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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크 오브 킹덤
작가 : 린머
작품등록일 : 2017.12.5

세계가 혼란스럽고 평화가 무너지기 시작할때 한 영주는 질서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허사가 된다. 이윽고 각국 간의 전쟁으로 질서가 무너졌을 때 영주는 그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검을 든다.

 
7. 카르나고
작성일 : 17-12-10 22:21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5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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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카르나고에서 맞는 아침 공기는 에블린의 건조한 공기와는 다르게 습기가 있었다.

 그 날 일출에 두 사람은 왕을 알현하려 왕궁으로 향했다. 시리우스는 왕을 본 적이 있었지만, 아버지 없이 왕을 알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리우스는 언덕 위에 크게 지어진 성 앞에 섰다. 성 뒤에 작은 언덕에는 대신전이 보였다.

 경비는 그가 누군지 알았기에 힐끔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리우스는 천천히 성안으로 들어갔다. 성에 들어서 계단을 오르니 왕좌에 앉아 있는 왕, 헤르난이 보이기 시작했다.

 헤르난은 늙었지만 건장했으며, 키는 테레지아 보다 조금 더 컸다. 그는 손가락 마디가 하나 없었고, 모피가 달린 털옷을 입고 있었다.

 시리우스가 다가오자 남자 옆에 있던 핸릭이 그를 막아 섰다. 핸릭은 금발에 황록색의 의복을 입은 자였다. 핸릭은 자연스레 악수를 건넸고, 시리우스는 악수를 받아준 뒤 서슴없이 헤르난에게 향했다. 예의를 갖추며 무릎을 꿇은 시리우스를 바라보며 헤르난은 자리에서 일어 났다.

 

 "먼길 오느라 수고했네."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왕이시여."

 

 헤르난은 잘 다듬은 수염을 만졌다. 그의 수염에는 흰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어 수염만 보아도 그가 늙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탁의 얘기는 들었네. 아쉽게 되었어."

 

 그는 천천히 왕좌 뒤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갔다. 시리우스는 홀린 듯 그의 뒤를 따랐다.

 

 "글리제도 가 보았겠지? 그쪽 상태는 어떠했나?"

 

 시리우스는 헤르난의 말에 눈쌀을 찌푸렸다.

 

 "글리제 공화국 말이십니까. 제가 그곳에 갔을 때는 글리제 왕국이었을 겁니다. 심각했습니다. 왕정은 무능했고, 정치는 부패했었습니다. 지금은 쿠데타가 성공해 공화국으로 바뀌었다고 하니 이제 나라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대 말이 사실이면 더욱 큰일이군."

 

 헤르난은 가죽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넣고는 계단을 오르면 보이는 작은 회의실에서 뒤를 돌아 시리우스를 바라 봤다.

 

 "글리제의 아우스클 파 군인들이 반란을 모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받았네. 글리제의 수장은 믿지 않는 듯 하지만."

 "아우스클이면 스트루베로 추방된 글리제의 장군 아닙니까? 추방 당한 자가 어떻게 반란을 모의 합니까."

 "그가 곤다르로 향했다는 소식도 있네. 만약 반란이 성공하면 글리제의 역사가 바뀌겠지. 자네에게 병력을 줄테니 반란을 막게나."

 

 시리우스는 고개를 숙였다.

 

 "왕이시여,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만. 어째서 글리제를 도우려 하시는 겁니까."

 "아우스클은 곤다르의 힘을 빌릴 것이네. 만약 반란이 성공하면 아우스클은 곤다르를 지원하겠지. 그렇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야."

 

 시리우스는 작게 속삭였다.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군요."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리우스는 굳은 얼굴로 입만 열었다.

 

 "그렇다면, 시간이 얼마 없군요. 일주일 이내로 출정하겠습니다."

 

 ---

 

 카르나고에 잡아 놓은 숙소로 돌아온 시리우스는 의자에 앉아 어제 가져온 검을 들었다.

 

 "처음 보는 검이군요."

 

 테레지아가 침대에 걸터 앉은 채로 말했다. 시리우스는 칼에 묻은 검은 피와 얼룩을 두꺼운 천으로 닦기 시작했다. 문뜩 그는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밤 하늘 아래 우뚝 선 카르나고를 보며 서 있던 테레지아에 대해, 시리우스는 의문이 들었다.

 

 "거기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

 

 시리우스의 말을 테레지아가 가로챘다.

 

 "우연이에요. 제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얼마 있지 않아 영주님이 온 것이에요."

 "그래, 거짓이 아니면 좋겠군."

 

 시리우스는 어느정도 얼룩이 지워지자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테레지아는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문으로 나가는 그를 보며 테레지아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리우스는 대신전 뒤뜰에 있는 대장간으로 향했다. 그곳은 그가 어릴때 그의 아버지와 자주 오던 대장간이었다. 백발의 노인이였던 아르미우스와 그의 제자인 아크에르가 있던 대장간이었다. 몇 십년이 지난 지금은 중년의 남성 한 명이 용광로 앞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시리우스는 그 중년의 남성을 알고 있었다. 얼굴이 조금 수척했긴 했지만 아크에르였다.

 

 "오랜만입니다, 아크에르 씨. 아르미우스 씨는 어디 가셨습니까."

 "자네, 오랜만이군. 스승님은 안에 계신다네."

 

 시리우스는 그의 말을 듣고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용광로는 밖에 있었으며 대장간 안은 평범한 집처럼 거실과 주방으로 되어 있었다. 시리우스는 이불 위에 누워 있는 아르미우스에게 다가 갔다. 그는 사람의 기척을 느꼈는지 눈을 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꽤 오랫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더니, 귀한 일이로군. 무슨 일로 왔지?"

 

 시리우스는 아르미우스에게 검을 건네었다.

 

 "이것과 맞는 칼집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아르미우스는 주름 잡힌 손으로 칼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은 떨렸고 불안해 보였다.

 

 "그 전에, 그 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동방의 검과 비슷한 형태야. 하지만, 문양은 동방의 것이 아니야. 사람이 새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 이런걸 어디서 구했지?"

 

 시리우스는 검을 다시 받은 후 입을 열었다.

 

 "이쪽으로 오는 길에 주웠습니다."

 

 시리우스와 아르미우스 사이에 침묵이 오갔다. 아르미우스는 자리에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아크에르에게 말해. 만드는건 이제 그 놈이니까."

 

 시리우스는 그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와 아크에르에게 검을 건넸다. 그는 시리우스의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칼집 만드는거야 얼마 걸리지 않아. 내일 오전 중이면 되겠군. 그리 급한건 아니지?"

 

 시리우스는 하늘을 막아서는 대신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내전을 위해 군대를 지원해 줘라. 이게 자네가 한 말의 의미겠지?"

 

 훤칠한 키와 당당한 용모의 젊은 남성의 앞에 두 사람이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이, 아우스클인가. 군대를 빌려주는 것이야 일이 되지 않지. 문제는 자네의 의지다. 자네가 정말로 나에게 협력을 구한다면, 내 말 한마디에 자네의 옆에 있는 부하도 죽일 수 있겠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검집에서 검을 빼 아우스클 앞에 놓았다.

 

 "선택은 너의 자유야. 부하를 택할지, 권력을 택할지."

 

 아우스클은 떨리는 손으로 검을 주웠다. 그의 시선이 부하와 남성으로 교차되었다. 그의 옆에 있던 부하는 겁에 질린 개처럼 떨고 있었고, 남성의 눈은 맹수처럼 차가웠다.

 아우스클은 검을 들어 부하의 목을 베었다. 붉은 피가 바닥과 벽에 흩뿌려졌다. 아우스클은 자신이 벤 부하의 피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바닥의 파란 비단이 검붉게 변하고 있었다.

 잘려나간 머리는 곧 바로 앞에 떨어지며 나뒹굴었다. 남자는 피범벅이 된 아우스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군대는 지원해주지. 내 군대로 자네의 조국을 멸하는 건 자네가 한 짓 처럼 쉽다고. 그 뒤는 자네가 알아서 해."

 

 아우스클은 쥐고 있던 검을 바닥에 놓고 자리를 나왔다.

 

 "망할 놈."

 

 아우스클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앞에 있던 그의 부하인 벨라리우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벨라리우스는 이제 막 성년이 된 군인이었다.

 

 "쉬어야겠군. 숙실로 안내하게."

 

 아우스클이 쉬어버린 목소리로 앞에 있는 벨라리우스에게 말했다.

 

 ---

 

 바람은 세게 불기 시작하고, 태양은 지기 시작했다. 숙소는 벽난로가 있어 따듯한 온도를 지켰다. 시리우스는 의자에 앉아 대신전의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을 읽고 있었다.

 

 "영주님, 옛날 얘기는 좋아하시나요."

 

 테레지아가 말했다.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눕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일, 매년 달라지는 것이 없는 그녀이기에, 시리우스는 그녀의 말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평범한 얘기라면 좋아하지 않아."

 

 시리우스가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황갈색 눈은 여전히 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테레지아와 거의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기억으로 보면 그녀는 몇 십년동안 늙지도 변하지도 않았다. 빼어난 외모와 하얀 피부는 몇 십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테레지아는 그의 대답에 의문을 표했다.

 

 "평범한 얘기가 아니라면 전부 좋다, 그런건가요?"

 "아마도."

 

 시리우스가 다음 페이지를 넘기며 답했다. 테레지아는 그의 대답에 입에 묘한 웃음을 담았다.

 시리우스는 책에서 눈을 떼, 테레지아를 바라 봤다. 둘의 시선은 서로 맞닿았다. 시리우스는 테레지아의 웃음에 의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곧 테레지아의 웃음기도 사라지며 두 사람이 있는 방은 침묵에 잠겼다.

 

 "무엇을 얘기하려 하는거지, 테레지아?"

 

 시리우스가 책을 덮으며 물었다. 테레지아는 침대에 누워 그를 올려다 보았다.

 

 "당신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야기."

 "말할 마음은 있나."

 

 테레지아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물론이죠, 영주님. 당신이 원한다면 전부 말할 수는 있어요."

 "후회는 내 책임이다, 라는건가?"

 "옛날 얘기일 뿐이죠."

 

 테레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시리우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별로 듣고 싶지 않군. 흥미도 없고 말이야."

 

 시리우스의 말에 테레지아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침의 일이 떠올라 주제를 그쪽으로 바꾸었다.

 

 "전쟁인거죠? 아우스클이면 본 적 있어요. 수염이 듬성한 이상한 남성이었죠. 그때가 캐스피 전쟁이었을 때였어요."

 "그래, 너에게 그런건 한 두 번 겪은 일이 아니겠지. 하지만, 나는 다르거든. 너는 몇 십 년 동안 늙지도 않고 사람을 죽여온 마녀고, 난 한 번도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머저리야.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너가 두렵다고. 어느순간 네가 내 심장에 칼을 꽂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 너는 아버지 대행으로 사람을 죽여왔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때 테레지아의 표정이 돌 처럼 굳었다.

 

 "글쎄요."

 

 테레지아의 표정이 다시 온화해졌다. 그녀는 눕힌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옛날 얘기 잖아요."

 "그래, 망할 얘기지."

 

 시리우스가 말했다.

 

 "이제 와서 꺼내기도 뭐한 얘기지."

 

 그가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자, 테레지아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뺨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테레지아, 넌 내 편인가?"

 

 그는 불안감에 몸을 떨었다.

 

 "아, 나의 영주여. 당연한 말씀을."

 

 ---

 

 시리우스는 해가 중천일때 대신전을 들른 뒤, 대장간으로 향했다. 얇지만 낮은 목소리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 소리는 대장간으로 다가갈 수록 커졌다. 대장간에는 아크에르가 용광로 앞에서 땀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저기 가는 사네가 영웅이렷나. 그저 영웅 놀이에 심취했을 뿐이렷나."

 "노래 솜씨는 여전하시군요."

 

 시리우스가 다가오며 말하자 그는 눈 주변의 땀을 닦은 후 소리 나지 않게 웃었다. 시리우스도 그와 같이 웃고 있었다.

 

 "이짓 안했으면 방랑 시인이나 했을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긴 이방의 검을 시리우스에게 건냈다.

 

 "검집은 완성했습니까?"

 

 그가 검을 받아 천천히 살피며 물었다. 길고 도신이 살짝 휜 검은 아크에르가 손을 봤는지 한층 정교해진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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