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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사라진 나. 다가온 너
작가 : 시그널
작품등록일 : 2016.9.2

세상속에서 과연 나는 존재하고 있나요?
여러모습으로 살아가는 나.
진정한 내모습은 무엇일까.
나를 바라봐 주는 단한명의 너가 있을까

 
2화 나를 잃다.
작성일 : 16-09-04 02:37     조회 : 365     추천 : 1     분량 : 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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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람이 울리기도전 나는 눈을 떴다.

 밝아진 방안은 적나라하게 지금을 밝혀주고 있었다.

 조금씩 움직여 냉장고를 연뒤 물을 한모금 마셨다.

 지금의 꿈에서 다시금 돌아가고 싶었지만 한모금의 물은 오히려 더 정신을 깨어나게만 했다.

 깨어나고픈 내 마음과는 다르게 나의몸은 그동안의 일과처럼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대로 입고잤던 옷에 양말만 바꿔 신었다.

 바꿔신은 양말이 그래도 어제와는 다르다는걸 표시해 주는듯 하다. 거울에 비춰 대충 머리를 휘휘 넘기고 있을때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들려왔다.

 천천히 바라본 휴대폰 액정에는 팀장이라는 이름과 함께 문자한통이 와있었다.

 <김과장 오늘은 프로젝트외에는 크게 할일없으니 출근하지 않아도 되네. 그리고 어제말한 희망퇴직 한번 생각해보게 희망퇴직이 조건이 더 좋으니 그냥 퇴직보다는 나을걸세.>

 아침부터 참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건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제의 그 눈빛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가 먼저 밀려 왔다.

 상황은 알지만 지금은 이해를 하고 싶지 않다. 그저 밀려오는 안도감에 젖은채 잠시 누워 있고 싶었다.

 폰은 저만치 던져놓고 오늘을 알리던 양말도 그냥 저만치 던져버렸다. 그리곤 그냥 이불위로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미동도 없이 오랜시간이 흐르고 눈을 떳다.

 그리고 이젠 현상황을 짚어봐야 할때라는 것을 느꼈다.

 지금당장 희망퇴직을 하지 않더라도 퇴직을 하게될거란 사실이 확실히 와닿았다.

 팀장은 아마 이추측이 현실이 되게끔 할것이다.

 결혼전부터 일을하고 오랜시간 회사에서 김과장이란 이름으로 살았다. 김과장이 내이름이 된것처럼 편하게 느낄때부터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싶다.

 번번히 승진에서 미끄러지고 요즘은 그런 기회마저도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젠 후배들이 나와같은 직급 몇몇은 내상사가 되어 있는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젠 버티고 버티려 해도 버틸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고 있었다.

 꼭 이럴때면 수빈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언제나 그래도 세상을 버티게 했던 수빈이였다.

 머릿속에 환하게 웃고 있는 수빈이는 항상 아기때의 수빈이 모습이었다. 아빠라는 말을 들었던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아니.. 수빈이의 목소리 마저도 가물가물 했다.

 이젠 서로 만나면 낯선 외국인을 대면한것 처럼 눈을 피하고 서로 딴청을 피우기 바빴다.

 수빈이에게 나는 생물학적인 아빠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아빠는 되어주지 못했다. 아빠로선 여지없는 0점이다. 그저 생활을 지원해주는 그정도의 사람.

 '집에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냥 말을 하지 말아야 할까...'

 머릿속으로 그동안 모아 놓았던 비자금 액수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 한 두달정도는 속일수 있을것 같았다.

 생각이 생각을 하고 그생각이 다른 생각을 할수록 답과는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 야속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해왔던게 있는데 이렇게 내칠수 있는걸까.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수치심, 분노, 자괴감 등 기쁨을 제외한 모든 감정이 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집사람 얼굴도 이제서야 떠오른다.

 그래도 말을하면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다. 이해 해줄것이다.

 그래도 나는 집안의 가장이 아닌가. 조금 짜증은 낼수 있겠지만 그래도 괜찮냐며 내편에 서주지 않을까.

 "그래. 말을 하면 되지. 어쩔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하겠어. 이해해 주겠지. 그동안 나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잖아. 미친듯이 버텼잖아."

 더 생각이 길어지면 잠시동안 났던 용기가 사라질것 같아 집사람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들려오는 신호음이 나에게 말을하고 있는것 같았다. 무슨말일까 귀 기울이는 찰나 집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응. 나야. 뭐하고 있었어?"

 "일 안해? 이시간에 어쩐일이야?"

 "응. 당신한테 할말이 있는데... 나 아무래도 회사 그만둬야 할거 같아."

 "왜?? 지금 그러면 어떻해? 지금 얼마나 중요한 때인지 알아? 수빈이 내년이면 중학생이야. 내년에 유학보내기로 했던거 잊었어? 회사그만둬서 어쩌자는 건데? 당신이 뭐하나 하는거 있어? 그런거 없으면 돈이라도 꼬박꼬박 신경안쓰게 처리해야 할거아냐. 회사 그만 두기만 해봐. 어찌되는가. 끊어!!"

 이해? 위로? 내바램은 산산조각 났다. 그래도 괜찮냐? 무슨일이냐? 걱정할줄 알았다.

 나는 저들에게 가족이 아니었나보다. 집사람에게 나는 그저 생활비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생각이 든다.

 "크크크크"

 지금과 웃음은 맞지 않지만 웃음이 난다.

 마치 지금 바보들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한편 본것 같았다. 그리고는 주인공에게 한마디 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으이그 등신..."

 나는 김과장도 아빠도 남편도 되지 못했다.

 큰베낭을 등에 메고 다니다 잃어버린것 처럼 온몸이 허전해진다.

 내맘은 허전한데 창밖의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차 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로 세상을 가득 메울것 처럼.

 사람은 언제나 후회를 하며 산다고들 했다. 나또한 그랬다.

 몇분전의 그 용기와 이해할거라는 믿음은 온데 간데 없었다.

 그저 통화버튼을 눌렀던 내자신이 미친듯이 바보 같았다.

 창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은 나를 나부끼게 했다.

 이곳저곳 나부끼던 나는 이불위로 내동댕이 쳐진다. 그

 리고 잠시후 아니나 다를까 세상은 빗방울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조금전 집사람의 목소리로 변하는것 같다.

 베게로 귀를 틀어 막아도 빗소리는 더욱 세차게 들렸다.

 삶이 이렇게 괴로운 것이었나?

 세상은 바뀐것 하나 없건만 왜 이렇게 아플까?

 견딜만하던 아픔이 마취에서 깨어나니 또렷해진다.

 '이제 뭘해야 하는거지? 퇴직금도 다땡겨써서 얼마 남지도 않았을건데.'

 막막함을 주는건 지금보다 오히려 다가올 시간들 이었다.

 팀장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져 볼까?

 혹시 그럼 불쌍해서 봐주지 않을까?

 진짜 간절하게 술생각이 났다.

 왠지 술을 마시면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것 같다.

 그순간 한통의 문자 알림음이 들려왔다. 집사람의 문자였다.

 괜시리 웃음이 난다. 분명 후회하고 다시 얘기를 하려고 할것이다.

 방금의 술생각이 싹 가셨다.

 메세지창에 뜬 편지는 잠시간의 웃음을 이어주지 못했다.

 <내말 농담아냐. 새겨들어 진짜 이번에 회사일 잘처리 안하면 우리 끝이야.>

 오늘참 여러번 등신짓을 하고 있다.

 그걸또 기대하고 바라며 읽었던것이다.

 다시금 술생각이 간절했다. 무엇하나 남은것도 없다.

 "그래. 술이나 잔뜩 마시자. 뭐 어떻게든 되겠지..."

 쏟아지는 비는 잠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괴한 모양으로 찌그러진 우산을 들고 슈퍼로 향했다.

 우산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끝이라는 집사람의 서늘한 말소리 같다. 얼른 집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서둘러 옮기는 걸음에 비를피해 숨어 있던 길냥이들이 이곳저곳으로 피하기 바빴다.

 "너희들도 이 잔소리가 듣기 싫은가 보구나."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슈퍼에 들어갔다.

 소주세병과 새우맛과자 하나.

 별로 대단한것도 아니건만 집으로 돌아가는 나는 그 보물을 꼭껴안고 있다.

 우산의 물기를 털어내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마치 대단한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것 처럼 안도감이 든다.

 널부러진 옷가지, 나뒹구는 고지서 이모든게 나의 세상으로 왔음을 알려 주고있다.

 컵하나를 챙겨 방바닥에 앉았다.

 한잔.한잔.한잔 투명한 위로를 쉴새없이 들이켰다.

 비어버린 한병은 김과장이다. 이제 김과장은 없다.

 한잔.한잔.한잔 비어버린 또한병은 남편이다.

 이제 남편은 없다.

 한잔.한잔.한잔 비어버린 또한병.

 그것은... 아..빠다. 이제 아빠는 없다.

 괜시리 흐르는 눈물과 함께 이불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올라오는 술기운이 이꿈을 깨게 해줄것 같다.

 눈이 떠지면 모든게 돌아올것이다.

 방안은 빗방울이 두드리는 소리와 진한 술향기만이 가득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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