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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홍콩러브트립
작가 : 제이J
작품등록일 : 2017.12.1

은퇴후 낯선 도시를 찾아온 톱스타 이한경
그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이드 송호연
홍콩에서 시작되었던 그들만의 러브 트립

 
4. 번외 - 사라져야만 하는 것들
작성일 : 17-12-10 08:06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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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져야만 하는 것들

 

 여자의 시선은 모니터 화면에 꽂혀 있었다. 알록달록한 벽화를 배경으로 서 있는 두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경의 얼굴엔 미소가 떠있었다. 책상 너머에 선 김실장은 불안한 눈으로 유라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었다.

 

 “오랜만에 보네요. 한경이 이런 얼굴.”

 

 오랜 침묵을 깨고 유라가 입을 열었다. 언제나처럼 평온한 말투였다. 감탄인지 비아냥거림인지 어쩌면 분노인지 가늠하기 힘든 이유였다. 그것은 여자의 특기였다. 어느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 소속사 대표 배우가 제멋대로 은퇴를 선언해 세상이 발칵 뒤집힌 요 며칠간 그녀는 홀로 태연했다. 이 정도 일로 눈 하나 깜짝할 사람은 아니었다. 연인사이였던 남자의 죽음 앞에서도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았던 얼음 같은 여자가 황유라였다.

 

 [타이가 삐뚤어졌네요.]

 

 한진우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남편을 맞으며 그녀는 말했다. 남편의 옷매무새를 매만져 주던 차분한 손길, 얼굴에 떠있던 은은한 미소, 다정하게 귓속말을 건네던 모습. 그날의 그 섬뜩한 장면은 황유라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이 필요할 때마다 회자되는 것들이었다.

 

 “행복해 보이네요.”

 

 뜻밖의 반응이었다.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김실장은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몰라 입술을 얇게 깨물었다.

 

 “이 여자는 누구죠?”

 

 유라의 손가락이 이름 모를 여자를 가리켰다.

 

 “파악 중입니다. 저희 쪽 사람들이 홍콩으로 건너갔습니다.”

 

 유라는 창밖으로 보이는 고층빌딩들을 바라보았다. 고층 빌딩숲은 그들이 서있는 사무실의 발 아래에 놓여 있었다. 서울의 야경은 날이 갈수록 화려해 지고 있었다. 홍콩의 야경은 이보다 훨씬 그럴 거였다.

 

 “그리고 이한경씨가 네팔에 다녀갔다고 합니다.”

 

 김실장을 돌아보는 유라의 눈썹이 휘어 올라갔다. 그녀의 입가가 경직되었다. 그녀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네팔은 한진우가 사망한 곳이었다. 그와 각별했던 한경이 그 곳을 찾아가는 건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안나푸르나 등반을 가는 팬들이 그가 머물렀던 숙소나 그가 올랐던 언덕에 꽃다발을 놓아두는 일은 6년째 계속되고 있는 일이었다. 김실장은 의아한 눈으로 말을 이었다.

 

 “조금 전 홍콩으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출입국 기록 확인했습니다.”

 “한경이가 너무 멀리 가는 군요.”

 “네팔에서 누굴 만났는지는 아직.”

 “사라진 어떤 것을 찾으러 간 거겠죠.”

 

 유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대꾸를 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듯 그녀는 한참을 침묵했다.

 

 “홍콩 현지인들 섭외해서 한경이 데리고 있으라고 하세요. 제가 직접 컨택합니다.”

 

 여자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달밤의 추격전이라도 벌여야 하는 모양이었다. 유라의 시선이 다시 창밖으로 돌려졌다. 맞은편의 고층빌딩의 조명이 꺼졌다. 환한 불빛들이 단숨에 사라졌다. 매일같이 하던 야근들이 오늘은 없는 모양이었다.

 

 “사라져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는 걸, 한경이는 모르죠.”

 

 여전히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유라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한참을 침묵하던 그녀가 단호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내일 보도 자료 하나 냅시다.”

 “어떤 걸로 준비할까요?”

 

 유라가 쥐고 있는 카드는 많았다. 부풀어진 것, 만들어진 것, 아주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그 것들은 한 사람을 구석으로 내몰기에 충분할 것들이었다. 비겁한 싸움이다 할 수 있지만, 그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없다는 건 그들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카드 뒤집기 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이한경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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