 그런 것도 괜찮아. 아무거나 상관없어. 아무거나.”

 

 여인이 체리를 혀로 핥았다. 유태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가상현실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현실감이 오감을 타고 전해졌다.

 

 “어... 그, 그게, 네가 내 도우미야?”

 

 겨우 겨우 생각해낸 첫 질문은 사심이 듬뿍 묻은 질문이었다.

 

 “도우미냐고. 음~. 도우미는 아니야. 난 진행자야. 오빠와 테스터들끼리 하는 게임의 진행자. 오빠 도우미는 좀 있으면 만나게 돼.”

 “도우미가 아니구나...”

 “응.”

 

 유태조는 실망했다. 그녀가 도우미가 아니라니! 물론 이상한 쪽의 도우미로, 예를 들면 바지 안에 있는 바나나를 까주는. 뭐, 그런 도우미로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또 묻고 싶은 거 없어?”

 

 여인이 체리를 한입 베어 물었다. 그녀의 입술에 체리의 붉은 즙이 살짝 묻었다. 여인은 그 즙을 선홍빛 혀를 내밀어 핥았다. 유태조의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날름날름대는 혀가 무언가를 핥고 싶어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그러니까, 그게...”

 

 몸은 본능에 지배당해 바빠졌는데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여인이 탐스럽게 체리를 다 먹을 동안 유태조는 아무 것도 묻지 못했다. 묻고 싶어도 질문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자 여인은 엔젤스 키스를 마지막 모금까지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없나보네?”

 

 라고 물었다.

 

 “......”

 “없으면 게임 시작해 볼까? 이제 슬슬 시작할 때가 다 됐거든. 맨 처음 접속한 테스터는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꽤 지나서.”

 

 여인은 바텐더를 다시 손짓으로 불렀다.

 

 “여기 데블스 섹스로 한 잔 더.”

 

 그녀는 엔젤스 키스와 자매품인 데블스 섹스를 유태조 앞으로 시키고는 유태조의 얼굴 가까이, 숨결이 맞닿을 정도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한 잔 더 마시고 마음의 준비 다 되면 따라와. 모두 오빠만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을 끝낸 여인은 유태조에게 키스를 했다. 유태조의 굳게 닫혀있는 입술을 여인의 혀가 농락했다. 유태조는 입술을 벌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까 말까 머뭇머뭇했다. 유태조는 첫 키스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입술을 반만 벌려야하나 아니면 전부 다... 입 냄새나면 어쩌지... 그렇게 세상에서 제일 부질없는 고민을 하는 사이, 안타깝게도 여인이 키스를 마쳤다.

 

 “태조 오빠 늦지 않게 와~.”

 

 그녀는 유태조의 귀에 간드러지게 속삭인 후 칵테일바 후문으로 나갔다.

 

 “맙, 맙소사. 이게 게임이라니!”

 

 유태조는 엉겁결에 당한 키스에 몸이 얼어붙어 한동안 우두커니 있었다.

 

 [‘그녀와 합석’ 퀘스트 성공! 여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여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보상으로 매력이 0.5 증가합니다. 추가로 여인에게 뜻밖의 키스를 받아 행운이 3 증가합니다.]

 ‘뭐야. 뭐 이딴 걸로 능력치가 올라. 능력치 올라 나쁘진 않지만...’

 

 주체 측의 농간인지 보상 기준도 좀 이상해 어안이 벙벙했다.

 

 “아저씨 좋겠어. 저런 여인과 키스도 하고, 거기에 데블스 섹스도 받고 말이야. 이거~이거~ 부러워 죽겠어.”

 

 그러다가 바텐더가 데블스 섹스를 투척하며 말을 걸어오자 정신이 돌아왔다.

 

 “예?? 뭐가 부럽다는 말씀이세요?”

 “이 아저씨 칵테일에 대해 생짜네. 칵테일 의미도 모르고 말이야.”

 “칵테일에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

 “아~ 이거 보는 사람이 다 답답하네.”

 

 바텐더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을 보탰다.

 

 “아저씨, 엔젤스 키스를 여인이 시켰다는 의미는 말이지. 상대방과 키스를 하고 싶다는 거야. 그래서 아저씨한테 키스했잖아. 그리고 여인에게 데블스 섹스를 받았다는 건 말이지......”

 

 바텐더가 유태조에게만 보이게 손바닥으로 입 주변을 가린 후 입을 뻥긋거렸다.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는 않았지만 유태조는 바텐더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입모양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그렇고 그런 건 척하면 척이니까.

 바텐더의 입모양이 전해오는 말은 바로,

 

 - 아저씨와 섹스하자는 거야. -

 

 였다. 유태조는 그 입모양에 너무 흥분돼 덜덜 떨리는 손으로 데블스 섹스를 원샷 때린 뒤, 손등으로 입술을 쓱 닦았다. 체리도 씨째 와그작와그작 씹어 먹었다.

 

 “아저씨 아주 그냥, 오늘밤 운동 좀 하겠어~.”

 

 바텐더가 경망스럽게 하반신을 들썩들썩 거리자, 유태조는 그녀와 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 잡아봐라’ 퀘스트 발생! 여인을 빨리 쫓아가세요! 그녀를 따라 잡는다면 상상 그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보상: 근력, 민첩, 체력 능력치 증가]

 ‘상상 그 이상!’

 

 퀘스트에 나온 상상 그 이상의 경험과, 데블스 섹스의 취기에 몸이 완전히 달아오른 유태조는 황급히 여인을 따라잡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교도소에 성경 나두고 왔네.”

 

 욕정에 불타올라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런 뒤 여인이 나간 칵테일바 후문으로 들뜬 발걸음을 옮겼다.

 

 “성경 가지러 가야지.”

 “후후. 아저씨 좋은 시간 보내~.”

 

 바텐더가 유태조의 뒷모습에 검지와 중지로 경례하듯 인사를 했다. 그렇게 유태조가 칵테일바 후문으로 사라지자 바텐더는 그들이 마신 칵테일 잔을 닦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오늘 안낸 술값은 나중에 거하게 받을 테니까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요 유태조씨. 어차피 인생이란 욕망과 거짓으로 가득찬 한낱 게임에 불과하니까.”

 

 유태조가 나가자 칵테일바의 조명이 점차 어두워졌다. 칵테일바에 있던 서너 명의 손님들은 마네킹처럼 아무런 미동도 없이 멈췄다. 오직 바텐더만이 칵테일 잔을 지문 하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계속 닦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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