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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경성크툴루
작가 : 최믹하
작품등록일 : 2017.11.17

경성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일들, 괴력난신 소녀와 유학파 탐정사무소 소장님이 진실을 파헤쳐갑니다.

 
평이한 시체 이야기 (5)
작성일 : 17-12-09 21:44     조회 : 510     추천 : 0     분량 : 1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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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지친 눈으로 안방의 자리 위에 누운 경아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절해 쓰러지는 경아씨를 온몸으로 붙잡아낸 것은 송현 씨였고, 말도 하나 꺼내지도 않았는데 척척 자리를 핀 건 규현 씨였다. 엄청 외부인인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안절부절하며 불안해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와는 달리, 경아 씨를 내려다보는 송현 씨와 규현 씨의 시선은 각별했다. 임산부는 초기와 말기에 조심해야 한다던가. 하여간 지금 상황은 조심과는 좀 거리가 많이 멀었다.

 

 “어떡할까…”

 

 걱정도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상황이 뭘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누구랄 것도 없이 탄식이 터져나왔다.

 

 “거짓말…을 해볼까요.”

 

 송현 씨의 무거운 목소리.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먹힐까유? 아까도 우리가 안방에 숨은 걸 담박에 알아내던디?”

 “먹히지 않으면 뭐, 다른 할 말은 있습니까?”

 “없지유…”

 

 사실을 말해봐야 영 미친 놈 취급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게요, 당신 남편의 죽은 형이 남편에게 원한을 품고 저승에서 돌아왔지 뭐에요. 남편은 그걸 며칠 전부터 꿈에서 보고 당신을 친정으로 보내려고 했고요. 옷장 속에 형이랑 숨어있던 기집애는 저런 일을 해결해준다는 탐정 사무소에서 왔어요. 형이랑 대화로 잘 해보려다가 안돼서 기집애가 형을 집어던져서 손목을 부러트려놓았는데, 마침 당신이 와서 어떻게 숨어보려다 발각된 거고, 당신은 그걸 보고 기절했지 뭐에요.

 정말로 앞뒤 없고 대책 없는데다가, 사실이기까지 한 설명이다. 도무지 변명의 여지도, 합리성의 여지도 없다. 전기수도 이런 이야기를 읽어주다가는 호되게 욕을 먹을 거다. 우리는 고통스럽게 탄식했다.

 

 “거짓말이라…”

 “거짓말밖에 없네…”

 

 당장 저승에서 돌아온 망자 본인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덤에서 일어날 때만 해도 자신의 미래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갈 줄은 알지 못했겠지. 알았으면 죽어도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이미 죽어있는 건가?

 

 “근디 그게 먹힐까유?”

 

 하지만 우리의 엉망진창 거짓말 계획에는 큰 문제점이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나는 물끄러미 송현 씨를 바라보았다. 엄청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르고 키 큰 우리의 문제점이었다.

 

 “송현 씨가 거짓말을 드럽게 못하잖아유.”

 “더럽게 못하긴 하죠…”

 

 내 단언에 규현 씨는 차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송현 씨는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는 억울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잠깐, 더럽게 못하다뇨?”

 

 방금 자신의 미숙한 거짓말로 상황이 극한으로 치달아가는 것을 보고도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오다니. 어른답지 못한 치졸한 태도다. 우리는 야유했다.

 

 “아까 솔직히 너만 잘했어도 경아 씨가 바로 안방으로 들이닥쳤겠냐?”

 “거짓말 그렇게 못하는 사람은 첨 봤슈.”

 “얜 어릴 적부터 거짓말을 그렇게 못했어요. 적당히 거짓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을 어떻게 한번을 넘어가지를 못해…”

 

 나와 규현 씨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옆에서 발끈한 송현 씨는 뭔가 반박하려고 노력했다.

 

 “형은 옛날부터 그러지만, 어릴 적에는…”

 

 규현 씨는 동생의 변명을 단칼에 잘라버리고 상황 정리로 들어갔다.

 

 “됐고, 그냥 경아 씨는 골목 쯤에서 기절했다고 해.”

 “그냥 짐이 무거운데 몸도 무거워서, 깜박 기절한 것 같다구 하시유. 부러 지어낼 생각 하지를 말고.”

 

 나도 가세했다.

 뭐 거짓말이 그렇게 좋은 거라고 저렇게 억울해 해… 뭐 아마 어릴 적부터 거짓말 못한다고 구박이라도 받은 모양이다.

 

 “경아 씨가 캐어 물으면, 너도 모른다고 딱 잡아 떼는 거야.”

 “그, 그걸 또 다 나한테만?”

 “그럼, 내가 앞에서 서서 ‘자자 이건 다 꿈이었고, 그러니까 마저 자요 경아 씨~’ 하고 가리?”

 

 타당한 주장이었다.

 

 “그렇게 말하려면 우리는 없던 사람이유. 송현 씨밖에 할 사람이 없시유.”

 “그건 알지만…”

 “아, 좀, 해봐.”

 

 우리들의 성화 앞에 송현 씨는 어색하고 딱딱하게 오만상을 썼다. 나름대로 연기였던 것 같다.

 

 “그 표정은 뭐냐?”

 “놀란 표정.”

 “퍽도…”

 “아, 안 하는 수가 있어?”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마시유.”

 

 우리는 적극적으로 송현 씨의 옆구리를 쥐어박았다. 우리의 열렬한 재촉 앞에서 송현 씨는 아까 그 어색한 표정을 다시 지어보였다.

 

 “그러니까… 여, 여보, 나도 모르겠는데? 하고?”

 

 송현 씨의 필사의 연기 앞에서 우리는 단언했다.

 

 “망했다.”

 “잠깐, 그래도 목소리는 그럭저럭 들어줄 만 했시유. 얼굴만 어떻게 가리면 될텐데…”

 “불을 꺼버릴까!?”

 “좋네유, 거.”

 

 규현 씨는 송현 씨의 억울한 표정을 무시한 다음, 익숙하게 전깃불을 끄고는 탁상 위에 놓여있는 스탠드 램프를 켰다. 노르스름하고 낮은 불빛이 안방을 가득 채웠다. 급격하게 어두워진 방 안에서 송현 씨는 여전히 억울해하고 있었다.

 

 “아, 진짜, 그 정도야? 놀리는 거 아니고?”

 “그 정도…”

 

 그때였다,

 

 “으…”

 

 경아 씨의 신음소리였다. 말을 하고 있던 규현 씨는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송현 씨가 작게 탄식했다.

 

 “아, 안돼, 일어나고 있어,”

 

 사실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는 전부 기겁해서 경아 씨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경아 씨의 눈꺼풀과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안돼, 안돼, 안돼, 우린 아직 뭐 대단하게 논의한 것도 없는데…

 하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모두 순간 각자 행동에 나섰다.

 

  “갑시다!!”

 

 아까부터 품에 안고 있던 신발을 쥐고 가장 빠르게 벌떡 일어난 것은 나였지만, 당연히 나는 어디로 가야할 줄은 알지 못했다. 아 씨, 안방에서 현관은 너무 환하게 보이고, 2층은 안된다고 했고, 씨, 그러니까…

 그 때 안방 문간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내 손목을 덥썩 붙잡은 것은 규현 씨였다. 아까부터 우리, 좀 생사의 경계를 넘어 너무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는 느낌이군요… 규현 씨는 정확히 우리가 들어왔던 방향의 정 반대를 향하고 있었다. 현관과는 정 반대, 뒤쪽으로 이어진, 약간 식재료와 가마니가 놓인… 헉, 뒷문.

 그 때 뭔가 반짝이고 묵직한 것이 날아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걸 잡아챘다.

 

 “문소리, 뒷문, 아니, 뒷문!!!”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던 것은 송현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퍽 아무 말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얼결에 잡아챈 열쇠꾸러미를 바라보았다. 잠겨 있다는 뒷문 열쇠도 이 중 하나겠지.

 

 “대충 말은 문소리를 조심하고, 뒷문을 열고 나가라는 것 같습니다.”

 “야.”

 

 별로 상황에 대해 논의된 건 없어도, 적당히들 눈치껏 알아서 움직이니 뭐가 되기는 되는 모양이다. 나는 짤랑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치마에 대충 열쇠뭉치를 감싸안은 다음, 발뒷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뒷문을 향해 달렸다.

 등 뒤, 어둑하게 불이 켜진 안방에서는 경아 씨의 흐릿한 목소리가 슬슬 나오고 있었다.

 

 “아… 머리 아파.”

 

 천이 스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낮은 신음소리. 소리로 미루어보아서는 경아 씨가 일어나 앉은 모양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규현 씨와 나는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잠깐 멈추죠.’ 대충 그런 뜻이었다. 뒷문을 열고 나가기에는 아까 경아 씨의 귀가 너무 밝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어쨌든 상황은 이제 좀 더 희망적이었다. 송현 씨가 거짓말을 잘 한다면 뭐, 경아 씨를 잘 안심시켜서 재울 수 있겠지. 그러면 나가는 건 일도 아니고. 송현 씨가 거짓말을 잘 못한다면, 경아 씨가 남편을 의심하느라 머리를 쓰고 있는 동안, 언성이 높아지기라도 하면 슬그머니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모로 긍정적인 상황이었다.

 

 “여, 여보, 정신 들어요?”

 

 안방에서는 송현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그렇게까지 국어책 읽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엄청 능숙하거나 괜찮은 연기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정신적으로 송현 씨의 옆구리를 쥐어박으려고 노력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중 초능력자는 없었다.

 

 “내가 왜 여기…”

 “아, 그게 말인데, 당신, 기절했던 것 같아요.”

 

 송현 씨는 급하게 경아 씨의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아직까지는 가르쳐준 대로 잘 하고 있었다. 규현 씨와 나는 다시 시선을 주고받았다.

 ‘잘 하겠죠?’

 ‘잘 해야죠.’

 

 부엌은 퍽 신식이었다. 연녹색 타일이 깔려 있었고, 수도 시설도 들어와 있었다. 탐정사무소는 온돌조차 들어오지 않는 완벽하게 서양식 건물이니 그런 신식 부엌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무소가 신식인 것과 여염집 부엌이 신식인 것은 또 느낌이 다르다.

 나는 규현 씨를 흘끗 바라봤다. 규현 씨는 찬장에 올려둔 예쁜 설탕통과, 유리로 된 그릇들과, 잘 정리된 사기그릇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편리한 시설, 잘 정리되고 좋은 물건들이 들어와 있는 부엌. 누군가 죽든 말든 여전히 사랑받는 경아 씨. 규현 씨는 그걸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런 것에 신경 쓸 때는 아니었다. 경아 씨를 사랑하는, 하지만 지금은 일단 거짓말을 해야하는 송현 씨는 최선을 다해 말하고 있었다.

 

 “기절… 기절했던 것 같긴 한데.”

 “당신이 문 앞에서 쓰러진 걸 발견했어요. 전에 몇 번 눈부시고 어지럽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 빈혈인가 하고 얼른 방으로 옮겨서 누웠죠. 임산부는 빈혈도 잘 온다면서요?”

 “그건… 그렇지만.”

 

 어쨌든 만삭의 임산부란 항상 고통스러운 상태라고 들었다. 지금도 실제로 기절도 했었고, 몸도 무거울 거고. 사람은 아파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루 종일 들으면 저녁 쯤에는 정말 아파진다. 경아 씨도 그런가?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있을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던 것과 기억이 좀 달라서 그렇지.

 

 “내가 골목 앞에서 기절했다고요?”

 “짐이 너무 많았나봐요. 겉절이 통이 다 나뒹굴고,”

 

 좋아, 거짓말은 역시 디테일이에요!

 정신적으로 옆구리를 쥐어박은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송현 씨의 거짓말은 아까보다 훨씬 좋아져 있었다. 물론 그의 부인은 우리도 익히 알듯이, 녹록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쩐지… 당신이 요 며칠 저를 친정으로 보내려고 해서… 집에 다른 사람을 들인 것 같아서 의심하며 돌아왔더니, 엉뚱한 사람이 안방 옷장 속에 숨어있던 모습을 보고 기절했던 것 같은 느낌인데요…”

 

 엄청 정확하게 기억하시고 있잖아…

 기절했다고 대충 상황을 얼버무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건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아 씨가 완벽하게 모두 말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약간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 아닐까. 어쩌면 피곤해서 말하기 싫은 걸수도 있겠지. 그것도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송현 씨는 최대한 쩔쩔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대답하는 것 같았다.

 

 “아, 아니, 그럴 리가요. 옷장 안엔 아무 것도 없어요.”

 “열어봐요.”

 

 딱 부러지는 요구.

 좋아, 좋아, 잘 이야기하고 있어. 그 안에 사람이 있든 없든 경아 씨가 이 쪽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우리는 우리대로 열심히 빠져나가면 될 일이다.

 부엌 문, 그러니까 뒷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안방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소리를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나는 조심스럽게 치맛자락으로 감싸뒀던 열쇠뭉치를 잡았다. 나무 패에 열쇠가 다섯 개쯤 달려 있었다. 아마 집 열쇠가 다 들어있는 거겠지.

 아, 솔직히 발뒤꿈치도 들고, 열쇠뭉치에서 짤랑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그 와중에신발까지 챙겨서 달려오는 건 진짜 힘든 일이었다고. 이제 그 고생을 한 덕을 볼 때였다. 나는 결연하게 열쇠를 집어들었다.

 

 “…음.”

 

 하지만 문제가 있었는데, 부엌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고, 아궁이에도 불은 없었으며, 덕분에 자물쇠 열쇠 구멍의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었으며… 다섯 개의 열쇠 중 어떤 것이 뒷문 열쇠인지 잘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

 

 나는 상황에 걸맞은 적절한 욕설을 생각해냈다가, 가까스로 꾹 참았다.

 대신 나는 규현 씨를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쳐다보았지만, 규현 씨는 노안인지 고개를 뒤로 빼고는 내가 골라든 열쇠를 미심쩍게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 사실 죽었으니까 노안도 아닐까. 사안인가…

 

 “…”

 

 규현 씨에게서 기대를 접은 뒤 나는 최선을 다해 부엌 반대 편, 집의 밝은 쪽에서 새어 나오는 빛살에 열쇠를 비춰보려고 했다. 위치가 위치이니만치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내 고군분투를 바라보던 규현 씨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듯이 내 손에서 열쇠를 가져가 자기가 확인해보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순순히 열쇠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규현 씨의 손이 약간 미끄러졌든지, 약간 옆을 집었든지, 혹은 너무 거칠게 잡았든지… 결론부터 말하자.

 열쇠뭉치는 규현 씨의 손으로 넘어가는 대신 희미하게 반짝이며 어두운 허공을 날았다.

 깜짝 놀란 규현 씨의 표정,

 열쇠뭉치의 작은 반짝임,

 어두운 바닥에서 빛을 반사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타일들…

 우와, 안돼요, 규현 씨, 이런 실수는… 아니, 실수가 아닌가? 죽었으니까, 죽었는데도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제 몸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 시력도 떨어지고… 손의 조작감도… 점점… 다시 돌아갈 때가 오고 있는데… 젠장할.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닌데. 열쇠뭉치가 떨어지면 진짜 엄청난 소리가 날 거야… 끝장이라구.

 우리는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

 

 우리의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바닥에서 양파와 감자가 몇 알 굴러갔고, 양념통들이 우르르 쓰러졌지만 이 상황에서 별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

 열쇠뭉치는 바닥에 닿기 직전, 간신히 그 추락을 멈췄다.

 열쇠뭉치를 붙잡은 것은 나보다 팔이 좀 더 길었던 규현 씨였다. 규현 씨는 상황이 상황이니만치 이 엄청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차마 소리는 지르지 못하고 억눌린 숨소리 같은 것을 냈다.

 나는 기쁜 표정으로 순간 긴장해서 참았던 숨을 깊게 몰아쉬며 규현 씨를 바라봤지만…

 

 “…?”

 

 콜록, 콜록, 먼저 신호가 온 건 시각이 아니라 후각이었다.

 코 안 쪽에서부터 매운 감각이 확 올라왔다.

 눈물이 확 고이면서, 그 흐릿해지는 시야 너머로… 뭔가 보였다. 안방에서 간신히 부엌까지 다다른 흐린 빛살 너머로 나풀나풀 날리는 작은 가루들. 방금 쏟은 양념통…

 으… 으아… 멍청한 생각을 했다. 양념통들이 우르르 쓰러졌는데, 큰 문제가 아닐 리가 없지, 젠장, 고춧가루랑 후추야…!

 이미 벌써 죽은 통에 별 감각이 없는, 아니, 오히려 좀 감각이 둔해져가고 있는 규현 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조금 이해가 늦은 것 같다. 얼굴로 확 열이 쏠렸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의식적으로 기침을 참으려고 했지만, 이게… 의식적으로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

 

 “으헤취!!!!!!!”

 

 나는 온 부엌이 우렁차게 울리도록 재채기했다.

 

 “아!?”

 “처, 처, 천둥…”

 

 송현 씨는 어떻게든 변명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부엌 안의 상황은 재채기 한 번 했다고 진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가 야속하게도, 나는 몇 번이고 콜록거렸다.

 

 “쿨럭, 쿨럭, 켁, 흐, 아니, 쿨럭, 빨리, 크, 도망….”

 

 너무 거칠게 기침해서 눈물이 났다. 나는 흐릿해지는 시야로 어떻게든 규현 씨의 손목을 붙잡아 흔들었고, 규현 씨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아무 열쇠나 쥐어들어서 자물쇠에 쑤셔박고, 돌렸다. 문이 환하게 열렸다… 하지만 이미 안방에서부터 달려온 정신없는 발걸음소리는 우리 등 뒤에 달라붙은 후였다.

 아니, 발걸음만 따라붙진 않았지. 순간적인 전력질주로 헐떡거리는 숨소리, 떨리는 목소리까지 따라붙었다. 뒷통수가 따끔따끔해질 정도로 가까웠다.

 

 “역시…”

 

 우리는 결심하고 딱딱하게 굳어진 표정으로 등 뒤를 돌아봤다.

 집 안의 불빛을 역광으로 받고 선, 작지만 단단하게 선 경아 씨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송현 씨는 한 걸음 뒤에서, 우리만큼이나 딱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잠깐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경아 씨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역시, 역시 꿈이 아니였군요…”

 “네… 미안해요.”

 

 대답한 것은 규현 씨였다. 나는 눈물과 콧물을 소맷자락으로 닦아내고 있던 중이었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바람이 부엌으로 확 밀려들었고, 날리던 매운 가루들은 좀 가시기 시작한 것 같았다. 씨이, 도망갈 수 있었는데… 아…

 나는 코를 훌쩍거리고 말했다.

 

 “아, 우린, 콜록, 다 망했시유.”

 “저를 적당히 속여넘길 수 있었는데 말이죠.”

 “야.”

 

 나는 치맛자락을 들어 눈물을 찍어내었다. 규현 씨는 쓰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다 사실대로 말하죠, 우리.”

 “사실이고 나발이고, 훌쩍, 이렇게 훤하게… 보이는디, 콜록, 어쩌겠시유.”

 

 규현 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경아 씨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마음의 충격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솔직히, 약속 못하겠는데요…”

 “그래도 이제 와서 그냥 꿈이려니 하고 넘기실 수는 없는 거잖아요.”

 “네…”

 

 규현 씨는 입을 열려다 몇 번 망설였다. 뭐, 막상 말하려니 좀 그렇지. 죽었다 일어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경망스럽고, 그렇다고 당신의 남편을 죽이러 왔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스크린 속의 악당같은 노릇이다.

 다행히 이제 다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어 있었다. 콧속에 터진 폭탄의 여파를 이겨내고 살짝 진정세에 들어선 나였다. 마지막으로 코를 한 번 훌쩍인 다음,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규현 씨는 며칠 전에 무덤에서 일어나셨대요. 누가 깨워서, 일어나서 복수하라고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규현 씨는 복수하기 위해 이리로 왔어요. 복수할 대상이 송현 씨 밖에 생각나지 않았대요.”

 “아… 네?”

 

 당연히, 경아 씨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아니, 잠깐, 혼란이 아닌가… 고통? 경아 씨의 표정은 이제 얼굴을 한 대 맞은 사람 같았다.

 

 “원한… 원한이라고요…”

 

 경아 씨의 고통스러운 시선이 규현 씨에게 가서 닿았다. 그 시선을 마주한 규현 씨는 살짝 얼굴을 돌려 시선을 피했다. 경아 씨는 천천히 말했다.

 

 “그래요. 좋은 이별 같은 건 없는 거죠. 저는 어리석었어요.”

 

 그래, 송현 씨에게 원한을 가졌다면… 당연히 경아 씨에게서 비롯된 거잖아. 단순히 남편이 처한 위험 수준이 아니야. 규현 씨가 원한을 품고 무덤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경아 씨가 알게 되면, 남편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것 말고도…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겠지, 당연히. 경아 씨는 살짝 시선을 내리깔았다.

 

 “저는 규현 씨에게 너무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좋게 타일러 보냈다고 생각했죠… 솔직히, 형제가 한 여자를 좋아해봤자 저에게 돌아오는 건 추문 정도고요… 실제로도 나쁜 결과였지요. 하지만 이런 일까지… 죽음에서 돌아와야 할 정도의 원한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사실 죽은 사람이 원한을 품고 살아 돌아오는 일이 잦은 건 아니고요.”

 

 경아 씨는 인상을 쓰다가… 규현 씨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당신의 마음을 거절한 건 꼭 송현 씨 때문만은 아니에요.

 저는 당신에게는 그렇게 끌리지 않았어요. 굳이 당신이 복수를 해야했다면, 그 대상은 당신의 마음을 거절한 사람 쪽이겠죠. 이이에게 복수할 필요는 없어요.”

 “아니, 나는…”

 “당신이 거절당한 연심의 복수를 한다면, 그 대상은 저여야 해요.”

 

 규현 씨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경아 씨를 바라보았다… 잠깐, 뭔가 순간적으로 등골이 쌔해지는… 잠깐, 아니지, 아니지? 규현 씨의 시선이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복수… 를…”

 

 앞뒤 없는 분노. 분노가 먼저, 이유가 나중에. 안돼, 안돼, 잠깐, 이제 와서 또, 갑작스러운 복수라고? 규현 씨는 홀린 사람처럼 자신의 말을 곱씹었다. 아니, 젠장, 홀린 게 맞잖아. 죽음에서 끌어내서 복수심을 심었으면, 그건 그냥 홀린 거야!

 

 “나는.. 복수를… 복수…를…”

 

 나는 반사적으로 자세를 살짝 낮추며 주먹에,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여차하면 규현 씨 쪽으로 달려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필요 없는 행동이었다.

 규현 씨는 씩씩거리며, 힘을 주어 눈을 꽉 감았다가, 천천히 눈을 떠 경아 씨를, 그리고 경아 씨 너머에 서 있는 송현 씨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알 수 없는 충동 같은 것에 거칠게 흔들리고 있기도 했지만… 그 시선에 어려있는 것은, 분명히,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신뢰라고 해야 할까.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에게 품는, 따뜻한 마음.

 사람은 언제나 사랑하면서 미워할 수 있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화내는 건, 그만큼, 그 사람이 나한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는 거고… 엄청 미웠다는 건, 그만큼…

 규현 씨는 이윽고 고통스럽게, 하지만 아주 깊게 숨을 몰아 쉬었다.

 

 “복수가, 아니야.”

 

 나는 급하게 되물었다.

 

 “네?”

 “복수가 아니었다고요.”

 

 희미한, 알 듯 말듯한 표정이 규현 씨의 얼굴에 스쳤다. 회한이라고 해야 할까. 깨달음이라고 해야 할까.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규현씨는 중얼거렸다.

 

 “나는 아주 깊게 자고 있었어요.”

 

 뜬금 없는 시작이었다.

 아니, 아니야. 자신이 일어났을 때… 눈을 떴을 때의 이야기구나.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왜?

 

 “누군가 나를 깨웠죠. 그 때는 아직 감각이 다 돌아오지 않아서 누군지도 볼 수 없었어요. 그냥 춥고, 어두운데… 누군가 내 앞에 있다는 것만 알았어요.

 그 사람에게서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죠. 산 사람의 온기였어요. 나는… 죽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쓰는 건 웃기지만, 본능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라붙었어요. 그 사람은 나를 끌어안으며 일으켰죠. 상대의 온기가 전해지며, 감각이 천천히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흐릿한 그림자처럼 상대의 형체를 볼 수 있었죠.

 하지만 그런 것에 집중할 시간은 없었어요.

 상대는 속삭였어요, 당신의 죽음은 억울했노라고. 당신이 죽어 나자빠진 동안 행복하게 생을 영위했던, 진짜 이유가 된 사람에게 정당한 복수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아주 부드럽고 달콤한 속삭임이었죠. 그 속삭임은 상대의 온기와 함께 몸 속으로 스며들었어요. 깜박하면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할 뻔 했죠.

 하지만 이제 알 수 있어요. 그 사람은 나를 깨운 게 아니었어요, 온기를 전해준 게 아니었어요… 그 온기는, 분노였어요. 죽은 나를 일으켜, 내 속에 있는지도 몰랐던 분노와 억울함만을 일깨웠던 거였어요.”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것 같아. 왠지 초조해졌다. 기억이 나지 않아. 어디서 이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어. 어디서 들었지? 언제? 나는 말라가는 입술을 핥았다. 누군가… 이런 일을 하고 있어.

 규현 씨는 고개를 느리게 흔들었다..

 

 “나는 계속 복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송현이 녀석이랑 경아 씨가 생각났죠. 하지만 경아 씨일 리는 없으니까, 송현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그냥 그 사람이 불어넣은 분노이고, 생각이었죠… 다른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마주할 수록, 내 안에 남은 건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뭐가 남아있었나요?”

 “미련, 그리움.”

 

 망자의 눈은 채 숨길 수 없는 슬픔으로 차 있었다. 그게 누굴 향한 것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경아 씨는 죽음에서 돌아온 사람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 내었다. 규현 씨는 생전에 사랑했던 여자를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를 움직이게 한 온기는 결국, 생기가 아니라 분노였어요. 하지만 나는 이제 화나지 않아요… 그러니 이제 곧 움직이지 않는 시체로 돌아가겠죠.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그리워했던 사람들을 미워하고 상처 입히며 살아남는 것보단 죽는 편이 훨씬 낫죠.

 뭐, 한번 해 본 일이기도 하고요.”

 

 너무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극복하려는 듯, 규현 씨는 눈을 찡긋하고 웃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저는 빨리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어요.”

 “뭔가요?”

 

 규현 씨는 대답 대신 몸을 돌렸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규현 씨의 시선을 따라갔다. 시선 끝에는, 너무 당연하게도 경아 씨가 서 있었다. 규현 씨는 경아 씨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은 거리리지만, 충분히 친밀하게.

 

 “당신을 곤란스럽게 해서 미안해요.

 결혼 전에는 동생이랑 당신에게 열을 올려서 곤란한 처지로 만들었죠. 그게 추문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멍청하게, 그냥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는 사고로 죽어버려서, 시집살이의 발단이 되었죠. 제가 아주 미웠어도 이해할 수 있어요. 게다가 죽어서는, 남편에게 복수하겠다고 찾아와서 안방 옷장 속에 숨어있었죠. 홑몸도 아닌데 기절시키고. 잘못하면 큰일날 뻔 했죠. 다 미안해요.”

 

 경아 씨는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고민하는 것 같았지만,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입이 먼저 움직여버린 모양이었다. 유쾌한 대답 쪽으로.

 

 “저런, 3년 전에도 저렇게 말했으면 내 남편이 바뀌었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이놈의 여편네가!?”

 

 물론 남편은 옆에서 분개했지만. 하지만 규현 씨도, 경아 씨도 그 쪽을 보지는 않았다. 규현 씨는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아주 재밌고, 좋은 사람이에요…

 3년 전에 나는 당신을 아주 사랑하고 있었죠. 하지만 내 시간은 죽음과 동시에 멈췄어요…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남편 앞에서 하는 고백.

 굉장히 무례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죽은 사람의 연심이기에 굉장히 부질없기도 하다. 하지만 부질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만은 여전히 진심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그 이야기에 토를 달지 않았다. 나도, 송현 씨도.

 규현 씨는 고개를 한 번 젓고 말했다.

 

 “좋은 만큼, 미안해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게 해서 미안해요.”

 

 자신이 한 일, 하지 못한 일, 죽음 뒤에서 그 모든 일들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어떤 것은 거대한 상처로 남았지만, 이제 그 일들은 시간만이 치료해줄 수 있는…

 하지만, 규현 씨는 돌아왔다.

 분노하고 복수하라고 속삭인 사람의 말을 저버리고, 미안함으로, 미련으로, 그 상처들을 덮어주고 위로해주기 위해… 돌아왔어.

 

 “다 지난 일이에요, 괜찮아요.”

 “네, 그럼 저도 안심하고 다시 지난 일로, 과거의 사건으로 되돌아갈게요. 몸조심하고, 행복하고…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과거이자 영원으로 돌아갈 사람의 아련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경아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규현 씨는 이제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의 남편을 향해, 돌아섰다. 원망하고 증오하기도 했지만, 그만큼이나 신뢰하고 사랑했던 동생을 향해, 이승에 남은 단 한 명의 가족을 향해…

 

 “미안하다. 행복해야 할 성혼이었는데. 내가 모두 망쳤지?”

 

 송현 씨의 눈빛이 흔들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실 정도였으면 내 죽음은 정말 끔찍한 일이었겠지. 형이라는 사람이 네 혼인에 축복은 커녕 재만 뿌렸어. 결국은 두 분 모두 돌아가시는 발단이 되어버린 거고… 형이 되어서 도움이라고는 준 것이 없어서 널 볼 면목이 없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지?”

 

 진작에 들었어야 했던, 듣고 싶었던 사과.

 송현 씨가 규현 씨에게 한 마디도 지지 않았던 건 그런 이유가 있었겠지. 하지만 송현 씨가 몰랐던 것이 있어. 사실은 규현 씨도, 그 사과가 정말 하고 싶었다는 거.

 사과를 위해 죽음에서 돌아온 형은 왼손으로 천천히 동생의 등을 다독였다.

 

 “미안하다. 이런 몸으로 찾아와서. 외롭고 힘들었을텐데도 잘 버티고 살아가줘서 정말 수고 많았고… 잘 이겨내줘서, 계속 살아가줘서 고마워. 경아 씨를 부탁해. 아이를 키우면서, 내 몫만큼 행복하게 살아가줘.”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위로 앞에서 송현 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돌이킬 수 없는 모든 일을 끝맺으러 돌아온 사람의 목소리에는 그에 걸맞은 무게가 서려 있었다. 정적이 아주 묵직하게 우리의 어깨를 눌러왔다.

 그 정적 속에서, 규현 씨는 나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제… 됐어요. 저는 이 말을 위해 다시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창작지원금에 선정되자마자 며칠 글이 안 올라왔습니다.

 먹튀... 먹튀처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이 바빴을 뿐입니다...

 내일은 짧은 에필로그만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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