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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칼끝이 너를 향할 때
작가 : 몬밍
작품등록일 : 2017.11.21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스캇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 쪽 눈썹이 날개처럼 치켜 올라갔다.
'언제까지 저 소리를!'
지긋지긋한 말에 이젠 노여움이 타올랐다.
그는 몸을 돌려 분노를 내뱉으려 했다.
그러나...
그를 응시하는 로렌의 눈동자에 까마득한 슬픔을 보고는 온몸이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 '어째서 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거지?'

 
9화 로렌
작성일 : 17-12-09 23:27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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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로렌은 오랫동안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었다.

 그러나 평소 좀처럼 가만히 있지 않던 그녀는 아니나 다를까 5분이 채 안되어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머릴 빗어 하나로 넘기고, 얇은 갑옷같은 나무를 어깨에 걸치고 침대 시트를 정돈하는 게 마치 하나의 동작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아침부터 구름이 잔쯕 끼고 거센 바람이 깡깡거리는 소리와 땀냄음을 몰고 왔다.

 기사 서임을 받은 남성들이 일찍부터 대련 연습을 하고 있었고

 그들의 머리 위에는 흰까마귀가 그려진 크라온 제국의 깃발 십여 개가 바람을 타고 앞뒤로 펄럭였다.

 

 그리운 것들이었다.

 

 '그리운?'

 

 로렌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휘휘 졌자 뒤에 묶은 푸른 포니테일이 찰삭찰삭하고 로렌의 목덜미를 때렸다.

 

 나무 연습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괜찮은 녀석을 골랐다.

 남들 눈엔 똑같을지 몰라도 로렌에겐 어느 녀석이 중심이 잘 잡힌 검인지 보이곤 했다.

 

 "히야 날씨 한번 봐라."

 

 털이 북실북실한 존이 중얼거렸다.

 

 "뭔가 다가오는 거 같아"

 

 평소 유쾌하던 피터슨은 그날따라 암울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평소 잡담을 나누는 그들을 향해 잔소리를 퍼부을 로렌도 그날따라 아무말 없이 하늘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날씨는 딱 그랬다. 누군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

 뭔가... 친근한?

 로렌은 존과 피터슨과 달리 좋은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가 방문할 거 같았다.

 

 그러나, 쓸데없는 감상은 거기까지.

 그녀의 일과는 전날과 다름없이 건조하게 흘러갔다.

 몇몇 기사들을 곤죽으로 만들고 서류 몇을 처리한 뒤 훈련을 감독하고

 그리고..

 

 "단장님 잠시.."

 

 놈들의 하수인이 다가왔다.

 로렌은 말 없이 그를 따라가 건내는 쪽지를 받아 들었다.

 

 '서쪽에 독수리가 운다'

 

 ".."

 

 머리가 짧고 몸도 짧은 첩자가 기대하는 눈으로 로렌을 응시했다.

 그녀는 헝클어진 포니테일을 다시 단단하게 묶고 놈의 입에 쪽지를 쑤셔넣었다.

 

 "우웁!"

 

 갑작스러운 이물질에 불쾌해진 그를 무시하며, 그의 목울대가 넘어가자마자 수염이 난 입을 벌려 삼켰는지 확인한 로렌은 뒤돌아 섰다.

 

 "가라."

 

 

 "하여튼 귀족 새끼들은.."

 

 로렌이 휙 돌아보자 놈이 허둥거리며 도망쳤다.

 

 "쯧."

 

 평소 귀가 밝은 로렌은 듣고 싶지 않은 것도 들어야만했다. 뒤에 놈은 그사실을 모르는 것같지만.

 분노한 하수인을 무시하고 생각에 잠겼다.

 

 분명 자신에 대해 안좋은 얘기가 '그'의 귀로도 들어갈테지.

 평소였다면 하지 않을 실수였다. 오히려 그들의 소식을 기다렸을테지만...

 

 빠른 걸음으로 집무실을 향하던 발걸음이 우뚝 멈추었다.

 손으로 한차례 훑고 나타난 찌푸린 얼굴이 하늘을 향했다.

 여전히 검고 어두웠다.

 

 그러나, 하늘을 보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침에 들뜬 흔적은 사라지고 나쁜 기분만 쿡쿡 쑤시고 있었다.

 

 "..."

 

 

 사실..

 

 놈의 목에 종이 쪼가리 따위가 아니라 칼날을 쑤셔 박아버리고 싶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눈이 뒤를 기이하게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이라고 저 놈의 목을 비틀어 뜯어버리고.. 아니, 그들을 모두를 먼저 처참하게 짓밟아버려야만 했다.

 

 '본거지를 습격해서 그에게 물어야!..'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생각이 뚝 멈췄다.

 '그에게 물어야한다니.. 무엇을?'

 

 아침부터 이해되지 않는 생각에 푸른 한 줄기의 머리카락이 한차례 흔들렸다.

 도대체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평소 '그'를 존경하지 않았나?

 하지만 지금 남은 감정은..

 

 더 이상 생각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로렌은 생각을 저편으로 미루고 쪽지에 집중했다.

 '서쪽에 독수리가 운다..라'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

 

 집무실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중 제일 다급해 보이는 갈색 머리의 시종이 로렌을 발견하고는 검은 눈을 빛냈다.

 

 '귀찮은 일이 일어날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갑작스러운 국정 회의가 열려 참석하라는 황제의 명이 떨어졌다.

 

 "몇 시에 열리지?"

 

 "지금입니다."

 

 '뭐..?'

 

 자신도 모르게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시종이 이해한다는 식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갑작스러울 거란 것은 압니다. 지금 최대한 빨리 회의실로 모집하라는 명이 떨어져서요."

 

 빠르게 발을 놀리며, 말을 잇는 시종을 따라 로렌도 뛰지 않는 선에서 걸었다.

 

 오만 생각들이 휘몰아쳤다.

 

 '설마 그가 들켰나?'

 

 '이렇게 빨리? 어떻게? 이맘때쯤 이런 일은 없었...'

 

 또..또 이상한 생각이었다.

 

 포기하고 시종의 뒤를 따라 회의장에 도달했다. 이 회의가 모두에게 당황스러웠는지 다들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로렌은 회의실 중앙과 살짝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로렌 경 도대체 이게 무슨 사안입니까?"

 

 "저도 모르는 바입니다만.."

 

 '캐스턴 백작이 오지 않았는데 설마,'

 '북쪽 웰터펠 놈들이 온 게..'

 

 그녀의 초록 눈이 회의장을 훑고 지나 옆 자리 건너 뚱한 표정의 토트레 후작으로 향했다.

 

 "좋은 소식은 아닌 거 같군요."

 

 토트레 후작도 회의장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쾅!"

 

 오육분 지나 혼란의 원인, 황제가 문을 직접 열고 회의장 중앙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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