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21
작성일 : 17-12-08 18:51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06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현재 학교의 시간은 1교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자고 있을 이 시간에 나는 지금 교무실에 있다. 진단서를 제출하거나 조퇴나 외출을 하기 위해 허락을 받으러 온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선생님의 업무를 도우러 온 것도 아니며 상담을 받으러 온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 대체 왜 이 장소에 있는가? 반에서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대판으로 말이다.

  사건의 발단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오늘 아침 조회로 거슬러 가야 된다.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애들의 시선과 욕설을 무시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내 책상 위로 누군지 모를 주먹이 빠르고 세게 내리쳐졌다. 깜짝 놀라 몸을 들썩이고 어떤 놈인지 궁금해서 위를 올려다봤더니 진수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 좋은 예감이 내 뇌리를 스쳐가는 사이에 녀석은 내 책상을 뒤엎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소란과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차가운 공기에 반 전체의 공기마저 어색해졌고 몇몇 애들은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갔다. 서로 몇 초간을 노려보다가 나는 한숨을 쉬며 일어나 진수와 눈을 맞췄다.

  “아침 인사가 너무 상큼하지 않냐?”

  비아냥거림을 담아 그에게 물었더니 녀석은 내 비아냥거림을 느꼈는지 입꼬리를 한 쪽만 올려 웃어보였다.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내게 대답했다.

  “상큼한 게 좋잖아?”

  그러고는 갑작스레 내 멱살을 잡고 뒤로 쭉 밀었다. 다리에 힘을 별로 크게 주지 않고 있었던 터라 급하게 발을 맞추면서 속수무책으로 뒤로 밀렸다. 벽에 쿵 소리가 울릴 정도로 밀쳐지고 곧바로 진수에게서 주먹이 날라들어 내 볼을 강타했다.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고 그를 노려봤다. 왜 나한테 이러는지 이유는 전혀 모르겠지만 이미 한 대 맞은 선에서 끝맺음을 지을 순 없다. 나도 덩달아 주먹에 힘을 주고 그의 배를 힘껏 때리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찼다. 진수는 배와 다리에 동시에 충격이 들어오자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면서 넘어졌다. 그리고 시작되는 난타전. 학원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싸움 같은 싸움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냥 서로를 향해 순서도 없이 발과 손, 때로는 머리를 이용해 충격을 줬고 그 짓거리는 선생님 두 분이서 우리의 와이셔츠 뒷부분을 잡고 떼어낼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우린 나란히 교무실로 끌려갔다.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진행하기에 앞서 싸운 우리 둘이 사이좋게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순서를 정했는데 진수가 먼저 하기로 했다. 무료하게 교무실 구석에 놓인 반쯤 고장이 난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한숨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그냥 거기서 맞고만 있었으면 난 피해자로서 나중에 따로 불려갔을 수 있었는데... 당하고만 살 순 없다는 이 마인드가 지금만큼은 되게 원망스러웠다.

  “들어와라.”

  담임선생님의 말과 함께 의자가 드르륵 소리를 내며 끌렸다. 진수가 나를 한 번 흘긋 보더니 혀를 세게 차며 먼저 교무실을 나섰다. 문을 닫는 소리에 분노가 은은하게 실려 있는 느낌을 받으며 담임선생님의 자리로 갔다. 거기에 앉으라는 듯 손바닥으로 의자를 가리키셨고 난 순순히 선생님의 뜻대로 그 자리에 앉았다.

  “...왜 싸웠니.”

  무슨 말을 먼저 꺼낼지 고민하는 것처럼 가만히 있으시다가 갑작스럽게 내게 물으셨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으며 선생님의 질문 자체를 거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님이 하신 질문은 나도 모르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진수는 네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하던데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기가 찼다. 반은 사실이고 반은 오해인 부분이다. 애초에 무시하게끔 상황을 만드는 쪽에서 그런 변명을 하다니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다.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선생님을 바라봤다.

  “그건... 무시가 아니었는데요.”

  “어떤 행동을 했긴 했다는 거구나.”

  “네...”

  여기까지 대화가 이어지고 나서 선생님은 나를 지긋이 바라봤다. 먼저 이쪽이 말해주길 바라는 눈빛이다. 어떡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정말이지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하고 까딱하면 부모님까지 등장해야 하는 사태로 번진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남들에게 내 병에 대해서도 말해야 되고 공감을 안 하려고 하는 애들은 내게 코웃음을 돌려줄 것이다. 이것만은 안 된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해야 하나? 하지만 상대는 담임선생님이시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 반 전체와 상담을 진행해서 내 일에 대해 밝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쨌든 반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은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은 법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빼도 박도 못 하는 죄가 더 씌워지게 되고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기 시작할 거다. 그럼 이 선택지도 패스. 그럼 남은 선택지는 뭐가 있을까?

  “선생님한테 얘기해보렴.”

  대충 이 선택지로 진행하자고 생각을 정리하는 와중에 선생님이 봄날의 햇살 같은 목소리로 내게 권유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이 내게 한 권유는 내가 결정한 선택지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고 당연히 그래서 난 선생님의 권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우리들의 속사정을 이야기하는 대신 내 선택지를 말씀드렸다.

  “저희끼리 해결을 해볼게요.”

  내 대답을 듣고 선생님은 일순 불신의 표정을 띄웠다가 다시 평상시의 표정으로 돌아오셨다. 그리고 나를 빤히 보시다가 눈을 감고 살짝 고개를 흔드셨다. 엄지와 검지로 자신의 미간을 쓰다듬으셨다. 그리곤 한숨을 섞은 말투로 대답하셨다.

  “한 번 싸웠는데 할 수 있겠어?”

  “간혹 선생님이 개입을 하지 않으셔야 잘 풀릴지도 모르는 일들이 있어요.”

  내 말을 듣고 선생님은 눈을 조금 크게 뜨셨다. 이런 말을 내뱉는 학생은 얼마 없을 거라 들어본 적이 없으셔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선생님은 나를 다시 바라보시다가 눈을 감고 의자를 뒤로 젖히셨다.

  “...평화롭게 해결하렴.”

  “네.”

  “가 봐도 돼.”

  선생님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꾸중 아닌 꾸중은 끝이 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에게 인사를 한 번 하고 등을 돌려 교무실 밖으로 나갔다. 건방졌을지도 모를, 아니 분명히 건방졌을 내 대답을 조금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 믿어주셨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이 나를 보내며 마지막으로 부탁하신 것은 평화롭게 해결하라는 것이다. 선생님의 믿음을 져버릴 순 없다.

  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 급식을 먹으러 나가려던 진수의 어깨를 잡았다. 녀석은 돌아보더니 약간 당황스러움과 어이없음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목소리에 약간 힘을 주어 말을 건넸다.

  “잠깐 좀 보자.”

  녀석은 자신의 동행인들을 바라보더니 먼저 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동행인들은 나를 미심쩍게 바라보더니 이내 가자면서 자리를 떠났다. 진수는 그래서 용건이 뭐냐는 듯 고개를 까딱였고 난 자리를 좀 바꾸자는 뜻으로 밖을 가리켰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뭔데?”

  운동장 구석에 자리 잡은 돌무더기에 각자 앉으며 진수가 내게 물어왔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우선 말로만 하자. 지킬 수 있지?”

  “...잘 모르겠는데 노력은 해보도록 하지.”

  좋아, 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늘 내내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내 질문을 듣더니 진수는 잠시 넋이 나간 것처럼 있다가 이내 표정을 구겼다. 그리고 나를 향해 뿜어지는 한숨. 그 한숨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게 확 다가왔다. 그리고 입을 뒤틀며 대답하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단기간에 사람을 버려놓고 태연하게 학교에 오고 가는 너의 모습부터 그래놓고 또 단기간에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는 거, 들으라고 하는 욕들에 대해 대처하는 태도까지!”

  속사포처럼 나오는 나에게 쌓인 불만들을 하나씩 내 머리에 새겨 넣었다. 다른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진수가 말하니까 마치 다른 애들의 생각마저 대변되는 느낌이 들었다. 난 그저 묵묵히 입을 다물고 들었다.

  “네가... 네가 혜린이를 찬 날, 걔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그런데도 넌 뭐야. 혼자서 태연하게, 이미 지나간 과거라는 것처럼 지내잖아!! 얼마나 짜증나는지 알ㅇ...”

  “뭐야,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입만이 아닌 모든 것이 홀로 멈춘 것 같은 진수의 시선을 따라 내 뒤를 바라보니 그 곳엔 혜린이 서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 nonsense love-에필로그 2017 / 12 / 16 317 0 1795   
26 nonsense love-25 2017 / 12 / 15 305 0 3892   
25 nonsense love-24 2017 / 12 / 13 332 0 3854   
24 nonsense love-23 2017 / 12 / 11 333 0 3198   
23 nonsense love-22 2017 / 12 / 9 328 0 3503   
22 nonsense love-21 2017 / 12 / 8 327 0 4062   
21 nonsense love-20 2017 / 12 / 7 331 0 5251   
20 nonsense love-19 2017 / 12 / 6 320 0 4603   
19 nonsense love-18 2017 / 12 / 5 315 0 4101   
18 nonsense love-17 2017 / 12 / 4 310 0 3742   
17 nonsense love-16 2017 / 12 / 3 327 0 3775   
16 nonsense love-15 2017 / 12 / 2 320 0 5214   
15 nonsense love-14 2017 / 11 / 30 326 0 3739   
14 nonsense love-13 2017 / 11 / 29 324 0 3553   
13 nonsense love-12 2017 / 11 / 28 327 0 5743   
12 nonsense love-11 2017 / 11 / 27 323 0 4032   
11 nonsense love-10 2017 / 11 / 25 344 0 4731   
10 nonsense love-9 2017 / 11 / 23 285 0 2895   
9 nonsense love-8 2017 / 11 / 22 320 0 3747   
8 nonsense love-7 2017 / 11 / 21 312 0 3318   
7 nonsense love-6 2017 / 11 / 20 348 0 2545   
6 nonsense love-5 2017 / 11 / 19 303 0 3268   
5 nonsense love-4 2017 / 11 / 18 338 0 3274   
4 nonsense love-3 2017 / 11 / 17 293 0 2978   
3 nonsense love-2 2017 / 11 / 16 321 0 2631   
2 nonsense love-회상 2017 / 11 / 15 333 0 3300   
1 nonsense love-1 2017 / 11 / 13 530 0 483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고양이 전쟁
쑤우
어서와, 우리의
쑤우
살인은 살인일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