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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세상에 뜬 붉은 달
작가 : AT하나
작품등록일 : 2017.12.6

가상세계인 'D월드'가 상용화된 현재, D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처리하는 VA수사대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린느 후즈가 겪을 미래의 이야기

 
006. 수사대 첫 임무(4)
작성일 : 17-12-09 12:05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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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린 언니? 여긴 무슨 일이에요?”

  “아, 일찍 만나서 다행이다. 연락처 좀 줄래? 그리고 이거. 이번에 새로 발견된 스캐너래. 분석 부탁한다고 윤수 선배님이 주셨어.”

  “또요? 큰일이네요…매번 흉기 종류가 늘어난다는 것 말이에요.”

 

  유리는 스캐너 데이터를 받고, 린이 내미는 핸드폰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었다. 유리의 표정에서 린은 이런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다. 스캐너라는 흉기가, 종류가 다양하기도 하구나. 그렇기 때문에 범죄율 자체도 줄어들지 않는 거고.. 린은 좀 더 설명을 듣고 싶었다.

 

  “안 바쁘면 스캐너에 대해 좀 더 설명해줘.”

  “그럴까요? 지금은 괜찮아요. 휴게실 쪽으로 가요!”

 

  유리는 친절한 아이다.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 보이는 외모인데, 행동은 나이보다도 더 어른스럽다. 휴게실로 가니 유리는 자연스럽게 물을 따라서는 티백을 탄다. 차? 그런데 냄새를 맡자마자 린은 기겁을 한 채 유리에게 입을 열었다.

 

  “아, 잠깐만. 나 민트 알레르기가 있어서. 민트차는 못 마셔.”

  “그래요? 그럼 홍차는요?”

  “응, 나머지는 괜찮아. 고마워.”

 

  유리는 민트차를 가장 좋아한다며 아쉬워하면서 린에게 홍차를 내밀었다. 우유를 넣어서 밀크티로 마시는 게 가장 좋지만, 우유를 여기서 구할 수 있을 리는 없었으므로 린은 얌전히 홍차만 마셨다. 따뜻하다. 유리는 곧 화면에 어떤 목록을 띠웠다. 화면에는 아까 보았던 스캐너와 비슷한 모양들이 줄지어 정리되어 있다. 유리는 민트차를 홀짝이며 설명해주었다.

 

  “여태까지 발견된 스캐너 종류들이에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초기 모델로, 무차별적으로 데이터를 긁어내 파괴하는 형식이었어요. 대충 줄여서 파괴 타입이라고 해요. 그런데 그 이후에 생겨난 게 절도 타입이에요. 요새 시끄러운 그거요. 사용자의 VA를 복제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가져가는 거예요. 정보국이나 정부가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그 VA의 사용자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VA를 복제할 수 없게 만들어뒀더니 생겨난 거죠.”

 

  VA는 철저한 개인정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떤 기구를 써도 복제하기가 어렵도록 만들어두었다. D월드에서도 만들 수 없다. 아마 만들어진다면 현실에서나 가능할 텐데, 여태까지는 그런 범행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 가장 보안부와 수사대를 골머리 썩게 만드는 건 이 절도 타입의 스캐너이다. 사실 파괴 타입이나 절도 타입의 스캐너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안 된다. 의학부에서 그 형태를 파악해서 분류해놓은 것뿐이라서 그렇다. 린은 질문을 했다.

 

  “그럼 이런 스캐너를 만드는 건 누구야?”

  “대체로 정보를 사고파는 사람들이에요. 범죄단체인 경우가 많죠. 실제로 크다고 말할 만한 조직들은 다 스캐너를 만들려고 해요. 그런 실력자들이 그런 범죄에 가담한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

  “스캐너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맞아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요.”

 

  말로는 데이터를 훔쳐간다느니 쉽게 느끼지만,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VA 자체가 만들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아이디어는 있어도 실제로 그걸 실행하는 게 어렵듯이. 그런데 그게 실제로 흉기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런 걸 만들 실력자가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말이 됐다. 가끔 머리 좋은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 되어서 나쁜 짓을 저지르면 상황이 매우 안 좋은데, 그 중의 하나로 이 스캐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대량생산도 되고 있어?”

  “일부 단체에서는요. 요새 제일 많이 발견되는 건 이런 건데요….”

 

  유리는 귀찮을 법도 한데, 린에게 현재 스캐너의 이용 빈도나 자주 발견되는 것, 그리고 피해자들이 어떻게 피해를 입는 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게다가 설명을 꽤 잘해서 린도 잘 이해했다. 유리는 오히려 린의 학습속도가 빠르다며 놀랐지만 말이다.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리에게 호출이 오면서 헤어져야 할 때가 됐다. 아직 차도 다 마시지 못했다.

 

  “죄송해요.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응, 가봐. 나중에 밥이나 먹자.”

  “네!”

 

  유리가 휴게실에서 빠르게 뛰어간다. 린도 식은 나머지 홍차를 마시고 나서 휴게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람들이 VA 정보를 훔쳐 사고 판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오자마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씁쓸해졌다. 옛날에도 개인정보를 훔치는 거야 흔히 있던 일이지만, VA는 그런 단순한 개인 정보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 사람의 생체정보까지 모두 다 들어가 있는 거라, 잃어버리면 그야말로 이 세계에서는 그 ‘본인’을 잃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은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린은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9층에 도착했다. 린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다, 다시 윤수 쪽으로 갔다. 윤수는 매우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말을 걸기가 뭐해서 기다리니까, 어딜 다녀온 건지 이제야 자리로 돌아온 반이 린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윤수 형 바빠. 아까 오전에 누나랑 같이 잡은 그 사람들, 생각보다 꽤 큰 건 인가봐.”

  “새로운 형태의 스캐너가 나온 건지도 모른다고 그러시던걸. 유리도 걱정 많이 하더라.”

  “응. 새로운 흉기가 생기면 가장 바빠지는 게 웃기게도 의학부야. 그 흉기로 인해 생긴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부터 연구해야 하거든. 그게 늦어지면 그 흉기는 더 복잡해지고, 피해자들은 늘어나니까.”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반은 린에게 지금은 좀 쉬고 있으라고 말해주었다. 린은 오전에 겪은 일들이 마치 꿈같았다.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생각할 것도 많고. 수사, 잘 할 수 있으려나.. 자신감이 조금 사라졌다. 그 때 누군가가 린의 어깨를 퍽, 쳤다. 놀라서 린이 돌아보니, 짧고 짙은 파란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자신을 보고 있다. 오전에 윤수에게 린을 붙여주었던, 제닌 아스펜 부대장이었다.

 

  “오늘 엄청난 사건에 휘말렸다면서? 얘기 좀 할까?”

  “네? 네….”

 

  수사대는 언제나 바쁘다. 어제 환영인사를 한 후로 사람들의 얼굴은 대충 익혔는데 이름은 알아서 외워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각자 수사할 사건들이 워낙 많아서 그걸 처리하느라 바쁜 것이다. 그만큼 현실에서의 범죄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전에도 갔던 휴게실로 갈 줄 알았더니 제닌은 린을 자신의 자리 쪽으로 데려갔다. 그러고 보니 제닌의 오른쪽 자리는 비어 있다. 그래서 그 의자를 끌어다가 자신의 파티션 가까이 앉게 한 것이다. 약간은, 불편했다.

 

  “부상은 없다지만 힘들었지? 그래도 네 대처가 빨라서 피해는 많이 없었다고 윤수가 그러더라.”

  “…아니에요. 혼자 접속하는 바람에 도리어 당할 뻔했고….”

  “처음엔 다 그렇지! 너한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만 윤수 저 녀석도 처음 사건 맡기도 전에 VA 팔 한쪽이 작살날 뻔해서 장기 입원할 뻔했다고. 너처럼 아무 것도 모르고 달려들려다 말이야. 그래서 오히려 너한테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지. 나도 처음에는 악을 처단하는 정의로운 용사 같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런 실수 했어. 다들 처음엔 그런 거지. 놀라진 않았어?”

 

  제닌은 제법 편하게 말했다. 윤수가 그랬던 것도 사실이었고, 자신도 그 정의감 하나로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린은 가만히 듣고만 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생각에 잠긴 것 같다. 제닌은 가만히 기다렸다. 린은 생각이 많은 타입이다. 신입이 둘 다 남자여서 편했던 제닌에게는 조금 곤란한 문제이기도 했다. 남자들은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서 오히려 대처가 쉬운데, 생각이 많은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정리가 되지 않으면 잘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린은 그게 좀 더 심한 편인 것 같았다. 그 때 린이 입을 열었다.

 

  “저는 D월드가 좀 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였으면 좋겠어요.”

  “응, 그래야지. 그러니까 우리가 일하고 있는 거고.”

  “오늘은 확실히…놀랐어요. 그리고 부족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부대장님, 저는 좀 더 잘하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D월드를 도와주고 싶어요. 제 능력으로요.”

 

  린의 눈이 똑바로 제닌을 향한다. 거짓말이 아니다. 이런, 정의감 넘치는 신입이 들어왔네. 분명히 언젠가는 자신이 그런 정의감을 가졌던 걸 후회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너무 바빠서 잊어버리거나. 그냥 이상론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닌은 이런 이상론자는 좋아했다. 이상론자라고는 얘기하지만, 쉽게 말하면 D월드의 평화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사람이 존재하기에 한 조각의 평화라도 D월드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 제닌은 그렇게 생각했다.

 

  “좋아. 나도 잘 도와줄게. 너는 어쩌면 윤수나 반보다 훨씬 빨리 적응할 지도 모르겠다. 힘들면 곧장 윤수나 반한테 얘기하고. 쟤들 미덥지 않으면 나한테 얘기해도 돼. 물론 나는 어떤 결론을 내려주기보다는 들어주는 게 고작이겠다마는, 그래도 조언 정도야 해줄 수 있겠지. 그래도 수사대 짬밥 10년 차니까.”

  “네, 잘 부탁드려요!”

 

  린이 옅게 웃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수사대원이 기계에 문제가 있다고 불러서 린은 그쪽으로 불려갔다. 제닌은 그런 린의 뒷모습을 보다가 핸드폰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보냈다. 아주 친한 사람인 모양인지 별로 격식 같은 것도 없는 문자였다.

 

  『우리 신입, 기합이 제대로 들어갔는걸? 다치거나 하진 않은 것 같으니까 제발 조용히 좀 해.』

  『무슨 소리야! VA가 파괴되어서 다친 상처는 당연히 겉에서 안 보인다고! 제대로 알아본 거 맞아? 대충 물어보고 끝낸 거 아냐?』

  『이 미친놈이! 너 일 안 하냐? 의학부에 다녀왔다니까 괜찮아! 의학부의 진유리 선생이 잘 봐줬댔어!』

  『처음 접속부터 이래서 진짜 놀랐을 거야ㅠㅠ 우리 루나ㅠㅠㅠ』

 

  마지막 문자를 보고, 제닌은 너무 짜증이 나서 답장도 안 해버렸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왔다. 답장이 없는데도 하소연 할 곳이 필요한 모양이다.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제닌은 휴게실로 핸드폰을 들고 가, 우리들이 다 알 수 있는 험한 욕을 퍼붓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작가의 말
 

  어디에나 정의감이란 건 상대적이기 마련인 게 아쉬울 뿐이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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