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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16장 로나스타 (1)
작성일 : 16-06-17 11:38     조회 : 504     추천 : 0     분량 : 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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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장 로나스타

 

 반쪽짜리 인생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 반쪽짜리가 그릇된 걸까?

 반은 그 자체로도 완전할 수 있다.

 

  수도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고됐다. 하프 엘프인 리브의 직감을 따라 가면 자연스럽게 도착해 있을 줄 알았는데, 가는 도중에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되었다. 돈이 부족해 중간에 단기간 일거리를 얻어 다들 일을 해 돈을 모으기도 했고, 지도에의 기록과 지금 지리가 달라 지도에는 길이 있지만 실제로는 더 가면 낭떠러지만 나와 영혼만 수도에 도착할 뻔 하기도 했다. 길을 잘못 알려준 사람도 있었고,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기도 했다. 중간중간 상인들과 합류해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기도 하고, 도깨비족을 만나 술상을 대접받기도 했다. 큰 수확은 술상에서 수도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알게 된 것이었다. 수도에서의 투르크 엘프는 꽤 유명인사인 모양이었다. 그 엘프의 이름은 ‘ 엘렌시아 ’ 라고 했다.

 

 

 그새 계절은 겨울이 되었고 노인네의 머릿발 같은 흰 풍경만이 눈 앞에 보였다. 바람은 뺨을 사정없이 후려갈기듯 매섭게 몰아쳤고 추위란 놈은 지치지도 않는 지 밤이고 낮이고 구분을 할 새도 없이 쳐들어와 혼을 쏙 빼놓고 갔다. 다행히도 다들 제 몸을 잘 살피며 적응을 해 나갔기에 별 탈이 없었다.

 그들이 가는 곳은 엘렌시아의 집이었다. 수도에서 가장 차가운 언덕의 절벽 끝에서 가장 낡은 집에 살고 있다는 엘프, 엘렌시아. 눈은 무릎까지 쌓여있어 빨리 걷기는커녕 미끄러지지 않게 정신을 집중하기에도 바빴다. 가이온과 마드린느, 리브는 엘렌세아의 집까지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지만 고르티아와 고메르는 수도에만 도달하면 그 이후부터는 연극단의 일을 알아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남매는 엘렌시아의 집으로 가는 길에 여전히 동행하고 있었는데, 투르크 족의 지도자가 될 지도 모를 엘프의 얼굴과 사정이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셋의 갈팡질팡하는 운명이 어디로 튈 지 보고 싶기도 했다. 자신들이 개입할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고 호기심만으로도 충분했기에 관객으로, 동행자로 남아주었다.

 “ 우리가 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녀의 기운이 느껴져요. ”

 

 리브가 다른 사람들을 위로했다.

 

 “ 다들 힘내요. 거의 다 왔습니다. ”

 

 이젠 몇 발자국만 더 내밀면 되는 순간이었다. 문을 두드리기 전에 제멋대로 문이 열리더니 닫힐 생각을 안 했다.

 들어오란 뜻인가. 그렇게 알아듣고선 일제히 통나무집으로 들어왔다. 문은 알아서 닫혔다. 집 안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안락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허름하고 무방비해보여 작은 생선 한 마리가 뭍에 잘못 올라와 퍼덕이는 모습처럼 보잘 것 없어 보였다. 난롯가에는 큰 냄비에 따뜻한 스프가 끊어지고 있었고, 귀여운 인형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락한 분위기를 내기에는 부족해보였다.

 벽 한 쪽에는 큰 태피스트리가 걸려져 있었다. 아, 이 집의 따스함은 다 이 태피스트리에서 나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하게 주위를 비추는 힘을 가진 태피스트리가 추운 벌판 위의 쓰러질 듯한 집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

 종달새가 하늘 위를 비상하는 듯 가벼운 가로지름에서부터 정원의 꽃봉우리가 보내는 금방이라도 만개하며 터질 듯한 설레임, 갓 눈을 뜬 아기를 받은 어머니의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참, 여름 내 강가에서 멱을 감던 물장구의 추억,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사랑하던 이와의 갑작스런 만남, 간질간질한 첫 입맞춤, 처음 맛보았던 꿀의 달콤함, 가을이 가져온 단풍으로 물든 산과 들의 새 옷차림,즐겁게 조잘거리는 아이, 사랑스러운 눈빛, 시시덕거리며 가볍게 주고 받는 소소한 대화와 농담들,만인의 사랑을 받는 유행가… 이 모든 게 태피스트리를 볼 때 한꺼번에 다가왔다. 노래를 들을 수도 있었고, 손을 잡을 수도 있었으며, 입술과 혀 끝에 달달한 감촉까지 생생했다. 살아오면서 즐겁다고, 기분이 좋다고,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었던 기억들이 심장에서부터 발끝까지 불어왔다.

 태피스트리에 있는 그림은 단순했다. 한 어린 아이가 유니콘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가장자리에 정교한 무늬나 희한한 장식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고, 많은 사람이 그려져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세기의 미인이 그려져있지도 않았다. 귀여운 아이와 뿔이 달린 말 한 마리가 연못 근처에 서 있는 그림일 뿐인데 어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이리 흔들어놓는지 알 수가 없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세상의 모든 근심은 잊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여기가 천국인걸까. 아니면 벌써 죽어서 묘한 경험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태피스트리에 다들 홀린 채 입꼬리가 올라가고만 있는 자신들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은 계속 태피스트리에 고정되어 옆에서 뺨을 때려도 알아채지 못할 모양이었다. 그렇게 5명은 환상 속에서 황금빛 길을 걷고 있었다. 아무도 중지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타앗-!

 소리 없이 다가온 자가 날쌘 몸놀림으로 커튼을 내려 태피스트리를 가려버렸다. 마드린느, 가이온, 리브, 고르티아, 고메르 모두 보는 황홀함에서 벗어나자 제 정신을 차리고선 현실로 돌아왔다. 눈 앞에 서 있는 자는 매섭게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불타오르는 횃불 같은 머리카락에 한낮의 잎사귀 같은 눈동자를 지닌 장신의 엘프, 엘렌시아였다. 고독해보이는 늑대와도 같아 보였다. 홀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처절하게 몰아치며 강해지기 위해 노력한 자. 수도의 홀로 남은 투르크 족의 또 다른 후계자 엘프. 그녀를 설득시켜야만 모든 굴레가 끝난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간다. 리브는 롤랑드의 쥴랑드 고아원으로, 가이온 아벨 티그리스는 그의 저택으로, 마드린느는 자유의 몸으로 어디든 갈 수 있게 된다.

 마드린느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엘프만 설득시키면 되는 거야. 이 엘프만 울지 않는 산맥으로 돌아가게 하면 된다. 그녀의 동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원점으로 돌아갈 수가 있어.

 ‘ 내 자유가 이 엘프의 손 안에 달려있어. ’

 긴장되기는 가이온과 리브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방금 막 만났는데, 엘렌시아는 이 이방인들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차가워보였고 적대적으로 보였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떠도는 늑대를 어떻게 해야 달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엘렌시아가 먼저 선수를 쳤다.

 “ 그런 태피스트리 하나에도 정신을 뺏겨버리고 제 마음조차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자라니, 한심하군. 같은 투르크 족은 너무 오랜만이야… 아니, 처음인가? ”

 저음의 목소리에는 비수가 꽂혀 있었다. 시퍼런 서슬과 말하는 듯 했다. 리브는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자신에게 되뇌이며 판을 시작했다.

 “ 제가 당신의 기운을 느끼며 존재를 알아차렸듯, 당신도 제 존재를 알아차리고 계셨겠지요. ”

 “ 여긴 왜 온 거지? ”

 “ 엘렌시아, 너무 경계하지 마시고 저희 말을 좀 들어보세요. 저희가 온 이유는 말입니다. ”

 “ 이름이 뭐지? ”

 “ 리브. 투르크 족의 리브요. ”

 “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

 “ 들었습니다. ”

 “ 누구한테서? ”

 “ 우연히 만난 자들이 다들 당신의 이름을 알고 있더군요. 당신이 일부러 흘린 것입니까, 아니면 그들 스스로 이름을 지어 부른 것입니까? ”

 “ 리브 투르크. 다시 한번 묻겠다. 왜 이곳까지 찾아온 거지? ”

 “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먼 거리를 걸어왔지만 이런 식의 대화는 달갑지 않은걸요. ”

 “ 뭘 기대한거지? ”

 “ 여태까지 혼자 살아온 겁니까? ”

 엘렌시아가 코를 킁킁대더니 알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 너, 인간의 피가 섞였구나. “

 “ 그렇습니다. ”

 “ 완전한 엘프가 아니지. 게다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건 인간들의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는 터. 희한하군. 대체 정체가 뭐지? ”

 “ 제가 당신에게로 올 수 있었다는 건 제 운명과 당신의 운명이 맞닿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저는 연결되어 있어요. 보이지 않는 실로 묶여있어서 서로를 모르는 척 해도 실이 계속 끌어당겨 모를 수가 없죠. 도망가려고 해도 서로가 느껴져요. ”

 “ 그게 무슨 소용이 있지? 무시하면 그만이야. 당겨도 뿌리치면 그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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