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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아트리타스
작가 : 솔성
작품등록일 : 2017.12.7

[회귀/3일회귀/리얼짐승남주/다정남주/이미 사랑에 빠진 남주/약먼치킨/황녀여주/서로의 맘을 지들만 모름/말랑말랑]



“시간을 돌려줘. 삼 일. 딱 삼 일 전으로.”


마수의 총공격이 시작되기 삼일 전으로. 그때로 돌린다면 말도 안 돼는 황태자의 계책도 막을 수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루펠루스가 죽을 일도 없을 것이다.

신수의 푸른 눈과 리타의 푸른 눈이 마주했다. 이번에는 거절의 말을 꺼내지 않은 신수를 보며, 리타는 간절한 눈으로 신수를 응시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리타는 머리가 울리는 진동에 멈췄던 눈물이 다시금 샘솟는 것을 느꼈다.


[그대의 소원을 들어, 계약을 이행하려 한다. 그대가 날 부를 이름을 알려다오.]

“그러면, 정말 시간을 돌릴 수 있나?”


삼일의 시간을 돌려, 루펠루스를 살릴 수 있나?


[이름을.]


검은 뱀이 머리를 낮추어, 이름 받기를 소원했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칠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리타가 외쳤다.


“페토. 네 이름은 페토. 그러니 내 소원을 들어 줘. 당장.”


[계약이 성립됐다. 스물다섯의 생일이 지나 자격이 생긴 이여, 나 페토는 그대와의 계약을 이행하겠다.]


열망을 담아 지은 이름에 페토의 푸른 눈이 빛났다. 검은 뱀이 큰 입을 쩍 벌리고, 이내 어둠이 리타를 덮쳤다.


 
바뀐 것
작성일 : 17-12-07 00:12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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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상체를 벌떡 일으켜 세운 리타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심장이 쿵쿵 거리며 거세게 뛰고, 호흡이 제멋대로 널뛰기 시작했다. 쿵쿵쿵, 심장 박동이 머릿속을 세차게 울렸다. 그와 함께 오른 팔이 타들어가는 감각에 리타는 다시금 누울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지를 수조차 없는 고통에 리타는 침묵으로 버텨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고통이 잦아들었다. 오른 팔뚝에 화끈 거리는 통증이 남아 있기는 했으나 신음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정신이 돌아왔다. 그러나 빠르게 의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고통이 가시고 나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정신 차려. 간신히 돌린 시간을 아깝게 쓸 거야?]

 

 

 머리를 울리는 소리에 리타는 흐릿해지려는 정신을 붙잡았다. 겨우 잡고 있는 정신은 여전히 흐렸다. 간신히 머리를 들고, 다시금 몸을 일으킨 리타는 비틀 거리며 침상에서 일어섰다. 위태한 걸음으로 막사의 중앙에 선 리타는 주변의 사물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흰 천 밑으로 붉은 실로 수가 놓아 져 있는 막사용 천막은 리타의 눈에 익은 것이었다. 그리 넓은 곳은 아니지만 한 사람이 지내기에는 충분한 공간. 서류나 지도를 볼 수 있는 작은 나무 테이블, 천막 한구석에 정리되어 있는 간소한 옷가지, 그 옆에는 대비되게 반듯하게 걸려 있는 제 검은 갑옷이 보였다.

 

 리타는 제 몸을 더듬었다. 취침용 튜닉의 부드러운 감촉이 손 끝에 맴돌았다. 허리, 어깨를 넘어 팔을 더듬던 리타는 허전함에 눈을 깜빡였다. 항상 감겨 있어야 할 신수가 있지 않았다. 천막 어디에도 신수의 검은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네.]

 

 

 작게 키득거리는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리타는 인상을 찡그렸다.

 

 

 “누구…”

 

 

 검을 움켜쥐려 손을 뻗었지만 허공만 움직인 손에 리타는 허망함을 느꼈다. 그러다 제 오른 손등을 보고는 생각이 정지했다.

 

 아무것도 없어야 할 손등에는 검은 뱀의 머리가 문신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리타는 멍하니 그것을 보다, 머릿속에 스쳐가는 장면에 온전히 정신을 일깨웠다.

 

 휘둘린 검에 마수가 베인 감각, 혼란스럽던 전시, 식어버린 루펠루스의 온기, 흐르다 멈춘 눈물, 그리고 다시 흐리기 시작한 약한 물줄기.

 

 리타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돌렸어? 시간을? 정말?”

 

 [지금도 흐르고 있어.]

 

 

 긍정의 답이 머릿속을 울렸다. 그 순간 리타는 막사를 뛰쳐나갔다. 정신없이 달려 간 곳은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뛰어서 몇 분내로 도착할 수 있는 루펠루스의 막사였다.

 

 막사 밖은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 아침이었다. 차갑다 못해 시린 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지만 리타는 멈추지 않았다.

 

 막사 앞을 지키던 병사 둘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리타를 막아 세웠다.

 

 

 “부사령관님? 이 시간에 웬일이십니까?”

 

 “옷차림이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병사들의 태평한 어조에 리타는 제 상황을 이해했다. 삼일 전으로 시간을 돌렸다면 아직 마수들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이다. 시간은 황태자가 도착하기 전날 아침. 루펠루스가 죽은 것은 대낮. 시간을 돌린 것이 맞는다면 리타는 한 가지, 꼭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총사령관 각하를 뵈려한다. 급히 할 말이 있으니 들어가겠다.”

 

 

 일순 단순해 보이는 말이었지만 리타의 어조는 매우 다급해보였다. 병사 둘은 의뭉스럽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제지는 하지 않았다. 잠옷차림으로 뛰어 온 것이 어지간히 급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리타는 병사들을 지나쳐 막사 안으로 들어섰다. 총사령관의 막사답게 리타의 막사보다는 넓었다. 그러나 짐은 더욱 간결했고, 테이블은 리타의 것 보다 넓었다.

 

 그 테이블에 루펠루스가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초 몇 개가 켜져 있었고, 그 밝기로 지도를 밝히고 있었다. 리타의 얼굴에 안도감이 서리기도 전에 하얗게 질렸다. 루펠루스가 가슴을 움켜쥔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총사령관 각하!”

 

 

 리타는 급하게 루펠루스의 옆으로 다가가며 기겁했다. 그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보며 리타는 한 번 더 외쳤다.

 

 

 “루펠루스 대공!”

 

 

 급하게 루펠루스의 어깨를 잡고 뒤로 젖히자 고통에 일그러진 그의 얼굴의 보였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리타는 당황했다. 삼일 전 아침, 그러니까 오늘 지금. 리타는 루펠루스를 찾아오지 않았다. 간만의 휴전시기였기에 서로 휴식을 취했었다. 루펠루스의 몸에 이상이 있었다면 자신이 알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리타는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각하! 정신을 차려보세요. 의원을 부르겠습니다. 잠시만…”

 

 

 정신이 없으니 아무 호칭이나 막 나간다. 리타가 막사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릴 때였다. 루펠루스가 힘없이 손을 뻗었다. 뻗어진 손이 리타의 팔을 붙잡았다. 그 약한 힘에 리타는 차마 그를 버리고 갈 수 없었다. 대신 의원을 부르기 위해 소리 치려했다.

 

 뺨에 얹어진 온기만 아니었다면 리타는 바로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그가 죽기 전 매만졌던 곳과 같은 곳이었다. 정확히 같은 지점에 온기가 닿자 리타는 무언가 마음속에서 탁 불리는 느낌과 함께 턱하니 말문이 박혔다. 언제 일어섰는지 그의 눈이 높아 졌다.

 

 샛노란 금안이 저를 내려 보는 것을 리타는 말을 잃은 체 바라봤다. 피에 적셔진 것이 아니라 촛불을 반사하는 윤기 있는 회색 머리칼. 가슴이 뻥 뚫린 갑옷이 아니라, 잠들기 직전인 가벼운 튜닉 차림. 감긴 눈커풀이 아닌 금안. 아, 정말 그가 살아 있구나.

 

 한쪽 뺨을 감싸 쥔 손가락에는 싸늘한 시체의 한기가 아닌 따듯한 사람의 온기가 느껴졌다.

 

 

 “괜찮으십니까?”

 

 

 뺨을 감싸고 있는 손 위로 제 손을 겹치며 리타가 물었다. 왠지 그렇게 해줘야 할 것 같았다. 일그러져있던 루펠루스의 얼굴이 점점 펴지기 시작했다. 이내 뜻을 알 수 없는 표정에 리타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거칠던 그의 호흡이 안정적으로 바뀌는 것과 반대로 안색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총사령관 각…”

 

 

 하, 끝말은 막히는 숨인지 마저 나오지 못한 호칭인지 리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루펠루스가 리타를 와락 끌어안았기 때문이었다. 어깨를 감싸고도 남는 너른 품, 뺨에 닿은 가슴에서 울리는 심장박동, 그 모든 것에 숨이 막혔다.

 

 

 “꿈을, 꿈을 꿨습니다.”

 

 

 낮게 울리는 그의 음성은 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어려운지 루펠루스는 그렇게 운을 떼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리타는 잠시 고민하다 어정쩡하게 그의 어깨를 짚고 있는 손을 밑으로 내렸다.

 

 밑으로 빠져나온 손이 루펠루스의 허리를 지나, 등 위에 안착했다. 천천히 약한 힘으로 두드리며 리타가 작게 속삭였다.

 

 

 “어떤 꿈을 꿨습니까?”

 

 

 온 몸이 밀착해 있으니, 그의 몸이 작게 떨리는 것이 너무 쉽게 전해졌다. 리타는 손을 조금 더 크게 놀려 그의 등을 크게 쓸어내렸다.

 

 

 “절대,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꿈이었습니다.”

 

 

 혹시 그가 기억하는 게 아닐까. 자신이 삼일의 시간을 돌린 것을. 그렇게 생각하자 더럭 겁이 났다. 자신도 정확히 무슨 일로 이렇게 됐는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신수가 각성했다는 것뿐이었다.

 

 신수가 각성했다.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리타는 루펠루스의 어깨를 밀쳤다. 루펠루스는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생각보다 강하게 나간 힘에 리타는 당황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각하. 그,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것 같아서요.”

 

 

 사실 가깝기도 했다. 루펠루스와 리타는 현재 가벼운 차람이다. 좋게 말하자면 편한 차림이고, 조금 꼬아 말하자면 민망한 차림이었다.

 

 리타의 말에 루펠루스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큼큼, 괜스레 목을 가다듬으며 루펠루스가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 황년전하. 제가 너무 경황이 없었습니다.”

 

 

 루펠루스의 사과에 이번에는 리타의 얼굴이 붉어졌다. 막상 아무 말이나 내뱉고 봤는데 다시 생각하자니 민망했다. 뺨에 닿았던 단단한 가슴의 감촉을 애써 지우며 리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떤 꿈을 꿨는지 물어도 될까요, 각하.”

 

 

 리타의 물음에 루펠루스의 얼굴이 흐려졌다. 그럼에도 리타는 꿋꿋이 루펠루스의 답을 기다렸다. 왠지 그 답을 들어야 할 것 같았다. 막사에 들어 선 순간, 루펠루스가 붙잡고 있는 것은 오른쪽 가슴이었다. 삼일 후, 그를 죽게 만드는 상처가 있는 자리.

 

 꿈을 되짚어 가는 지 루펠루스의 얼굴이 일순간 창백해졌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얼굴이었다. 리타는 잠시 제가 너무 했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루펠루스가 격통을 호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환자를 몰아붙이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각하 너무 힘드시면 다음에 말해주셔도 됩니다.”

 

 

 리타의 걱정서린 말에 루펠루스는 작게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제가 황녀전하께 리…”

 

 

 루펠루스의 입에서 나온 단어가 완성되려는 순간 사락, 옷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가 사라졌다. 리타는 눈을 끔뻑이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앞에 있던 루펠루스가 사라졌다. 리타는 조심스럽게 바닥에 남은 루펠루스의 튜닉을 노려봤다.

 

 지금, 대체, 이게.

 

 생각이 끝을 맺지 못하고 빙빙 겉돌았다. 시간을 돌렸더니, 루펠루스가 사라졌다. 하나의 생각이 완성되자 리타의 얼굴이 백지장보다 하얗게 변했다.

 

 

 “각하!”

 

 

 리타는 급하게 몸을 숙여, 루펠루스의 옷으로 뻗었다. 순간 옷이 꿈지럭거리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옷 밑에 무언가 있었다.

 

 리타는 조심스럽게 튜닉을 들어 올렸고 그 안에 있는 생물체를 기이한 눈으로 응시했다.

 

 

 “끼잉.”

 

 

 옷을 치운 자리에는 웬 새끼 늑대 한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결 좋은 회색 털에, 샛노란 눈을 가진 늑대였다. 딱 루펠루스의 머리색이 저랬고, 눈 색이 저랬다. 리타는 의문을 가득 담아 말했다.

 

 

 “총사령관 각하?”

 

 “끄응, 끙.”

 

 

 늑대가 앓는 소리를 냈다. 리타는 미심쩍은 시선을 지우지 않은 채 새끼 늑대를 보았다. 설마 저 새끼 늑대가 루펠루스 대공이라고?

 

 

 [이야. 완전 마수가 다됐네.]

 

 

 머리를 울리는 소리에 리타가 중얼거렸다.

 

 

 “마수?”

 

 [그래, 마수.]

 

 

 새끼 늑대가 컹컹 거리며 짖었다. 마치 자신은 마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듯 한 행동이었다. 끙끙거리고, 컹컹거리는 새끼 늑대를 보며 리타는 잠시 제 얼굴을 감싸 쥐며 시야를 차단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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