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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2 장: 벽아련 (5)
작성일 : 17-12-10 05:40     조회 : 286     추천 : 1     분량 : 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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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방은 조한에게 모범적인 스승이었다. 다수를 아끼고, 대의를 위해 순수함까지 버릴 수 있는 비장함. 이런 분이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억울한 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따르는 천율방을 모시기로 마음먹고 천부로 들어왔다. 그녀는 잘못되었다 생각한 이들과 정반대의 노선을 걸으리라, 바름으로 부정을 이겨 정의를 곧추 세우리라. 조한은 그렇게 원칙주의자가 되었다.

 

  “고천의 가장 상위법인 ‘가례에 관한 사항’에 따르면, 가모의 직위는 쉽게 해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가주의 배우자, 즉 상천이부장의 직위 상실은 몇 가지 요인을 근거로 삼아야 하는데, 상천이부장이 자신의 직급을 이용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였거나, 상천이부장이 자신의 사사로운 배경을 이용하여 천부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였을 때 등. 상천이부장이 고천 지방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지 않고서 직위 상실을 논할 수 없다 쓰여져 있습니다.”

 

  명두천은 중간부터 정신이 아찔해지고 있었다. 비단, 그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청천회원들이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나마 가법에 관한 직무를 하는 진운각원들이나마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다. 조한은 친절하게도 다시 한 번 풀어서 설명하였다.

 

  “즉, 정천회 쪽이 주장하고자 하는 가모의 직위 상실은 가모의 회임 가부를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례에 따르면, 11대 가주 청성전의 가부 부일은 연소전투 때 참전하여 남근을 잃었으나, 당시 능천이부장의 직위 해지 요구가 중앙회의에서 부결되고, 그 직위를 유지한바 있습니다. 이런 전례와 가례를 살피어 볼 때, 하물며 가주께서 정천회의 요청을 받아드린다 하더라도 명백한 위례임을 증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염방 또한 운연을 통해 알아본 바였다. 그러나 조한의 의견에는 맹점이 있었다. 염방은 이를 언급하려 조한의 말을 끊고자 하였으나, 조한은 염방의 우려를 알았는지 반론 또한 꺼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정천회도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거라 보았을 때, 그들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홍일일대주 사척이 물었다. 조한이 잠시간의 침묵을 유지하고, 중한 목소리로 답했다. 중혼(重婚)입니다. 사안의 심각함에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중혼이 그 방안입니다.”

 

  정천회에서 천율기가 발언한 말이다. 평합문 등 발언권이 강한 인사들이 의문을 표하며, 술렁거리기 시작하였다. 중혼이라 함은 가모를 하나 더 들임을 의미할 터인데, 그것은 법도에 위배되는 일이 아니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본래, 고천은 일부일처를 원칙으로 하여,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가주의 중혼 혹은 불륜은 강한 수위의 처벌을 면치 못 함입니다. 다음은 고천가례의 혼례에 관한 일반 사항입니다.

 

  제 1 항, 가주의 부 혹은 처를 상천이부장에 임명, 관련 행정을 맡게 한다.

  제 2 항, 상천이부장의 직위는 상천이부장의 부당이익 혹은 상천일부장의 권위를 침범하는 행위 등의 고천 전반에 손실을 입힌 자를 제외하고 상실될 수 없다.

  제 3 항, 상천이부장의 직위가 해지되지 않고, 또 다른 부장의 권위는 인정 될 수 없다. 다만, 별첨과 같은 특수한 경우 상천삼부장의 직위를 인정한다.

  *별첨, 상천이부장이 가주의 처 혹은 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가주의 처 혹은 부가 회임 혹은 수정이 불가능할 경우, 새로 처 혹은 부를 들여 상천삼부장의 직위를 수여할 수 있다. 이때, 상천삼부장의 권위는 상천이부장의 권위를 뛰어넘을 수 없다.

 

  별첨에 따르면, 현 가모가 건강 상의 이유로 회임이 불가능하다 증명한다면, 중혼의 근거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가 가모의 직위해제를 요청할 시 청천회 쪽에서는 분명 2항을 근거 삼아, 건강상의 이유로 직위 상실이 불가하다 주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노려야 할 것은,”

 

  “중혼이란 말이군.”

 

  평합문이 흥미롭다는 듯 턱 언저리를 매만졌다. 자란 수염이 손의 땀으로 젖어 있다. 그것이 한편으론 추잡해 보여 천율기는 시선을 외면한다. 평합문이 물었다.

 

  “그래, 회주 말대로 중혼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러나 현 가모의 권위를 뛰어넘을 수 없음은 둘째 치고, 중혼의 대상자는 누구로 할 것이며, 그것으로 어떻게 염방 일가를 몰락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천율기가 미소를 보였다. 평합문은 저 오만한 미소가 꼴 보기 싫다. 그때 능천사당주의 자리에서 밀려나 고작 인지일부장의 자리에서 만족해야 했을 때에도 저 미소를 보였다. 마치 자신이 위에 앉아있다는. 처음에야 어린 아이의 치기일 것이라 생각했지, 천율기의 실력은 진짜배기였기에. 유독 오만함이 칼이 되어 목을 겨눠오는 것이다.

 

  “가주께서 함께 하실 겁니다.”

 

  조한은 가주에 대한 믿음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냉철하게 판단해도, 가주가 현 가모의 권위를 무시할 수 없다하였다.

 

  “그는 상천이부장의 배경이 회주시기 때문입니다.”

 

  조한의 목소리엔 염방에 대한 신뢰가 가득하였다. 그녀는 현재 염방을 대체할 세력은 정천회에서만 존재하며, 과연 가주가 정적인 천율기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냐 반문하였다. 염양일대주의 말처럼 선택지가 있다면, 과격한 방법으로 쟁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으나, 이는 단지 정천회의 자충수에 불과하다고 첨언하였다.

 

  “만일 가주께서 새로운 세력을 천부로 들이시면 그때는 어찌하겠나.”

 

  염방은 회의적이었다. 조한은 자신만만하였다.

 

  “회주, 이제까지 청천당이 조직된 이래 우리만큼 강한 파급력을 가진 바 있습니까? 그 대단한 정천회마저 견제하는 청천당입니다. 새로 흘러 들어온 세력이 감당할 만큼 만만하다 생각치 않습니다.”

 

  염방은 조한의 의기를 칭찬하나, 현실 상황과 맞지 않다 지적하였다. 조한은 그러면 그때, 염양일대주의 말씀처럼, 무력으로 진압해도 될 일 아닙니까? 하며, 그것의 승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추가하였다. 염방은 명두천을 바라보았다. 두천이 생각하기에도 명확한 해법에 가깝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운연 또한 나쁘지 않다는 듯 눈짓을 보냈다.

 

  “자네의 방안을 경청 하도록 하지.”

 

  조안이 눈을 빛내며, 시동으로 하여금 준비한 자료를 들이게 하였다. 종이가 가득 펼쳐졌다.

 

  현관문이 열어 젖혀 지는 순간의 미세한 진동을 느끼고 반가움에 달려 나온 사람은 주가량이라 한다. 가량은 고천의 이름난 가문의 장남인데, 학자 이력의 가풍과는 달리 미려한 외모로 그 이름을 날렸다. 가문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 했는지 나름 노력하여, 진천 상급 학교에 진학을 했으나, 그곳에서 9년 연하인 천율기를 만나게 되었다.

 

  냉철해 보이는 외견과 달리 천율기는 수려한 남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처음에야 너무 어리고 외견이 냉해보여, 불편함에 자리를 피했으나, 그 끈질긴 독기에 결국 틈을 보이고 말았다. 어떤 날에, 주가량은 친우와 얼큰하게 취해 귀가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기숙사에서 잠을 청했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율기의 사주를 받아 그녀의 침소로 취한 가량을 밀어 넣은 것이다. 다음날에 일어나보니 홀딱 벗은 자신과 품에 안긴 율기를 보고 정신이 아찔하였으나, 지금은 때때로 얘기하길 최악의 순간이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고 하였다.

 

  주가량은 가진 바나 능력이 없어, 집에서나 소일거리 하는 신세였기에, 외간집에 있는 것인가 할 정도로 천율기의 눈치를 보곤 했다. 그러다 보니, 걸음 소리만 들어도 율기의 기분을 곧잘 맞추곤 했는데 경쾌하게 들려오는 게 오늘은 퍽 기분이 좋은가 싶었다.

 

  주가량이 천율기에게 좋은 일이 있냐 물었다. 천율기는 주가량의 착한 심정을 한심하다 생각해도 나름 이해해주었기에 말하기 꺼려하였으나, 치근덕거리며 묻는 말에 결국 답을 해주었다.

 

  “왜 저번에 가모가 회임을 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아이가 낳고 보니 장님인 것 아닙니까. 염방 놈 표정이 볼만 하였지요.”

 

  아니나 달라, 주가량은 안타까워하며 가모나 아이의 상태를 묻는 것이다. 천율기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진다. 주가량은 아차 싶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허나, 염양각주인가 뭔가 하는 그 작자 하는 꼴이 꼭 벌 받게 생겼습디다. 그리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니 벌 받는게 아니겠습니까? 애꿎은 아이만 불쌍한 거지요.”

 

  썩 맘에 드는 답은 아니었으나,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하기도 하여 웃고 넘어가기로 하였다. 주가량은 이렇게 좋은 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며 술상을 준비할 터이니 침실에서 편히 있으라 한다. 가량은 겉보기와 달리 분야를 불문하고 두각을 나타냈는데 아내의 비위를 맞추다가 엉겁결 생긴 것들이다. 그중 천율기가 가장 맘에 드는 것이 그가 요리 하는 것이었다. 특별히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음식도 없고, 그저 그날 기분에 따라 바뀌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천율기의 입맛을 척척 맞추어 만들어 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괜히 어리광 부리게 하고 싶은 그런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꽃 같은 얼굴로 화사하게 웃으면, 있던 화도 풀려버리고, 옆에 앉아 이랬다 저랬다 털어 놓게 하기도 한다. 크게 실수하는 일이 없어 거슬리지도 않는다. 바깥 일을 보느라 아이들의 교육을 신경 쓰지 못해도 두 딸이 버릇없게 자라지 않은 것은 오롯이 주가량의 덕이었다.

 

  천율기는 흡족한 마음으로 침상에 앉아 근래에 일을 돌이켜 보았다. 그 짧은 새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 곧 진정으로 세상을 다 가질 것만 같다. 그러나 피곤함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몰려드는 졸음에 정신을 잃을까 하는 순간 주가량이 술상과 웬 대야를 들고 왔다. 무엇인가 물으니, 가량이 답하기를 피로해보여 혹 족욕을 하면 괜찮아 질까 한다 하였다. 인간들 사이에서 시달리느라 지쳤던 참에 찾아온 자상함에 율기의 마음이 잠시 가라앉았다.

 

  “낭군. 달도 좋은 날이지 않습니까? 소녀는 피곤하지 않습니다. 올라오시지요.”

 

  천율기가 족욕을 마다하고 침상위로 주가량을 불렀다. 몸을 꼬며 손짓하는 모습을 가량은 멀뚱히 서서 바라보는데, 치마 사이로 살짝 드러난 다리며, 발가락이며, 낭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가량이 침을 꼴깍 삼켰다. 피곤해 헝클어진 머리카락 마저 색기가 가득하다. 달빛이 율기의 흰 피부에 부딪쳐 찬란히 부딪친다. 주가량은 급한 마음에 허리띠도 체 풀지 못하고 침상위로 뛰어 올랐다. 애써 차려온 술상이 떨어져 소리를 내며 깨져도, 뒤엉켜 서로에게 집중한 두 사람에게 닿지 않는 소리이고 장면이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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