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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홍콩러브트립
작가 : 제이J
작품등록일 : 2017.12.1

은퇴후 낯선 도시를 찾아온 톱스타 이한경
그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이드 송호연
홍콩에서 시작되었던 그들만의 러브 트립

 
3. 번외 - 사랑과 사진의 공통점
작성일 : 17-12-07 19:37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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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사진의 공통점

 

 길을 가던 소녀들의 걸음이 동시에 멈췄다.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신나게 셀카를 찍던 그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고정되었다. 저만치 골목에 서있는 남녀를 향해 누군가의 손가락이 들어 올려졌다.

 

 “저거, 이한경 아니니?”

 

 미간을 가늘게 좁힌 채 같은 곳을 바라보던 무리 중 하나가 손뼉을 쳐댔다. 좌우 시력 2.0의 소유자이자 평소 누구보다 눈썰미가 좋다고 자부하던 이었다.

 

 “이한경 맞다. 저 기럭지에 저 비율, 확실해.”

 “어머 어머, 은퇴하고 홍콩 왔다더니 여기에 있었던 거야?”

 “근데 저 여자는 누구야?”

 

 소녀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경 옆의 여자에게로 쏠렸다.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서있는 여자는 한경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마스크 위로 드러난 한경의 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를 보는 여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지? 연예인인가? 밀월여행 뭐 그런 건가?”

 

 이한경의 정체를 확신하고 나섰던 소녀가 여자를 바라보며 가늘게 미간을 좁혔다.

 

 “저런 기럭지에 저런 비율은 우리나라 연예인 중에 딱히 없는 거 같은데.”

 “그럼 홍콩 배우인가?”

 “야야, 사진부터 얼른 찍자.”

 

 모두의 손에 들린 핸드폰들이 같은 곳을 향했다.

 

 “얘들아.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소녀들의 시선이 옆으로 돌려졌다. 낯선 여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의 손에는 커다란 대포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누가 봐도 사진 찍는 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란 포스가 풀풀 풍겼다. 혼혈로 짐작되는 이국적인 생김새였으나 내뱉는 한국말은 몹시 능숙했다. 소녀들은 어안이 벙벙한 눈을 여자에게 꽂았다.

 

 “뭐, 뭐가 안돼요?”

 

 도촬을 제지당한건가 싶어 소녀들은 말을 버버거렸다. 거리에서 담배피면 벌금문다, 쓰레기 버리면 안 된다, 쓰레기통에 침 뱉어도 벌금이다, 지하철에서의 음식 섭취도 안 된다. 가이드북에서 강조하던 홍콩여행의 금기사항 중 도둑 촬영이 포함되어 있었던가. 소녀들이 께름칙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사이 여자의 손가락이 한경 쪽을 가리켰다.

 

 “여기서 저쪽을 찍으면 역광이잖아. 인물 얼굴이 안 나온다고.”

 “아.”

 

 소녀들은 뒤늦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여자는 태연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저 반대편 골목에서 찍어야 빛이 옆으로 들어와서 예쁘게 나와. 내가 이 사진을 거기서 찍었거든.”

 

 여자는 자신이 찍은 컷들을 소녀들에게 보여주었다. 타르트를 먹으며 웃고 있는 이한경과 그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홍콩 특유의 다닥다닥 붙은 집들을 그려놓은 덩라우 벽화를 배경으로 선 그들은 누가 봐도 알콩 달콩한 커플로 보였다.

 

 “와. 이거 완전 화보네요. 기자세요?”

 “거기 여자분들.”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소녀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번듯한 슈트 차림의 남자가 아이스커피 두 잔을 양손에 든 채 서 있었다.

 

 “남의 사진 함부로 찍는 거 아닙니다. 초상권 침해 아시죠? 법적 책임 물 수 있어요.”

 

 그쪽은 누구냐는 눈들이 남자를 향했다. 섬뜩할 만큼 잘생겼으나, 가면을 뒤집어 쓴 듯 무표정한 얼굴에 기가 죽었다. 당신은 누구냐 되묻기도 뻘쭘했다.

 

 “일반인의 경우 30만원 정도의 벌금으로 끝나지만, 유명인의 경우는 더 할 수 있고요.”

 

 설명이 아니라 협박에 가까운 말투였다.

 

 “변호사 조언이니까 새겨들어.”

 

 남자의 손에 들린 커피를 가져다 들며 여자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소녀들은 기가 찬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그쪽도 찍으셨잖아요. 이한경 사진.”

 “난 찍어도 되지. 스냅 사진작가니까.”

 

 여행을 떠나온 커플들이 이국 땅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스냅사진 촬영을 하는 것이 유행이 된지는 꽤 오래였다. 소녀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것은 그게 무언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스냅 사진작가가 이한경의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스냅 사진 작가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사랑하는 어느 순간을 지켜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소녀들의 얼굴에 멍한 표정이 떠올랐다. 한 남자, 한 여자, 서로, 사랑. 경악한 눈들이 한경과 이름 모를 여자 쪽으로 돌아갔다. 그들을 보는 여자의 입 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사랑과 사진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알 턱이 없었다. 그게 뭔가 고민할 상황도 아니었다. 자신들은 지금 세기의 스캔들의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무리 중 누군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랑이든, 사진이든 일단 먼저 상대를 바라봐야 한다는 거야. 저 두 사람처럼.”

 

 여자는 왠지 뿌듯한 눈으로 저만치의 두 남녀를 바라보았다. 곁에 서있던 남자는 그런 여자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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