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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15장 메이플 여관 (1)
작성일 : 16-06-15 11:49     조회 : 764     추천 : 0     분량 : 7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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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장 메이플 여관(1)

 

 가면을 써야 한다면 되도록 많은 가면을 쓰자

 웃음을 지어야 한다면 왕의 어릿광대처럼 웃자

 눈물을 흘려야 한다면 장례식장의 유가족처럼 슬퍼하자

 내 이번 생애에는 가장 유능한 배우가 되리.

 

 

 보통의 메이플 여관은 조용했다. 머무르는 손님은 많았으나 여주인이 손님을 대하는 솜씨가 일품이어서 여관은 잔잔하게 잘 흘러만 가고만 있었다. 조근조근한 말씨에 딱 부러지는 일처리 솜씨까지 가지고 있는 여주인은 여관을 혼자서 운영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일했다.그래서 메이플 여관은 항상 깨끗했고 음식 맛도 일정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부터 큰 소리가 났다.

 “ 너 언제 들어왔어? 왔으면 왔다고 얘기를 해야 할 거 아냐! ”

 “ 말하면 말했다고 화내잖아! 얼굴만 보면 화 내는데 내가 왜? 그리고 어쨌든 몸 성히 왔잖아! 왔으면 된 거지 뭘 그렇게 신경 써? ”

 “ 집에 안 들어오니까 그렇지! 너 지금까지 어디 가 있었어? ”

 “ 알면 뭐 하게? ”

 항상 차분하고 단정하게만 보였던 여주인이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식당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던 리브는 이 소동에 집중하던 생각들이 다 흩어져버렸다. 그는 어떻게 수도로 가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수도에 간다고 해도 말이지, 그 엘프를 어떻게 찾느냐가 문제였다. 그 엘프와 본능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확실하게 간다는 보장은 없는 게 맞다.

 그리고 만난다고 치자. 어떻게 투르크 종족의 영토로 돌아오라고 설득할 것인가? 지금까지 그 엘프가 돌아오지 않았던 것에도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단순히 돌아오는 것도 아니었다.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받아들일지 안 받아들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지도자 아도니스가 리브를 보낸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 아닐 수도 있었겠다. 계속 대드는 리브가 괘씸해서 버린 것일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다시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혼자 쓸쓸한 벌판에 버려져 있는 기분이었다. 하늘은 어두워지면서 먹구름이 끼고 있지만, 우산도 없고 갈 곳도 없어 찬 바람을 맞고만 있는 마음이었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큰 대화가 오가 리브는 다시 차를 마시던 메이플 여관으로 돌아왔다.

 ‘ 여주인장이 저렇게 큰 소리를 내는 건 처음 보는데. ’

 못 보던 남자였다. 언뜻 남자의 얼굴을 보다가 다시 여주인이 얼굴을 바라보았다. 둘의 얼굴이 겹쳐보였다. 인상은 달랐지만 닮은 얼굴이었다.

 여주인은 얌전하지만 고집스럽게 보이는 입매를 가지고 있어 어리지만 단단해보였다. 바람에 쉽게 흔들려도 쉬이 꺾이지 않는 갈대 같은 사람이라는 인상이었다. 어리게 보면 스무 살에서 많게 보면 스물 셋, 넷까지 볼 수 있었다. 밝은 갈색으로 일자로 잘려진 단발이 고개를 흔들거릴 때마다 찰랑거렸다. 위로 올라가며 가늘게 찢어지는 눈꼬리가 들어왔다. 무지개처럼 위로 올라가버릴 듯한 눈매.

 그녀는 삶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바라보기만 해도 그 기운이 와 닿았다. 바다에서 철썩거리는 물결에 아무리 깎여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 같은 여자랄까. 울어도 속으로만 울음을 삼킬 것만 같고 틈새를 보여주지 않아 마음을 관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손님과 여관 주인이라는 관계에서야 믿음직하지만 다른 자리에서 만났을 때에는 어떤 느낌일 지 궁금했다.

 반대로 남자에게는 그런 단단한 기운이 없었다. 가볍고 산뜻해 금새 마음만 먹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믿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날아가버릴 듯한 봄바람 같은 사내였다. 그 역시도 밝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지만 단단하기보다는 물렁한 진흙 같았다. 성을 만들 수도 있고 작은 나무를 만들 수도 있는 진흙이라 항상 변하고 또 달라지는 사람으로 보였다. 눈매가 올라가 있듯그의 기분도 올라가 있었다.

 ‘ 비슷하면서도 한참 다르군. ’

 대화를 들으면서 그들이 피를 나눈 사이인 것은 분위기상 더욱 분명해졌다.

 “ 고메르, 너 설마 또 연극 보러 간 거야? ”

 “ 아닌데? ”

 “ 그럼 극단 쫒아다녔어? ”

 “ 아닌데? ”

 “ 아닌데 밖에 할 말이 없어? ”

 “ 응. ”

  “ 누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네가 없어서 내가 손님도 받고 요리까지 하느라고 죽는 줄 알았어! 손님도 많은 데 말도 없이 사라지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이거 말아먹자 이 소리야? 네가 뭔가 단단히 착각하나 본데, 이거 없으면 너 나랑 나가서 빌어먹고 살아야 돼. 너 천애 고아야. 정신 좀 차리고 다녀! ”

 남자가 초록색 조끼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사과를 꺼내 한 입 물었다. 그의 행동에는 반성한다던가, 미안하다던가 식의 그런 기운은 전혀 없었다. 방금 산책을 다녀왔다는 듯의 말투에는 당당함이 넘쳐 흘렀고 아무런 구김살이 없었다. 리브는 곧 여주인이 화를 더 내리란 걸 알고서 차를 빨리 마시기로 했다.

 ‘ 이런 대화는 더 들어봐야 도움이 안 되지… 무안하기도 하고 말이야. ’

 하지만 무리였다. 컵이 좋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물이 유난히 뜨거워서 천천히 식는 건지 그날따라 차는 유독 뜨거웠다. 용암을 목이 들이붓고 싶지 않다면 제 속도대로 마시는 게 좋으리라.

 ‘ 그냥 극을 본다고 생각하고 한 번 들어나볼까. ’

 

 “ 고르티아, 너무 화 내지 마. 사람이 설사 죽기만 하겠어? 그리고 누나 저금도 열심히 해놨잖아. 우리 부자 아니야? ”

 “ 우리 부자 아니야! 너 정신은 어따 팔아먹고 다니냐? 어릴 땐 패기라도 하면 됐지 이건 다 커서 속만 썩이고 다니고… 너 정신 좀 차려! 며칠이나 돌아다닌 거야? 말 좀 하고 다녀! ”

 “ 말하나 안하나 돌아다니는 건 똑같은데. 히히. ”

 “ 너 대체 뭐 해 먹고 살 거니? 너 이제 18살이야. 네 앞길은 네가 챙겨야지. 내가 언제까지 잔소리만 할 순 없잖니? 내가 언제까지 네 보호자 노릇을 해야 해? 우리가 누가 있니. 우린 우리 서로밖에 없어. 피가 섞였다 해도 서로 돕지 않으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버려. ”

 “ 그건 나도 잘 알지. 우리 부모님도 우리 버리고 갔잖아? 이렇게 둘이나 낳아놓고선 버릴 거면 왜 낳았나 몰라. 그냥 들개나 주지. ”

 “ 그래, 그러니까 보란 듯이 제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지? 누구처럼 극이니 배우니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지 말고 말이야. ”

 “ 너무 그러지마. 보니까 저 손님도 차 마시고 계시네! 손님도 계시는 데 그 앞에서 꼴보기 싫게 말싸움이나 해서는 되겠어? 누나도 가서 할 거 해! ”

 “ 그러는 너나 잘해. 나 나갔다 올 테니까 부엌에 있는 재료들 손질 좀 해놔! 손님들 챙겨드리고! ”

 여주인 고르티아가 앞치마를 내팽개치며 나가버렸다. 뺀질거리는 동생은 노닥거릴 줄로만 알았는데, 부엌에 가서 양파, 버섯,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등 야채들을 가져다가 다듬었다. 이제 식당에는 리브와 재료를 손질하는 고메르만 남아 있었다. 칼이 도마와 부딪히는 소리만 울려 펴지다가 고메르가 리브를 쳐다봤다.

 “ 손님은 혼자 오셨나봐요? ”

 “ 그런 건 아니고 일행이 있습니다. ”

 “ 일행이요? 일행이 있는 데 왜 여기서 혼자 드세요? ”

 “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말이죠. ”

 “ 그렇다면 죄송하게 됐네요. 뭐, 워낙 저희 누나가 극성이라서요. 그냥 연극 좀 보려고 했다가 허탕만 쳐버렸지 뭐에요. ”

 “ 연극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

 “ 손님은 연극을 안 보시나 봐요? ”

 “ 즐길 새가 없었네요. ”

 “ 아, 이거 안타깝네요. 먹고 사는 건 누구한테나 버겁나 봅니다! ”

 “ 그런 셈이죠. ”

 서걱서걱 칼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리브는 차 맛이 한결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 그래도 내가 누나랑 여관을 운영한 지 꽤 되는데, 엘프 손님은 처음 받아봅니다! ”

 “ 그렇다면 영광입니다. ”

 “ 말씀하시는 거 듣자하니 아주 샌님이시구려! 얼굴도 고운 데 말씨까지 예사롭지가 않으시네. ”

 “ … 엘프라는 게 그렇게 티가 납니까? ”

 “ 아무렴, 척 보면 딱이죠. 근데 엘프들은 자기 영토에서 잘 안나올려고 하던데…? 특이하시네. ”

 “ 사정이 있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

 “ 사정, 그 놈의 사정! 핑계 없는 무덤 없고 사정 없는 사람 없다더니! 그래, 어디로 가십니까? ”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도 고메르의 칼놀림에는 망설임이라던가 흐트러짐이 전혀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놀림이 몸에 배여있는 태는 여관에서 머무른 시간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 수도로 갈 생각입니다. ”

 “ 수도요? 좋죠! 로나스타에는 코끼리를 열 마리는 합쳐놓은 것보다 큰 극장이 많지요. 재밌는 극도 아주 많고요. ”

 “ 혹시 배우가 꿈이십니까? 아니면 단지 극을 좋아하시는 겁니까? ”

 “ 극도 좋지만 배우가 된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겠죠! ”

 고메르가 눈을 반짝이며 흥분했다. 콧구멍이 벌렁거렸고 볼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몸에 불이 들어온 모양이었다. 생선을 다 팔아버리겠다는 의지의 생선 장수처럼 고메르가 목청껏 외쳤다.

 “ 수도로 가서 배우가 되는 겁니다! ”

 “ 왜 하필 수도입니까? 극장이라면 다른 곳에도 있지 않습니까? ”

 리브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연극이라곤 쥴랑드 고아원에서 인형으로 간단한 이야기를 꾸며 낸 게 다였다.

 “ 제가 상상하는 연극은 달라요. 거대하고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재밌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서 들어오죠. 그곳에서 신분이나 종족의 이름 따윈 중요치 않아요. 모두 다 같다구요. 관객이란 이름 앞에서는 모두들 평등하니! ”

 “ 그럼 수도에 가보셨겠군요? ”

 “ 아뇨… 그냥 손님들한테 들은 거에요. 실제로 수도에 가본 적은 없어요. ”

 고메르가 쑥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허허 웃어 보였다.

 “ 그나저나 수도로 가신다니 가이드는 구해놓으셨나요? ”

 “ 아직입니다만, 가이드가 꼭 필요할까요? ”

 “ 아, 처음 가시는 길에 가이드가 있으면 훨씬 편하죠. 아니면 대략 가는 길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도 있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 그렇기야 하겠습니다만… ”

 고메르의 재료 손질은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푸대에 더 남은 재료가 없나 확인하던 그는 ‘어이쿠 내 정신 좀 봐’ 라며 부엌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리브는 찻잔에 남은 차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씁쓸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혀끝에 남았다. 마드린느도 거의 회복이 되었고 그 동안 잘 쉬었으니, 갈 길 채비를 할 생각이었다.

 ‘ 시장으로 가 지도라도 구해봐야겠다. ’

 여관문을 열고서 단풍이 있는 거리고 나갔다. 울긋불긋. 이런 걸 보고 울긋불긋하다고 하는가. 노란 은행나무와 붉은 단풍나무가 수호라도 하는 듯 늠름하게 우두커니 서 있었다.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다양한 색이 눈에 들어왔다. 천조각을 꿰매어 알록달록한 식탁보를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아직 색이 변하지 않아 초록빛이 군데군데 보이는 광경은 셸 아일랜드의 롤랑드 마을을 생각나게 했다.

 연두빛 에메랄드가 손 안에 잡힐 정도로 영롱했던 마을이었다. 발끝부터 차올랐던 풀빛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그리웠다.

 ‘ 여기도 멋지고 근사해. 아름답지. 다채롭고 활기차. 그래도… 부족해. ’

 화려한 풍경에도 헛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마음을 더 쓰면 깊게 슬퍼질것만 같아 필요한 물품들을 사는 데 정신을 집중했다.

 마지막으로 지도를 어렵게 구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좀 낡아 흐릿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고 바래기도 했지만 없는 것보다야 나았다. 이제는 메이플 여관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늘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파란 하늘이 하얀 중간 지점을 지나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시간. 대비되는 두 지점에 있는 흰 지점은 무슨 생각을 할까.

 ‘ 너는 하늘도 아니지만 태양도 아니구나. ’

 ‘ 나도 그렇지. 인간도 아니지만 완전한 엘프도 아니지. ’

 구름들이 빛을 받아 연분홍빛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지고 있는 벚꽃잎들이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구름들 사이로 새떼가 일렬을 맞추어 날아가고 있었다. V자 모형으로 날아가고 있는 새떼들은 날개를 일제히 펄럭이며 유유히 움직이고 있었다. 리브가 새들에게 말을 걸었다.

 ‘ 어딜 그리 바삐 가시나? ’

 ‘ 울지 않는 산맥에 간다네.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알을 부화시키기에는 드나듦이 적어 안성맞춤이지. ’

 새떼의 우두머리가 답을 보내왔다.

 ‘ 그래, 잘 가시게. ’

 ‘ 자네도, 투르크여. ’

 원래대로라면 새들에게 말을 건다는 일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엘프족의 영지에 다녀온 이후로부터 리브는 눈에 띄게 변해갔다. 엘프족에 더 가까워진 외모에 자연이 속삭이는 말에 응답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유독 새와 나비같이 하늘을 나는 존재들에게 더 잘 통하는 대화였다.

 ‘ 뭐 나쁜 재주는 아니니 염려할 일은 없겠지만, 일단은 혼자서 알고 있는 게 좋겠다. ’

 새 떼도 갈 길을 가고 리브도 낙엽을 밟으며 여관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손님도 여관으로 가는 길이신가 봐요? ”

 양 손에 가득 채운 보따리를 들고서 땀을 뻘뻘 흘리는 메이플 여관의 기둥, 고르티아가 옆에 서 있었다.

 “ 그렇네요. 여관으로 가시나요? ”

 “ 그럼요. 살 걸 다 샀으니 돌아가야죠. ”

 “ 무거워보이시는 데 좀 들어드릴까요? ”

 “ 아, 아뇨! 괜찮아요! 리브 씨도 짐이 있으신데요. ”

 그러나 고르티아의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브는 무거워보이는 큰 호박을 꺼내 자신의 자루에 집어 넣었다.

 “ 친절하시네요. ”

 “ 아닙니다. 그나저나 아까 동생 분이신 고메르 씨와 얘기를 좀 해봤는데, 연극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분 같으시더군요. ”

 “ 고메르요? 넉살 좋고 이야기 좋아하고. 저랑은 딴판이죠. ”

 딴판이라는 얘기에 리브가 깊은 동조를 표했다.

 “ 그런 것 같더군요. 수도로 가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요. ”

 “ 고메르가 그런 얘기까지 했어요? ”

 “ 아, 저희도 수도로 가거든요. ”

 “ 로나스타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 뭘 그리 환상을 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저랑 같이 여관이나 운영하면서 살아도 멀쩡하게 살 수 있을지 한 치 앞도 모르는 데 말이에요. ”

 “ 뭐, 적성에 안 맞으면 영주 노릇도 때려친다고 하니까요. ”

 “ 그건 그래요. 그래도 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 연극이 뭐라고. 그래봤자 연극이에요. 한낱 신기루보다 못하죠. 왜 현실을 앞에 두고서 낭만이니, 운명의 장난이니 뭐니 하면서 도망가는 거죠? 코 앞에 닥친 게 얼마나 많은데! ”

 “ 음… 현실에서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죠. 결국 예술도 위로받기 위해서 하니까 말이에요. ”

 “ 하여튼 철이 없어서 큰일이에요. ”

 “ 그래도 활기찬 모습이 보기 좋던데요. 꿈 없이 허무하게 시간을 죽이거나 기운 없이 있는 것보다야 낫지요. ”

 “ 그런 말을 들으니까 좀 낫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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