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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이 없는 세계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29

100년 전, 한 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6년 전, 신을 찾는 자들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신을 찾는 이들, 신들을 원망하는 이들, 신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격돌하는 전장, 그 사이에 한 소년이 있었다.

 
군대와 짐승 2
작성일 : 17-12-10 12:43     조회 : 239     추천 : 1     분량 : 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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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토이거 숲 중앙, 바란 제국군의 중앙군 주둔지.

  지그는 나무와 막사 사이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로부터 빨리 벗어나려는 듯.

  “........”

  “흥, 꼴에 네놈도 단장이랍시고 부름 받았나?”

  지그의 뒤에서 묘하게 유들유들해서 기분 나쁜 목소리가 쫒아오고 있었다.

  “........”

  그러나 지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 그것 참 도도하셔라. 망했어도 롱기누스 가, 라는 건가?”

  “........”

  가문의 이야기가 나오자, 지그는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도저히 18살 소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깊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흐, 흥! 그, 그렇게 노려봐도 이제 무섭지 않거든?”

  지그가 돌아 본 곳엔 적어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금발청안의 청년이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식은 땀 한줄기를 흘리면서도 으름장을 놓는 청년이었지만, 지그는 단 한마디로 그의 평정을 무너트렸다.

  “........누구시더라?”

  “이 개새.......?!”

  “아, 맞다. 제 2 단장 토르켈 단장님이셨군? 그래 저번에 엉덩이에 총을 맞아서 꽤 오래 누워계셨지? 그래서 기억에서 사라졌지 뭐야. 미안해.”

  “엉덩이 아니었고 2주 밖에 안 누워있었어!!!”

  “그래?”

  이를 악물고 날뛰는 토르켈에게 짧은 대답을 남기고 지그가 다시 돌아섰다. 자신을 무시하는 그 모습에 토르켈은 열을 식히려 애쓰며 중얼거렸다.

  “제기랄........ 너무 기고만장해 있지 마라 지그프리트. 언제까지 사령관이 널 비호.......”

  “뒈지기 싫으면 입 다물어. 망하긴 했어도 롱기누스가는 아직 변변한 공적도 세운 적 없는 남작가문 도련님 하나 묻어버려도 문제없이 넘어갈 정도는 되니까.”

  “.......”

  “하긴, 롱기누스가가 예전 같지 않긴 하지. 예전이었으면 네놈은 날 보며 짖는 것조차 못했을 것을.”

  지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던진 비아냥에 토르켈이 입을 다물었다. 물론 입만 다물었을 뿐, 앞서 걸어가는 지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영 곱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 말 하지 않고 걸어가던 두 사람의 앞에, 작전회의실로 쓰는 막사가 나타났다.

  “.......쯧.”

  막사에 드리워진 천 사이로 사람들이 살짝 보이자 지그가 얼굴을 더욱 찌푸리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지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자신에게 경례를 올리는 병사들을 지나쳐 막사로 들어섰다.

 

 ----------------------------------------------------------------------------

 

  “이걸로 기사단장 10명 전원이 모으니, 회의를 시작한다.”

  막사 안, 원탁을 중심으로 빙 둘러선 군복 차림의 기사들을 둘러보며 파르지팔 롱기누스가 엄숙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때, 지그가 손을 들었다.

  “롱기누스 사령관. 질문이 있습니다.”

  “뭐지? 지그프리트.”

  “아직 이번 긴급회의의 목적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장교나 참모들 없이 작전회의를.......”

  “거기에 대해서 지금부터 설명하도록 하지.”

  파르지팔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그의 말을 도중에 잘랐다. 그리고는 원탁 위에 놓인

  토이거 숲 일대의 지도의 한 지점을 가르키며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 8시 경, 토이거 숲의 정찰에 나선 제 2 기병사단 소속의 한 소대가 이 지점에서 마수의 습격을 당했다.”

  “!!”

  ‘마수’라는 단어에 기사단장들 사이로 동요가 퍼져나간다. 그러나 파르지팔은 거기에 개의치 않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 마수는 아마도 ‘직립종’, 토이거 숲 자생종이 아니다.”

  “설마.......”

  “잠깐, 직립종? 그럼.......”

  기사들은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눈치 챘다는 듯 중얼거리기 시작하고 파르지팔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아마 ‘마수병’일 가능성이 높지.”

  “마, 마수병? 그건 5년 전 이후로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다며?”

  “그걸 이제 와서 또 풀었다고?”

  “그건 위즈놈들도 제대로 통제 못하는 거 아니었어?”

  “제기랄 마지막 발악인가.......”

  다른 기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중얼대는 와중에도 지그는 아무런 동요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도를 쏘아보고 있었다.

  “........”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개전 초기에 놈들이 풀었던 것이 아직까지 살아 남아있던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파르지팔은 잠시 말을 멈추고 지도를 가르키던 지휘봉을 거두어 양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었다.

  “자생종이건 잔당이건, 어쨌든 아군의 진로에 마수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한 놈이 전부가 아닐 가능성 역시 존재하지.”

  “.......”

  기사들은 이제 조용히 파르지팔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제 전부 파르지팔이 왜 기사단장들 만을 모았는지 눈치 채기 시작한 참이었다.

  “그렇기에 귀관들이 필요하다. 마수를 잡는데 기사들만한 적임자는 없으니. 적어도 중앙군 기사라면 마수사냥의 경험 만큼은 제국에서 첫 손 꼽는 전력일 것이다. 맞나?”

  “네!!! 그렇습니다!!!”

  기사단장들의 힘찬 외침을 듣고 파르지팔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다면 이제부터 각 기사단은 아군의 진군에 앞서 마수 수색 및 사냥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구역과 순번을 정하기 앞서, 한 가지 더 정해두어야 할 일이 있다.”

  “??”

  파르지팔은 잠시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그 보랏빛 눈을 부릅뜨고 기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참모진들과 각 장군들을 모아 회의를 한 결과, 적의 본진인 스키드에 기사들을 보내 정탐할 필요가 있단 결론이 나왔다.”

  그때, 한 기사가 손을 들었다.

  “저, 롱기누스경, 질문이 있습니다.”

  “뭐지?”

  “이미 스키드에는 아군의 첩자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새삼스럽게 첩자, 그것도 기사를 파견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파르지팔은 조용히 그 기사를 바라보며 그 질문에 답했다.

  “간단하다. 마수병에 관한 정탐이기 때문이다.”

  “........”

  막사 안에 긴장이 감돈다. 임무의 위험성도 위험성이지만, 마수‘병’이 이번 전쟁에서 다시 사용되었다는 의미를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수.

  인간의 유일한 천적이자, 마력을 가진 유이한 존재.

  신들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지만, 마수에 관해선 무엇 하나 말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수는 언제나 전 세계의 수많은 종파와 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토론하고, 대립하는 주제가 되었다.

  신이 인간을 징벌하기 위해 만든 도구, 인간을 창조하기 이전에 만든 실패작, 신께 대항하는 악마....... 수많은 학설과 해석이 있지만, 그럼에도 모든 이가 이의 없이 동의하는 단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그것들은, 본능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탐하는 인간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인간과 절대로 화합하고 공생할 수 없는 존재이며, 다른 짐승들과는 달리 인간은 마수를 길들이거나,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것이 정설이었으나, 그 마수를 부분적으로나마 이용한 최초의 사례가 6년 전 나타났다.

  위즈왕국의 바란제국 침략, 그 시작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마수병’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비밀과 원리는 아직까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부분적이었고 마수병들은 인간 기준의 적과 아군을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개전 초기가 지나고, 위즈 왕국은 더 이상 마수병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제군들도 알다시피, 마수병이 한 번 풀린 지역은 완전히 황폐화된다. 그렇기에 위즈군은 땅을 점령해놓고도 그 땅을 쓰지 못하게 되는 입장에 처하곤 했지.”

  “.......”

  파르지팔의 목소리가 한층 더 무거워지고, 기사들의 긴장이 더해진다. 물론 지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평소의 굳은 얼굴 그대로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놈들이 다시 마수병을 쓴 거라면, 놈들이 어지간히 몰려있으며, 막다른 길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작전 수립을 좀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잡아도 좋을 것이다,.”

  파르지팔을 여기서 다시 한 번 기사들을 둘러보더니, 딱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러나 왠지 그의 얼굴엔 일말의 불안감과 걱정이 아주 잠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놈들이 정말로 마수병을 사용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그가 손을 들었다.

  “제가 가겠습니다.”

  “.......하아.......이 빌어먹을 꼬맹...... 크흠!!”

  지그의 말에 파르지팔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욕설섞인 탄식을 내뱉으려다 헛기침을 했다.

  “그건 네가 가고 싶다고 보내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지그프리트. 지금부터 논의해서, 적임자를 선발해 보내야 할 것이다.”

  파르지팔이 찌푸린 얼굴로 말했지만, 지그는 여기에지지 않겠다는 것처럼 꿋꿋이 말을 이어나갔다.

  “저야 말로 적임입니다.”

  “또 뭔 개소....... 크흠!! 그건 네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이유를 말씀드리죠.”

  지그는 그렇게 말하고 눈을 빛내며 자신의 삼촌이자 제국 중앙군 사령관인 파르지팔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우선, 저는 여기 있는 기사들 중 가장 강합니다.”

  “지x하지 마라!!!”

  “또 저딴 소리하네 저 재수 없는 놈!”

  “너 그러다 어디 길바닥에서 뒈져서 시체도 못찾........”

  아니나다를까, 기사들의 반발이 거세게 튀어나오고 파르지팔도 한숨을 푹푹 쉬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지그는 거기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제가 처치한 마수는 공식 기록만 172마리입니다. 게다가 제가 목을 딴....... 아니, 제거한 적의 장성들만 해도 그 별로 은하수를.......”

  지그의 전적 자랑은 파르지팔의 짜증으로 인해 중단되었다.

  “아 그딴 건 나도 젊었을 때 했어!! 그런 게 잠입임무 수행을 정하는 유일한 기준인 줄 아냐?!”

  “물론, 이뿐만이 아니죠.”

  지그는 침착하게 자기 자랑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저는 스키드 출신입니다. 어린 시절이지만 그 동네라면 구석구석 손바닥 보듯이 볼수 있죠. 아마 중앙군 전체를 뒤져봐도 저보다 스키드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마지막으로, 여기 있는 고결하신 귀족 자제님들께서 잠입 같은 위험한데다가 폼 안나고 도둑느낌 나는 일을 받아들여 제대로 해낼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 말이 방아쇠가 되어, 다시 기사들의 노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야 이 빌어먹을 새x야!!!”

  “너만 잘난 줄 알아?!”

  “난 평민 출신이다!!!”

  결국, 소란을 참다 못한 파르지팔이 나섰다.

  “그만!!!! 다 닥쳐!!!!”

  “.......”

  순식간에 정적이 찾아온 막사였지만 기사단장들은 여전히 지그를 쏘아보며 숨을 씩씩대고 있었다. 파르지팔을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한숨을 쉬고는 지그를 향해 말했다.

  “지그프리트. 네가 말하는 바는 마지막 말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롱기누스 경!”

  “저놈이 가장 강하단 말씀이십니까?”

  “인정할 수 없습니다!”

  “결투를 신청하게 해 주십.......”

  다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난 기사들로 인해 파르지팔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진다.

  “끼어들지마 이 새x들아!!!”

  “.......”

  다시 정적, 하지만 기사들의 눈은 더욱더 험악하게 지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우...... 아무튼 이건 네 독단으로 정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넌 너의 제 10 기사단을 네 독단으로 위험한 일에 끌어들일 권리는 없다. 불과 얼마 전에 넌 네 동료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지 않느냐. 적어도 회의를 통해 확실하게 정해진 임무여야 그들도 충실히 임할 수 있겠지.”

  화를 참으며 겨우겨우 지그를 타이르듯 말하는 파르지팔이었지만 지그는 간단하게 그것을 허사로 돌려버리고 말았다.

  “혼자 갈 건데요?”

  “이 개x끼야!!!!!!!”

  파르지팔의 욕설과 함께 그의 손에 들려있던 지휘봉이 지그에게 날아들었다.

 

  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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