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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무제
작가 : 시예랑
작품등록일 : 2017.11.19

가뜩이나 힘든 세상, 오지랖까지 넓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수호. 서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상, 사람과 깊게 엮이는 것 자체가 질색인 재인. 완전 반대성향인 이 둘의 유쾌한 로맨스.

 
29화 - 병간호(1)
작성일 : 17-12-09 12:27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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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에취!!! 이잉... 고모 나 추워.."

 

 "그러게 왜 일반 수영장에 들어가고 난리야! 거기가 너한테 얼마나 깊은 곳인데.."

 

 

 오늘 수영강습을 받던 다인이 사고를 쳤다. 강습을 하던 강사선생님이 사무실에 급한 전화가 와 잠시 받으러 가는 사이에 아이들끼리 일반 수영장 쪽에 물 높이가 네 키만 하다 아니다 라고 서로 떠들었나 보다. 아이들이 이용하는 풀장의 물 높이는 성인의 허벅지 중간 정도 였다. 하지만 일반 수영장은 성인의 허리까지 오는 높이이니 5살에게는 턱없이 높은 곳이었다. 늘 위험하니 그쪽으로는 들어가면 안된다는 말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선생님이 안 보이는 틈을 타 다인이랑 아랫집 세라가 들어갔던 것이다. 당연히 큰 난리가 났었다. 아이들은 다리가 닿지 않자 허우적거리며 당황했고 물도 많이 먹었는지 단단히 몸살이 걸린 듯 했다. 게다가 밖에는 비가 쏟아지며 기온까지 뚝 떨어지자 추운 듯 몸을 웅크렸다.

 

 

 "선생님이 거기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을 거 아니야?! 근데 왜 들어간 거야?! 꼭 너 같은 애들이 공포영화에서 가지 말라는 데 들어갔다가 맨 처음 죽는 애들이라고! 알아?!"

 

 "힝... 내가 왜 죽어! 에취!! 킁.. 세라가 자기 키가 더 클 거라고 그랬어. 그래서 들어가 본건데.."

 

 "물 높이가 키보다 크면 뭐에 쓸 건데. 그리고 키가 더 크면 뭐해? 숨 쉴 구멍이 물에 막히는데.. 분명 내일 감기 심해질 거다."

 

 

 수영장에서 본 세라의 상태도 다인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캐서린은 세라의 상태를 보고 호들갑을 떨며 병원에 가야겠다면서 급히 나갔으나 글쎄.. 웬만한 소아과들은 토요일 오전 진료로 끝나기 때문에 병원 찾다가 애만 더 피곤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호가 보건선생님이니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들고 오늘 내일 다인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고모 나 열나.."

 

 "암. 열나겠지. 고모도 지금 너 업고 있느라 온몸에서 열이 나거든? 이따 집에서 약 먹고 푹 자!"

 

 "응..."

 

 

 엎고있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체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속상하네 진짜.. 그러게 왜 그런 위험한 곳에 뛰어들어.. 수호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다인에게 따끔하게 굴었으나 아픈아이가 기가 죽은 듯하자 마음이 안 좋은지 손으로 엉덩이를 토닥여 주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콜록거리는 음성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콜록.. 꼬마도 감기 걸렸습니까?"

 

 "…허억! 비 맞았어요?!"

 

 

 뒤를 돌아본 수호는 깜짝 놀랄 뻔했다. 평소 어디 한 곳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정장을 착용하던 재인이 주말이라서 그런지 편하게 셔츠와 면바지를 입고있었다. 그런데 수호가 놀란 건 재인이 비를 정통으로 맞았는지 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와도 물 한 방울 젖는 것도 용납 안할 것 같던 그가 이런 꼴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우산을 오늘 안 가져가셨나 봐요. 기온 갑자기 떨어져서 추웠을 텐데.."

 

 "차에 있긴 했는데 주차하고 한강 공원에서 바람 좀 쐬고 있었거든요. 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꼼짝없이 젖고 말았습니다."

 

 "맞아요. 일기예보에도 비가 올 수 있다고 하긴 했지만 강수량이 제법 많더라고요. 저희 조카는 수영장에서 혼자 생쇼를 하다가 이리 된 거지만.."

 

 

 다인이는 뭔가 자신을 다그치는 듯한 말투에 괜히 수호의 어깨를 꼬옥 끌어 앉고 고개를 숙였다. 언제 봐도 다정한 고모와 조카사이였다. 재인은 불과 몇 시간 전에 남보다 더 냉랭한 고모를 마주했는데 말이다.. 괜히 더 비교가 되는 듯해 멍하니 이 둘을 쳐다보았던 것 같다. 열 때문인지 머리도 멍하긴 했지만 그냥 이 둘의 따뜻한 분위기가 보기 좋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부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시선을 느낀 수호가 재인을 흠칫 쳐다보았다.

 

 

 "왜요?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아니요. 그냥 꼬마가 부러워서 쳐다봤어요."

 

 "네?"

 

 

 다인이가 부럽다니? 감기 걸려서 업혀있는게 부럽다는 뜻인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수호는 55층 숫자가 보이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꾸벅 인사를 했다. 다음날 아침, 예상 했던 대로 다인이는 콧물을 흘리며 연신 기침을 해대기 일쑤였다. 다행히 저녁에 해열제를 먹고 자서 열은 많이 내렸지만 목이 부었는지 물을 먹을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휴.. 밥도 못 먹겠네.. 고모가 죽 해줄 테니까 누워있어."

 

 "응..."

 

 

 재료를 찾아보다가 마침 전에 윗층 남자에게 받았던 전복을 발견했다. 전복죽을 해주면 되겠구나.. 받을 때는 부담스러웠는데 당장 쓸 일이 생기자 이보다 더 필요한 재료는 없었다. 밥을 불리고 전복을 손질하는데 순간 위 아랫집의 얼굴들이 생각났다. 다인이와 똑같이 감기에 걸렸을 세라는 분명 캐서린의 맛없는 죽을 먹게 될 것이다. 아플 때 든든히 먹어야 할 텐데... 그리고 이 재료를 준 윗집 남자도 어제 꼴을 보아하니 감기 제대로 걸렸을 것 같은데.. 이왕 만드는 김에 많이 만들어서 줄까?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어차피 만드는 김에 하는 거니까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띠리릭-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캐서린이 밖으로 나왔다. 보온 그릇에 전복죽을 담아온 수호가 이를 건네자 캐서린은 화색이 된 얼굴로 기쁘게 그릇을 받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애가 밥 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는데 고마워요. 그냥 죽도 아니고 전복죽인데.."

 

 "전에 받은 걸로 만든 거에요. 어차피 다인이 만들어 줄 겸 많이 만든 거니까 세라 먹이세요."

 

 "윗집 고모가 만들어줬다고 하면 분명 잘 먹을 거에요. 흠.. 제가 요리를 배우고 있지만 죽은 아직이라.."

 

 

 중식을 배우고 있는데 죽을 따로 배울 일이 있을까? 아.. 중국식 죽이라면 배울 수도 있겠구나. 게살스프 같은 것도 괜찮을 텐데.. 세라네 음식을 건네고 수호는 집으로 다시 올라갔다. 전복죽을 먹은 다인이 침대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자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그릇에 소담히 전복죽을 담는데 순간 잠시 망설여졌다. 저번에 옆집여자말로는 음식 주는 거 부담스럽다고 했다던데.. 괜히 오지랖부리다 똑같은 말 듣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귀한 전복을 받고 입 싹 닦기도 뭐하고 수호의 음식은 맛있어 했던 것 같으니 괜찮겠지 생각하고 다시 그릇에 전복죽을 담아 윗층으로 올라갔다.

 

 

 -띵동

 

 무반응이었다. 하긴.. 일요일이니 출근은 안해도 어디 나갔을 수도 있지. 에이.. 괜히 설거지거리를 만들었다 생각하며 돌아서려고 하는데 등뒤에서 문이 열리는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아. 집에 계셨네요. 안 계신 줄 알..... 얼굴이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감기..입니다."

 

 

 어제 홀딱 젖은 꼴로 들어가더니 결국 감기에 걸렸나 보다. 하긴.. 쌀쌀한 날에 그렇게 젖어서 오는 건 좀 위험했지.. 늘 오만한 눈빛으로 허점 하나 보이지 않던 남자가 이렇게 나약한 모습으로 등장하자 기분이 이상했다.

 

 

 "병원...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쿨럭.. 주사는 맞았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아... 마침 잘되었네요. 저도 조카가 감기라 주신 전복으로 죽 좀 만들어서 갖고 왔는데 이것 좀 드시고 기운 내세요."

 

 "........"

 

 

 재인이 죽 그릇을 빤히 쳐다볼 뿐 어떠한 제스처도 취하지 않자 수호는 머쓱하다는 듯 물었다.

 

 

 "혹시 받으시는 게 부담스러운 거라면 그냥..."

 

 "아닙니다. 그런거... 쿨럭..."

 

 "아, 다행이네요. 주신 전복이 엄청 좋은거라 아마 맛있을거에요. 그럼 저는 이만.."

 

 

 그릇을 건넨 수호가 돌아서려고 하자 재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수호를 불러세웠다.

 

 

 "저기... 혹시 워드 좀 사용하실 수 있습니까?"

 

 "워드요? 컴퓨터 말씀하시는 거예요? 네... 물론 할 수 있습니다만.."

 

 "쿨럭.. 신세 진 김에 하나만 더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부탁이라.. 사람이 아파서 그런가.. 저 남자 입에서 부탁한다는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도 정중한 요청에 오지랖 넓은 수호는 말씀하시라고 얘기해버렸다.

 

 

 "지금.. 워드로 자료를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줘야 하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서 진행이 안되고 있습니다."

 

 "네? 아픈데 지금 일을 하시고 계시다고요?"

 

 

 집으로 들어오니 거실바닥에는 서류가 흘려져 있었고 침대 맡에는 노트북이 켜진 상태로 일하고 있던 상황임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저기. 이마 좀 한번 대 볼게요. 상태 보니까 열 많으신 거 같은데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머리가 아플 수 밖에요."

 

 "급한 건이에요. 쿨럭.. 오늘 처리해야하는.. 이것만 정리해서 보내면 되니까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하아.. 알겠어요. 급하다니까 이거 먼저 끝낼 게요. 대신 일 끝나고 나서는 열이랑 상태 좀 확인해볼게요. 혼자 사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방치하다가 더 큰일 날수도 있거든요. 저 보건선생님인거 잊지않았죠?"

 

 "아..맞다. 알겠습니다. 일만 도와주시면 뭐.."

 

 

 머리가 많이 어지러운지 남자는 침대에 누웠고 수호는 그 옆에 의자를 대고 앉아서 노트북을 열었다. 워드라.. 초등학교 다닐 때 바짝 워드 프로세서 자격증도 땄었지. 그 후로도 평소에 컴퓨터를 사용해 왔었으니 도와주는 것에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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