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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세상에 뜬 붉은 달
작가 : AT하나
작품등록일 : 2017.12.6

가상세계인 'D월드'가 상용화된 현재, D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처리하는 VA수사대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린느 후즈가 겪을 미래의 이야기

 
008. 세잎클로버(2)
작성일 : 17-12-09 18:28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1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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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해바라기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반을 소개해주었다. 아이들은 대체로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단 한 명만 빼고 말이다. 반에게 ‘이상하게 생겼다’며 먼저 시비를 건 아이는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에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있는 아이였다. 뭐가 그렇게 못마땅한지 입을 여전히 삐죽 내밀고 있다. 얼굴에 밴드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싸움을 자주 하는 모양이었다. 그 애의 이름은 ‘엔’이라고 했다. 그리고 비슷하게 밴드를 붙이고 있는 아이가 한 명 더 있었는데, 갈색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귀엽게 묶은 여자아이였다. 방금 전에 엔에게 타박한 쪽이 바로 이 아이였고, 이 아이의 이름은 ‘플로라’였다. 다른 아이들의 이름도 들었지만 저 둘이 가장 인상 깊은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반이 가장 먼저 한 건 방을 청소하는 것이었다. 해바리가반이라고 붙어 있었지만, 내부는 또 다른 집처럼 꾸며져 있다. 그래서 안에는 방이 네 개나 따로 있었다. 거실이 하나, 잠자는 방이 두 개, 그리고 선생님이 지내는 사무실 하나. 그리고 화장실 겸 욕실까지. 반이 청소를 하러 움직일 때, 아이들은 알아서 장난감을 치워주기도 하고, 청소기가 어디 있는지도 알려주었다. 특히나 플로라가 그렇게 잘 도와주었기에 반은 그 아이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내 아침을 먹을 때가 되어서, 선생님과 반이 밥을 식판에 나눠담고 있는데, 바깥에서 또 잠자는 방 쪽에서 또 시끄러워졌다. 선생님은 미안하다고 말하곤 그쪽으로 갔다. 곧 시무룩한 얼굴의 플로라와 여전히 화가 난 엔이 돌아왔다. 저 둘은, 사이가 안 좋은 건가 싶을 정도로 자주 싸웠다. 그리고 조금 더 놀아준 후에, 점심이 되기 전에 선생님이 반에게 뭔가를 부탁했다.

 

  “지금부터 공부를 할 건데, 반은 엔을 좀 맡아주세요. 나머지 아이들은 제가 혼자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아…네.”

 

  차라리 플로라나 다른 아이들이었다면 좀 더 흔쾌히 가르쳐줬을 텐데 하필이면 자신에게 제일 적대적인 엔을 붙여주는 이유를 반은 알 수가 없었다. 곧 아이들 전부 다 공부방으로 몰려가고, 반도 그 안으로 들어갔다. 반은 엔의 맞은편에 앉았다. 해바라기반 선생님 근처의 아이들은 서로 발표하겠다며 아우성을 치며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반의 맞은편에 앉은 엔은 펜조차 들지 않는다. 반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엔, 너 공부하기 싫어?”

  “누가 공부하는 걸 좋아해?”

  “난 괜찮았는데.”

  “흥! 퍼스 출신이니까 공부 잘 해서 그런 거 아냐? 요란하게 생겨선!”

  “엔!”

  “괜찮아요. 선생님, 너 내가 퍼스 출신이라 싫은 거야?”

  “그래!”

 

  아무래도 처음에 이상하게 생겼다면서 시비를 건 이유도 그것인 모양이다. 아침부터 린에게서 퍼스 출신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에도 편견을 가진 사람이 있었나. 여전히 익숙하기는 했지만 언제나 좋은 반응은 아니다. 반은 펜을 들어 엔의 앞에 있던 교과서를 활성화했다. 홀로그램이 떠올라 움직인다. 그림이 나타나 움직이고 있다. 그 움직이고 있는 동물의 이름을 맞게 적는 것이 오늘의 교육인 모양이다. 화면에서는 토끼가 깡충깡충 뛰고 있다. 엔은 토끼를 보면서도 꼼짝도 안 했다. 반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반은 펜을 들어 엔 쪽으로 넘기며 입을 열었다. 엔은 반이 ‘이제 풀어’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네 말대로 나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거 맞아. 머리가 좋은 것도 맞고. 과학의 도움을 철저히 받았지.”

  “뭐야. 왜 갑자기 자랑질이야? 안 들리게 말하면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서 그래?”

  “근데 그게, 좋지만은 않았어. 너처럼 나랑 지내보지도 않고 편견 가진 사람도 많았지. 그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하던 별로 안 좋아했어. 그게 다 유전자 조작 때문에 얻은 지식일 거라고 생각하더라고.”

 

  엔은 반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자 아주 경계하는 눈으로 반을 보았다. 반은 엔이 자신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 반은 다시 엔에게 펜을 넘겼다. 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반은 펜을 든 채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유전자조작을 하더라도 도저히 못 얻는 것들이 있는데 말이야. 그런 건 전혀 생각해주지 않더라니까.”

  “…뭔데, 그게?”

 

  엔이 관심이 생긴 듯 물었다. 반은 다시 웃고는 펜을 흔들었다. 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펜을 받아들고 반을 보았다. 반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매번 시도했다. 유전자조작이라고는 해도 정확하게 어떤 이득을 보는 건지, 얼마나 뛰어난 건지 일반인들은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엔이 펜을 잡자 반은 손을 다시 거두고는 말했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라든가?”

  “그게 뭐야.”

  “엔, 대화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말하지 않으면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데.”

  “그게 뭐 약점이야? 더 큰 게 있을 줄 알았더니..”

  “또 있는데.”

  “뭔데?”

  “그거 쓰면.”

 

  반이 화면을 가리켰다. 여전히 토끼가 뛰고 있다. 엔은 죽어도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반을 보았지만, 반은 엔이 답을 쓸 때까지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 같았다. 엔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일단 답을 썼다. 아주 쉬운 답이었으므로 순식간이었다. 화면에 동그라미가 뜨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몸을 스트레칭하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번엔 엔이 반을 쳐다보기만 했다.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안 하겠다는 얼굴이었다. 반은 그게 재밌어서 웃었다.

 

  “또, 웃는 거.”

  “뭐? 너 자꾸 장난 칠거냐?”

  “진짠데. 유전자조작은, 완벽한 게 아니야. 물론 가능성이 높기는 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유전자조작은 불가능해. 예를 들어 머리를 엄청 좋게 유전자조작을 시도하다가도 실패할 수 있어. 근데 그 실패가 크면 뇌에 장애가 오기도 해. 최근에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감정에 무뎌지는 거야. 너는 즐거우면 웃을 수 있잖아?”

  “당연하지.”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응.”

  “슬프면 울 수도 있고.”

  “…응.”

  “근데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 뭔가 느끼기는 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는 거야. 결국에는 머리로 익히는 수밖에 없는 거지. 그리고 흉내를 내는 거야. 사람들이 웃으면 같이 웃고, 울면 같이 울고, 그렇게.”

 

  반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엔은 전혀 웃지 못했다. 그런 부작용이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퍼스 출신의 똑똑이들은 자신들이 노력해서 얻은 것도 아니면서 잘난 척한다고 생각했다. 엔이 만났던 사람들도 그랬다. 이곳에 봉사하러 오는 사람들 중 퍼스 사람들도 간혹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을 정말 ‘불쌍하게’만 여겼다. 그게 더 싫은데. 그게 더 화가 나는데도 말이다. 분명히 플로라는 언제나 그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주러 오는 거니까 잘 대해주라고는 하지만, 엔은 그게 안 됐다. 도와주러? 그게 뭐야!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인정해. 그런데 그렇게 도울 거면 내 쪽에서도 필요 없다고! 그런 사람이 올 때마다 엔은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래서 반에게도 처음부터 거부감을 느꼈던 것이다. 퍼스 출신은 겉모습이 화려한 것만으로 구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내뿜는 위화감이라는 걸, 이상하게도 엔은 매우 예민하게 느꼈다. 그런데 반은, 조금 특이했다. 엔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니 반이 다시 화면을 가리켰다.

 

  “계속 얘기해볼까?”

  “…재미없잖아.”

  “공부가 재미없는 건 어쩔 수 없지. 네가 그랬잖아, 재미없다고. 그래도 어쩌겠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

  “왜?”

  “글도 못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잖아. 네가 되고 싶은 거 말이야.”

  “되고 싶은 거 없어.”

  “앞으로 생기게 될 되고 싶은 거.”

  “앞으로도 안 생길 거야.”

  “왜 단정해? 혹시 모르잖아.”

  “여태까지 없었어.”

 

  엔은 꽤 단호하게 말한다. 반은 가만히 엔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반도 별로 꿈 같은 건 없었으니까. 딱 하나 있었던 건 지금 이뤘고, 앞으로 꿀 꿈은, 아마 조금 더 있다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생기던데. 난 그랬어.”

  “너도, 꿈이 없었다고?”

  “응. 중학교 과정 뛰어넘고 고등학교로 바로 진학했는데, 졸업할 때까지 아무 생각 없었어. 하라니까 했고.”

  “앗, 진짜 잘난 척 심하네.”

  “중요한 건 나도 꿈이 없었다는 거 아니냐?”

 

  맞는 말이다. 엔은 다시 생각에 잠긴 것 같다. 그리고는 얌전히 답에 ‘고양이’라고 적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바위 위에 서 있는 갈기가 풍성한 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엔은 다시 답을 얌전히 썼다. 그 다음 화면에는 공으로 재주를 부리고 있는 돌고래가 보인다. 답을 곧장 쓸 줄 알았던 엔은 반을 슬쩍 보았다가 화면을 보았다가, 다시 반을 보기를 반복했다. 반은 엔이 뭔가 할 말이 있다고 생각했다.

 

  “왜?”

  “…그럼 생긴 꿈은 뭐였는데?”

 

  반은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반이 잠시 고민하듯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자, 엔은 기다렸다. 정말 듣고 싶은 모양이다. 그 모습에 반은 결국 져버렸다. 반은 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선생님의 눈치를 보았다가 엔에게 속삭였다.

 

  “비밀이다? 사나이 대 사나이의 비밀이야. 퍼뜨리면….”

  “걱정 마. 나는 약속을 꼭 지키니까.”

  “…좋아. 내 꿈은, 독립하는 거였어.”

  “독립?”

  “응. 혼자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거 말이야.”

 

  의외로 싱거운 답이었던 건지, 아니면 이해가 안 가는 건지 엔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반은 다시 화면을 가리키려다, 어느 새 화면이 넘어가 다른 동물이 나와 있는 걸 봤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나무늘보…. 어라. 언제 돌고래에서 넘어갔지? 엔이 써서 넘겼나? 이상하다 싶어 화면을 뒤로 돌리니, 여전히 빈칸인 돌고래의 모습이 보인다. 엔이 움찔, 한다.

 

  “뭐야, 너. 나한테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였는데, 이거 넘기려고 얘기하게 한 거야?”

  “아냐. 궁금하긴 했어….”

  “얼른 써. 이름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엔은 반의 말에 자극 받은 듯, 좋은 기세로 중간까지 썼다. 그런데 마지막 말이 헷갈리는지 아주 천천히 쓴다. 반은 엔이 틀리기 싫어서 그랬다는 걸 알았다. 반은 슬쩍 답을 손가락으로 그렸다. 엔은 고민에 잠겨 있다가 반의 힌트를 보고 그때야 생각났는지 답을 적었다. 다시 한 번 맞았다는 동그라미가 떴다. 화면은 아까 나왔던 나무늘보 사진으로 바뀌었다. 엔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뿌듯해하고 있었다. 엔은 그 이후로는 꽤 열심히 적었다. 반도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반이 마음에 든 건지, 어떤 건지. 곧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반이 나갈 때가 됐을 때 엔이 반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럼 뭘 하고 싶었던 거야?”

  “뭘?”

  “혼자서, 뭘 하고 싶었던 거냐고.”

 

  그게 궁금해서 빨리 문제를 풀고 대화를 시도했던 모양이다. 보통 오전 봉사자들은 아이들 점심을 챙겨주고는 나가는데, 점심은 다같이 먹으니까 반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반은 이내 엔에게 말해주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으러 가자며 재촉하는 바람에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 엔은 왜 빨리 말 안 하냐며 반의 팔을 퍽 때렸고, 반은 아팠지만 꾹 참았다.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러 거실로 나가 식탁에 옹기종기 다시 앉았다. 엔은 다시 반과 대화를 시도할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자리가 밀려 반과는 가장 멀어졌다. 엔은 여전히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다. 그 때 반의 팔을 누군가가 톡톡 쳤다. 돌아보니, 플로라가 자신의 옆에 있었다.

 

  “엔 때문에 고생하셨죠?”

  “응? 아니야. 재미있었어.”

  “제가 아무리 말해도 말을 안 들어요. 그래도 내가 한 달이나 누나인데 말이죠. 엔만 조금만 더 잘하면 선생님도 고생 안 하실 텐데 말이에요.”

  “플로라는 참 어른스럽네. 하지만 엔도 나쁜 애가 아니란 거, 너도 잘 알고 있지?”

 

  반의 말에 플로라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가 곧 자신이 웃긴 표정이 되었다는 걸 알았는지 민망한 듯 고개를 홱 돌려 큼큼, 하고 헛기침을 했다. 도대체가 7살 같지 않다. 엔도 그렇고, 플로라도 그렇고. 사정상 여기에 있는 아이들이기는 하지만, 서로를 챙기는 건 가족인 것 같다. 해바라기 반 선생님께 들으니, 아이들이 이 방에서 지내는 게 아니라 공부방이 해바라기반일 뿐이고, 3층에 기숙사가 따로 있다는 것 같다. 잠자는 방은 낮잠을 위한 거라고 말이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질 않아 이렇게 했다고 한다. 잠자는 방이라고 하긴 했지만 특별활동 같은 걸 할 때 사용하기도 한단다. 반은 아이들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옆에 있었는데, 플로라가 반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빠는 뭐 좋아해요?”

  “좋아하는 거? 글쎄.. 컴퓨터일까?”

  “그럼 그걸로 뭘 해요?”

  “일도 하고, 게임도 하고, 여러 가지 하지.”

  “일?”

 

  플로라가 흥미로운 듯 눈을 반짝인다. 플로라만이 아니라 7살 반 아이들이 모두 그렇다. 엔만 제외하고 말이다. 반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냥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고만 했다. 요새 컴퓨터로 안 하는 일이 없으니 아이들도 쉽게 예상하지는 못할 것이다. 반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궁금해졌다.

 

  “너희들은 하고 싶은 일이 뭔데?”

  “저는요, VA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엄청 머리도 좋아야 하고, 디자인도 좋아야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어요!”

  “저는, 저는, 컴퓨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저도요! 저는 컴퓨터 자체보다는….”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꿈을 재잘재잘 얘기한다. 어느 새 점심밥 반찬이 되어 도란도란 나누고 있다. 역시나 엔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까 꿈이 없다고 말했으니까, 할 말이 없는 거겠지? 반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역시 좋겠다. 난 아직 꿈이 없어.”

  “정말요?”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진다. 아이들에게 어른이라는 건, 신기한 것이다. 자신들보다 무엇이든 잘해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들이 하고 있는데 어른이 못한다고 하면 놀라워하는 거다. 아마 지금도 그런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 반은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렇기에 반은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아이들의 시선이 엔에게 향했지만 반은 모르는 척했다.

 

  “꿈이란 게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야. 물론 꿈이 없이도 살아갈 수는 있지만, 있는 쪽이 훨씬 좋기야 하겠지. 너희들은 정말 대단하네.”

  “그럼 오빠는 꿈이 없이 어떻게 살아요? 뭘 해요?”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꿈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모양이다. 사실은 그렇지는 않은데 말이다. 꿈이 없다고 해서 죽는 건 아니다. 그저 조금, 현실적이 되는 것뿐이다. 나에게 당장 닥친 일을 해결하느라,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을 뿐이다. 아이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기도 어렵고, 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엔의 입장도 난처해지니까. 반은 적당히 둘러댈 말을 생각했다.

 

  “꿈을 찾는 중인 거야. 지금은 이렇지만, 난 꿈을 찾으면 분명 너희들만큼, 아니, 너희들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 있으니까!”

  “아니에요! 제가 더 잘 할 거예요!”

  “아니야, 나야!”

  “나, 나!”

 

  아이들이 제각기 손을 들며 경쟁심을 보인다. 해바라기 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조금만 조용히, 얌전히 먹자고 제안하니 아이들은 다시 얌전히 식사를 계속했다. 반은 잠시 엔과 눈이 마주쳤다. 반은 다시 웃었고, 엔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내 아이들이 먹은 식판을 또 다시 설거지하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엔이 반의 옆으로 걸어왔다. 엔은 반의 허리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다. 역시, 나이에 비해 조금 작은 것 같긴 하다. 플로라보다도 작았으니까. 반이 손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엔을 보았다.

 

  “아까 한 질문, 답 듣고 싶어서 온 거야?”

 

  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이 다시 엔에게 조심스럽게 말하려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반과 엔이 동시에 문 쪽을 돌아보았다. 아이들도 그랬다. 곧 문이 열리고, 미소 띤 린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들은 린이 반가운지 린에게 달려갔다. 엔의 표정도 매우 밝아졌다. 린을 둘러싼 아이들은 서로 린을 꼭 끌어안으려고 난리였다. 린은 그런 아이들의 머리를 빠짐없이 쓰다듬고, 엔의 머리는 엉망으로 만들었다. 반은 그런 린의 모습을 보고 웃어버렸다. 반이 처음 본 린의 모습도 이런 거였다. 정보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얼굴.

 

  “오랜만이네, 다들. 잘 지냈어?”

  “응! 언니, 자주 와라. 응?”

  “자주 와!”

  “그럴게. 일이 좀 바빠서 그랬어. 다들 편식 안 하고 점심 잘 먹었어?”

 

  아이들은 서로 더 큰 소리를 내려는 듯 크게 대답한다. 반은 린과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어느 새 나온 해바라기 반 선생님도 린을 반긴다. 린은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반을 보았다. 반은 역시나 아까처럼, 뭔가 아빠가 착한 일 한 딸을 보는 듯이 뿌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 표정이 어쩐지 기분이 나빠서 린은 얼굴을 구겼다. 아이들의 시선이 반을 향한다. 그리고 곧장 플로라가 린에게 물었다.

 

  “남자친구예요?”

  “아니야. 아는 동생이야.”

  “언니랑 아는 사람이었구나! 어쩐지 진짜 착하더라.”

  “맞아!”

  “엔이랑도 잘 지냈어.”

  “그게 뭐!”

 

  다른 아이가 엔의 말을 하자, 엔이 화를 내며 발을 굴렀다. 린은 그런 엔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세게 헝클어뜨리고는 반을 보았다. 생각보다 잘 한 모양이다. 물론 해바라기 반 아이들이 봉사자들에게 친절한 편이기는 하지만, 사실 엔이 있어서 조금 걱정했다. 엔은 워낙 적대적인데다, 퍼스출신 사람들에게는 유독 더욱 적대감을 보였으니까. 린은 이내 아이들에게 이제 가야한다며, 반을 불러냈다. 아이들은 아주 아쉬운 얼굴을 했지만, 붙잡진 않았다. 그건 아이들에게도 익숙해져야만 하는 이별이었으니까. 반은 엔의 아쉬워하는 얼굴을 보았다.

 

  “누나, 좀 있다 가기 전에 여기 다시 들러도 되나?”

  “뭐, 상관없지.”

  “그럼 좀 있다 다시 올게.”

  “네!”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진다. 곧 해바라기 반 문을 닫고 반은 린을 따라 걸었다. 린은 반의 팔을 툭 치며 웃는다.

 

  “생각보다 애들하고도 잘 맞는 모양이네. 엔 녀석, 되게 싫어하지 않았어?”

  “아, 응. 근데 나쁜 애는 아니더라고.”

  “나쁜 애 아니지.”

 

  린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약간은 씁쓸해보였다.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데, 반에게는 말해주기가 그런 모양이다. 이내 둘은 아동관을 나와서, 아까 전에 노아가 나왔던 세잎클로버 본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반이 왜 그 곳으로 가냐고 물으니, 거기에서 노아가 기다리고 있다고 린이 설명해주었다. 세잎클로버관은 이 세잎클로버 부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높게 만들어둔 모양이다. 1층에 들어가니, 각 층별 담당 부서가 적혀 있다. 빼곡하게 말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꽤 많다. 반은 그 점에 놀랐다. 현실 쪽에서 이렇게 사람이 잔뜩 모여 있는 건 보안부 이외에 처음 본 것 같다. 린은 아주 자연스럽게 1층 구석으로 향하고 있다. 노아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으니 그쪽에 노아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1층 복도 제일 구석에 있는 방에, ‘대표실’이라고 적혀 있다. 보통 대표실은 꼭대기층에 있지 않나? 정보국의 국장실도 그런데.. 좀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린이 가볍게 노크하곤 문을 열었다. 반도 린을 따라 들어갔다. 서류업무를 보고 있었는지 책상에 앉아 있던 노아는 곧 두 사람을 보고 환히 웃었다.

 

  “잘 왔어! 배고프지? 밥 먹자.”

  “아. 그러고 보니, 여긴 언제나 ‘밥’을 먹나요?”

 

  반은 아까 전에도 느꼈던 위화감이 뭔지 이제야 알았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밥’을 먹는다고 한다. 현실에서 음식을 찾는 게 쉽지 않아졌다. 물론 대량생산이나 유전자조작으로 여러 가지 작물이야 키울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부지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기계화가 되고, 거기에 따라 자연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은 그것에 위기를 느끼고 일부 구역을(정확히는 네 개의 구역)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서, 관광지 겸 식량생산 구역으로 정해두었는데, 그 양이 인구에 비해 부족해서 음식이 매우 비싸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양을 대체할 수 있는 캡슐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안 그래도 바쁘기 때문에 그게 유행처럼 퍼져갔고, 지금은 그게 당연해졌다. 그래서 반도 대체로 캡슐로 식사를 마무리하곤 했다. 그래서 ‘밥 먹자’는 말 자체도 거의 쓰지 않는다. 캡슐은 먹는 데 3초도 걸리지 않으므로, 다 같이 모여 먹지도 않는다. 각자 알아서 먹고 온다. 그렇기 때문에 ‘밥’으로 이어져 있었다고 전해지는 유대감 같은 건 사라진지 오래다. 그래서 해바라기 반에서 아이들이 식사를 위해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할 때 반은 위화감을 느꼈다. 별로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어서 말이다.

 

  “언제나는 아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운이 좋게도 이번 달은 오늘이네. 반은 여태까지 한 번도 여기서 밥을 못 먹은 거야?”

  “아…네. 운이 나빴네요.”

  “넌 얼마나 봉사했는데?”

  “반 년 정도.”

  “그럼 정말 운이 나빴네.”

 

  어느 새 노아의 방 테이블에 차려져 있는 음식들 쪽에 가 있는 린. 노아는 쿡쿡거리며 웃었고, 반은 린이 언제 저기까지 갔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노아와 함께 그쪽으로 걸어갔다. 밥은 아이들이 먹던 것과 같은 것이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쌀밥이라니, 사실 반은 ‘밥’은 먹어본 적이 없다. 음식이야 먹어봤지만 그래봐야 빵 정도였으니 말이다. 반이 멍한 얼굴로 밥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보고 있으니 노아는 웃음이 터졌다.

 

  “설마 반, 밥 처음 보는 거야?”

  “네……. 근데 이게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밥은 아무리 쌀을 구했다 하더라도 짓는데 시간도 걸리고 하니까 잘 안 먹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래도 난 그래서 밥이 좋아. 먹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많은 대화도 가능하잖아? 그치, 루나?”

 

  린이 노아와 반쪽을 보았다. 뭔가 움찔 하는 것 같았는데.. 반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이 노아는 다시 웃곤 밥을 먹자며 숟가락을 들었다. 반은 처음 먹어본 쌀의 맛이 나쁘지 않은 걸 알았다. 오히려 맛있다. 그리고 노아의 말대로 시간이 걸리는 터라, 노아와 린은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있었다. 반은 이런 상황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반이 조용히 밥을 먹고만 있으니 노아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아이들 돌보는 건 어땠어? 어르신들하고 좀 다르지?”

  “네. 근데 좋았어요. 아이들한테 배울 것도 있었고..”

  “그래? 그건 좋은 경험이네. 그럼 종종 아이들도 봐줘. 루나는 아이들을 주로 봐주다가, 요새 점점 범위를 늘려가는 중이거든. 저번에 반이 루나를 처음 본 날도 그래서 그쪽으로 갔던 거야.”

 

  그 얘기가 나오자 린의 눈이 사나워졌다. 노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반은 린이 왜 그 때 일을 그렇게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린과 노아가 다시 도란도란 이야기를 조금씩 하니, 반도 궁금했던 걸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노아씨는 왜 누나를 ‘루나’라고 부르는 거예요? 제가 부르니까 되게….”

  “부르지 마.”

  “린도 귀엽지만, 루나는 정말 귀엽지 않니? 얘가 항상 인상을 찌푸리고 다니긴 해도, 꽤 귀여운 얼굴이거든. 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아, 저도요.”

  “그래도 부르지 마.”

  “…본인이 너무 싫어하니까 다들 못 부르는 것뿐이야.”

 

  노아가 다시 으르렁거리듯 말하는 린에게 계란말이 하나를 넘기고는 웃었다. 그런가.. 본인이 싫어하면 부르지 않는 게 좋겠지…라고 생각하는데, 노아가 말을 덧붙였다.

 

  “그게, 루나에게는 진짜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정받은 거거든.”

  “노아, 그만 얘기해.”

  “중요한 사람이요?”

  “뭘 더 묻는 거야? 기억에서 지워. 못 들은 걸로 해.”

 

  린이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노아는 린의 표정을 보고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걸어갔다. 린은 여전히 반을 노려보고 있었다. 반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반을 보고 있는 린의 앞으로, 노아가 다시 걸어왔다. 노아의 손에는 뭔가 들려 있었다. 저건…바나나? 한때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과일인데, 남겨진 정보를 토대로 다시 부활한 과일이다. 노아는 그것을 린에게 주고, 반에게도 하나 주었다. 딱 세 개가 있었다. 노아는 태연하게 웃으면서 반에게 말했다.

 

  “이거 정말 맛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야.”

  “아…네.”

 

  그렇게 점심식사가 끝나고, 시간은 1시가 되었다. 오후 봉사가 시작할 시간이다. 린은 평소에도 오후까지 봉사를 한다고 노아가 말해주었다. 반은 여태까지 오후까지 남아 봉사한 적은 없었기에 조금 낯설었지만, 린과 같이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노아는 고맙다고 말하고는 반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점심 때 낮잠 시간이 있어서 그런데, 오후 타임엔 원래 갔던 어르신들 쪽으로 가줄래? 반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더라.”

  “네, 알겠어요.”

  “루나는 나 따라와.”

 

  평소 가던 데라면, 아까처럼 린에게 어디로 가라고 말해주고 말았을 것이다. 괜히 세잎클로버 대표인 게 아니다. 노아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이다. 그런데도 굳이 린을 데려간다는 건, 린이 가보지 않은 곳이란 이야기다. 린이 세잎클로버에서 봉사활동을 한 건 5년도 넘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은 아이들 봉사만 맡았기 때문에 이 광범위한 봉사단체의 모든 곳에서 봉사를 해봤던 건 아니었다. 그리고 린은 대충 자신이 어디에 가보지 않았는지 알고 있다.

 

  “노아, 설마 오늘이야?”

  “응. 미안, 네가 그렇게 어려워하는데.. 그래도 어쩔 수가 없네. 일손이 너무 부족하다고 해서, 나도 도와줄 거야.”

 

  노아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린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곧 노아가 도착한 곳은 반이 갔던 건물보다도 좀 더 북쪽에 있는 건물이었다. 걸어가면서 린은 심호흡을 했다. 무엇이든 처음 하는 일은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잘하는 일도 없고. 린은 자신이 처음 아이들 봉사를 맡았을 때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가를 생각하며 오늘도 그럴 수 있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겁먹을 필요 없다고, 말이다.

 
작가의 말
 

 세잎클로버 오전봉사가 끝났습니다. 반은 아이들과도 잘 지내네요:) 그리고 오후에는 린이 하는 봉사활동을 지켜볼 거지만.. 조금 고난이 예상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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