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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흙의 성
작가 : 시스
작품등록일 : 2017.11.27

 
비가 내리는 날 -3
작성일 : 17-12-10 00:04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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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담은 동생의 손을 잡은 채 끊임 없이 헤엄쳤다. 폭풍우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탓에 새 보금자리까지의 길을 잃어버려 처음부터 다시 길을 찾아가야만 했다. 헤엄을 치다 하루가 지나면 인어의 비늘을 씹어 삼키고, 다시 낯선 바닷물에 적응하고, 공복에 산을 토했다. 그의 몸이 수척 해 갈 수록 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몸이 약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저 묵묵히 따라다니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담은 이대로는 버틸 수 없겠다 싶어 다른 생물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을 찾아 움직였다. 은신처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어두워보이는 작은 동굴을 임시 은신처 삼아, 그는 제 동생을 자리에 앉혀두었다.

 “설아, 형이 먹을 거 찾아올게. 여기에 잘 숨어 있을 수 있지?”

 아담의 말에 설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편안한 표정으로 동생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면서도 계속 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겨우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야 그는 넓은 바다를 헤엄치기 시작했다. 은신처에서 멀리 나오니 먹을 만한 생물들이 꽤나 보였다. 바로 코 앞의 작은 식량을 잡아 삼키자 약간이나마 공복이 덜했다. 좀 더 떼를 지어 다니는 생물의 뒤를 쫓아 다니며 잡아 삼켰다. 배의 공복이 덜 해 질수록 바다는 노을에 잠긴 듯이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아담은 후드를 벗어 몇 마리를 더 잡아 묶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 설이 남아있는 은신처로 돌아가려 하자, 위에서의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새하얗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는 얼굴의 눈이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무언가에 끌려가듯 물 밖으로 나갔다. 뒤이어 바깥에서 아까 전의 하얀 것이 누군가에게 혼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뭍 위로 점점 올라가자 새파란 하늘과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 둘이 보였다. 하얀 물체의 뺨을 늘어지게 잡고 있던 검은 물체는 손을 놓고, 그 손을 아담에게로 돌리더니, 큰 소리를 질렀다.

 “사, 사람이 여길 어떻게 와?!”

 “살아있던 생선들을 잡아 먹은 게 사람이야?”

 패닉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검은 물체와 달리 하얀 물체는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그에게 다가왔다. 아담은 귀찮은 일에 말린 것을 느끼고는 점점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에 비해 따라오던 하얀 것은 재미있다는 듯이 계속 다가오더니 결국 이끼가 낀 돌을 밟고 미끄러져 바다에 빠져버렸다. 이브! 하고 검은 물체가 외쳤다. 그제서야 하얀 물체의 이름을 알게 된 아담은 뭍으로 내놓았던 머리를 집어넣어 빠진 이브라는 자에게로 다가갔다. 빠진 것 치고는 침착하다 못 해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미친 애’라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이 바다 밖으로까지 나와 이브를 모래사장으로 던진 아담은 주머니에서 새 비늘을 꺼내 씹어삼켰다.매번 낯선 곳으로 몸을 올릴 때마다 씹느라, 몇 장 남지 않은 비늘 주머니를 다시 집어넣었다. 검은 물체는 곧장 이브를 일으켜 세웠다. 둘의 모습을 쳐다보던 아담은 익숙한 것을 발견했다. 목덜미의 아가미가 눈에 띄었다. 아직도 목덜미의 아가미가 사라지지 않아 목을 드러낸 것을 보고, 그는 아직 사람으로 변하는 게 익숙치 않은 양서류 중 하나라 생각하다, 집어넣었던 비늘을 다시 꺼냈다.

 “야, 꼬맹이들. 한 십 몇 년 산 애들인 줄 알았는데, 아직 인간화가 익숙치 않은 거 같네. 심해 인어를 잡아 뜯은 비늘이긴 한데, 너네들한테도 조금이나마 효과가 있겠지, 뭐. 하나씩만 줄 테니까, 이거 먹고 빨리 너네 보금자리로 돌아가라.”

 아담은 둘의 손에 비늘을 하나씩 쥐어주고는 뒤로 돌아 다시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입수하는 사이, 무어라 자신에게 말을 한 것 같지만 물에 빠지는 소리에 묻혀 말 소리는 거품과 함께 흩어졌다.

 이브라는 녀석을 구하느라 늦어버린 아담은 설이 남아 있는 은신처로 빠르게 헤엄쳐 갔다. 그의 묶은 후드에서는 피비린내가 흩어져 그가 지나간 길을 뒤를 따라오는 커다란 물체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은신처에 도착하자, 설이 편안한 자세로 잠든 채 그를 반기고 있었다.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는 모습이 오히려 안도감을 줘 아담은 편안하게 숨을 내쉬었다.

 “설아, 일어나. 밥 먹고 다시 떠나야지.”

 부드럽게 손을 잡아 설을 일으키고 후드로 싸매었던 생물을 꺼내자, 아이는 비몽사몽 흔들리는 머리를 주체하지 못 하며 먹을 것을 씹었다. 그 모습이 마치 오뚝이 같아 픽, 하고 웃음이 나왔다. 가져왔던 것을 거의 다 먹을 때 즈음, 아담의 등 뒤로 그늘이 졌다. 평범한 그늘과 다른, 무언가가 막아선 듯한 물의 움직임이었다.

 “네 놈에게서 나는 피비린내는, 우리 구역의 생명의 피로구나. 천벌 받을 생물이여.”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괴상한 고음과 커다란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설은 공포에 떨며 아담의 소매 끝을 붙잡았다. 우렁찬 목소리 외에도 다른 존재들도 있는지 작은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섞여들렸다. 죽여라. 죽어. 살해범. 아담은 설을 조심히 안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를 보자, 커다란 생물은 뼈가 재구성 되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사람의 형태로 변하였다. 남색의 드레스와 함께 물결에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이 그녀가 더 웅장하게 보였다.

 “네놈의 꼴을 보아하니 심해에서 올라온 미물 중 하나로구나. 스스로의 분수도 알 지 못한 채 올라오다니, 미물은 역시 미물. 네 놈이 앗아간 내 아이의 생명, 다시 받아가겠다.”

 그녀가 손을 올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창을 든 자들이 나타났고, 아담은 위 쪽으로 세차게 발돋움을 했다. 튀어오르듯 겨우 빠져나왔지만 창을 든 자 중, 하나가 창을 던져 그의 종아리를 찍었다. 아담은 비명도 지르지 못 할 정도로의 고통이면서도 한 쪽 다리만을 움직이며 거꾸로 돌아 아래로 헤엄쳤다. 남은 자들이 뒤를 따라 가려 했으나, 갑자기 그녀가 손을 들어 막았다.

 “저 놈의 피가 바다에 흩어졌다. 곧, 죽어가는 자들이 저들의 생명을 앗아갈 것이니, 이제 돌아가 구역을 원래대로 돌리자꾸나.”

 그녀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모여들었던 자들도 지나갔다. 다리가 점점 마비되어가며, 하반신에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설을 안고 있던 팔 힘이 점점 풀리고, 눈 앞이 흐려져만 갔다. 그저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갔다.

 
작가의 말
 

 아무말 대장 3일에 한 번 글을 쓴다 둔둔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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