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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늘 밤, 보름달이 뜬다
작가 : 인사이
작품등록일 : 2017.12.3

시간을 거스르는 그녀의 좌충우돌 로맨스!
10년 전 풋풋한 연하남은 지금의 톱 스타 배우.
같은 사람인데 양다리 걸친 기분은 왜인가요?
뒤틀린 시간 속에서 피어난 첫사랑은 10년의 시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12.그 분이 오셨어
작성일 : 17-12-11 19:33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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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그 분이 오셨어.

 

 “해리포터 정말 많이 컸다. 처음엔 꼬마여서 귀여웠는데.”

 

 그 귀엽던 해리포터는 너무 쑥쑥 자라 아재가 되었단다.

 이제는 상남자 냄새 풍기는 역변의 해리포터를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해진다.

 

 “헤르미온느 진짜 예쁘지 않아요?”

 

 “예쁘지. 연기도 잘 하고, 소신 있고. 완전 걸크러시!”

 

 “걸크.. 뭐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될 거 같다고.”

 

 또 점쟁이가 미래를 읽은 모양이다.

 둘의 대화를 말없이 듣고 있던 혁이 피식 웃었다.

 

 보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상식이 뭔가 생각난 듯 중얼거렸다.

 

 “맞다. 나중에 이렇게 스크린에서 만나게 될지 모르잖아?”

 

 “갑자기 무슨 소리야?”

 

 어째 식이 형 얘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것 같다.

 상식을 바라보는 혁의 눈빛이 불안하다.

 

 “네가 차버린 여친 말이야. 곧 데뷔잖아.”

 

 “지난 얘기 꺼내지 마.”

 

 제발. 더 이상 이야기 하지 마.

 혁이 보름을 살피며 상식에게 눈짓을 했다.

 

 하지만 상식의 말은 이미 보름을 자극했다.

 연예인 지망생 구여친 이라면 유신아잖아?

 

 “누구 얘기야?”

 

 보름이 슬그머니 상식에게 물었다.

 

 “혁이 얘기 안 했죠? 혁이 여친 있었는데 두 달만에 차버렸어요. 얼짱 중에 얼짱이었는데.”

 

 당사자도 아닌데 상식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잔뜩 묻어 있었다.

 

 두 달 만에 찼단 말이야? 대체 왜?

 그런데 왜 기분이 상쾌해지는 걸까

 보름이 헤벌쭉 웃으며 상식을 향해 물었다.

 

 “누군데? 그렇게 예뻐?”

 

 “엄청 예쁘죠. 걔가 연예인 지망..”

 

 “얘기하지 말라니까!”

 

 혁의 갑작스런 외침에 보름과 상식은 그대로 멈췄다.

 

 뭐야. 나한테 여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이거야?

 어차피 10년 뒤에는 전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흥. 칫. 뿡!

 

 혁의 씩씩대는 모습에 심술이 난다.

 볼이 잔뜩 부풀었던 보름이 뭔가 생각 난 듯 표정을 바꿨다.

 

 가만... 나는 점쟁이잖아?

 

 큼큼 목을 가다듬던 보름이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유~ 신아~!”

 

 혁과 상식은 화들짝 놀라 동시에 보름을 바라봤다.

 

 “어? 누나, 신아 알아요?”

 

 상식의 물음에 보름이 더 굵직하게, 이번엔 호통 치듯 외쳤다.

 

 “김유신아~!”

 

 눈이 두 배로 커진 둘은, 이번엔 걸음을 멈추고 보름을 쳐다봤다.

 보름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 웃었다.

 

 “미안. 갑자기 그분이 오셔서.”

 

 “그.. 그 분이요?”

 

 상식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어. 김춘추 왕이 잠깐 오셔서. 갑자기 김유신 장군을 찾으시네.”

 

 보름은 신라의 무열왕 김춘추가 빙의됐다며 말도 안 되는 아제 드립을 쳤다.

 

 **

 

 보름의 엉뚱한 말에 화가 난 혁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장난이 너무 심했나 싶은 보름도 혁의 눈치를 살피며 묵묵히 걸었다.

 누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몹시 궁금했지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상식은 차마 묻지 못하고 조용히 뒤 따랐다.

 

 집에 도착해 거실로 들어와서야 겨울 왕자가 빙의라도 된 듯 차가워진 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신이랑 소통하는 건 아니라면서요.”

 

 따지듯이 묻는 말에 보름의 동그란 눈동자가 흔들렸다.

 화난 혁의 얼굴에 서문눌의 살벌한 눈빛 연기가 겹쳐진다.

 

 “무.. 무열왕 빙의 됐단 건 농담이지...”

 

 서늘한 혁의 시선에 보름의 목소리가 떨렸다.

 

 “김유신 장군은 농담. 그럼, 신아는요?”

 

 장난 친 것에 화 난 것보다 유신아를 알고 있는 게 싫은 모양이다.

 보름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이마를 찌푸렸다.

 

 “신아는 어떻게 알았어요? 역술로 그런 것도 알 수 있나? 혹시 독심술 해요?”

 

 혁이 자꾸 몰아붙이니 미안했던 마음이 억울해진다.

 

 아, 내가 뭐 알고 싶어서 알았나. 대한민국에서 유신아 모르는 사람 찾는 게 더 어렵거든?

 

 “재능과 열정을 다 하면 그런 거 알아내는 거쯤이야! 뭐!”

 

 열정따위 없어도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주르륵 뜨는 정보라고! 뭐!

 

 보름은 두 눈을 크게 뜨고 혁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아냈다.

 

 “알겠어요.”

 

 화를 참는 듯 혁의 입에서 꾹꾹 눌러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실력 좋은 점쟁이인 거 알겠는데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점쟁이이?!”

 

 눈빛만큼 서늘한 혁의 목소리와 대조되는 상식의 목소리였다.

 

 “누나가 점쟁이? 진짜? 진짜야? 혁아?”

 

 “직접 물어봐.”

 

 체념한 듯 고개를 떨어트린 혁은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밟는 혁의 차가운 뒷모습을 보며 보름은 난감했다.

 점술가 흉내 낸 이후 혁이 저렇게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이다.

 자꾸 감추려는 게 심술이 나 장난 좀 친 건데.... 심했나?

 예민한 10대에게 이성문제는 건드리면 안 되는 거였나 보다.

 

 미안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든다.

 첫사랑이라 이거지?

 

 “와~ 진짜 신기하다. 혁 사촌 누나가 점쟁이라니.”

 

 자리를 피한 혁에겐 관심도 없는 상식은 보름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누나 진짜 점쟁이에요?”

 

 얘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어 눈썹을 찌푸리고 상식을 바라봤다.

 

 “누나 진짜 빙의도 되고 그래요?”

 

 “빙의 됐다고 한 건 그냥 장난이었어. 내가 막 접신이 되고 그런 점술가는 아니거든.”

 

 “오~ 그럼 신아는 어떻게 알았어요?”

 

 TV 보고 알았다...는 말은 못하고.

 

 “그냥 가끔 딱 스치듯이 보이는 게 있어. 늘 그런 건 아니고 아주 가끔.”

 

 “그럼 나는 어때요? 내 얼굴 보면 뭐 보여요?”

 

 아니. 전혀. 절대.

 넌 전혀 예상치 못한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거든.

 

 “아~ 무것도 안 보이네. 지금은 때가 아닌가봐.”

 

 “에이. 그러지 말고 잘 좀 봐줘요.”

 

 상식이 허리를 숙여 키 작은 보름에게 얼굴을 드밀었다.

 갑자기 코앞까지 다가온 얼굴에 놀라 보름은 고개를 뒤로 뺐다.

 아랑곳 않고 상식은 여전히 기대에 찬 눈망울로 보름 앞에 서 있다.

 

 “알았다. 알았어.”

 

 보름은 관상을 보듯 상식의 얼굴을 살폈다.

 상식의 얼굴을 바라보던 보름이 고개를 갸웃 했다.

 

 분명 어딘가에서 본 적 있는 얼굴인데. 어디서 봤더라?

 

 낯은 익다 해도 엉터리 점쟁이에게 상식에 대한 정보가 절로 떠오를 리 없다.

 잠시 시간을 끌던 보름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어디보자... 넌 기가 너무 세. 보이는 게 없어.”

 

 “에엣? 제가 기가 세요?”

 

 보름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그래. 뭐 그런 사람들이 있지. 하여튼. 기가 세서 안 보여.”

 

 “인상 좋단 얘기만 들었지 기 세단 소린 처음 듣는데...”

 

 상식이 갸웃한다.

 

 “그럼 누나, 나 점 좀 봐줘요. 손금 같은 거라도. 네?”

 

 상식이 쉽게 물러날 거 같지 않다.

 보름은 하는 수 없이 화투 패를 꺼내 들었다.

 

 “오~~ 오오오~ 이게 바로 점을 보는 화투로구나!”

 

 상식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화투를 구경했다.

 

 아니야. 아니라고. 그거 인터넷으로 구입한 디자인 화투일 뿐이야!

 

 “흠흠. 그래. 뭐가 궁금한데?”

 

 “경호학과 신입 중에 혹시 여자애들도 있을까요? 내년엔 꼭 여자 친구 사귀고 싶거든요. 신입생들 예쁜 애들 많을까요?”

 

 그런거라면 대충 아무 말이나 해도 될 거 같다.

 보름은 혁 앞에서처럼 화투 패를 부채꼴로 펼쳤다.

 

 “자, 두 장의 패를 골라봐.”

 

 “오.. 역시 유학파 점술가는 다르네요.”

 

 “유학파?”

 

 “혁이 그러던데요. 유학 가 있어서 그동안 연락을 못 했던 거라고.”

 

 “그.. 그랬지. 내가 유학 가 있어서 ...”

 

 “음... 타로카드 점을 화투에 적용한 거구나...오호. 동서양 콜라보!”

 

 “아 그냥 빨리 딱 골라.”

 

 “알겠어요. 이런 건 신중히 골라야 하는데.... 음..”

 

 상식은 보름의 눈빛 재촉에 재빨리 두 장의 카드를 골랐다.

 

 “둘 다 꽃이네요? 내 연애 생활 꽃길이에요?”

 

 “꽃길인지는 모르겠고, 이건 장미가 아니라 목단이야. 모란꽃.”

 

 “아~ 이게 모란이구나... 무슨 뜻이에요? 어쨌든 꽃이니까 좋은 뜻인 거죠? 그죠?”

 

 “뭐. 좋은 뜻인가? 국화는 술이야. 입학하고 술자리가 많은가보네.”

 

 “모란은 ... 여자?”

 

 상식이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눈빛을 쏘았지만 보름은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여자는 아닌데....”

 

 상식이 금세 시무룩해진다.

 

 “여자는 아니지만 기쁜 일이 생긴데.”

 

 “기쁜 일? 기쁜 일이면 여친 생기는 건데?”

 

 “그럼 여친 생기나보지. 내 점괘는 여기까지. 더 이상 묻지 마라.”

 

 “넵!”

 

 엉터리 점괘인지도 모르고 상식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함박웃음을 바라보며 화투를 정리하는 엉터리 점쟁이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

 

 혁은 제 방 피아노 의자에 앉아 뚜껑 닫힌 피아노 위에 머리를 콩콩 박고 있었다.

 

 초승 누나가 신아를 알고 있는 게 이토록 신경 쓰이는 이유가 뭘까?

 

 사귄 거라 말하기도 민망한 짧은 만남이다.

 마음을 주고받은 사이도 아니었다.

 

 혹시 정말 여자 친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런 오해를 하든지 말든지.. 그게 왜 신경 쓰이는 거야.

 그런데 신아는 어떻게 알았지?

 정말 마음을 읽는 건가? 도대체 나에 대해 모르는 건 뭐야?

 

 신경 쓰여. 신경 쓰인다고.

 

 아래층에서 쿵짝 맞는 둘이 나눌 이야기도 신경이 쓰인다.

 혹시 상식이 형이 신아에 대해 얘기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와 내려가 볼 수도 없고.

 

 -하....

 

 길게 숨을 내쉰 혁은 헤드셋을 끼고 전자 피아노의 뚜껑을 열었다.

 피아노를 치면 머릿속에서 신경 쓰이는 것들이 흩어질까 싶었다.

 혁은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긴 손가락이 숨 가쁘게 내달리며 만들어 내는 선율 속에서 혁은 점점 달빛에 물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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