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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18장 전진 (4)
작성일 : 16-06-22 19:52     조회 : 481     추천 : 0     분량 : 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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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도에 볼 일이 있어서 그래요. ”

 “ 리브, 아도니스가 이상한 자인걸 너도 잘 알잖아. 설사 그가 이상한 조치를 취한다 해도 엘렌시아가 거두면 그만이었어. ”

 마드린느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 너무 성급했어. ”

 “ 네놈은 너만 생각해서 기분따라 행동하면 그만이겠지만, 우린 다르다고. 네가 자리를 이어받기 싫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가 팔자에도 없던 수도까지 가서 기껏 대체할 자를 데려왔건만, 쫓겨나버렸군. 리브 투르크, 갑자기 다 꼴보기 싫어진거냐? 평소에 침착하던 놈이 갑자기 왜 그래? ”

 가이온도 표정이 좋진 않았다.

 

 “ 그래서 당신네들은 내가 어쨌든 그놈의 목에 걸린 가느다란 줄만 없어지면 그만이겠죠. ”

 

 “ 그래, 난 그만이지. 그런데 네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갑자기 심사가 뒤틀린 이유가 뭐냐? 왕좌가 갖긴 싫은데 남주긴 아깝고 그래? ”

 

 “ 당신이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여? ”

 

 리브의 말도 곱게 나가진 않았다.

 

 “ 이 자식이… 너, 엘리브제나, 네 어머니가 뭐라고 남겼는지 기억이 안나는 모양인데, 분명히 돌아가라고 했어. 그래서 같이 갔는데, 넌 남기를 거부했지. 거기서부터가 잘못됐던거야. 거기서 남아야 했어. 남도록 우리가 널 설득시켜야 했는데, 머저리 등신같이 애같은 놈의 자유 의지인지 뭔지를 존중한다고, 네 어머니도 네 의사를 중요시할거라고 생각해서 말없이 따라간 내가 등신이었다고! ”

 

 “ 나한테 괜한 화풀이하지마. 제발로 덫에 찾아온 주제에. 지금 할 만큼 했는데 족쇄가 끊어지지 않으니 성질이나 내는 거지? 둘 다 즉위식 따위랑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잖아? 갑자기 쫓겨나서 화가 난 게 아니지. 지금쯤이면 다 잘 해결되서 각자 갈 길 가야하는데, 그런 예상에서 벗어나버린 상황을 인정할 수 없는 거겠지. ”

 

 “ 속에 뭐가 들었는지 나불거리기만 하고, 너, 대체 원하는 게 뭐야? 대륙으로 가는 길을 막아버린다는 말에 갑자기 성질을 부린 이유가 뭐야? ”

 

 가이온과 리브가 으르렁대고 있을 때 마드린느가 끼어들었다.

 

 “ 다들 그만해. 가이온, 아직 우리에게 시간은 많아.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여신은목숨만은 남겨둘 수 밖에 없어. “

 

 “ 리브, 넌 다시 수도로 가고 싶은 거지?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일보다 더 소중한 게 생긴거지? 아직 어린 나이에 그런 일이 생기는 건 당연한 거야. 그렇다고 무작정 하고 싶은 말을 다 퍼부으면 안되지만… 그래도 그 엘프가 우리를 생고생시킨 건 맞으니까 나름 속은 시원했어. ”

 

 마드린느는 리브에게서 그리움을 읽어냈다. 후회와 한도 맡을 수 있었다.

 

 “ 그리고, 네가 뭔가 착각하는 게 있나 본데, 아도니스는 네게 함부로 뭐라 할 수 없어. 아도니스는 임시직으로 지도자 자리에 앉아 있는 꼭두각시일 뿐이야. 만약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널 지도자 자리에 앉힐 수 밖에 없어. 원래 그래야 했었으니까. 이젠 엘렌시아도 널 해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거고. ”

 

 “ 린느, 제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지도자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말하는 건가요? ”

 

 “ 그래. 그러니 이상한 말에 현혹되어 네 자신을 잃지 마. 현실을 직시한다고 해서 꼭 모든 걸 포기할 이유는 없어.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이든, 누가 방해한다고 해서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분노하지 않아도 돼. 넌 누가 뭐라 해도 투르크 족을 위해서 여왕을 모셔온 엘프야. 그들은 그걸 잊을 수 없겠지. ”

 

 “ 내가, 내가 바보 같았었군요, 내가 바보였어… ”

 

 “ 넌 네가 남을 위해 한 일을 인정하지 않는구나. ”

 

 “ 왜죠? 왜 그럴까요, 린느… ”

 

 “ 그건 아마도 네가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돼. 어른이라고 해서 꼭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듯 완벽한 어른이란 없어. 그저 그 중간에서 우리는 달리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거지. 시간은 흘러만 가고, 네 옆에 누군가가 떠나가면서 결국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어도, 세상사가 다 허무하고 무성하게 느껴지기만 해도, 그래도 우린 우리가 추구하는 걸 찾아가며 살아야 해. 내가 내 삶을 찾아 떠나려고 했던 것처럼, 가이온이 계약을 깨뜨리기 위해 여태껏 여정을 걸어온 것처럼, 너도 너만의 길을 떠나. 그리고 그 길이 남에 의해 시작된 길이라고 해도, 네가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마. ”

 

 리브의 눈이 울먹이고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억누르고 감정을 외면하는 일과 친구가 되어 왔다. 그냥 말하고 와도 좋았을 텐데.

 고르티아,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그래도 되나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리브가 마드린느에게 안겨서 감정을 토해내고 있을 때 마드린느는 말 없이 리브를 안아주며 토닥여주었다. 마치 엘리브제나와도 같았다. 리브의 들썩이는 어깨가 진정되고 그의 눈물이 안도감으로 바뀌어갈 쯔음, 마드린느의 목에 걸려 있는 족쇄가 쨍그렁- 하고 바닥에 떨어지더니 바람에 휩쓸려가는 모래처럼 사라져버렸다. 몸이 한층 더 가벼워지는 것 같았고 마음에도 화사한 봄기운이 지나간 듯 나비의 날개짓 같은 기운이 쓸고 지나갔다. 고개를 내려 가슴을 쳐다봤다. 얇디 얇고 가볍지만 끊어지지 않던 목줄이 사라지고 없었다.

 

 “ 없어졌어, 난 이제 자유야! ”

 

 마드린느가 들뜬 상태로 기뻐하며 리브를 꼭 안았다. 리브도 마드린느가 자유의 몸이 된 것을 알고선 축하한다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 리브, 엘리브제나의 소원이 이뤄졌나봐!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

 

 “ 어, 그러니까 난 말이죠, 방금 고아원으로 돌아가되, 그곳에서 마냥 머물지 않기로 했어요. ”

 

 “ 엘리브제나가 원한 게 그거였나봐! 온전한 너만을 위한 삶! 너만을 위한 선택! 이제 고아원은 잊어버려, 리브. 너도 어디든지 떠날 수 있고 돌아올 수도 있어. ”

 

 “ 그렇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해야 할 말이 있어요. 내 입으로 직접 말이죠. ”

 

 “ 그게 뭐든간에 이제 다 끝났어! 난 자유의 몸이다! 집사 양반, 목이나 닦고 죽을 준비나 하고 있으시지! ”

 

 자신을 이렇게 생고생시킨 허트 반에 대한 원한은 아직도 가시지 않아 다시 벨체 라 돌리아 저택으로 돌아가 따져야 하나, 아니면 무서운 사람이니 만큼 없던 일로 하고 나도 내 인생을 찾아 떠나야 하나 하는 즐거운 고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마드린느, 축하해. ”

 

 가이온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냈다. 이렇게 기쁜 경삿날에 다 죽어가는 목소리라니, 마드린느와 리브는 의아하게 가이온을 바라보고서 아, 하고 탄식을 했다. 가이온의 목에는 아직도 빛나는 모래사장 같은 금색의 얇은 줄이 찰랑거리며 끊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가이온이 목걸이를 쥐고서 힘을 줘 끊어보려고 시도를 했지만 힘만 빠질 뿐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가이온은 아직도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마드린느가 가이온에게 다가갔다.

 

 “ 괜찮아, 린느. 아직 할 일이 남았을 뿐이야. 그러니 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저택으로 돌아가서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면 돼. “

 

 “ 같이 갈게. 어떻게 너만 혼자 두고 좋아할 수 있겠어? ”

 

 “ 너와 나의 연결고리는 끊어졌어. 그 동안 수고 많았어, 린느. 우린 계약 때문에 묶인 사이였으니, 여기서 헤어지는 게 서로에게 좋겠지. 리브와 함께 가. 고아원에서 머물수도 있고, 아니면 같이 다른 곳으로 가서 살 길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

 

 “ 아직 모르는구나, 가이온. 넌 내 목숨을 구해줬어. 그러니 이번엔 내 차례야. 내가 널 따라가서, 네가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널 보호해줄게. ”

 

 마드린느가 가이온의 목걸이에 손가락을 대고선 찬찬히 훝어내렸다. 차가운 깃털 같이 가벼운 이 원망스런 줄…

 

 “ 아직 끊어지지 않았기에, 우린 연결되어 있는걸. 네가 어디로 가든 함께할게. 그럴 준비가 되있어. ”

 

 흑진주 같은 눈동자와 가이온의 눈에 비쳐졌다. 단단하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좋았다.

 

 “ 후회할지도 몰라. 티그리스 가문은 텅 빈 왕관에 불과해. ”

 

 “ 따뜻한 곳이 아니란 건 잘 알지. 차갑고 허전한 곳이야. 만찬은 계속되지만 해골의 텅 빈 눈알만큼이나 소름끼치지. ”

 

 “ 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는 나도 알 수 없어. 다만 여신이 약속한 대로 모든 게 먼지로 돌아가겠지. 계약이 철회된다는 건 그런거지. ”

 

 “ 후회하지 않을거야. 여태껏 잘 지내왔는걸. 게다가, 난 아직까지 일한 급여랑, 또 너랑 같이 다니면서 고생한 만큼의 급여도 받지 못했어. 가서 네 목걸이까지 없어지면, 나한테 보너스 정도는 두둑히 챙겨줘야 하지 않겠어? ”

 

 “ 그러게. 그걸 생각 못 했네. ”

 

 끝을 향해 달려가는 연주의 마지막 장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에서 놀아나는 가이온은 옆에 있어줄 사람이 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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