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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는 당신의 죄를 알고있다
작가 : 쁘에
작품등록일 : 2017.12.6

세상은 구시대와 신시대를 통틀어 범죄가 항상 만연한 곳이다. 범죄는 늘 이 세상에 존재하고 없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모두 다 평등하게 벌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면···? 당신이라면 그 사실을 믿겠는가?

 
제1장 - 변화
작성일 : 17-12-06 17:52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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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 으으음..”

 

 왜 이렇게 속이 안 좋지? 아침에 일어난 뒤부터 계속 먼가 배 안을 들끓고 올라오는 것 같네·· 밥을 먹고 나서는 그나마 나아지긴 했다만.

 

 -여!

 뒤에서 뭔가가 내 머리통을 강하게 후려쳤고 나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천천히 그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채성민이 서 있었다. 채성민은 같은 반 친구로, 얼마 전에 알게 되었고 이 녀석은 친화력이 정말 좋은 아이인 것 같다.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내게 바로 말을 건내고 계속 내게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 역시도 이 녀석에겐 같은 반 아이들보다 훨씬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머, 어쨌든 도움받고 있다고 해야 할까. 학교의 아이들이나 반 분위기에 대해서 물어보면 알 수도 있고.

 

 “숙제는 했냐?”

 

 -숙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채성민. 역시나가 역시나다 이 아이. 또 내 숙제 베낄 참인가.

 

 이번만이야라고 나는 말하고, 그 말을 들은 채성민은 감격에 찬 눈빛으로 역시 넌 좋은 친구야!라고 소리친다. 지금 현재 시각은 오전 8시 30분. 학교까지는 9시까지만 가면 되니까 천천히 걸어도 여유가 있는 시간이다. 어제는 너무 오래 공부를 한 걸까? 오늘은 몸이 유독 상태가 안 좋다. 빨리 학교에 가서 조금이라도 엎드려있든지 휴식을 취해야겠다.

 

 •••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니 꽤나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의자에 앉아있거나 창가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아직은 이 반은 내게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여기만 오면 채성민에게 조금은 의지하게 된달까·· 난 어색한 걸 정말 싫어한다. 게다가 내 짝꿍인 소위 말해서 옆자리인 여자아이는 상당한 부끄럼쟁이에 소심쟁이인듯하다. 며칠 전에 내 지우개가 그 아이 쪽으로 떨어져서 좀 주워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응?이라며 몸을 살짝 부들 떨 정도니.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도 역시 그 여자아이는 자기의 자리에 앉아있다. 항상 일찍 와서 공부 준비를 하거나 자기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다.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그래도 성실한 편에 속하는 여자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난 내 자리에 앉아서 가방을 내려놓는다. 시간표를 보니 1교시는 세계사다. 세계사 책을 책상에 내려놓은 후, 나는 수업 준비를 시작했다. 다행히 아침에 상태가 안 좋던 속이나 몸들은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 굳이 안 엎드려있어도 될듯하다. 10~15분 정도가 지났을까 어느새 반에 비어있던 자리들은 거의 다 가득 차게 되었고 곧이어서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담임선생님의 성함은 장성한. 남자답고 터프한 이미지로 자기 반 아이들에게 매우 격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신다. 예를 들어 자주 머리를 쓰다듬으시는데 그 쓰다듬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거나, 칭찬을 할 때 종종 껴안으시는데 껴안을 때마다 온몸의 뼈마디가 으스러지는 것 같달까·· 여하튼 담임선생님은 간단하게 출석체크를 한 후에 수업을 잘 들으라며 이따 보자고 하고 나가셨고, 선생님이 교실밖으로 나가시자 얼마 안 있어 또다른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바로 1교시를 맡고 있는 세계사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제일 싫어하는 학생이 누구라고 했죠~?”

 -딱

 맨 뒤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있는 남자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튕기며 세계사 선생님은 교실 밖에서 잠을 깨고 오라고 했다. 반 애들은 그 모습을 보며 왁자지껄 웃음보가 터졌고 선생님은 정숙하라며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나는 책을 펴고 수업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

 

 “송태조가 지방 세력을··”

 갑자기 또 속이 안 좋다. 아깐 분명히 상태가 괜찮아졌는데 왜 또 이러지? 오늘 멀 잘못 먹은 건가? 아무래도 선생님한테 얘기를 해야겠다. 지금 당장 양호실에 가야겠다.

 

 ‘어?’

 갑자기 내 시야에서 무언가가 보였다. 그건 빨간색이었고, 분명 액체였다. 그것은 분명 피인 것 같다.

 나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왼쪽 눈을 손으로 가리며 선생님에게 양호실에 갔다 온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어디 가 아프니?라며 내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고, 나는 당혹스러움에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냥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양호실이 어디였지? 1층이었나? 아니 2층?

 

 2층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간 나는 보건실의 팻말을 이리저리 찾았다. 코너를 돌고 돌아도 보건실 팻말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1층으로 내려간 나는 정문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 눈에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핏방울이 두둑두둑 떨어졌는데 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냥 평상시의 눈 그대로였다.

 

 “머·· 머야?”

 상당한 당혹스러움을 느낀 나는 눈을 위아래로 밀어가며 눈동자 외의 색깔을 살폈다. 전부 명백한 흰색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아까 내가 본 그 피들은 머고? 그때였다. 내 등 뒤에서 계단을 급하게 내려오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내려온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 사람은 세계사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숨을 거칠게 쉬어가며 말했다. 그렇게 어디 가 아프다 말도 없이 뛰쳐나가면 어떡하냐고 말이다. 내가 너무 공포감이 가득 찬 얼굴로 대답도 없이 복도로 나가길래 굉장히 심각한 사태인 줄 아셨나 보다. 나는 일단 선생님을 안심시켰고 배가 너무 아파서 그랬다고 전하고 양호실에 지금은 누워있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선생님은 알았다 말했고양호실의 위치를 선생님에게 들은 후 나는 곧장 양호실로 갔다.

 

 “후··”

 아무래도 오늘 먼가 상태가 굉장히 안 좋은 것 같다. 양호선생님의 말로는 눈에 아무 이상이 없단다. 양호실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병원까지 가서 자세히 알아볼까 고민도 했지만·· 일단은 양호실 침대에 좀 누워있어겠다. 몸이 굉장히 피곤하다.

 

 

 •••

 

 

 “으응 으음··”

 얼마나 잔 거지? 몸이 굉장히 나른하다. 아무래도 조금이지만 아주 잘 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벌써 점심인가·· 무슨 햇빛이 이렇게 따사롭게 비추지? 에에에엣? 머야? 벌써 시간이 오후 4시 2분이잖아?! 오늘 7교시니까 벌써 학교 수업이 끝난 시간인데??

 

 “여~ 잘 잤냐~?”

 

 “채성민?”

 채성민은 밝은 표정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고 앞뒤로 가방을 메고 있었다. 앞쪽에 있는 가방은 내 가방이었다.

 

 “이 시간까지 자다니··선생님은 머라 안 하셨어?”

 

 “그건 걱정 마라~ 선생님이 일부러 너 안 깨우고 이렇게 나 가방셔틀까지 시키신 거니까~그건 그렇고 아픈 데는 괜찮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취했고 우리는 양호실을 빠져나갔다. 1층 복도가 하교 시간엔 가장 부쩍이는 곳인데 지금은 별로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역시나 학교가 끝나고도 한참을 잤나 보다. 오늘 하루는 이상한 일이 여러모로 겹치면서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 것 같다. 체감상 학교에서 맨 정신으로 있던 시간은 1시간 정도 되려나? 나와 채성민은 교문 밖으로는 15분 정도밖에 지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는 전철을 타야 하고 채성민은 이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

 

 •••

 

 전철을 타고 집에 도착한 나는 오늘 일은 그냥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눈도 말끔하고 또다시 속도 괜찮아졌기 때문이다. 눈이야 양호실 선생님도 전혀 이상 없다는 표정으로 봤고 속이야 머 1년 중에 몇 번씩은 이러니깐 귀찮게 병원까지 굳이 갈 필욘 없겠지.

 

 집에는 이 시간엔 항상 나밖에 없다. 아빠는 회사가 워낙 멀어서 일주일 중에 주말에 딱 한번 오시고 엄마는 5시에 일을 나가니깐.

 

 교복을 벗고 옷걸이에 옷들을 걸어놓고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혹시나 생각이 들어 샤워 중에 눈을 들여다보았지만 역시 깨끗한 흰색이다. 그만 거울을 보고 머리를 샴푸로 감고 샤워기에서 나오는 따뜻하고 투명한 물이 가슴을 타고 배를 지나서 다리를 스쳐간다. 역시 샤워는 좋다. 온몸의 피로가 싹 가시기 때문이다. 샤워타월이 어딨더라··

 

 -찍

 “으아아아아아!!!”

 눈에 순식간에 이질적인 느낌이 몰려든다. 마치 바늘로 찔리는 듯한 기분. 엄청난 고통에 나는 몸부림치며 눈을 부여잡았다. 눈을 부여잡자 손가락 마디 사이로 빨간 액체들이 와륵 쏟아져 나왔다. 이건 분명 피잖아? 또 피가?!! 물로 말끔히 적셔졌던 내 몸들이 새빨간 피들로 또다시 얼룩져간다.

 

 -쾅!!

 

 “119·· 119··!!”

 핸드폰을 찾기 위해 알몸 상태로 화장실 밖으로 나온 나는 바닥에 그만 미끄러져 넘어졌다.

 

 -띵

 집의 벨 소리가 울린다.

 

 나밖에 없는 이 시간에 이웃집이 왜 온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문을 향해 뛰쳐나갔다. 그리고 문을 박차고 연 내 눈앞에 서 있던 사람은 내 옆자리 여자아이인 한보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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