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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공간지배자
작가 : 박군
작품등록일 : 2017.11.6

특별한 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년, 소녀들의 성장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3부>_29화
작성일 : 17-12-11 09:26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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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악!”

  우재가 왼쪽에 벽을 만드는 사이, 소우타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낸 주선은 그대로 쓰러지듯 앉았다.

  “주선아!”

  서희는 주선의 곁에 주저앉았다. 왼쪽 팔을 지압하고 있던 그녀의 팔이 복부를 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겉옷 밖으로 검붉은 피가 조금씩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주선아!”

  주선의 상처를 확인한 서희가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신음을 참았다.

  “아직은 괜찮아.”

  주선은 인상을 잔뜩 쓰면서도 소우타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었다.

  “이상해. 료카도 소우타도 일부러 결정적인 공격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마치 시간을 끌고 있는 것처럼.”

  “왜?”

  주선의 말이 끝나자 태욱이 물었다.

  “나도 몰라! 또 온다! 앞!”

  우재의 작은 손짓에 주변에 있던 책상들이 주선과 서희를 감싸듯 날아왔다.

  “서희……?”

  서희와 함께 책상으로 만들어진 방패 안에 몸을 숨긴 주선은 서희를 끝까지 부르지 못하고 말을 멈췄다. 서희가 괜찮은지 확인하려던 그녀의 눈에 허공을 보고 있는 서희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녀의 눈동자는 초점이 흐트러져 있었다.

  “방법이 있어.”

  “뭐?”

  서희는 주선의 물음에 대답대신 태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걱정하지 마.”

  태욱은 서희를 향해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희는 울고 있었다.

  “나 꼭 돌아온다니까 그러네.”

  태욱을 쳐다보는 우재의 눈빛도 어두워 보였다. 료카와 소우타의 움직임을 좇고 있는 주선만 태욱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전, 미래를 보고 온 듯한 표정의 서희는 태욱에게 조금 떨어진 곳에 공간을 열라고 지시했다. 그녀는 잠시 후에 소우타가 그 곳을 지나갈 거라는 말도 했다. 소우타가 그곳을 지나갈 때, 태욱이 그와 함께 공간으로 들어갈 작정이었다. 공간은 오직 태욱의 눈에만 보였다. 소우타는 그곳에 공간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태욱은 소우타가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는 그를 안고 공간으로 사라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선의 도움도 있으니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만이 그들이 이 싸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꼭 돌아와야 돼! 꼭!”

  서희는 자신이 계획한 이 작전을 입 밖에 내는 순간부터 내내 후회가 되었다. 그녀의 계획대로라면 태욱은 소우타와 한 공간 안에 갇히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가진 적과 좁은 공간 안에 갇혔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서희는 머리를 흔들어 복잡한 계산을 머릿속에서 전부 털어냈다. 지금은 그저 태욱이 반드시 살아서 자신과 딸 여울의 곁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었다.

  “태욱아, 준비해!”

  소우타의 모습을 눈으로 좇던 주선이 소리쳤다. 그가 태욱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양이었다.

  “다녀올게.”

  태욱이 서희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지금!”

  주선의 신호와 함께 태욱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공간을 향해 몸을 날렸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태욱은 공간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됐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던 주선이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섰다. 주선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서희를 안아주었다.

  “료카는 전방 3시 방향에 있어. 우재야, 할 수 있는 건 다 해!”

  방패를 만들기 위해 주변에 물건들을 쟁여 놓을 필요가 없게 된 우재는 주선이 가리킨 방향을 향해 몸을 세웠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어 방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그 곳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쿵!’

  태욱과 함께 공간 안으로 떨어진 소우타는 처음으로 얼굴에 표정을 드러냈다. 그는 태욱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휴, 다행히 계획대로 됐네.”

  태욱도 몸을 일으켰다. 그는 공간을 둘러보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에겐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잠깐, 잠깐만!”

  태욱은 공격 자세를 취하는 소우타를 향해 손을 두 손을 내저었다.

  “여기가 공간인 건 알지? 아니, 내가 공간지배자인 건 알고 있지?”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던 소우타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태욱은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여기서 날 죽이면 너도 여기서 죽는 거야. 자살하지 않는 이상, 평생 혼자 늙어 죽어야 한다고.”

  태욱의 말을 끝까지 들은 소우타가 자세를 풀고 편하게 섰다. 다행히 한국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이 곳에서 나갈 수 있게 해 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태욱은 소우타의 눈치를 살폈다. 소우타는 다시 원래의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태욱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며 태연한척 말을 이었다.

  “나가는 즉시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 준다고 약속하면 나가게 해 줄게.”

  태욱은 일단 가장 센 걸 던졌다. 협상은 그 다음부터였다. 태욱은 어떻게든 서희와 여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봐, 어때?”

  한참을 기다려도 소우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초조해진 태욱이 다시 한 번 그를 떠 봤다. 그래도 소우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태욱은 이대로 슬쩍 공간 밖으로 나갈까도 생각했다. 아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소우타는 자신을 난도질 할 것이다. 이 정도 거리라면 소우타에게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시간이면 충분했다. 태욱은 고개까지 흔들며 유혹을 털어냈다. 애초에 죽을 각오로 한 일이었다. 구차한 생각은 그만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공간 안이 더 환해진 느낌이었다.

  “고민이 끝났나?”

  가만히 있던 소우타에게서 태도의 변화가 느껴졌다.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태욱은 알 수 있었다.

  “함께 죽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 공간지배자.”

  소우타의 대답은 태욱이 기다리던 말이 아니었다. 태욱은 그의 대답을 들으면서 처음 듣는 그의 목소리가 멋있다는 엉뚱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상하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갑자기 기운이 솟고, 자신감이 넘쳤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후회하지 않는다.”

  대답을 마친 소우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공격 자세를 취했다. 태욱은 그런 소우타를 보면서도 얼굴에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럼 할 수 없지. 덤벼라!”

  급기야 태욱은 소우타를 향해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는 여유까지 부렸다.

 

  “크헉!”

  입에서 핏덩어리가 쏟아져 나왔다. 태욱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그대로 두었다. 팔을 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공간 한가운데 대자로 뻗어 있었다.

  “마지막이다.”

  차가운 음성이 태욱의 귀를 파고들었다. 마지막 공격을 준비하는 소우타의 눈빛에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소우타의 공격을 전부 막을 수는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공간 밖에 있을 때보다 소우타의 공격이 느리게 느껴졌다. 아니다. 소우타의 공격 속도는 그대로였다. 다만, 태욱의 눈에 그의 공격이 보였을 뿐이었다. 보였다는 표현보다 느껴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태욱은 소우타의 모든 공격을 다 막거나 피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오래 버텼을 뿐, 결과는 같았다.

  태욱의 머릿속에 갑자기 서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등학생 때, 지하철 입구에서 자신을 향해 뛰어들던 그녀의 모습이 마치 바로 어제 일어난 일 같았다. 그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여울의 모습도 보였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시간의 선물을 보며 태욱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쨌든 저 소우타는 공간 밖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걸로 됐다. 소우타가 이곳에 갇혀 있는 한 서희는 안전할 것이다. 태욱은 소우타의 마지막 공격을 기꺼이 받기로 했다. 그리고 어차피 그에게 소우타의 공격을 피할 방법 같은 건 없었다. 태욱은 눈을 감았다.

  ‘슥!’

  소우타가 태욱의 곁을 지나갔다.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소우타의 단도가 목을 긋고 지나갔다. 그 주변이 뜨거워졌다. 손가락 끝에 남아있던 미미한 힘마저 모두 그곳으로 빠져나갔다. 이걸로 끝이었다. 몸 안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편안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머리가 맑아졌다. 희미하던 모든 것들이 분명해졌다. 작별 인사를 하는 서희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뒤로 누군가가 얼굴을 내밀었다.

  ‘여울!’

  사랑하는 딸, 여울이었다. 여울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서희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다른 종류의 색을 띄었다. 색깔도, 모양도 다른 둘의 크기를 비교할 순 없었다. 여울에게는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아빠 없이 클 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변해가는 모습과 함께하지 못할 순간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웃어주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었다. 든든한 아빠가 언제나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이대로 죽을 수 없어!’

  죽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여울이에겐 아직 아빠가 필요했다.

 

  “뭐지?”

  태욱을 보고 있던 소우타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감정이 느껴졌다. 그는 놀라고 있었다. 거친 숨을 할딱이며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태욱의 몸에 갑자기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다. 상처가 아물고, 창백했던 피부가 원래의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의 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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