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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느 사생 팬의 연예계 정벌기
작가 : 쉬크한냐옹님
작품등록일 : 2017.12.7

어느 사생 팬의 연예계 정벌기.

연예인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 주인공 ‘사이고’, 생김새는 대략 이러하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하늘로 솟은 들창코, 쿤타킨테 입술, 약간 사시인데다가 짝짝이인 두 눈. 체격은 통통하다 못해서 퉁퉁하다.

학교에서는 여자가 아니라 추녀, 아니, 범죄자 인상이라고 부르면서 슬슬 피한다. 대부분의 왕따에는 면역력이 있다. 공부는 잘 못한다. 운동신경은 꽤 좋은 편이다. 집안은 중산층인 듯하다.

‘사이고’가 연예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예인들은 못생긴 여자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고’는, 연예인들을 제대로 안티할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안티 끝판 왕을 위해서, ‘최고의 사생팬’이 친히 되어주기로 결의한다. 그렇게 ‘사이고’는, 서서히 연예계 사생 팬들의 최정상, 진정한 퀸(QUEEN)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고’에게, 국내 최고 방송사 중 하나의 제안이 들어온다. 그런데 뭐라고?! 대한민국에서 못생겼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고의 추녀 ‘사이고’. 그러한 ‘사이고’가 주말 드라마의 퀸카 역할로 강제 데뷔한다고?!

일반 미녀들이라면 당연히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사이고’에게 보내는, 일종의 ‘결투 신청’이었다. 그리고 ‘사이고’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방송사의 ‘결투 신청’에 기꺼이 응해주기로 한다.

그 이후, 국내 연예계 최정상 악의 화신, 즉 사생팬을 넘어서, 이단의 교주 급 사생여배우를 선언한, ‘사이고’의 화려한 인생이 시작된다!

 
01.
작성일 : 17-12-07 22:11     조회 : 370     추천 : 0     분량 : 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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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가까워지고 싶은 인간, 무조건 멀리하고 싶은 인간.

 그리고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이고’는 후자로 낙인이 찍혀 있었다.

 사람들은 ‘사이고’가 지나가면, 보란 듯이 퉤 침을 뱉었다. 그리고 뒤에서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사이고’를 비웃고는 했다.

 “죽일 년!” 이것이 ‘사이고’에 대해서 대부분의 남자들이 보이는 반응이었다.

 “아냐. 죽일 년까지는 아니고, 쟤는 그저 미친년에 불과해.” 그나마 몇 명의 남자들이 이렇게 말해주고는 했다.

 “어머나, 불쌍해라. 가여워.” 여자들은 자기들끼리 ‘사이고’에 대해서 수군거렸다.

 그렇게 남자들과 여자들은 키득거리며,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즐겁게 놀았다. 아무도 ‘사이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순전히 ‘사이고’의 외모 때문이었다. 또한 ‘사이고’가, 연예인이라는 종족들을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사이고’가 다니는 학교가 대한민국 스타 탄생의 No. 01 산실, 목신 고등학교라는 것이다.

 

 ‘사이고’의 생김새는 대략 이러했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하늘로 솟은 들창코, 거무튀튀한 쿤타킨테 입술, 약간 사시인데다가 짝짝이인 두 눈. 체격은 통통하다 못해서 퉁퉁한 체격. 마디가 잘 안 보일 정도로 굵고 울퉁불퉁한 두 손. 아, 그리고 XX 염색체, 즉 여자이다.

 “쟤 왜 저래? 여자 맞아?” 지나가던 누군가가, ‘사이고’를 보고 툭 말을 내뱉었다. 머리에 갈색 브리지를 넣은 그는 꽤나 잘생긴 소년이었다. 그는, ‘사이고’가 다니는 학교에서 최근에 데뷔한 가수, EM이었다. EM은, 연예인이라면 질색하는 ‘사이고’도 익히 알 정도였다.

 “그러게. 여자가 아니라 추녀, 찐따, 아니, 범죄자 인상인데.” 다른 사람이 말했다.

 “불량식품은 피하는 게 상책이야. 병신에게 먹이를 주지 맙시다.” 또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끼리 히죽거리며 지나가버렸다.

 그들의 뒤에서 ‘사이고’는, 그들을 지그시 째려보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마 울음을 엉엉 터트릴 것이다. 그러나 ‘사이고’로서는, 도통 한두 번 당해보는 일이 아니다. 그저 ‘사이고’는 핸드폰을 쓱 꺼낸다. 나름 최신형 핸드폰이다. 이래 뵈도 방어용 무기로 쓰기는 꽤나 안성맞춤인, 살상용 핸드폰이다. 자신이 암호를 걸어둔, 핸드폰 내장형 비밀 메모장에, ‘사이고’는 뭔가를 타닥타닥 적는다. 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 귀가해서 저주를 내릴 인물 명단, 재수 없는 신인 연예인 EM, 그리고 그의 지인들 일동.’

 메모를 마친 ‘사이고’는 핸드폰을 탁 덮었다.

 ‘훗, 이래 뵈도 나의 저주 능력은 꽤 프로급이지!’ ‘사이고’가 생각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사이고’는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신인 연예인 EM과 그의 지인들에게 저주를 내릴, 저주 인형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꽤나 부지런히 손길을 놀리던 ‘사이고’는, 문득 깊은 생각에 잠겼다.

 ‘가만있자. 효과적으로 저주를 내리려면, EM과 그 지인들의 머리카락이 필요한데!’ 이것이 ‘사이고’의 생각이었다.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사이고’는 이내, 럭색 백팩을 짊어졌다. 집을 나온 ‘사이고’는 그대로 어디인가로 향했다. 그렇게 ‘사이고’가 발길을 옮긴 곳은 놀랍게도 콘서트 장이었다. 그 콘서트 장에서는 오늘, EM의 공연이 벌어질 예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EM의 콘서트 장에는 벌써, 여자 팬들이 긴 줄로 늘어서서 꺅꺅거리고 있다. 그러한 수많은 여자 팬들을 무시하고, ‘사이고’는 줄의 맨 앞으로, 당당하게 새치기를 하며 끼어들었다.

 “야! 너 뭐야!” 여자 팬들이 소리를 질렀다.

 “EM의 사생팬이다!” ‘사이고’도 소리쳤다.

 “사생팬?! 우리 EM 오빠에게 뭔 짓을 하려는 거야? 죽여 버릴 거야!” 여자 팬들이 소리쳤다.

 “시끄러워. 솔직히 말해보자. 너희들, EM의 잠자는 모습을 몰래 보고 싶지 않아? 나라면 그것이 가능하게 할 수 있어.” ‘사이고’가 말했다.

 “원하는 것이 뭐야?” 여자 팬들이 물었다.

 “EM 뿐만이 아니야. 다른 연예인들도 얼마든지 조종이 가능하지. 그래. 너희들이 원한다면 연예인들과 같이 데이트를 즐기게 할 수도 있고.” ‘사이고’가 말했다.

 “기가 막혀.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저리 비켜! 안 그러면 경찰을 부를 거야!” 여자 팬들이 말했다.

 “아무도 믿지 않는군. 하지만 한 가지 말하겠다. 나는 앞으로, 대한민국 사생팬의 신화가 될 것이다.” ‘사이고’가 말했다.

 

 그때였다. 방송이 흘러나왔다.

 ‘지금부터 입장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너, 콘서트 티켓은 있니?” 여자 팬들이 빈정거렸다.

 그 말에 눈을 번득이며 ‘사이고’는, 자신의 학생증을 꺼내들었다.

 “어머, 목신 고등학교네요.” 콘서트 장 안내요원이 말했다.

 “EM과 같은 반입니다.” ‘사이고’가 말했다.

 “하지만 콘서트 장은, 미리 유료 티켓 예매를 하고 와야 해요.” 콘서트 장 안내요원이 말했다.

 “오늘 EM의 친구들이 나보고, 불량식품, 찐따라는 모욕을 줬습니다. 그러한 사실을, 방송사에 제보해도 될까요? 마침 기록 파일도 다 있습니다.” ‘사이고’가 말했다.

 “... ...자리를 안내해드리지요.” 콘서트 장 안내요원이 말했다.

 약 한 시간 이후, ‘사이고’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 ...녹음파일은 진짜네요.” 경찰들이 말했다.

 “모욕죄, 성립하지요?” ‘사이고’가 말했다.

 “반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경찰들이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찐따라는 소리를 면전에서 듣고도, 복수를 안 하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이고’가 물었다.

 “그 동안 고생이 많으셨나보군요.” 경찰들이 말했다.

 “대부분의 왕따에는 면역력이 있지요.” ‘사이고’가 말했다.

 “방금 EM의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생팬이 따라다닌 흔한 사건인 것 같으니 그냥 가만히 있겠다고 합니다. ‘사이고’ 씨, 귀가하셔도 좋습니다.” 경찰들이 말했다.

 그렇게 사이고는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결국 머리카락은 구하지 못했어. 다음에는, EM이 간다는 미용실에 가 봐야겠군.’ 사이고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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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1. 2017 / 12 / 7 371 0 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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