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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일곱번째 이야기 - 시간과 꿈, 그리고 운명(3)
작성일 : 17-12-08 19:30     조회 : 270     추천 : 1     분량 : 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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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사고'를 당하기 마련이다. 소녀의 사고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소녀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나 사고 이후 소녀는 다리를 쓸 수 없었다.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거라곤 생각하는것밖에 없는 소녀는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운명에게 기도했다.

 

 "제발 절 죽여주세요."

 

 하지만 운명은 정해진 것들을 관찰하는것밖에 하지 못하는 무능한 신이었기에 소녀를 죽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소녀는 죽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살아있는것도 아닌 괴로운 나날을 살아갔다. 운명은 너무나도 멀리 있어서 자기 목소리가 닿지 않거나, 운명이 존재하지 않거나... 소녀는 사고 전에 신화에 대해 조금밖에 배우지 못해서 자신을 돕지 않는 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소녀가 유일하게 살아있을수 있는 때는 꿈을 꿀 때 뿐이었다. 꿈속에서 소녀는 걸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었다. 소녀는 사고 전에 보고 들은것들로 꿈을 만들었다. 소녀가 버틸 수 있는 이유라면 꿈을 꾸는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잔인했다. 시간이 흐르자, 소녀가 기억하던 것들은 무색해져갔다. 소녀는 꿈속에서마저 목소리와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소녀는 절망했다. 그리고 갈 데 없는 억울함은 이 세상을 향한 증오로 바뀌어갔다.

 

 "왜 나만 이런 꼴을 당해야 해? 왜, 왜!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걷고, 보고, 듣고 싶을 뿐이야... 세상을 살아가고 싶을 뿐이야... 꿈을 꾸고 싶은 뿐이야...,"

 

 소녀는 울면서 빌었다. 운명을 향한 기도는 아니었다. 딱히 누구를 두고 한 기도가 아니었다.

 

 "살고 싶어..."

 

 소녀의 갈망과 의지는, 신을 소환시켰다. 소녀의 꿈 속에 '꿈'의 모습이 나타났다.

 "당신은 누구죠?"

 소녀가 자신의 꿈으로 들어온 무엇인가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꿈이었다. 광기의 신이라고 배웠던 꿈이었다.

 

 "나? 나는 이 세상의 희망과 꿈을 뿌리는 위대한 존재야! 네가 갈망하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찾아온거란다!"

 

 꿈은 소녀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자신은 신이기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소녀는 오래 전에 꿈을 조심하라고 배웠다. 광기의 신인 그 자와 엮이면 결코 좋은 결과가 오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너무 너무 절박했고, 결국 꿈의 손을 잡아버렸다.

 

 모든 신들에겐 그들 각자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마법사'라고 부른다.

 태초의 꿈의 마법사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 뒤의 이야기는 기록이 지워져 알 수 없지만, 꿈의 마법사의 이름만큼은 확인할 수 있다.

 

 그녀의 이름은 클라렛이라고 했다.'

 

 

 검은 달 마술사란 자가 당신에게 준 '사악한 비밀을 품었다는' 책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이상한 책이었다. 꿈의 성을 벗어나, 당신이 운명의 땅으로 통하는 문을 열자마자 펼쳐지는 눈 덮인 고원의 차디찬 눈더미를 밟을 것이다. 고원 위로는 당신이 자주 봐온 세계의 풍경들같은 별이 잔뜩 보이는 밤하늘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당신이 봤던 환상적인 하늘과 달리, 평범하고 현실적인 밤하늘이었다. 고원 끝의 절벽 위에는 검은 돌로 지어진 천체탑 한 채가 세워져 있다.

 당신이 눈 위로 완전히 발을 들이는 순간, 꿈의 성으로 가는 마법의 문은 닫혀버렸다. 찰칵하는 소리로 당신은 문이 잠겼다는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때, 당신이 가진 책에서 빛이 나더니 이내 사그라들었다. 당신이 책을 펼치면 내용이 나타난걸 알 수 있을것이다. 그것은 신들의 기원에 대한 기록이었다. 꿈, 시간, 운명. 당신은 그들이 아무것도 없는 세계로 들어와 세상을 꾸몄다는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땅엔 신들이 사는 땅에 대해 묘사되어 있었고, 그 다음 장엔 태초의 꿈의 마법사 '클라렛'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 내지는 서사시처럼 적혀있다.

 왁자지껄하고 정신 나간 꿈의 땅에 비해 운명의 땅은 고요하고 안정적이었다. 물론, 완전히 조용한건 아니다. 당신이 추워서 벌벌 떤다면 별빛 한 점이 당신에게 빛을 비춘다.

 "안녕? 넌 어디에서 왔니?"

 별빛이 당신에게 물었다가 당신 뒤에 세워진 마법의 문을 본다.

 "저 분께서 너를 보내셨구나? 아아, 나도 한때는 그분의 권능 아래 신기한 꿈을 많이 꿀 수가 있었지. 지금은 이렇게 별이 되어 세상을 비춰주지만."

 "답답하다는건 아니지?"

 다른 별이 앞의 별에게 물었다.

 "난 지금이 좋아. 나에게 '한때'는 고통밖에 없었다고. 불만 있으면 그 분께 환생시켜 달라고 부탁해보지 그래?"

 "물론, 지금이 싫다는건 아니야."

 앞의 별이 대답했다.

 "하지만 가끔은 역경과 고난도 있던 삶이 그리운걸. 그리고 그 분께서 아직 이 세상이 완전하지 않으시다고 하셨잖아. 새로운 별들이 생기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그들이 잡담을 떨자 두 별 말고 다른 별들이 헛기침을 한다.

 "아참, 미안해."

 당신은 별이 비춘 빛을 받아 몸이 따스해지는걸 느낀다. 당신은 편안하게 운명의 탑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그 분 앞에선 예의 바르게 굴어야해."

 "분노라는걸 모르시는 분이시지만 그래도, 알았지?"

 당신이 운명의 탑을 향해 가자 별들이 한 마디씩 속삭이기 시작했다.

 "저 분께서 무슨 일을 시켰든간에 좋은 일은 아닐텐데."

 "바보! 그 분께서 모든 것을 흘러가게 놔둬야 하는거라고 하셨잖아!"

 개중에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이와 그들에게 운명의 신의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꾸짖는 이도 있다. 별들은 한참을 떠들다 모두 잠에 든 듯이 조용해진다.

 몸이 따뜻해졌다한들 발에 눈이 깊게 채이며 높디 높은 오르막길을 오른다는것은 굉장히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당신이 어느 순간 숨을 헐떡일때, 다시 별들이 속삭이기 시작한다.

 "저것 좀 봐! 저 사람, 숨을 헐떡이고 있어!"

 "저 분의 피조물치곤 특이한데?"

 "아니 그보다 윗분들의 세상에 올 자격을 가진 사람들중에 저런건 처음 보지 않아? 그러고 보니 그 사람들은 추위도 안 탔지?"

 "혹시 그 분께서 말씀하신 이계의 존재들 아닐까?"

 호기심과 놀라움, 추측의 속삭임들이 별들 사이에서 오고갔다.

 "그것보다 누가 좀 도와줘봐. 혹시 전에 등산객이었던 사람 있어?"

 한 별의 물음에 많은 별들이 자신이라고 대답하며 당신에게 빛을 내린다. 그러자 당신은 수십명의 사람들의 체력과 운동신경을 가진 것처럼 단숨에 탑을 오르는 길을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당신이 압도적인 크기의 르네상스 양식의 관문 앞에 도착하자, 별들은 문을 여는 법을 알려주었다.

 "노크 해, 노크."

 당신이 노크하면 문은 저절로 열릴 것이다. 천장과 벽에 별자리와 우주의 지도가 가득한 푸른 공간이 드러난다. 높다란 창문으로 보이는 별빛이 가득한 설원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광일 것이다. 운명은 꼭대깃층에 있다. 당신은 계단을 통해 그 자에게로 갈 수 있다.

 "환영하네, 이계의 방문자여."

 당신은 순간 밤하늘 망토의 여인과 재회한건가하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그녀처럼 밤하늘의 한 켠을 비단 삼아 만든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 간소한 옷을 입은 여자의 모습이었던 여인과는 달리 운명은 이색적인 느낌의 로브를 입은 청년의 모습을 한 채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다.

 "원래 세계의 나였다면 미리 자네가 올 것을 알고 문을 열어놨을테지만 이쪽의 나는 내 세계에서 넘어온 자들만을 볼 수 있어서 말이야."

 운명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는 뒷편에 있던 서고에서 별자리판을 꺼내왔다.

 "그래... 자네는 꿈의 부탁을 받고 여길 온것이겠지? 지금 꿈은..."

 그는 말을 끝맺지 않았다. 대신 그는 별자리판을 이리저리 돌리기 시작했다. 자각자각 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린다.

 "꿈이 시간을 죽여달라고 했겠지? 그녀는 나와 다르게 그때 즈음의 시대를 실체화시킨 것일테니까. 아아,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군. 꿈의 명령을 받은 용사는 나를 찾아와 시험을 통과하고 시간에게로 가는 길을 허락받았지. 하지만 꿈에 의해 미쳐버린 시간은 자신을 찾아온 용사에게 끔찍한 저주를 내리고 꿈은 깔깔거렸다... 난 미래와 과거를 볼 수 있었기에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그 자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그저 방관할 뿐이었지."

 운명은 잠시 말을 멈추고 별자리판 돌리는 일에 열중했다. 그가 다시 입을 연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모든 것은 흘러가는대로..."

 운명은 갑자기 당신을 바라본다. 그는 그림자같이 새까만 머리칼과 녹색의 우주를 담은 아름다운 눈동자에 안경을 낀 미남이었다.

 "... 하지만 그건 원래 세계에서의 역할이라네. 이 세계의 우리는 달라. 장난의 화신이었던 꿈은 다른 쪽으로 정신이 나가버렸고, 나는 이렇게 말 많은 수다쟁이가 되었지... 재미있지 않나? 하긴 자네는 모르겠군."

 그는 할 일을 다 끝낸건지 별자리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나는 한시라도 빨리 우리의 영역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네. 우리의 본질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뿐이야... 그렇기에 자네는 나를 도와야 할걸세. 나는 한 가지 모험, 혹은 실험을 하고싶은데 거기 동참해주게나."

 별자리판이 부들부들 흔덜리더니, 그 위에 수십개의 별자리로 이루어진 구형의 빛 모형이 나타났다. 별들이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더니, 어딘가로 통하는 문이 이공의 문이 열렸다.

 "어차피 꿈은 자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을걸세. 껍데기만 남은 그 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네. 지금은 그저 유일하게 온전한 정신을 가진, 노예의 결말을 맞이한 마법사였던 자의 도움을 받아 연명할뿐인 미치광이일 뿐이지. 자네가 할 일은 그저 예정대로 나의 시험을 통과하는것 뿐이라네. 시간에게로 가는 길을 위해 원래 가야했던 그 길을 말이지. 내 계획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내 꿈을 통해 자네의 소원을 들어주겠네."

 당신은 물론 시간의 저주를 받은 결말을 맞이한 꿈의 용사에 대해 들었던터라 망설일지도 모른다. 문을 통해 보이는건 짙은 회색빛깔의 안개...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어쩌면 당신이 완전히 포기할지도 모르는 내용이 사악한 비밀을 품었다는 책에 새겨진다. 당신이 책을 피면 '운명의 마법사'에 관해 읽을것이다.

 책은 운명이 무엇을 바꾸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보고 대화하는것밖에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신이라고 묘사했다. 그 자는 다른 신들과 달리 분명한 선의 신이며 공평하고, 또한 친절하지만 실질적으로 추종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해주는것도 많지 않다고 한다. 운명은 그저 세상이 돌아가는것을 관찰하는 불멸의 존재일 뿐이라고 했다. 당신에게 모험과 도전 정신이 있었다면 그마저도 분명 사그라들것이다. 책의 말을 따르면 헛고생만 할게 분명할테니까.

 그러나 당신이 어찌할지 선택하기도 전에, 누군가가 당신을 문 너머로 밀어버린다.

 밑으로, 밑으로 떨어지며 당신은 보았다. 검은 달 마술사가 해맑은 얼굴로 당신에게 손을 흔드는것을.

 짙은 안개 속으로 떨어지며 당신은 검은 달 마술사가 준 사악한 책이 또 빛나는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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