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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착한 놈은 없다
작가 : 하노리
작품등록일 : 2017.12.11

※ 한줄 요약: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이 현실과 신세계(인공지능이 만든 가상현실)에서 벌이는 생존 투쟁기입니다.

※ 소개:
“만약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한다면, 간디처럼 행동할 것인가 히틀러처럼 행동할 것인가.”
GTA5를 하던 중 심심풀이로 NPC들을 차로 깔아뭉개는 제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러한 물음이 떠올라 끄적이기 시작한 소설입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배경, 지명, 이름 등은 모두 제멋대로 차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1화.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
작성일 : 17-12-11 19:36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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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착한 놈, 착했던 놈, 나쁜 놈

 

 *** < 현실 > 송파, SNR 그룹 본사 ***

 

 한강을 따라 수많은 마천루들이 서로의 키를 뽐내며 빼곡히 도열해 있다. 그런 마천루들 사이로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건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 건물은 바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세계적 기업 SNR 그룹의 본사였다.

 먼 옛날 신의 권위에 도전했다던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SNR 그룹 본사. 그곳 정문에서 검은색 고급 세단 한 대가 자율주행 모드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짙은 선팅으로 내부가 보이지 않는 세단 뒷좌석에는 명품 정장을 빼입은 잘생긴 남성이 앉아 있었다. 그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 서울남부교도소까지 최단경로로 이동하겠습니다. -

 

 세단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SNR 그룹 본사 앞 교차로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남성을 바라보았다. 나이는 50대 중반. 쥐같이 생긴 얼굴. 오른쪽 콧방울에 커다란 점이 있는 사내였다.

 남성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붉은 글씨로

 

 [ SNR 그룹은 사랑하는 우리 형을 살려내라!

 SNR 그룹은 진실을 밝혀라!

 SNR 그룹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신세계: 혁명의 시작> 테스트를 중단하라! ]

 

 이러한 선동적인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젊은 남성은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피켓을 들고 있는 중년의 남성을 쳐다보았다.

 

 “누구지?”

 - 지난번 테스트에 참여했던 민태호의 동생 민태식입니다. -

 

 신호등에 정차해 있던 세단이 답했다. 세단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 SNR 그룹 본사 지하에 있는 ‘블루아이’와 언제 어디서든 대화가 가능했다.

 블루아이는 SNR 그룹이 극비리에 개발 중인 차세대 강한 인공지능이다.

 

 “민태호라면 정신병자가 된 그 사람?”

 - 예. -

 “섭섭하지 않게 챙겨줬을 텐데 왜 저래?”

 - 돈을 좀 더 얻어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짐작됩니다. -

 “돈이라.”

 - 예. 돈 때문이 아니라면 민태식이 저럴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민태식에 대해 알아본 바로는 형인 민태호와 36살 이후로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민태식이 형 민태호에게 사기를 쳤거든요. 그래서 그 후로 둘은 철천지원수처럼 지냈습니다. -

 

 블루아이의 설명을 듣던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사기친 형에 대한 피 끓는 형제애라. 이거 아주 사랑이 넘치네, 돈에 대한.”

 

 민태식은 피켓을 들고 악에 바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사연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영락없이 형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행동으로 보리라.

 

 - 민태식은 분란을 조장해 언론이나 인터넷에 기사 한 줄이라도 나오면 우리 그룹의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저런 행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

 

 블루아이가 차분하게 민태식의 행동을 분석했다.

 

 “SNS에 올린 글이라든가 언론과 인터뷰한 건 있어?”

 -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일단 우리를 떠보려고 온 것 같습니다. 조용히 서 있다가 본사에서 고급 세단만 나오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거든요. -

 “재미있는 사람이네. 겁도 없이.”

 

 사내가 피식 웃었다.

 

 - 본부장님 어떻게 할까요? -

 “일단 나둬 봐.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고.”

 - 예. 그럼 각 언론사에 기자들 얼씬도 못하게 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 본사 앞 교차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블랙박스와 행인들의 스마트폰, 교통CCTV도 조치해 두겠습니다. -

 

 SNR 그룹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 개발관리 본부의 본부장, Mr. I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자 세단은 속도를 높여 피켓을 든 사내를 쌩하니 지나쳤다. 피켓을 든 사내도 고급 세단이 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다음 세단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 < 현실 > 서울남부교도소 가는 길 ***

 

 “교도소까지 얼마나 남았어?”

 

 조수석에서 투영한 푸른 홀로그램을 보고 있던 Mr. I가 블루아이에게 물었다. 홀로그램에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인적사항이 나와 있었다.

 

 - 10분 뒤 도착예정입니다. -

 “거의 다 왔네.”

 - 예. 다행히 교통상황이 좋았습니다.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이 적었거든요. -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서울시내 정체현상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인간의 부주의, 운전미숙으로 인한 교통 체증과 사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자율주행으로 사고 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자율주행과 비교해 인간이 하는 운전을 도로 위 시한폭탄이라고까지 하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인간이 운전을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서 상정됐다. 머지않아 인간이 운전하면 불법인 세상이 올 것이다.

 

 “흠~. 유태조. 이 사람 불쌍하네.”

 

 Mr. I는 홀로그램 화면을 차례차례 넘기며 건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홀로그램에 나온 인물은 유태조였다.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29살의 사내였다.

 

 “억울하게 사형선고 받았잖아?”

 - 예. -

 “부모님은 어릴 적에 돌아갔고.”

 - 예. 두 분 다 유태조가 초등학교 다닐 때 교통사고로 돌아갔습니다. -

 

 Mr. I가 혀를 찼다.

 

 - 유태조는 그 후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비록 부모 없이 자라긴 했지만 외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습니다. 유태조 심성 또한 착해 말썽 없이 잘 자랐죠. -

 

 세단은 2차선에서 1차선으로 물 흐르듯 차선을 바꿨다.

 

 - 외할머니는 유태조의 사형 판결이 떨어진 날 그 충격으로 몸져누웠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유태조가 그런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거라 상상도 못했으니, 사형 판결문을 들은 충격이 상당했던 거죠. 또한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도 세상은 손주를 악마로 낙인찍고 있는 상황이라 심리적 혼란이 상당했을 겁니다. -

 “손자의 죄가 ‘그들’이 덧씌운 누명이란 것도 모르고 돌아갔네.”

 - 예... 하지만 그렇게 돌아가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무죄를 밝히려고 법정 투쟁해봤자 ‘그들’이 살아있는 한 절대 밝혀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자식도 보내고, 손주마저 먼저 보내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을 겁니다. 자식을 보낸 뒤로는 하나뿐인 손주를 위해 산 인생이었으니까요. 손주마저 없다면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을 겁니다. -

 “살아갈 의미라...”

 

 Mr. I는 홀로그램에서 잠시 눈을 떼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으로 길을 따라 군데군데 투명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공익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사람이 운전하면 위험하다는 공익광고였다. 요즘 들어 어딜 가나 나오는 광고였다.

 

 “그나저나 유태조 이 친구, 착하다는 거 빼고는 별 볼일 없어 보이는데, 왜 마지막 테스터로 선정한 거야? 그들 때문에?”

 - 그들 때문은 아닙니다. 그저... -

 

 블루아이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 전 주사위 놀이를 좋아하거든요. -

 

 선문답 같은 아리송한 대답이었다. Mr. I는 생각에 잠겼다.

 그사이 2차선에서 차량 한 대가 속도를 높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운전기사 없는 자율주행 시내버스였다. 시내버스 옆면에는 <신세계: 또 다른 세상>의 주인공 NPC인 아름다운 여인, 코예바가 꽃을 꺾고 있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주사위 놀이라... 재밌는 말이네.”

 

 Mr. I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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