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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23
작성일 : 17-12-11 14:28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3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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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가벼운 책상 두드림에 눈을 떠보니 언제인가 한 번 봤던 광경이 그대로 내 눈앞에 있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노을과 내 눈앞에 서있는 윤영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자고 있는데 아무도 깨워주지 않고 또 갔나보다. 이 또한 언제인가 한 번 했던 생각인 것 같다.

  “하, 뭔가 데자뷰가 일어나는 느낌인데.”

  “느낌이 아니라 맞아.”

  “일단은 좀 나갈까?”

  하며 일어서려고 하는데 윤영이 내 어깨를 밀쳐 다시 앉혔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 내 앞자리에 있는 의자를 당기더니 앉았다. 그리고 의자를 돌려 내 쪽을 바라보게 했다. 그러고는 내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까 무슨 일이었는지 말해봐.”

  아, 그것 때문이었나. 납득하면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약속이니 지켜야한다. 헛기침을 조금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여과나 가식 따위 없이 윤영에게 털어놓았다. 아침에 있었던 몸싸움, 선생님과의 대화, 진수와의 대화, 불청객의 난입, 그 후 어떻게든 끝을 맺긴 한 것까지. 그러고 기지개를 켜며 윤영을 바라봤다. 어때? 라는 뜻을 담은 눈빛으로 말이다. 그녀는 내 시선을 쭉 보더니 어깨를 다시 한 번 으쓱했다.

  “우연끼리 겹친 결과물이네.”

  “뭐, 그렇지.”

  그리고 찾아든 침묵. 물론 어색하거나 싫은 침묵이 아니다. 그냥 서로에게서 시선을 떼고 창밖을 바라보며 시끄러움 따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일종의 평화를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런 평화로운 침묵 속에서 단 둘 뿐이라면 분명히 적어도 한 쪽은 둘 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선 나는 그걸 떠올리고 있는 중이다. 어이없을 정도로 갑작스러웠던 “네가 그 애지?” 라는 말을 받은 그 벤치. 그 후에 내가 물어보는 질문들에 쿨하게 그럼 자신과 사귀자고 말하던 그 장면. 카페, 노래방, 놀이공원에 가서 보여주기 식 데이트를 했던 일들. 내 오해의 발설과 그것에 대한 반박. 그리고 서점에서 있었던 일들까지. 영화의 장면들처럼 내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그리고 그 장면들이 끝나고 나자 엔딩 크레디트와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의 이름이 쭉 올라왔다. 나와 윤영부터 혜린과 진수, 선생님 등등. 그리고 모든 이름이 다 지나고 나자 한 문장이 떠올랐다.

 

  병은 어느 정도 호전이 되었는가?

 

  나는 그 문장을 한참이나 머릿속에 남겨뒀다. 이 모든 일들의 시발점이 되는 것에 대한 해결점이 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넋두리를 하듯 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병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

  “뭔데?”

  침묵이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별 놀람 없이 윤영은 대꾸했다. 이 침묵이 어색하지 않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겠지. 나는 침을 한 번 삼키고 말을 이었다.

  “호전 되고 있는 것 같아.”

  “그거 희소식이네.”

  “그래. 완쾌가 될지도 모르겠어.”

  “너무 김칫국 마시는 건 아니지?”

  “아마 아닐걸?”

  그리고 다시 내려오는 침묵. 그리고 이 침묵은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와 “너네 아직도 집에 안 가고 뭐해?” 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계속됐다.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 둘은 “이제 가야죠.” 라며 합창을 하고 일어섰다. 우리는 가방을 챙기고 불이 다 꺼진 채 비상구를 알리는 불만 켜져 있는 복도와 계단을 지났다. 싸늘한 바람이 문틈과 창문 틈으로 불어왔다. 조금 떨리는 윤영의 손을 난 살며시 잡았다. 그녀도 손을 움직여 내 교복 주머니로 손을 같이 넣었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하늘 구석에 달이 아주 조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겨울이구나. 하며 학교를 나와 하굣길을 걸었다. 조금씩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마치 나를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취급시켜주는 느낌이여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주는 윤영인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려 하는데 그녀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차나 오토바이가 다가오나 싶어 앞을 봤는데 그런 게 오고 있지도 않았다. 그럼 왜 이러지? 하며 그녀를 내려다봤더니 그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배고파.”

  라며 맥빠지는 소리를 했다. 한숨을 약하게 쉬고 윤영에게 물었다.

  “집에 가서 먹으면 되잖아?”

  “오늘은 외식이 당겨.”

  “돈은 있어? 참고로 말하자면 난 없다.”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먹자.”

  “그러니까 난 돈이 없다고.”

  “내가 오늘 쏠게.”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그럼 네가 안내해.” 라고 말했다. 윤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이끌었다. 그리고 정말 얼마 안 가서 유명한 편의점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공기와 편의점 특유의 냄새가 나를 반겼다.

  “뭐 먹을래?”

  “난 간단하게 김밥 두 줄.”

  “흐음...”

  “그러는 넌?”

  “난 토스트에 햄버거.”

  각자의 음식을 들고 카운터에서 결제를 했다. 물론 결제는 아까 자신의 말대로 윤영이 했다. 전자레인지에 냉동으로 되어있는 음식들을 해동하고 있는데 윤영이 정말 말 그대로 들릴지 안 들릴지 모를 크기의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밖에서 먹자.”

  “어디에서?”

  내 물음에 그녀는 턱을 조금 괴고 흐음, 하는 가벼운 고민하는 소리를 내면서 가만히 있다가 입을 아-모양으로 벌리고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러고 내게 고개를 돌리며 자신이 생각해낸 답을 말했다.

  “학교 벤치에서 먹자.”

  “...? 교문 잠겨져있지 않아?”

  “학교에서 야자를 하는 애들이나 그걸 감독하는 선생님이 남아있어서 아직 안 잠겨있을걸.”

  윤영의 타당한 소리에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그리고 때마침 울리는 조리가 끝났다는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학교 벤치로 도착하니 낮의 벤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벤치를 비추고 있고 주위는 하늘의 짙은 푸른색에 물들어있다. 이런 게 바로 분위기가 있다는 것의 대표적인 것 아닐까 싶다. 벤치의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앉자 윤영이 뒤따라 내 옆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을 건네자 그녀는 “오냐.” 라고 장난스럽게 대꾸해줬고 우리는 그대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한동안 포장지를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야채가 씹히는 소리, 목으로 음식물을 넘기는 소리만이 우리 둘 사이를 채웠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영이 토스트를 다 먹고 난 김밥 한 줄을 다 먹었을 때 돌연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뭐에 관한?”

  “네 병에 관한 이야기야.”

  "뭐 처음 하는 주제도 아닌데 그렇게 각을 잡아?"

  "정확히는 네 병에 관한 내 입장에 대한 이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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