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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2 장: 벽아련 (3)
작성일 : 17-12-08 00:41     조회 : 287     추천 : 4     분량 : 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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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율기는 벽아련을 새로운 가모로 추대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다. 천율방은 이건 또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하였다. 율방이 벽아련을 어떻게 새로운 가모로 추대할 것이며, 그것이 과연 당신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 것인지, 또 자신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물었다.

 

  “가주는 이래저래 본인의 충심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본인은 언제나 가주와 고천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데. 본인이 이러한 제안을 하는 것은 가주도 알다시피, 벽아련은 청해 벽가의 일원입니다. 염방이라는 배경은 단지 지금처럼 천부의 분란만 야기할 뿐입니다. 정세가 좋지 만은 아는 이 때에 분열은 곧 파멸입니다.

 

  또한, 벽가의 재력이 고천에 유입되면 고천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천가의 오랜 숙원인 북벌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민들의 생활을 좀더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 천목십약이야 까마득한 과거의 일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미래를 도모해야 할 때이지요.

 

  가주만 동의 해준다면, 이 율기가 곁에서 돕겠습니다. 지금이야 염방에 가려 가주를 배척하는 것처럼 보이나. 전대 가주께서 친히 부탁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본인이야 말로 가주를 보필할 인재입니다.”

 

  천율방은 믿지 않았다. 그러나 나쁠 것도 없다 생각했다. 죽어가듯 위태롭던 야망이 힘을 받아 빛을 반짝인다. 율기의 얼굴을 또렷하게 바라보았다. 속을 알 수 없다. 큰 죄악을 저지르는 듯.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율방이 물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해 보시게. 누이.”

 

  천율방에게 있어서 소연은 가치를 잃은 존재와 다름이 없다. 소연은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애초에 사랑으로 시작한 관계가 아님에, 다른 여인이 있어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다만 서러운 것은, 이렇게 모질게 내쳐질지는 몰랐다. 그래도 전에는 꼬박 이틀에 한 번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아이를 품에 안은지 벌써 보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아이는 아비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보기 힘들던 오라비가 자주 찾아온다.

 

  “상황이 심각한가 봅니다.”

 

  소연이 핵심을 찔렀다. 깊숙이 들어온 것인지 염방은 평소답지 않게 매우 당황하며, 그렇지 않다 하였다. 소연은 그저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침상 너머로 꾸며진 요람에 천이리가 잠에 들어있었다. 그의 탄생이 어떠한 치명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지는 모른 체 태평한 것이 밉기도 하고, 한편으론 어미가 되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죄스럽기도 하다. 하여, 소연은 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염방은 누이의 생각을 읽을 능력은 없었지만 그녀가 불편하다는 것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어 원하는 대로 대화를 따라갔다. 날씨가 좋다는 것으로 시작되어, 이맘때 올랐던 고천 절벽의 아름다움이며, 얼어붙은 천검호에서 아직도 아이들이 썰매를 타곤 하는지 묻기도 하였다. 그러곤 문득 생각난 것인지 오라비도 어서 가정을 꾸리셔야 되지 않겠냐 물었다.

 

  염방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다 대답한다. 소연은 가끔 보이던 운연이라는 여자는 어떠하냐 물었다. 가끔 보니 마음이 없는 것 같지는 않던데. 염방은 손사래를 치며, 명두천이란 친우의 여동생 같은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더욱이 괜찮은 것 아닙니까? 친우의 동생이라면, 더욱이.”

 

  운연은 잔뜩 긴장한체 염방의 입만 주시하고 있다. 시간이 참 더디게 흘러 침묵만 감도는 것 같다. 운연의 손이 긴장으로 축축해 져 애꿎은 옷깃만 꽉 붙잡는다. 운연아. 그 이름이 가지고 온 파장은 컸다. 운연에겐 남모를 시간들이 있었다.

 

  처음엔 명가 도련님과 별다를 것 없이 분노만 가득한 인사인줄 알았다. 하는 행동이나 가끔 나오는 기품들이 어디 괜찮은 집안에 철모르는 도련님일까 생각되었다. 두천과 몇몇 부딪친 이후로 죽마고우가 되는가 싶어 뒤치다꺼리 할 것만 느는 것도 같아 한숨이 나올 뿐이다.

 

  그러다 문득 보이는 눈빛이 슬프기도 했다. 그런 경향은 천부에 들어오고서 더 심해졌는데, 둔감한 명가 도련님은 몰라도, 제법 눈치 빠른 운연을 알 수가 있었다. 나름 양명(揚名)하여, 출세했다고는 하고, 삶도 제법 화려해 졌지만. 무언가 허전 하다고 술에 취한 염방이 말하곤 했다. 도련님이은 실없는 소리 한다며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으나, 운연은 염방의 표정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운연아, 보아하니 정의라는 것도 없고, 악의라는 것도 없다. 정도는 무엇이고, 사도는 무엇이냐? 그저 모두가 서로를 향해 사도라 하고, 스스로를 정도라 하고 있는데. 과연 옳은 것은 존재하느냐? 사실 정의는 패자가 부르짖는 말일 수도 있겠지. 좋은 날에는 생각지도 않던 잡념이 드는구나.”

 

  운연은 힘이 빠진 염방이 안타깝다. 강건하던 어깨는 힘이 빠져 굽어 있었고, 요간 부쩍 늙은 듯 왜소해 졌다. 앙상한 손이 쥐고 있는 검병(劍秉)에도 녹이 슨 듯 퍼렇다. 운연은 그 손을 잡아 주고 싶었다. 둘 사이에 놓인 탁자는 크지 않았으나, 거리는 멀어 닿지 않았다. 운연은 손가락만 꼼지락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를 찾아 따라야한다, 옛날 반영 공(公)께서 하신 말씀이지요. 공 뿐만 아니라 많은 성현들도 그러한 말씀을 전했습니다. 분명 정도는 있습니다. 나리께서도 전날 그러시지 않으셨습니까? 소수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형태는 불합리하다.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셨습니다.”

 

  염방은 그때의 치기는 무슨 용기로 나왔는가 하였다. 아직 젊은 날에 자신은 자신감만 가득했다. 그것보다 분에 가득 찼다. 평합문이며, 천율기며, 고위 가신들은 잘 먹고 잘 살아가는 데. 화목했던 집안은 순식간에 사그라지고 본의 아닌 칼 밥을 먹는 처지가 화가 났던 것이다. 대의라 꾸미는데 급급하여 그런 소리를 한 것은 아닌가? 사실은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인데. 운연이 틀리셨다 크게 말한다.

 

  “어찌 그리 말씀하십니까? 그렇다면, 저나 명가 도련님이나, 각주를 따르고 가주께 충심을 다하는 이들이 모두 사특한 이들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예. 시작은 나리의 분노로 비롯되었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나리의 욕심만으로 이루어 지는 게 아닙니다. 정천회 그 늙은 것들의 행태에 죽어나는 것은 민들 뿐 아니겠습니까?”

 

  흰자가 도드라지는 운연이 얼굴이 조금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어서, 염방은 미안하다며 진정하라 다독였다. 운연은 씩씩거리다가,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이 제법 귀여워 염방은 흰 웃음만 흘렸다.

 

  누이의 말에 되새겨 보면 조금 애매한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사심을 섞은 시선으로 본 적도 있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여인이었고, 따르는 모습도 정겨웠다. 능력도 있는 여성이고, 같이 살면 좋겠다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나이 차이는 둘째 치고서라도, 자신은 그리 훌륭한 남편감이 아니었다. 염방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누이지만 그래도 경험은 해본 사람으로써 하는 말인데, 별거 없습니다. 같이 일어나고, 잠들고, 밥을 먹고 하며 정만 쌓는 게 다인 듯 합니다. 하기사, 처지가 이리 된 걸 보면 이렇게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마는”

 

  소연이 자신에 말에 상처를 받았다. 괜히 외면하며 창으로 쏟아지는 붉은 빛을 바라본다. 오늘도 오시지 않으려 봅니다. 가주를 향한 말이다. 원망도 없고, 어떤 기대도 없다. 그것이 꼭 자신을 타박하는 것으로 느껴져 염방은 자리가 불편하였다.

 

  “가주께서 상심하시어 그러하십니다. 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리고 일상으로 복귀하시겠지요.”

 

  염방의 공언(空言)만 의미없이 퍼졌다.

 

  벽아련은 별장에서 색색의 옷을 펼쳐 놓은 체 콧소리를 내고 있다. 이래 보여도 청해에서 가지고 온 물건이라, 궁벽한 이 곳에선 감히 구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북쪽이 바람도 세고, 차서 가벼운 천은 제 구실을 못하는 듯 하나, 동사(凍死)보다 무서운 게 아름다움을 잃는 것이다. 그렇게 배웠다.

 

  청해의 하루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었다. 벽가 본당의 식당에선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보였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엔 소금기가 진했다. 신선한 해어(海魚)가 조리되어 식탁위로 올라오면, 고운 손으로는 바르는 게 아니라며 아랫사람이 시중을 들었다. 볕 강한 날이면, 바닷가에 그늘막을 설치해 놓고, 흰 옷에 나들이를 나가기도 하였다. 별 걱정 없던 날들 중에 아버지가 징조없이 고천으로 가라는 명을 내렸다.

 

  그날은 아련이 맞는 스무 번 째 생일이었다. 감히 의문도 표하지 못하고, 그리하겠다 답 하고, 방에 들어와 한참을 울다 떠올렸다.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고천에서는 여자이던 남자이던, 국한 되지 않고 능력만 있다면 출세할 수 있다는데. 어차피 청해에서야 예쁨 받고 자라다, 팔리듯이 시집이나 갈 것이 뻔하지 않는가? 기본 교육이 끝나면 역량에 따라 상급 교육도 받는다고 하던데. 아버지가 어찌 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오른다면. 내 뜻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따로 벽아련을 부른 아버지가 여자는 외모가 능력이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얌전히 기간만 채우고 오라 하였다. 추운 지방에서 괜한 남자를 드렸다가는 써 먹지 못하고 시집을 가야 할 터이니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다 오라고 하였다. 그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떠나기 전 날에는 손위자매가 찾아와 미안하다고 껴안았다. 벽아련은 오히려 언니가 불쌍해 보였다. 그녀는 곧 금보의 이름난 상인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청해지방에 여인들이 싹싹하고 얌전하니 말도 잘 듣는다면서 아내 삼으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벽아련은 껴안은 체 어깨를 가득 적신 언니의 등을 두드리며, 나는 그리 살지 않겠다 다짐하였다.

 

  벽아련은 송별조차 없이 북으로 가는 행렬에 몸을 실었다. 생전 처음 떠나는 먼 길이라서가 아니라, 고천 지방은 생가보다 훨씬 먼 곳이었다. 한 발, 두 발. 고향에서 조금씩 멀어질수록 자유라는 게 크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 꽃은 무엇인가? 이곳은 땅도 아니고 강도 아닌데 무엇인가? 이 강에도 이름이 있는가? 세상 곳곳은 궁금한 것 천지였다. 금보지방 출신이라 하는 시녀는 처음보는 주인의 모습이 신기하였는지, 그래서 기특하기도 했는지, 이 꽃은 해화라고 합니다. 이곳은 땅도 아니고 강도 아니고 늪지라고 하지요. 이 강은 작고 눈에 띄지 않아 부르는 대로 이름이라 하는데, 아가씨께서 한 번 지어 보시지요.

 

  벽아련은 그 강을 련하(戀河)라 이름을 지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청천무가.

 

 지금 Facebook 페이지에 알.재.신.발 2화가 업데이트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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