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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25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2-09 23:51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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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 너머로 어둠이 일렁거린다.

 

 “드디어…!”

 

  벅차 오르는 가슴을 애써 억누르며 다가오는 재회를 맞이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어?”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어둠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사쿠라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듯 빠르게 다가오는 어둠을 바라보며 사쿠라는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일렁이는 어둠은 간발의 차이로 사쿠라의 곁을 스쳐 지나며 그 자리에 멈추었다. 어둠이 녹아 내리며 익숙한 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젠장! 제발…!!”

 

  차에서 내린 김지현은 다급하게 서지훈을 끌어내린다. 사쿠라는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오빠?!”

 

  바닥에 쓰러진 서지훈의 육체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생명도, 온기도,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언니 이건…”

 “아직 살아있어..! 그릇이 깨져버린 육체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아직 이 녀석은 죽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아!”

 

  길가에 버려진 채 죽어가던 아기, 사쿠라의 머릿속에 수아를 처음 만났던 그 때가 떠올랐다.

 

 “… 방법이 있어”

 

  사쿠라는 이미 이것과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와 같은 상황이라고 볼 순 없었다. 수아의 경우에는 어떠한 이유로 마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릇에 강제로 마력을 채워 넣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서지훈의 경우엔 이미 마력을 채울 그릇 자체가 망가져버린 상태였다.

  그릇이라는 것은 생명을 이루고 있는 마력을 담아두는 곳, 그릇이 깨지거나 텅 비어 버린다면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지훈은 분명 살아있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희망을 붙잡기 위해 사쿠라는 자신의 힘을 일깨운다.

 

 “사쿠라?!”

 “Marionette Code Zero. Maria…”

 

  사쿠라의 주위로 새하얀 꽃잎들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흩날리는 꽃잎들은 죽어가는 서지훈의 몸을 덮어간다.

 

 “큭…”

 

  힘을 움직이는 사쿠라의 입가로 한줄기 선혈이 흘러내린다. 사쿠라의 몸에 새겨진 파편의 힘은 서지훈의 육체에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쿠라는 손을 뻗어 서지훈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희미한 온기에 사쿠라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사쿠라!!”

 

  힘을 모두 쏟아낸 사쿠라의 몸이 쓰러진다.

  옷깃 사이로 드러난 몸에는 알 수 없는 문양들이 가득하다.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흔적들, 사쿠라는 서둘러 날뛰려는 힘을 안정시키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 순간, 이질적인 기운이 공간을 뒤덮는다.

 

 “무슨…?”

 

  김지현과 사쿠라는 주변의 공기가 달라진 것을 느끼고 서둘러 자세를 바로잡았다. 서지훈의 노리는 조율자들의 습격인 것일까, 김지현은 불길한 무언가를 감지하고 자신의 검을 불러들인다.

 

 “이시리츠 이리아..!”

 

  그녀의 부름에 따라 허공에서 한자루의 검이 모습을 드러낸다. 김지현은 자신의 검을 움켜쥐고 막아 두었던 기를 해방시켰다.

 

 “무언가 오고있어…”

 

  공간이 일그러지며 누군가가 그곳에서 걸어 나온다. 그것은 분명 앳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그마한 소녀의 모습이었지만 그런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소녀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메르헨?!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소녀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인상을 찌푸린다.

 

 “하아… 설마 에르스 때문에 다른 차원들까지 말려들어버린 건 아니겠지”

 

  주위를 둘러보던 소녀의 시선이 서지훈에게 향한다.

 

 “저 아이가 에르스가 말하던 그 ‘열쇠’인가”

 

  소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서지훈을 향해 다가간다.

  소녀의 존재감에 짓눌려 있던 김지현과 사쿠라는 소녀가 노리는 것이 서지훈이라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서지훈과 서현을 죽이기 위해 조율자들이 보내온 암살자, 그것이 두 사람이 판단한 소녀의 정체였다.

 

 “멈춰!”

 

  사쿠라는 억누르고 있던 힘을 해방시킨다.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힘이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었다. 벌레가 기어가듯 기이한 문양이 사쿠라의 온몸으로 퍼져 나간다.

 

 “이드라이츠엘!”

 

  김지현도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검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명령에 따라 검은 빛을 발하며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소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뚜렷한 적의를 보이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방해야”

 

  소녀는 귀찮다는 듯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차원이 뒤틀리며 두 사람의 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공간을 다루는 듯한 능력에 소녀의 정체를 확신하며 두 사람은 자신들을 묶고 있는 공간을 부수며 소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황금빛 검신이 소녀를 향해 그어진다. 그러나 김지현의 검은 소녀에게 닿지 못한 채 무언가에 막혀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의 검이 부딪힌 자리에는 자그마한 균열이 생겨나 있었다.

 

 “사쿠라!!”

 

  등에 돋아난 새하얀 날개가 흩어지며 사쿠라의 몸을 뒤덮는다. 사쿠라는 새하얀 꽃잎을 흩날리며 소녀를 향해 돌진했다. 사쿠라의 주먹이 균열을 강타하자 결국 균열이 퍼져 나가며 소녀를 보호하던 공간이 부숴져 내린다.

  사쿠라는 주먹을 움켜쥔 채 소녀의 앞에 마주섰다.

 

 “타치!!”

 

  팔에 새겨진 문양이 피로 물들며 그녀의 손을 뚫고 기다란 검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피를 가득 머금은 검신은 불길할 정도로 붉은 빛을 내뿜고있었다. 타오르는 듯한 붉은 검신이 소녀를 향해 찔러진다.

 

 “하아…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소녀는 짜증을 가득담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세계가 멈추었다. 소녀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그 자리에 정지해버린 것이다.

  사쿠라의 검은 간발의 차이로 소녀의 옷깃에 닿았다. 소녀는 붉게 물들어버린 자신의 옷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괜히 여기까지 와서 이게 무슨 꼴이야.. 에르스의 아이들이라 함부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소녀는 짜증을 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서지훈을 향해 다가간다.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어딘가에서 나타난 소년이 소녀의 앞을 막아 선다.

 

 “그 상처는 도대체…”

 

  소녀의 상태를 확인한 소년이 당황한다. 소녀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붉게 물든 옷을 털어낸다. 소녀의 손이 닿자 타 들어가던 옷은 어느새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에르스”

 

  소녀는 나지막이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에르스는 소녀를 바라보았으나 소녀는 입을 굳게 다문 채로 에르스를 지나쳐간다.

 

 “라이시나!!”

 

  푸른 빛을 휘감은 소녀, 라이시나는 서지훈의 품에 안겨 있던 서현을 안아 들었다.

 

 “도대체 뭘 어쩌려고 그러시는 겁니까”

 “내 힘으로 이 아이의 힘을 봉인할거야”

 “안되요… 그런 짓을 하면 정령계의 균형이 무너져버릴 거라구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령계를 뜻하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잖아”

 

  라이시나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이 형태를 갖추며 공간에 새겨진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간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도박이라구요…!”

 

  공간에 새겨지는 그것은 라이시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힘이다. 그것들 하나하나가 세상을 조롱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좀 조용히 해!! 집중이 안 되잖아!!”

 

  라이시나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미 절반이상의 힘을 쏟아 부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역시 반쪽짜리 힘으로는 무리인가”

 

  자신이라는 존재가 지닌 힘은 그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 애초에 반쪽짜리인 힘으로 아이가 지니고 있는 모든 힘을 봉인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멈춰 있던 공기가 다시 움직이려 한다. 라이시나의 힘이 고갈되어가자 차원을 멈추고 있던 능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카츠프레이 이츠이리리엔”

 

  라이시나의 의지에 따라 공간에 새겨진 힘들이 서현의 몸에 파고든다.

 

 “라츠아리드헨”

 

  서현이라는 존재에 침입한 힘은 그 근원을 찾기 위해 더욱 깊숙한 곳을 향해간다.

  근원을 찾아 헤매던 힘의 일부가 무언가에 소멸하는 것이 느껴져 온다. 그제서야 라이시나의 표정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찾았다”

 

  한데 어우러진 힘이 서현의 심장을 꿰뚫는다.

  이젠 마지막 단계만이 남아있었다. 라이시나는 정신을 집중하고 서현의 몸속에 깃든 자신의 힘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인츠엘루즈우르자엘메르헨루시루리엘 우르자엘메르헨라이즈엘프시이”

 

  심장에 자리잡은 힘이 근원에 새겨진다.

  라이시나는 자신의 품에 안긴 서현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서는 더 이상 전과 같은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다.

 

 “괜찮으십니까…?”

 

  라이시나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에르스를 노려본다.

 

 “너.. 정말로 네가 이 아이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감당할 수 없더라도 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아…”

 

  라이시나는 현기증을 참으며 허공에 기대어 섰다. 서현의 힘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라이시나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일단 계획대로 봉인은 성공했어. 하지만…”

 “뭔가 다른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너도 알겠지만 내 힘은 온전한 것이 아니야. 어떻게든 이 아이가 지니고 있는 창조의 힘은 봉인했지만 그것조차도 완벽하게 봉인한 건 아니지.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라는 거야”

 “…”

 “하아.. 나도 이젠 모르겠다. 너도 아무 생각없이 이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겠지”

 

  라이시나는 지친 듯이 눈을 감는다. 지금의 그녀에겐 더 이상 다른 차원에 간섭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그녀가 멈춰 두었던 인간계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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