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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서오세요! 마녀의 목장에!
작가 : 도개
작품등록일 : 2017.11.2

대기업 본부장으로 잘나가던 '서준'. 하지만 치명적인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 후 자살하기위해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마녀 목장'이라는 이상한 목장에서 머물게 되는데...

<제 10항. 투숙기간 중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불을 켰다면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오세요.>

알 수 없는 주의사항과 함께 서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여름의 찬란한 마녀 목장으로!

 
S# 25. 호피무늬 원피스와 파마 머리
작성일 : 17-12-11 00:24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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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환상의 놀이공원에서의 하루가 끝나고 다음 날 그들은 제주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서준은 지금 목장 내에서 먼지가 한가득 쌓인 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들이 햇빛에 의해 보이자 서준은 손을 내저으며 기침을 했다.

 

 평소 청소랑은 벽 쌓고 지내던 그가, 먼지 한 톨 묻히지 않고 자라온 그가 방 청소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에드의 방에서 쫓겨났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방에 들어오겠다는 거야? 제정신이야?”

 

 

 목장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서울에서 도착한 짐들을 가지고 에드의 방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문 앞에서 떡하니 서 있던 에드는 서준을 마치 침입자처럼 바라봤다.

 

 짐이 들은 트렁크들을 재수 없게 노려보며 에드는 문을 눈앞에서 닫았고, 순식간에 쫓겨난 그는 부랑자 신세로 급격히 전락했다. 그런 그를 구원 해준 건 당연하게도 도의였다.

 

 

 “이 방 청소하면 되는데... 제가 지금 바빠서요.”

 

 

 한동안 주인이 자리를 비운 목장은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있었고, 어쩔 수 없이 서준이 청소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이상해 보이는 모습들의 짐들을 치우고 있을 때쯤, 책장의 한 앨범이 서준의 눈을 끌어당겼다.

 

 

 “고등학교 앨범인가?”

 

 

 고등학교 이름이 쓰인 앨범은 남색 벨벳 느낌의 겉표지로 돼 있었다. 먼지가 가득 쌓여 희끗해진 앨범의 윗부분을 천 조각으로 대충 털어냈다.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앨범의 첫 장을 열었다.

 

 그러자 앳된 학생들의 사진이 나타났다. 서준은 열심히 집중해 도의를 찾아봤지만, 그녀의 이름 석 자와 얼굴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익숙한 얼굴의 두 명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3학년 2반의 ‘이유현’이었다.

 

 이름은 낯설었지만 사진 속 얼굴은 아무리 봐도 옆옆 방에 있을 에드의 이목구비였다. 은색의 머리색은 검은색으로 염색했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서준은 대체 에드가 왜 고등학교에 다녔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여러 장을 넘기다 또 한 사람을 발견했다.

 

 

 “강라현?”

 

 

 서준은 자신이 아는 강라현이 맞는지 생각했다. 아니라고 하기엔 얼굴과 이름, 그리고 나이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3학년 4반의 강라현은 지금처럼 도도한 여자가 아닌 나이에 맞는 귀여운 여고생이었다.

 

 서준은 에드와 라현이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러다 문득 내린 시선에 같은 디자인의 또 다른 졸업앨범이 나타났다.

 

 책장의 맨 밑에 있던 그 앨범 역시 같은 학교였지만 졸업년도가 1년 늦었다. 원래 들고 있던 앨범을 내려놓고 새롭게 발견한 앨범을 들어 올려 도의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았다.”

 

 

 그녀는 예상보다 쉽게 찾았다. 3학년 1반의 바로 첫 장에 도의가 있었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질끈 묶어 올린 포니테일은 지금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그 모습에 서준은 아빠 미소를 짓고 앨범을 천천히 넘겼다.

 

 유난히 작은 체구의 그녀였지만 단체 사진에서는 그 누구보다 잘 보였다. 눈이 그녀를 쏙쏙 찾아냈다. 그는 급히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희귀한 사진을 발견해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도의가 등장했다. 깜짝 놀란 서준은 급히 앨범과 핸드폰을 등 뒤로 숨겼다. 그의 수상한 행동에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 구석구석을 둘러보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거기에도 없어?”

 

 “응, 없는 것 같아.”

 

 

 조급해 보이는 도의를 따라 서준은 방문 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뭔가 난처한 상황이 생겼는지 에드와 도의가 발을 동동 굴리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냥 심란하니까 어디 나갔다 오려 나보지. 신경 쓰지 마.”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아무리 죽은 사람이라 해도 금순 언니한테 너무 무심한 거 아니야?”

 

 “도의야. 죽었으니까 내가 이러는 거야. 나쁜 생각을 한다 해도 다시 죽지는 못하잖아. 오히려 저승사자 보면 겁에 질려서 도망 올걸?”

 

 “확실히 너는 악마야. 됐어. 나 혼자 찾을 거니까. 금순 언니랑 말할 생각하지 마.”

 

 “도의야!”

 

 

 금순 언니? 어딘가 익숙한 이름에 서준은 과거의 기억을 되짚었다. 아마도 에드가 목장에 온 첫날 들은 이름 같았다.

 

 

 “뭐야, 죽었다니. 그럼 귀신이라는 말인가?”

 

 

 아무래도 그들의 대화상 금순이라는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했다. 쉬운 말로 귀신이었다. 하지만 그는 딱히 놀랍지도 않았다. 마녀도 있고 악마도 있는 목장에선 귀신이 그나마 대중적이고 평범한 축에 속했다.

 

 별난 목장에 서준은 고개를 내저으며 방 청소를 다시 시작했다. 많은 짐들에 오늘 안에 끝날지 의문이 들었지만, 중간에 도의와 반강제적으로 불려온 에드의 도움으로 다행히 늦저녁에 청소가 끝이 났다.

 

 

 “하아... 어깨 쑤셔.”

 

 

 온몸에 먼지를 둘러싼 기분에 서준은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검은색의 수면 가운을 입은 그는 살짝 보이는 가슴팍에 가운을 꼼꼼하게 여몄다. 혹시 또 도의가 예고 없이 들어올까 급하게 입은 가운은 이곳저곳이 흐트러져 있었다.

 

 헐렁한 허리띠를 뒤로하고 그는 찌뿌둥한 몸에 맥주 한 캔을 따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할 참이었다. 여름밤의 바닷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열던 서준은 잔디밭에 서 있는 어떤 여자를 발견했다.

 

 

 “그때 그 여자?”

 

 

 아무래도 저번에 에드의 방에서 본 여자와 똑같은 인상착의였다. 호피 무늬 원피스에 풍성한 파마머리는 여전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한 걸음걸이는 어딘가 불안했다. 그때 그녀가 방향을 틀어 집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 어!”

 

 

 위험해 보이는 여자가 집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서준 역시 당황하며 급히 1층으로 내려갔다. 여자가 무기라도 들고 있으면 어쩌려고 서준은 무방비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그가 내려오자마자 여자가 집안으로 들어오며 현관문이 조용하게 닫혔다.

 

 

 “....”

 

 

 벽 뒤에 숨어 살짝 내밀어본 그녀의 얼굴은 운 사람처럼 화장이 어지럽게 번져있었다. 그게 더 괴기해 보였다. 핏기없이 하얀 얼굴은 정말이라도 죽은 사람 같았다. 발에 묻은 흙이 거실 바닥을 더럽혔고 그녀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 허공을 응시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 불이 꺼진 1층에는 혼잡한 울음소리가 사방에 퍼졌다. 소름 끼치는 상황에 서준은 조심스레 핸드폰을 꺼내 들어 112를 눌렀다.

 

 통화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여자의 텅 빈 눈과 서준의 눈이 마주쳤다. 급히 벽 뒤로 숨었지만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렸다.

 

 

 “어이, 너. 이리 나와 봐.”

 

 

 서준은 이쪽을 향해 말하는 여자를 무시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삐- 소리만 났다.

 

 

 “이리 와. 싫으면 내가 갈까?”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난 그녀가 점점 이곳으로 다가왔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전혀 나지 않는 발소리와 인기척에 어느 정도 왔는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심호흡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여차하면 때려눕힐 심상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계단 앞에 섰고, 마주친 눈동자에 서준은 온몸에 힘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내 이야기. 들어줄래?”

 

 “...”

 

 “들어준다고? 고맙다.”

 

 

 대꾸가 없었지만,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슬픔이 가득 찬 눈동자를 바라볼수록 정말 홀린 느낌이었다. 정신은 멀쩡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계단에 여자가 앉자 서준 또한 그녀의 옆에 앉았다. 한탄할 준비가 끝났는지 여자가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기고 입을 열었다.

 

 

 “오늘따라 바닷소리가 너무 슬프다. 그치?”

 

 “....들리지도 않는데.”

 

 “잘 들어봐. 울잖아.”

 

 

 이상한 서두를 시작으로 그녀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래는 멀쩡한 여대생이었던 그녀는 남자 하나를 잘못 만나 그대로 사창가에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끔찍했어. 너무 비현실적이라 실감도 안 나더라.”

 

 

 특이한 말투와 목소리로 그녀는 말을 했다. 술이 들어올 때, 더러운 남자들의 손이 몸을 타고 흐를 때 정말 죽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이 옛 추억을 회상하듯 아련하게 반짝였다.

 

 “오늘이 내가 죽은 날이야. 그 남자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죽었다는 그녀의 말에 서준은 의문을 품었다. 분명 그녀는 자신이 10년 전에 죽었다고 말했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고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될 쯤 그녀가 웃으며 턱을 괸 채 말했다.

 

 

 “이름이?”

 

 “그쪽 먼저 말하죠.”

 

 

 경계심을 잔뜩 품은 채로 서준이 바라보자 여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계단에 드러누웠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이다.

 

 

 “내 이름은 말이야.”

 

 “....”

 

 

 설마 하며 괜한 긴장감에 침을 한번 삼켰다. 꿀꺽하며 움직인 울대뼈에 여자의 시선이 닿았다.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며 그녀는 애타게도 입을 열까 말까 고민했다.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금순. 내 이름은 금순이야.”

 

 

 서준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아까 낮에 들은 죽은 여자가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여자였다. 귀신에게 홀렸다는 말을 격하게 깨달으며 서준은 주춤주춤 뒤로 향했다. 하지만 그것도 벽에 막혀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가 없었다.

 

 아까보다 더 깊어진 여자의 눈과 마주치자 어지러움을 느끼며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천천히 사냥감을 갖고 노는 맹수처럼 여유롭게 그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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